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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강민서는 어제 그가 먹고 휴지통에 버렸던 피임약 통을 들고 있었다.

'어제 아줌마가 청소했을 텐데, 어째서 약통이 아직도 쓰레기통에 있는 거지?'

유현진이 곰곰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신미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강민서의 손에서 약통을 건네받은 후 설명서를 훑어보는 신미정의 안색은 점점 더 굳어졌다.

"현진아, 이게 뭐니? 왜 이런 게 네 방에 있어?"

유현진은 이번에 연기가 아니라 너무 놀라서 안색이 창백해졌다.

정인월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 다가가서 물었다.

"왜? 이게 뭔데?"

신미정이 심각한 표정으로 답했다.

"어머님, 이거 피임약이에요. 어째서 여태껏 소식이 없나 했더니 얘네 피임하고 있었어요."

정인월이 깜짝 놀랐다.

"피임?"

정인월은 약통을 보다가 다시 유현진한테 시선을 돌리더니 결국은 강한서를 향해 물었다.

"한서야, 네가 현진이한테 이 약을 먹으라고 한 거냐?"

이 말에 강민서는 불만을 터뜨렸다.

"일이 이렇게 됐는데도 할머니는 여전히 새언니 편만 드네요. 새언니가 거절했으면 오빠가 어떻게 억지로 먹여요?"

정인월은 지팡이로 바닥을 몇 번 두드리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

"넌 입 닥쳐! 누가 너더러 말하라고 했어?"

강민서는 화가 났지만 더는 아무 말도 못했다.

유현진의 죄책감은 한층 더 깊어졌다. 이 순간에도 할머니는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을 꽉 잡고 강한서가 대답하기 전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요. 한서 씨는 몰라요. 제가 먹은 거예요."

이 말에 정인월은 끝내 실망하고 말았다. 정인월은 애써 화를 참으면서 물었다.

"왜 그랬어?"

"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

유현진은 고개를 떨어뜨린 채 정인월과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

그녀는 자신을 향해 실망으로 가득 찬 눈길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정인월은 유현진을 혼내지 않았다. 그저 복잡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그녀를 지켜보다가 가볍게 한마디 하고 돌아섰다.

"다들 집에 돌아가자."

신미정은 유현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한마디 뱉었다.

"너희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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