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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4화

유현진은 외투를 걸치더니 미소 지으며 말했다. "저 두 주일 정도는 시간 괜찮아요. 필요하실 때 연락하시면 돼요."

고여정은 고마운 마음에 오늘 일정이 끝난 뒤 유현진에게 식사 대접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유현진은 거절했다.

비록 도와주러 온 건 맞지만 자기를 위해서 온 것도 사실이다. 더군다나 두 사람 사이는 친한 사이가 아니다 보니 마주 앉아 식사하는 것 자체가 어색할 게 뻔했다.

유현진은 진희연을 집까지 태워준 뒤, 차를 몰고 강씨 저택으로 갔다.

강씨 저택에 가까워질수록 그녀의 마음에는 두려움이 쌓였다

두 사람이 결혼하고 몇 년 동안, 정인월의 보호가 없었더라면 강씨 가문에서 유현진의 자리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기를 제일 아껴주는 사람에게 제일 큰 실망을 안겨드렸으니, 유현진은 사과할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신미정이 그들의 아이 소식을 기다리는 것은 자기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함이지만 정인월은 그저 아이를 예뻐하는 단순한 마음이었다. 그러니 이런 거짓말은 그녀의 마음을 가장 괴롭게 했다.

유현진의 차는 강씨 저택의 부근에서 한참을 맴돌다가 결국 뒤돌아섰다.

강씨 저택.

진씨가 노크했다. "큰 사모님, 작은 사모님 가셨어요."

정인월은 바둑을 두던 손을 멈추고 말했다. "꾀병을 부릴 담력은 되고 인정할 용기는 없는 거로구나."

진씨는 웃으며 말했다. "다 알고 계셨으면서 보고만 있었네요. 안 뽑으려 하니 큰 사모님 얼굴이 깎일 테고 뽑으려니 사모님의 기분이 언짢으실 테니 양측 누구도 건드릴 수 없어 작은 사모님은 어쩔 수 없이 연기를 하신 거죠. 큰 사모님도 깜짝 놀라셨잖아요?"

정인월은 피식했다. "난 그 아이가 임신한 것도 모르고 그럴까 봐 걱정됐던 걸세. 그런데 피임까지 해가며 나까지 속일 줄 생각도 못 했어! 내가 그 아이와 함께 그 장소에 간 건 모두에게 그 아이의 뒤에는 내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었지."

진씨 아주머니는 간식을 들고 들어오다 그들의 대화를 듣고는 웃음을 보였다. "사모님에게는 며느리니 무서운 것 없잖아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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