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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화

생각 밖의 전화에 유현진은 의아했다.

'아빠가 왜? 그날 팔찌 사준 걸 후회하고 있나?'

유현진의 인상 속의 유상수는 속이 좁은 사람이다.

하현주의 말에 의하면 유상수는 어려운 유년 시절을 보냈었던지라 아무리 돈이 많아져도 그들 모녀와 본인한테 돈을 아꼈다.

하지만 하현주는 완전히 달랐다. 돈을 벌 줄도, 쓸 줄도 아는 사람이다. 서로 생각이 다르다 보니 두 사람은 매번 돈 때문에 다투곤 했다.

유상수는 돈을 헤프게 쓰는 하현주의 씀씀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하현주는 계산적인 유상수가 속이 좁다고 생각했다. 거래처와의 미팅이 잡혀도 혹시라도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돈 낭비를 할까 이천만 원짜리 양복 한 벌도 사 입지 않았으며 비싼 호텔을 예약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유상수가 인색하다고 말하기엔 유상수는 친척들한테는 아주 손이 컸다.

유상수는 그 세대에 처음으로 작은 마을에서 대학 입학시험을 통해 큰 도시에 뿌리를 내리게 되면서 명성을 날렸던 개천에서 난 용이다.

회사가 상승세를 보일 때쯤, 이 소식은 그의 고향에 빠르게 확산하더니 얼마 안 가 사돈에 팔촌들까지 다 달라붙기 시작했다.

유상수는 워낙에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상대가 입만 벌리면 뭐든지 다 들어줬기에 회사에도 친척들로 된 낙하산이 많았다.

유현진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일찍 돌아가시다 보니 몇 번 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친척들에게는 인상이 깊었다. 그들은 유상수를 믿고 회사에서 여러 번 갑질을 해댔다.

이렇게 밥만 축내는 사람들을 두는 데는 인색하지 않은 사람이 하현주가 산 핸드백에 대해서는 몇 번이고 잔소리했다.

이날 이때까지, 유상수가 유현진에게 준 값비싼 물건은 예단을 제외하고 피아노밖에 없었다. 그것도 하현주의 독촉에 어쩔 수 없이 산 것이었다.

하현주는 매번 유상수가 고생을 많이 하다 보니 성격이 검소해졌다고 말했고 또 그럴 거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하현주가 사고 난 뒤, 유현진은 비로소 유상수의 행동은 그가 검소한 것이 아니라 야박하고 무정한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유상수가 기꺼이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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