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서는 밤샘을 밥 먹듯이 하다가 두통을 앓게 된 것이다.하지만 두 사람이 결혼하고 나서는 유현진이 밤샘이라면 질색했던 터라 강한서도 밤샘을 거의 안 했고, 그러면서 두통도 자연스레 사라졌다.현기도사에 대해 정인월이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었기에 유현진은 그의 신앙을 존중해야 했다. 그래서 한참 후에야 한마디 했다. "할머니, 그건 저랑 상관없어요. 한서 씨가 워낙에 체질이 좋아서죠.""당연히 네 공로도 있어. 가서 한번 해보려무나."애가 타는 유현진은 계속해서 다른 핑계를 댈 수밖에 없었다. "할머니, 저 진짜 안 돼요. 저같이 덤벙대는 성격에 저렇게 비싼 팔찌는 어울리지 않아요."정인월은 유현진의 생각을 알아챈 것 같아 계속해서 설득했다. "얘 좀 봐. 혹시 당첨되면 한서가 사주기 아까워할까 봐 그러냐? 그런 건 걱정하지도 말아. 네가 만약 당첨되면 이 할미가 너한테 선물할 테니. 혹시 당첨되지 않더라도 여기에서 네가 좋아하는 거 있으면 할머니가 사줄게. 그냥 재미 삼아 해보는 거지."유현진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갔다. 그는 지금 당첨되지 않을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 당첨될까 봐 두려운 것인데.정인월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유현진은 현장에 있는 모든 여인의 부러움을 샀다. 강민서도 질투가 나서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여태 할머니는 강민서에서 이렇게 비싼 액세서리를 사준 적이 없었다. 일개 벼락부자 집안 딸을 할머니는 어째서 자신보다 더 잘 대해주는지 알 수가 없었다.강민서가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할머니, 저 팔찌는 저도 갖고 싶어요. 새언니가 싫다고 하는데, 제가 뽑으면 안 돼요?"정인월은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어린 게 뭘 한다고 그러느냐. 아직 졸업도 안 했으면서. 나중에 네가 결혼하면 그때 가서 보자."강민서가 포기하지 않고 말을 덧붙이려 하자 신민정이 입을 열었다. “현진아, 가서 해봐. 만약 그 인연이 너라면 그 또한 우리 한씨 집안의 복이 아니겠니. 그럼, 팔찌는 당연히 이 시어머니가 선물해야지.”유현진의
유현진은 허약한 몸으로 강한서의 품에 기댄 채 답했다. "할머니, 저 괜찮아요. 갑자기 눈앞이 캄캄해지고, 구역질이......"그녀는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갑자기 고개를 돌리더니 또 다시 헛구역질하기 시작했다. 정인월은 마음이 조급해졌다."알았어. 알았어. 말하지 말아. 얼른! 얼른 의사 불러."주시윤이 정인월을 위로했다."이미 부르러 갔어요. 너무 급해 말아요."주시윤은 침착하게 사태에 대처했다. "강운아, 우선 이분들 모시고 휴게실로 가 있어. 조금 있으면 의사 선생님이 올 거야."주강운은 간단하게 응하고는 고개를 돌려 강한서를 향해 말했다. "따라와."정인월은 걱정되어 같이 가려 했다."나도 같이 가자."이때 주시윤이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우선 같이 가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지금 구역질을 저렇게 심하게 하고 있고, 말도 못 하는 데다가 휴게실 공간이 크지 않아서 사람이 많아지면 공기 유통이 어려울 거예요. 더구나 이러시다가 몸이 불편해지기라도 하면 돌 볼 사람도 없어요."정인월은 그제야 냉정을 되찾았다."그 말이 맞아."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신미정에게 분부했다."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진씨한테 전화해서 병원 차 두 대를 대기시키라고 해. 무슨 일이라도 있으면 바로 병원으로 이송하게."강한서가 유현진을 안고 자리를 뜨자마자 유상수가 소식을 듣고 초조한 표정으로 찾아와 물었다."사돈 할머니, 사부인, 우리 현진이 어떻게 된 겁니까? 멀쩡하던 애가 왜 갑자기 구역질해요?"정인월은 걱정이 태산 같았지만 그래도 유상수를 위로했다."사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의사를 불렀으니 곧 원인을 알 수 있을 거예요."사람들은 저마다 귓속말로 속삭였다."헛구역질하는 모습이 내가 입덧하던 때랑 너무 비슷한데, 혹시 임신 아닐까요?""듣고 보니 그러네요. 시집간 지 삼 년 됐으니 임신할 때도 됐죠.""임신까지 하면 큰 사모님이 아주 입이 귀에 걸리겠는데요.""아까 큰 사모님이 하는 말씀 못 들었어요? 여기에서 아무거나
전 여사가 한마디 했다."이 여사, 말수가 적으면 그만큼 실수가 줄어드는 법이에요."그러고는 이 여사의 말을 듣지도 않고 몸을 돌려 인파와 함께 멀어졌다.----휴게실에 도착한 강한서는 유현진을 소파 위에 눕혔다.힘없이 소파에 누워있는 유현진은 안색이 전보다 더 창백해져 상태가 안 좋아 보였다. 강한서는 소파에 앉아 티슈로 유현진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주었다. 이때 주강운이 따듯한 물 한 컵을 받아왔다. 그는 잠깐 멈칫하다가 강한서에게 다가가 컵을 건넸다."한서야, 우선 물 좀 마시게 해."컵을 받아 쥔 강한서는 유현진을 힐끔 보더니 오히려 자기가 한 모금 마시고는 유현진의 입술을 향해 다가갔다.이때 유현진이 손바닥으로 강한서를 확 밀치고는 앉아서 그를 노려보았다. "뭐 하는 거야? 더럽게!"'로맨스 드라마도 아니고, 입으로 물 먹여주는 게 말이 돼?'유현진의 반응 속도와 동작을 보아서는 허약한 상태가 전혀 아니다.강한서는 입 안에 넣은 물을 삼키고는 담담하게 물었다. "연기 끝났어?"유현진은 순간 목이 메었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진 주강운을 힐끗 쳐다보더니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음, 완전 연기는 아니야."그녀는 궁금해서 강한서에게 물었다."내가 그렇게 감쪽같이 연기했는데, 어떻게 안 거야?"강한서가 컵을 옆에 놓고 유현진을 힐끗 쳐다보더니 입을 열었다."그만한 재주로 남은 속여도 난 못 속이지."유현진......강한서는 조롱이 섞인 말투로 말했다."연기해도 하필 임신 연기를 해? 의사가 오면 바로 들통나게 될 텐데."유현진은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 대꾸했다."내가 임신인 척하고 싶어서 했어? 그 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따로 없었으니까 그렇지. 그렇다고 쓰러지는 척해서 할머니를 놀라게 할 수는 없잖아."강한서는 유현진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그럼 임신인 척한 것에 대해서는 효심이 하늘을 찌른다고 칭찬해야겠네."유현진은 다시 대꾸했다."그럴 말 할 자격 있어? 누가 제 마음대로 나 대신 대
"할아버지가 아직 작은 고모부를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모부와는 말할 기회도 거의 없어요. 그러다 보니 잘 알지도 못하고요."이제 와 보니 주강운의 작은 고모부는 가족의 인정을 받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러니 더 알아낼 수 있는 정보도 없었다."이 상황에 지금 그런 거 물을 때야?"주강운에 대한 유현진의 부드러운 태도를 보자 강한서는 열받았다. "조금 있다가 의사 선생님이 도착할 텐데, 어떻게 대처할 거야?"그러자 유현진이 말했다."뭘 어떻게 대처해? 내가 임신했다고 말한 것도 아니고, 다 사람들의 상상이잖아. 의사 선생님이 오면 그냥 음식 잘못 먹어서 탈 났다고 하면 되지.""의사 선생님이 바본 줄 알아?""안 되면 돈으로라도 입막음하면 되지."강한서는 어이가 없었다. '이건 어디서 튀어나온 가치관이지?'그러자 주강운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럴 필요 없어요. 조금 있다가 오게 될 의사는 제 친구예요. 제가 미리 말하면 알아서 입을 맞출 거예요."유현진은 환하게 눈웃음을 보이면서 말했다."강운 씨는 참 좋은 사람이에요."강한서가 노기등등한 눈빛으로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정인월과 그 일행은 휴게실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의사가 휴게실에서 나왔다.유상수가 다급하게 물었다."의사 선생님, 어떻게 됐어요?"의사가 답했다."큰 문제 아니에요. 식중독 증상인 것 같은데, 그렇게 심한 거 아니에요."의사의 말이 떨어지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수상한 표정을 지었다.그리고 정인월은 멍해졌다. 정인월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유상수가 다급하게 물었다."식중독이요? 임신 아니고요?""임신이 아니에요. 맥을 짚어 보았는데 임신은 아니었어요. 만약 믿기 어려우시면 병원에 가셔서 한번 검사해 보세요."주씨 가문의 전문의가 이걸 잘못 진단할 리가 없다.정인월은 실망에 찬 표정이었지만 그래도 안부를 묻는 걸 잊지 않았다."식중독은 괜찮은 거예요? 건강에는 크게 영향이 없고요?""큰 문제는 아
----여러 사람이 휴게실에 들어섰을 때, 유현진은 창백한 얼굴로 소파에 누워있었다. 유현진은 인기척에 몸을 일으켜 앉으려고 애썼다.그러자 정인월이 얼른 말렸다."얘야, 앉을 필요 없으니까 누워 있어.""할머니~"정인월은 한없이 자애로운 표정으로 물었다."어때? 지금 좀 괜찮아졌어?""여전히 구역질이 나기는 하는데, 아까보다는 좋아졌어요.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괜찮아. 난 또......"정인월은 하려던 말을 끊고 잠깐 멈칫하다가 한숨을 푹 쉬면서 말했다."됐다. 우선 몸부터 잘 추스르렴."정인월이 유현진과 작은 소리고 대화하고 있을 때, 신미정의 휴대폰에 문자 하나가 도착했다.문자를 읽던 신미정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휴대폰 화면을 끄고 정인월에게 다가가 말했다."어머님, 우리 우선 현진이를 집에 바래다줄까요? 여기 행사도 거의 끝날 시간이고 어머님도 너무 오래 서 계셨잖아요. 집에 돌아가 푹 쉬셔야죠."정인월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강한서에게 분부했다."현진이를 내 차에 태워. 차에 침대가 있으니 누워 가면 조금 편할 거야."주시윤은 행사 주체자로서 안부를 몇 마디 묻고는 주강운에게 자신을 대신해 사람들을 배웅하라고 하였다.정인월은 연세가 있는 데다가 다리가 안 좋아서 그의 전용차는 엄청 편하게 설계되었다. 하지만 유현진은 이를 편히 누릴 수가 없었다.정인월이 다정한 어투로 관심을 해줄 때마다 유현진의 죄책감은 더해졌다. 그래서 그는 정인월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으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그가 입을 열려는 순간에 정인월이 그에게 사탕을 건네주면서 물었다."현진아, 어디 불편한 데는 없어? 사탕 한 알 먹어보렴. 그럼, 덜 힘들 수도 있어. 이 맛이 별로면 여기 매실이랑 진피 맛도 있어. 어떤 맛으로 줄까?"이때 진씨가 운전석에서 말을 건넸다."큰 사모님, 작은 사모님께서 임신하신 게 아니라서 신맛 나는 사탕은 큰 도움이 안 될 거예요. 그 앞에 박하맛 사탕이 있을 텐데, 그거 먹으면
강민서는 어제 그가 먹고 휴지통에 버렸던 피임약 통을 들고 있었다.'어제 아줌마가 청소했을 텐데, 어째서 약통이 아직도 쓰레기통에 있는 거지?'유현진이 곰곰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신미정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강민서의 손에서 약통을 건네받은 후 설명서를 훑어보는 신미정의 안색은 점점 더 굳어졌다."현진아, 이게 뭐니? 왜 이런 게 네 방에 있어?"유현진은 이번에 연기가 아니라 너무 놀라서 안색이 창백해졌다.정인월은 무슨 상황인지 몰라 다가가서 물었다."왜? 이게 뭔데?"신미정이 심각한 표정으로 답했다."어머님, 이거 피임약이에요. 어째서 여태껏 소식이 없나 했더니 얘네 피임하고 있었어요."정인월이 깜짝 놀랐다."피임?"정인월은 약통을 보다가 다시 유현진한테 시선을 돌리더니 결국은 강한서를 향해 물었다."한서야, 네가 현진이한테 이 약을 먹으라고 한 거냐?"이 말에 강민서는 불만을 터뜨렸다."일이 이렇게 됐는데도 할머니는 여전히 새언니 편만 드네요. 새언니가 거절했으면 오빠가 어떻게 억지로 먹여요?"정인월은 지팡이로 바닥을 몇 번 두드리고는 큰 소리로 말했다."넌 입 닥쳐! 누가 너더러 말하라고 했어?"강민서는 화가 났지만 더는 아무 말도 못했다.유현진의 죄책감은 한층 더 깊어졌다. 이 순간에도 할머니는 그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는 손가락을 꽉 잡고 강한서가 대답하기 전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요. 한서 씨는 몰라요. 제가 먹은 거예요."이 말에 정인월은 끝내 실망하고 말았다. 정인월은 애써 화를 참으면서 물었다."왜 그랬어?""저......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어요."유현진은 고개를 떨어뜨린 채 정인월과 감히 눈도 마주치지 못했다.그녀는 자신을 향해 실망으로 가득 찬 눈길과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하지만 정인월은 유현진을 혼내지 않았다. 그저 복잡한 표정으로 한참 동안 그녀를 지켜보다가 가볍게 한마디 하고 돌아섰다."다들 집에 돌아가자."신미정은 유현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한마디 뱉었다. "너희들 정
"그래도 완전히 피임된다는 보장이 없어. 어쨌든 이혼할 사인데, 생명을 희생시킬 수는 없어. 만약에 임신이라도 하면 또 병원 가서 지워야 하는데 나 아픈 거 무서워."강한서는 불편한 마음에 침을 꼴깍 삼키고는 말했다. "아무도 지우라고 안 해. 임신하면 낳아야지."유현진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진지하게 말했다. "강한서, 내 아이는 절대 다른 누구와 아빠를 공유할 수 없어. 진짜 임신하더라도 그 아이를 이 세상에 데려오지 않을 거야." 유현진은 자기가 낳은 아이가 자기와 같은 상황에 놓이는 걸 원하지 않았다.강한서의 마음이 조여왔다. 그의 얼굴은 급격히 어두워졌다. "그러길 바라. 나도 당신이랑 이혼할 때 짐이 생기는 건 원하지 않아."말을 끝낸 강한서는 굳은 얼굴로 뒤돌아서 발걸음을 옮겼다. 이때 프리지아 화분이 강한서의 팔 끝에 맞히더니 바닥에 떨어지면서 산산조각이 났다.유현진은 강한서가 나가는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 허리를 굽혀 깨진 화분을 정리했다.그러던 그녀가 갑자기 행동을 멈췄다.강한서가 지나간 자리에 몇 방울의 피가 떨어져 있었다.강한서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의 연기를 돕기 위해 다친 팔로 그녀를 들다 보니 아마도 상처가 다시 찢어진 듯했다.유현진은 마음이 조여와 이내 강한서를 찾아 내려가려 했지만, 밖에서 차 시동 소리가 들려왔다.강한서는 차를 몰고 가버렸다.유현진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결국 따라나서지 않았다.이날 밤, 강한서는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유현진도 밤새 뒤척였다. 다음 날 아침, 인기척에 그녀는 잠에서 깼다.집에 들어 온 강한서는 유현진을 보더니 무뚝뚝한 표정으로 그녀를 지나쳐 냉장고로 가 생수 한 병을 꺼냈다.유현진은 강한서의 옷차림을 보았다. 어제 나갈 때의 옷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호텔에서 잔 건 아닌 듯싶었다.유현진은 낮은 소리로 물었다. "밥은 먹었어? 먹고 싶은 건 없어? 다친 데는 어때? 약은 바른 거야?"강한서는 병뚜껑을 닫으며 비꼬는 말투로 말했다. "남도
이 여자가 바로 차미주가 추천해 준 매니저이다.유현진은 손을 내밀며 악수를 건넸다. "반가워요."진희연은 평온한 말투로 유현진의 손을 맞잡았다. "반가워요, 유현진 씨. 제 상황은 미주한테 들으셨죠?"유현진은 머리를 끄덕이며 말했다. "아들이 있어 주말에는 애를 봐야 한다고 들었어요."진희연은 머리를 끄덕이고는 조금은 걱정 섞인 말투로 말했다. "혹시 불편하시면 주말에 아이를 다른 곳에 맡길게요. 집도 가깝고 저 이 일이 꼭 필요해요."유현진은 대답 대신 간단한 질문을 했다.확실히 매니저를 해 본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그녀는 유현진의 질문에 물 흐르듯 대답했다. 더군다나 그녀는 잘 나가는 연예인의 매니저였다.그녀는 열아홉의 나이에 이 바닥에 들어온 뒤로 스물일곱에 퇴사하며 8년 동안 커리어를 쌓았다.퇴사 사유는 결혼과 출산이었다. 매니저라는 직업은 항상 몸을 움직이는 직업이기에 집에 있는 시간이 적었다. 전남편도 지방 사람이라 누구 손을 빌릴 수 없다 보니 아이를 돌봐줄 사람도 없고 시터를 고용하려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두 사람은 이 일로 자주 다투게 되었다. 그러다 결국 아이의 성장과 교육을 위해 진희연은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그러다 그녀는 집과 가까운 곳에서 사무직을 찾아 출근하게 되었다. 월급은 높지 않았지만 일도 쉽고 시간도 자유로웠으며 속박이 없었다. 그러니 아이를 데리고 출근할 수도 있어 아주 편리했다.그렇게 몇 년을 버티다 보니 전남편도 승진하고 월급도 많이 인상되었다. 그래서 그녀는 모든 것이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어느 날 전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었다.그녀는 깔끔하게 바로 이혼을 제기했다.경제적인 부분에서 밀리다 보니 결국 전남편에게 양육권을 빼앗기고 그녀는 매주 주말에만 아이를 데려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그녀의 가족들은 그녀의 이혼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지금은 아예 그녀와의 연락 자체를 거부하기 시작했다.그녀는 하루라도 빨리 취직에 성공해 돈을 벌고 싶었다. 아이의 양육권을 빼앗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