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화

청아가 원하는 것은 그저 재벌가 사모님이라는 타이틀일 뿐이었다.

그 이름이 누구의 성을 달고 있느냐는 청아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반면 택승이는 그저 감정의 항로가 어긋나버린 것일 뿐이었다.

그렇게 택승이는 예전의 자신이 나를 얼마나 사랑했는지도 잊어버렸던 것이다.

우리가 새집으로 이사한 후, 택승이는 집 안 곳곳에 CCTV를 설치했다.

출장이 잦은 택승이가 내가 혼자 남아 있을 때 혹시나 있을지 모를 불안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택승이가 잊고 있었던 바로 그 CCTV 덕분에 내가 집을 비운 동안 택승이와 청아가 얼마나 친밀한 관계를 이어갔는지, 그리고 청아가 두 살짜리 아이에게 어떻게 욕조 계단에 목욕제를 뿌리도록 부추겼는지, 모든 것이 선명하게 녹화됐다.

가구를 망가뜨린 일 또한 청아의 소행이었다.

이 모든 것을 깨달은 순간, 택승이는 그 자리에 서서 돌처럼 굳어버렸다.

“그렇다면, 네가 이 모든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거였어...”

난 택승이의 말을 갑자기 끊으며 대답했다.

“청아는 처음부터 네 돈만 노렸을 뿐이야.”

청아는 그저 아이를 핑계로 자리를 차지하려는 헛된 욕망에 불과했다.

청아가 택승이의 곁을 그렇게 오래 지킨 이유는 분명하다.

택승이는 그저 말만 번지르르한 허울 좋은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청아는 알고 있었다.

회사의 모든 중요한 일들은 나를 통해서 처리됐고 택승이는 결코 그들의 가족을 위해 나를 배신할 리 없었다.

더구나 택승이가 나를 이길 수도 없었다.

회사의 핵심과 사람들이 따르는 방향은 모두 나에게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앞에서, 청아는 자신의 운명을 감히 걸어볼 수 없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청아에게는 최소한의 양심이 남아 있었다.

아이를 진심으로 아꼈으니까.

자신이 감옥에 가면 그 아이의 인생도 완전히 망가질 것을 누구보다도 두려워했다.

택승이는 오랜 침묵 끝에 마치 자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어떻게 저런 여자를 좋아하게 된 거지...”

“그리고 그 때문에 너를 잃게 됐네.”

난 천천히 고개를 저
Locked Book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