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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1년 전, 내가 유산으로 입원해 있을 때 청아는 명품으로 온몸을 감싸고 정교한 화장을 한 채로 나를 찾아왔다.

눈이 마주치자, 청아는 나를 향해 웃음을 지었다.

그 눈에는 연민과 자만이 가득했다.

“연서 씨, 지금 당신 꼴 참 비참하네요.”

“어쩌면, 이게 바로 인과응보겠죠.”

“당신이 그때 굳이 저를 해고하라고 했던 그 벌 말이에요.”

하지만 지금, 청아는 잘 살고 싶어도 나에게 빌 수밖에 없다.

세상은 돌고 도는 법이니까.

나는 반드시 그들을 끝장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겪은 모든 고통에 대한 대가가 될 테니까.

하룻밤 사이에 택승이가 성폭행에 연루되었다는 소식이 바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직장에서의 압박, 술자리에서의 성추행, 강제적인 관계.

몇 가지 키워드만으로 하나의 이야기가 완성됐다.

긴 영상 속에서 청아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하고 원통한 표정으로 자신의 비참한 과거를 모든 사람에게 호소했다.

그 안에는 택승이에게 강제로 후원을 강요당하고 술자리 접대까지 동원되었다는 이야기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나는 말한 대로 택승이를 파멸시켰다.

택승이가 경찰에 소환되어 조사를 받으면서 그 뉴스의 내용과 청아의 진술은 곧바로 사실로 증명되었다.

비록 택승이가 빠르게 집으로 돌아왔지만 이 사건은 이미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

더는 변명할 길도 없었고 그저 이를 악물고 피와 함께 분노를 삼킬 수밖에 없었다.

택승이는 미친 듯이 청아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연결 불가 메시지뿐이었다.

택승이는 알지 못할 것이다.

청아가 경찰 조사에 협조한 직후 곧바로 전화번호를 해지하고 사라졌다는 것을.

택승이는 사태를 수습하려면 나를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

택승이는 꽃다발을 들고 내 집 앞에서 오랫동안 서 있었다.

나를 보자 더는 여유로운 미소는 없었고 오히려 패배한 모습이 역력했다.

“도와줘, 연서야.”

난 택승이를 보며 살짝 웃었다.

“이게 바로 네가 추구하던 짜릿함 아니었어?”

순간, 택승이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보였다.

택승이의 얼굴은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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