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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회사가 상장되던 날, 택승이는 단상 위에 서서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무리할 즈음, 택승이가는 나를 언급했다.

“이 자리를 빌려 특별히 제 와이프한테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연서 덕분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기쁜 소식을 하나 더 나누고 싶습니다.”

내 시선이 사람들 너머로 택승이와 마주쳤다.

그 순간, 난 택승이의 의도를 바로 알아챘다.

역시나, 택승이의 입가에 행복한 미소가 번지며 말했다.

“제 와이프가 임신을 했습니다.”

“앞으로 부사장직을 내려놓고 집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택승이는 나를 사랑한다며, 눈빛에 깊은 감정을 담았다.

순식간에 주변은 박수갈채로 뒤덮였다.

인사말이 끝나고 택승이는 청아를 데리고 내 앞에 다가왔다.

얼굴엔 악의적인 미소가 서려 있었다.

“이연서, 네가 말 잘 듣지 않으니 앞으로는 청아가 네 자리를 대신할 거야.”

택승이는 회사를 내세워 나를 굴복시키려 했다.

그동안 나 또한 회사 설립에 큰 공을 세웠기에 내가 회사를 얼마나 아끼는지 택승이는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밤, 택승이는 크게 실망하게 될 것이다.

난 택승이의 손을 뿌리치고 청아를 앞쪽으로 세차게 끌어당겼다.

청아가 버둥거리는 걸 아랑곳하지 않고 머리카락을 거칠게 움켜쥐며 고개를 강제로 들게 했다.

“자, 네가 도대체 누구의 여자인지 말해봐.”

택승이는 순간 당황한 얼굴이었다.

“그게 무슨 말이야?”

단상 위에 갑자기 투사된 영상이 켜졌다.

택승이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지는 걸 보며 난 고개를 돌려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하나둘씩, 모두 택승이와 청아가 함께 있는 사진이었다.

객석에서는 놀란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다.

택승이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

“꺼! 당장 꺼버려!”

하지만 안됐다.

뒤에서 영상 장비를 조작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가 미리 준비해둔 사람들이었다.

상장 발표회에서 이런 치명적인 스캔들이 터졌고 그 많은 눈이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택승이는 끝장났다.

택승이는 핏발 선 눈으로 미쳐 날뛰며 프로젝터를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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