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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난 창가에 앉아 고개를 돌려 바깥을 내다보았다.

화려한 불빛들이 번쩍일수록 집안의 어둠은 더욱 짙어졌다.

택승이와 함께 창업했을 때 삶은 정말 고달팠다.

습하고 어두운 지하방, 벽엔 곰팡이가 가득했고 형편이 어려워 몸에 두드러기가 나도 병원에 가는 게 아까웠다.

그때는 비록 힘들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어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이제 고생 끝에 부유해졌건만 마음은 변해버렸다.

난 깊이 숨을 들이마시며 가슴 속의 쓰라림을 꾹 참았다.

문자를 쓰다가 지우고, 쓰다가 지우고, 결국 보낸 한 마디는 이거였다.

[택승아, 우리 이혼하자.]

택승이가 집에 돌아온 건 해질녘이었다.

택승이가 말을 꺼내기 전에 내가 먼저 물었다.

“문자 봤어?”

택승이는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꺼내더니, 뭔가 떠오른 듯했다.

택승이의 목소리가 단번에 엄숙해졌다.

“이것도 네가 연구해낸 새로운 수법이야?”

“이연서, 그만해. 이제는 이혼으로 날 협박하는 거야?”

눈이 따갑게 아팠다.

14년을 함께 살아온 사람인데, 너무나도 낯설었다.

“장난치는 거 아니야.”

내가 농담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챈 듯, 택승이의 미소가 얼굴에 굳어졌다.

“이연서, 진심이야?”

난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혼 서류는 변호사가 넘길 거야. 잊지 말고 사인해.”

택승이는 얼굴을 굳힌 채 단호하게 말했다.

“그만해, 이연서. 난 이혼 안 해.”

난 차분히 마음속 깊은 곳의 의문을 꺼내 물었다.

“네가 이혼 안 하면 청아랑 아이는 어쩔 건데?”

택승이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헝클었다.

“청아가 네 신분을 위협하지는 않을 거야. 네가 싫다면 앞으로 네 앞에 나타나지 않게 할게.”

결국, 끊을 생각이 없는 거였다.

택승이의 반응은 내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난 무심하게 말했다.

“네가 청아랑 결혼하지 않는 이유는 너한테 도움되지 않아서겠지?”

“외모는 좋지만, 결국 새장 속의 새일 뿐이니까.”

“난 다르잖아. 사업에서는 내가 너한테 도움이 되니까.”

난 택승이에게 몇 발짝 다가가며 천천히 말했다.

“이것도 저것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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