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3화

택승의 입술이 떨리며 나를 바라보았다.

택승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연서야, 우리 다시 결혼하자, 응?”

“내가 잘못했어, 정말 잘못했어.”

“제발 한 번만 나를 구해줘, 제발 나를 살려줘.”

택승의 얼굴에는 고통이 가득했다.

택승이 느끼는 고통이 이혼 탓인 손실 때문인지, 아니면 나와의 14년을 끊어내지 못해 느끼는 고통 때문인지 모르겠다.

택승은 허둥지둥하며 비참하게도 나에게 한 번 더 애원했다.

난 조용히 택승을 바라보았다.

“네가 왜 내가 두 번째로 실수를 저지를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택승의 입술에서 피기가 사라졌다.

“근데 우리가 함께한 14년의 감정은...”

“네가 먼저 버린 거 아니었어?”

택승은 쓰라린 표정으로 한 마디 한 마디 천천히 말했다.

“연서야, 넌 나를 더는 용서하지 않을 거지?”

난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앞으로 이런 어리석은 질문은 하지 마.”

나중에 들은 소식에 따르면 택승은 자신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었다.

택승은 마지막 남은 재산을 털어 투자했지만 결국 다 날리고 말았다.

집과 차는 은행에 빼앗겼고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택승은 배달원 일을 시작했고 어두컴컴하고 습기 찬 지하실로 다시 돌아갔다.

우연히 택승을 다시 만난 건 어느 길가였다.

택승은 2000원짜리 야채 밥과 뼈국을 먹고 있었다.

택승은 대나무처럼 말라 보였고 구부정한 자세에 피부는 검게 타 있었다.

눈가엔 주름이 가득해, 마치 10년은 더 늙어 보였다.

택승은 허겁지겁 밥을 먹고 나서 입을 닦으며 나를 보았다.

그 순간, 택승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려 나를 못 본 척하려 했다.

하지만 곧 택승은 일어나 주름진 옷을 정리하고 나에게 다가왔다.

“오랜만이야.”

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오랜만이야.”

택승은 내가 새로 바꾼 차를 보자 등이 다시 조금 더 구부정해졌다.

택승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넌 점점 더 잘 지내고 있네.”

난 택승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웃으며 물었다.

“강청아는? 같이 있지 않아?”

택승은 화가 난 듯 주
잠긴 책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