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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나진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안경 아래의 검은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인우는 줄곧 그를 보고 있었기에, 자연히 그의 이상함을 발견했다.

“왜 그래?”

나진은 인우를 상대하지 않고, 그의 품속의 지나칠 정도로 조용한 라예를 바라보았다. 그는 말투가 좀 엄숙했다.

“혹시 응고병증 있는 거예요?”

나진은 라예의 손바닥에서 계속 피가 멈추지 않는 것을 보고 이미 확신했지만, 그녀가 이를 알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

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인우는 라예를 놓아주며, 깊은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그윽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나 라예는 그런 인우를 외면한 채, 나진을 마주 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네.”

나진은 조금 놀랐다. 라예가 이렇게 침착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응고병증이 있는 사람은 상처를 제때에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자신의 상태를 알면서도 자신을 다치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나진은 잠시 자리를 떠 다른 약을 가지러 갔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돌아왔다. 그의 표정은 한층 엄숙해졌고, 의사로서 이 복잡한 상황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는 듯 눈살을 세게 찌푸리고 있었다.

“이런 병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왜 자신을 다치게 한 거죠?”

나진은 라예에게 다시 약을 발라주면서 엄숙하게 물었다. 그리고 그의 질문도 마침 인우 그들이 묻고 싶은 것이었다.

“자기 몸을 왜 그렇게도 아끼지 않는 거예요?”

“만약 상처가 커서 피를 제때에 멈추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것이라고요.”

라예는 그렇게 심각할 정도는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오늘은 단지 예외일 뿐이었다. 그리고 인우는 그녀가 죽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 가슴이 떨리더니 당황하기 시작했다.

“그게요, 선생님, 저도 알아요.”

라예는 좀 어색해서 목을 가다듬었고 작은 소리로 대답했다.

‘의사가 계속 잔소리하는 거 듣고 싶지 않아.’

매번 그녀가 다칠 때마다, 서기찬은 약을 발라 주면서 계속 중얼거렸는데, 모기처럼 앵앵거리며 라예를 귀찮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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