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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난 그럴 사랑 받을 가치가 없어요.”

말하면서, 라예의 칠흑 같은 눈동자는 다시 어두워졌다.

인우는 그녀의 머리 위에 놓인 손을 살짝 움직이더니, 급히 대답하지 않고 다정하게 라예의 이마에 흩어져 있는 머리카락을 정리해주며 가볍게 뒤로 넘겨주었다.

인우의 넓고 따뜻한 손바닥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라예의 얼굴에 떨어졌고, 손가락으로 그녀의 매끄러운 볼을 가볍게 쓰다듬었다. 다정한 스킨십에 라예는 온몸에 닭살이 돋았고, 인우의 온도를 느낀 부위도 무척 짜릿했다.

가까이서 보니, 인우의 그윽한 검은 눈동자 속에 심지어 라예의 그림자가 있었는데, 마치 그의 눈에 오직 그녀밖에 없는 것 같았다.

인우는 입술을 얇게 움직이며 천천히 말했다.

“라예 씨는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어요!”

그리고 그 말투는 아주 단호했다.

라예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크게 떴고, 두 손도 이불을 꽉 잡고 있었다. 다음 순간, 인우는 다시 라예에게 귀띔을 해주었다.

“내가 어젯밤에 한 말을 전부 잊은 거예요, 라예 씨?”

라예는 어젯밤 병원에 있을 때를 떠올렸다. 인우는 그녀를 잘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녀더러 자신에게 의지하라고 했다.

인우는 라예가 말라서 창백해진 입술을 깨물고 있는 것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지금 그녀는 연약한 아름다움을 선보였고, 그는 저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그러나 인우는 환자를 괴롭힐 의사가 없었고, 게다가 그도 라예에게 겁을 주고 싶지 않았다.

결국 라예는 근심을 안고 인우를 따라 거실로 갔다.

인우는 그녀더러 거실에 잠시 앉으라고 한 후, 몸을 돌려 주방으로 갔다. 라예의 집은 개방된 주방이라, 라예는 이렇게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인우가 죽 한 그릇을 들고 그녀의 앞에 놓자, 라예는 그제야 시선을 눈앞의 죽으로 돌렸다.

“육인우 씨가 만든 거예요?”

라예는 뻣뻣하게 고개를 들어, 자신의 맞은편에 앉은 인우에게 물었다. 그도 부인하지 않고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계속 말했다.

“나진이가 라예 씨 깨어나면 담백한 죽을 좀 먹어야 한다고 해서요.”

라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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