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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혜빈과 전화를 끊었을 때, 시간은 겨우 5시밖에 안 되었다.

라예는 잠이 오지 않아, 전화를 걸어 민효에게 사인해야 할 서류를 이메일로 보내라고 했다.

5시 30분, 한쪽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다. 라예는 힐끗 보더니 바로 전화를 받았다.

[이렇게 빨리 받다니, 벌써 잠에서 깬 거예요?]

수화기 너머로 낮고 듣기 좋으며 온화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예는 저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고, 은근히 찌릿찌릿했다.

그녀는 붉은 입술을 가볍게 깨물며 담담하게 응답했다. 인우는 계속해서 물었다.

[오늘 저녁에 뭘 먹고 싶어요?]

“네?”

라예는 저도 모르게 깜짝 놀랐고, 인우를 떠보며 물었다.

“직, 직접 요리할 거예요?”

두 시간 전, 인우는 자신이 요리할 줄 안다고 말했었다.

[네, 백 비서더러 식재료를 라예 씨 집으로 보내라고 했어요. 난 일이 끝나는 대로 집에 돌아가서 요리해줄게요. 만약 나가서 좀 걷고 싶으면, 내가 같이 마트에 가줄까요?]

인우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시 울리면서, 그녀에게 두 가지 선택을 주었다. 이쪽의 라예는 이미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 사람은 집에 돌아온다는 말을 어쩜 그렇게 자연스럽게 할 수가 있는 거지?’

‘여긴 내 집인데.’

사실 라예는 말할 것도 없고, 인우 자신도 미처 반응하지 못했는데, 어차피 편해서 그렇게 말한 것이었다.

[라예 씨?]

그녀의 대답을 듣지 못하자, 인우는 라예를 불렀다.

‘젠장! 심장이 왜 또 제멋대로 나대는 건데!’

‘이 남자가 내 이름을 불렀다고 설레다니.’

많은 사람들이 그녀를 라예라고 불렀지만, 인우가 부르니 뜻밖에도 다른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라예 씨?]

인우는 또 한 번 그녀를 불렀다.

라예는 전화를 사이에 두고 울며 겨자 먹기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그냥 집으로 보내요.”

그녀는 별로 나가고 싶지 않았다.

인우는 이 말을 듣자마자 바로 대답했다.

“좋아요.”

이어 라예가 덧붙였다.

“식재료는 그냥 당신이 알아서 골라요. 난 안 먹는 음식 않는 데다, 알레르기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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