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인우가 없었다면, 라예는 일어설 수가 없었다.그녀의 위에는 마치 무언가가 식도를 막고 있는 것 같았는데, 너무 괴로웠다. 그러나 토하고 싶어도 토할 수가 없었고, 그렇다고 가만 놔두자니 또 무척 고통스러웠다.라예는 자신이 언젠가 배가 터질 정도로 음식을 먹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배부른 귀신은 이렇게 배불러서 죽은 거야?’“집에 소화제 있어요?”인우의 목소리가 머리 위에서 들려왔다. 라예는 생각을 하다,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었다.“그럼 우리 내려가서 사러 가요. 그런 김에 좀 걷고요, 어때요?”라예는 눈살을 가볍게 찌푸렸는데, 외출하고 싶지도, 더욱이 걷고 싶지도 않은 게 분명했다. 인우는 어쩔 수 없었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부드럽게 설득했다.“라예 씨, 내려가서 좀 걸으면 그렇게 괴롭지 않을 거예요.”인우가 부드럽게 달래자, 라예는 비록 거절을 하고 싶었지만, 투쟁 끝에 결국 인우에게 끌려 내려갔고, 결코 원해서 내려간 것이 아니었다. 라예는 괴로워하더라도 이렇게 버티며 내려가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한 잠자면 된다.인우는 라예를 위해 신발을 갈아준 다음, 또 외투를 가져와서 그녀에게 걸쳤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나서야 라예의 손을 잡고 외출했다.라예는 고개를 숙이고 인우의 따뜻하고 큰 손에 자신의 작은 손을 감싼 것을 바라보았다. 이 순간, 그녀의 마음속으로 따뜻한 감정을 느꼈는데, 이번은 인우가 두 번째로 라예의 손을 잡았던 것이다. 첫 번째는 병원에 갔을 때였다.인우는 먼저 라예를 데리고 동네 근처의 약국에 갔는데, 다행히 라예가 지내는 이 동네는 주민이 많아 꽤 편리했고, 너무 멀리 갈 필요가 없었다.인우는 약국에 가서 소화제를 샀고, 점원에게 따뜻한 물 한잔을 달라고 한 다음, 즉시 라예더러 소화제를 먹으라고 했다.인우와 라예의 존재는 이 평범한 약국을 눈부시게 만들었다.남자는 키가 크고 멋있으며, 온몸에 존귀한 왕자의 기질을 발산하고 있었고, 여자는 또 정교하고 아름답게 생겼으니, 점원은 그들을 보
“난 라예 씨를 좋아하게 됐거든요.”쿵!라예는 자신의 머리가 순식간에 폭발한 것만 같았다.갑작스러운 말 한마디에, 라예는 눈이 휘둥그레지더니, 눈빛은 공포에 흠뻑 젖었고, 정교한 작은 얼굴도 충격에 멍해졌다. 마치 무슨 불가사의한 뉴스라도 들은 것 같았다.인우의 뜻밖의 고백에 라예는 어안이 벙벙해지더니, 일시에 무슨 반응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렇게 라예는 한참이나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나와 알고 지낸지 겨우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데, 갑자기 날 좋아한다고 말하다니. 이건 말이 너무 안 되잖아.’‘비록 우린 합법적인 부부 관계지만...’인우는 라예의 깜찍한 모습을 보며,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었다.라예를 바라보는 인우의 눈빛은 여전히 말이 안 될 정도로 부드러웠고, 그는 가볍게 입을 열었다.“너무 부담 갖지 마요. 라예 씨도 급하게 내 고백에 대답할 필요가 없으니까요. 지금은 일단 천천히 내 사랑을 느껴봐요. 괜찮다고 생각할 때, 다시 나에게 대답해 주면 되거든요.”라예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이렇게 인우를 보며 조용히 그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호숫가에서 라예 씨를 처음 봤을 때부터, 난 라예 씨에게서 알 수 없는 익숙함을 느꼈어요. 그리고 다시 라예 씨를 만났을 때도 난 라예 씨에게 접근하고 싶었고, 라예 씨를 보호하며 사랑하고 싶었어요. 나로 하여금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한 사람은 오직 라예 씨밖에 없었고요.”인우는 말하면서 다른 한 손을 천천히 들더니, 라예의 볼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어루만졌고, 마치 무슨 보물을 만지는 것과 같았다.인우는 계속 말했다.“지금 내가 라예 씨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은 거예요?”라예는 눈을 깜박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고, 말을 하지 않았다.인우는 낮게 웃으며 입가에 미소를 띠었다.“나 자신도 믿기지가 않아요.”“하지만 난 통제할 수 없이, 라예 씨에게 다가가고 싶고, 라예 씨와 함께 있고 싶어요.”인우는 손가락으로 라예의 얼굴을 가볍게 매만지더니, 말을 계속했다.라예는 이제
슬미는 라예의 이런 도도한 말투가 가장 듣기 싫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 그녀에게 전화한 목적을 잊지 않았다.[구라예, 그래도 눈치 있게 파혼을 했군.]슬미는 빈정거리며 말했고, 라예도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내가 파혼을 했다 하더라도, 넌 진은환의 관계를 공개할 수 있겠어?”슬미는 바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라예가 올린 은환이 바람을 피웠다는 sns 때문에, 슬미와 은환은 지금까지도 그들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란 것을 공개할 수가 없었다.[정말 비겁해!]슬미는 욕설을 퍼붓고 또 득의양양하게 한마디 덧붙였다.[그런데 그게 뭐가 어때서? 은환 오빠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면 되지. 그리고 넌 영원히 은환 오빠의 마음을 얻을 수 없어.]라예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코웃음을 치더니,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만약 나에게 이런 추잡한 일을 자랑하려고 전화를 한 거라면, 그냥 끊을게!”슬미는 라예가 끊으려는 말을 듣자마자 바로 말했다.[할아버지가 구씨 저택으로 돌아오라고 부르셔. 너에게 하실 말씀이 있대.]라예는 패기가 넘쳤다.“난 돌아가고 싶지 않아! 무슨 일 있으면 그냥 전화로 해!”맞은편의 슬미는 화가 나서 숨이 막혔다.[할아버지의 말씀까지 거역할 작정이야?]“흥, 너 연못에 빠져 어디 고장이 난 건 아니겠지?” 라예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구 회장님을 거역한 적이 어디 한두 번이야?”[너...]연못을 언급하자, 슬미는 병원에 있었던 그날 밤을 떠올렸고, 화가 나서 이를 갈았다.“말하고 싶지 않으면 끊을게!”[잠깐만, 내가 말할게.]슬미는 다급하게 소리를 질렀다.라예는 입가를 살짝 구부렸다. ‘주제넘긴, 내가 너 하나 못 잡을 것 같아? 흥...’라예는 조용해지더니, 슬미가 말하기를 기다렸다. 슬미도 바로 용건을 말했다.[두 가지 일이 있어. 첫째, 이번 달 28일에 넌 우씨 가문이 개최한 피아노 연주회에 참가해야 해. 둘째, 할아버지께서는 네가 가지고 있는 GS그룹의 주식을 양도하라고 하셨어.]슬미는 말을 마
사무실 안에서.라예는 눈을 가늘게 뜨고, 눈앞의 화려하게 차려입은 재벌 집 도련님을 바라보았다.성이현은 FN그룹의 부사장으로서, 올해 나이가 26살이었다. 그는 B시의 유명한 바람둥이였고, 사흘이면 한 번씩 어느 연예인, 아니면 어느 모델과 스캔들이 나곤 했다..생긴 것은 꽤 볼만 한 데다, 또 성씨 가문의 도련님이었기에 이현에게 빌붙으려는 사람도 무척 많았다. 다만 소문에 의하면, 이 사람은 마음이 없다고 한다.라예는 소파에 앉아 있는 이현을 바라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성 대표님, 무슨 일로 여기까지 찾아오신 고죠?”성예그룹과 FN그룹은 여태껏 아무런 합작상의 왕래도 없었다.라예가 이현을 훑어보고 있을 때, 이현도 마찬가지로 라예를 살펴보고 있었다.그녀는 차갑지만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었고, 이목구비가 정교해서 확실히 아름다웠다. 심지어 이현이 사귀었던 그 어느 여자보다도 더 아름다웠다.이현은 경박한 미소를 지었다.“구 대표님은 악독한 마음씨를 가진 분이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지만, 오늘 이렇게 만나보니, 뜻밖에도 도도한 미인일 줄은 몰랐네요. 나도 오늘 운 좋게 만났으니, 헛걸음을 하지 않은 셈이죠.”라예는 이 말을 듣고, 한 쌍의 그윽한 눈을 가늘게 뜨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현을 바라보았다.곧이어 이현이는 차가운 기운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그는 테이블 앞에 앉아 있는 라예를 바라보며, 갑자기 가슴이 떨렸다.이현은 라예의 카리스마가 뜻밖에도 이렇게 강할 줄은 몰랐다. ‘방금 정말 깜짝 놀랐군. 이 아이는 심지어 나보다 두 살이나 더 어린데.’라예는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만약 잡담을 하시기 위해서 찾아오신 거라면, 잘못 찾아오신 것 같네요!”이현은 피식 웃더니, 얼른 경박한 태도를 거두었다.“농담이에요, 오늘 여기에 온 것은 구 대표님과 합작에 관해 얘기를 하고 싶어서요.” 라예는 담담하게 이현을 바라보고 나서야 입을 열었다.“그래요? 그럼 말씀해 보세요.”이현은 갈색 눈동자를
떠나기 전, 이현은 한마디 덧붙였다.“구 대표님, FN그룹은 진심으로 성예그룹과 협력하길 원해요”라예는 의미심장하게 이현을 바라보았다. “알겠어요.”이현을 보낸 다음, 민효가 바로 들어왔다.라예는 즉시 지시를 내렸다.“가서 누가 스타리버의 개발 소식을 누설했는지 알아 봐!”민효는 멈칫했다. 방금 그는 이곳에 없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몰랐다.그러나 라예의 표정과 방금 한 말을 결합하니, 민효도 이게 대충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맞힐 수 있었다.“네, 지금 바로 가서 조사하겠습니다.”스타리버는 성예그룹이 새로 개발한 디퓨저 제품으로, 아직 공개되지 않은 기밀에 속했다. 성예는 디퓨저 업계에 진출하려고 1년 전부터 개발을 하기 시작했고, 이 일을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현의 귀에 전해질 줄이야.30분 후, 민효는 조사를 마치고 돌아왔다.“대표님, 연구개발부의 한 팀장이 누설한 것입니다. 저는 이미 인사팀더러 그 사람을 해고하라고 했습니다.”민효의 일 처리 효율은 줄곧 라예의 인정을 받아왔다.“음.”라예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말했다.“그리고 가서 FN그룹이 왜 전의 디퓨저 공급업체와 계속 협력하지 않는지를 알아봐.”“네.”민효가 떠난 후, 라예의 핸드폰이 울렸다. 번호를 확인하자, 그녀의 날카롭고 냉담했던 눈빛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표정도 따라서 많이 부드러워졌다.“네.”라예는 받은 다음 먼저 입을 열었다.[일 다 끝냈어요?]인우의 낮고 따뜻하며 듣기 좋은 목소리는 마치 졸졸 흐르는 샘물처럼 천천히 라예의 귀로 흘러들어가, 그녀의 마음속에 물보라를 일으켰다.라예는 자신이 취향이 이렇게 많을 줄 정말 몰랐다. 얼굴 잘생겨야 하고, 또 손이 예뻐야 하며, 심지어 목소리도 듣기 좋아야 했다. 전화 속의 인우는 그 세 가지를 전부 차지했다.그녀는 얇은 입술을 열며 말했다. “네, 방금 다 마쳤어요.”“인우 씨는요?” 곧이어 라예가 다시 물었다.[음, 나도 방금 다 끝냈어요.]“그럼 오늘 저녁
VIP룸에서, 누군가가 문을 밀고 들어왔다.룸에 있던 몇몇 사람들은 잇달아 들어오는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인우는 라예의 손을 잡고 있었다. 남자는 존귀하고 잘생겼고, 여자는 도도하고 아름다워서, 두 사람은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현장에 있던 나진, 태일, 진후는 이미 라예를 보았기에, 그녀에 대해서도 나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몰랐던 것은, 라예도 이미 그들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단 것이다.인우와 혼인신고를 한 후, 라예는 그의 정보를 조사하는 김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까지 조사했다. 그러나 그중 한 사람은 결석한 것 같았다.B시에서 지위가 가장 높은 명문가의 도련님들이 사석에서도 사이가 좋은 친구일 줄이야. 이것은 확실히 라예의 예상을 벗어났다.결국 아무도 그들의 우정을 폭로한 적이 없었는데, 비밀을 아주 잘 지킨 것으로 보인다.인우는 매너 있게 라예를 위해 의자를 당겼고, 그녀가 자리에 앉자, 인우는 그제야 라예의 옆에 앉았다.태일은 이 장면을 보고 이를 악물더니, 원망하는 눈빛으로 인우와 라예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쯧쯧, 오자마자 사랑을 과시하는 거야?”그러나 다음 순간, 두 사람은 동시에 태일을 향해 눈을 부라렸다.태일은 말문이 막혔고, 옆에 있던 진후는 조금의 체면도 봐주지 않고 크게 웃기 시작했다. 진후는 가슴을 안고, 다리를 꼬며 건방지게 의자에 기대었다. 이어서 인우는 인내심 있게 라예에게 그들을 일일이 소개했다.“또 한 사람 있는데, 그 사람은 우리들 중 나이가 가장 많아요. 아마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인우는 소개를 마친 후, 한 마디를 덧붙였다.“네.”이때 진후는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두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인우야, 난 왜 네가 이렇게 부드러운 사람이란 걸 모르고 살았을까?”태일도 얼른 맞장구를 쳤다.“그러게, 난 인우에게서 부드러움을 아예 본 적이 없어.”그는 옆에 있는 라예를 바라보며, 입술을 구부렸다.“제수씨는 정말 매력이 넘치는군요.”라예는 잠시 멈칫하더니, 곧바로 담담하게
조금 전 복도에서 인우, 라예와 부딪힌 여자였다. 그리고 여자의 옆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준수한 남자가 서 있었는데, 강한 기세가 인우와 마찬가지로 압박감을 주었다.그러나 인우와 비교해 보면 또 달랐다. 이 남자는 더욱 매정하고, 냉담해 보였다. 인우는 비록 쌀쌀하지만 인간미가 있었다.태일은 동승현이 들어온 것을 보고, 얼른 입을 열었다.“아, 승현이 형. 드디어 왔네요. 기다리다가 배 다 꺼지겠어요. 이번에 꼴찌는 인우가 아니네요.”그들이 모일 때마다 인우는 매번 마지막에 도착했다.승현이 말을 하기도 전에 그의 옆에 서 있던 양미선이 대신 설명을 했다.“미안해요. 내가 일이 좀 있어서 늦게 온 거예요.”미선이 이렇게 말하자 태일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형수님, 태일이 입이 가벼워서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진후는 모처럼 비아냥거리지 않았다.승현은 차가운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의자를 당겨 앉았다. 미선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진후를 향해 웃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인사를 한 셈이었다.미선의 웃음은 매우 부드러웠다. 부드럽고 성숙한 그녀의 미소는 명문가 아가씨의 우아한 기품을 드러냈다.미선은 앉은 후에야 인우의 곁에 앉은 여자를 보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인우에게 여자가 생긴 것이 꽤 충격인 것 같았다. 하지만 미선은 자신이 방금 라예와 인우 두 사람과 부딪힌 것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라예는 무관심한 성격이라 먼저 나서서 살갑게 인사를 건네지 않는 편이기에 미선이 먼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자 비로소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이때, 나지막하면서도 잠긴 목소리가 울렸다.“인우야, 이 분이 바로 우리 미래의 제수씨인가?”승현은 매처럼 날카로운 검은 눈동자로 라예를 바라보았다.라예도 태연하게 그와 눈을 마주쳤다. 그녀는 승현이 혜빈의 작은 삼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승현은 어릴 때부터 B시에서 지내지 않고, B시의 이웃도시인 Y시에서 자랐기에 Y시의 주인이라 할 수도 있었다. 어릴 때부터
인우는 그윽한 검은 눈동자로 노란 차 안의 등불을 통해 라예를 바라보며 부드럽게 물었다.“내일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귀국하시거든요. 나와 같이 집에 돌아가서 한 번 만나 봬요. 어때요?”두 주일 넘게 지내면서, 라예는 점차 인우의 존재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오늘 그녀는 또 그에게 집에 돌아가자는 말을 했다.라예는 고개를 숙이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 말했다.“그래요.”그녀는 마음속으로 여전히 불안했고, 걱정과 두려움을 느꼈다.‘만약 인우 씨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날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어떡하지?’그러나 라예가 생각에 잠기자마자, 귓가에 인우의 위로가 들려왔다.“걱정하지 마요. 우리 부모님은 틀림없이 라예 씨를 좋아하실 거예요. 엄청 친절하신 분들이시거든요.”앞에서 운전을 하던 문준도 이 말을 듣고 웃으며 끼어들었다.“사모님, 대표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큰 사모님과 이사님은 모두 좋은 신 분들이에요. 제가 하반기 보너스를 걸고 맹세할 수 있습니다.”그들은 정말 좋았고, 이것은 육씨 가문의 사람들마다 공감이 가는 일이었다.“거봐요, 소 비서까지 이렇게 말하잖아요. 소 비서는 평소에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바로 보너스인데.” 인우는 문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라예는 낮은 소리로 웃으며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그래요, 인우 씨가 곁에 있으니까 사실 나도 두려울 게 없죠.”이 말을 들은 인우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적어도 라예는 이미 그를 의지하기 시작했기에,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었다.그 후, 인우는 라예에게 자신의 부모님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다. 두 사람은 늘 여행을 하러 다녔고,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인우의 말에서, 라예는 육만정은 이나영을 아주 사랑하며, 두 사람은 행복한 동시에 생활을 아주 잘 즐기는 사람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사실 라예는 이런 가정에서 자란 인우가 무척 부러웠다. 부모님이 서로를 사랑하는 동시에 가정이 화목했기 때문이다.부지불식간에 차는 라예의 아파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