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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내가 도와줄 거 없어요?”

라예는 인우의 뒤로 가서 진지하게 물었다.

그녀는 인우가 혼자서 주방에서 돌아치며, 자신은 소파에 앉아서 음식을 먹길 기다리는 것이 좀 부끄럽다고 생각했다. 비록 라예는 밥을 할 줄 모르지만, 뭐라도 라고 싶었다.

인우는 몸을 돌려 라예가 맑은 눈동자를 끊임없이 깜박이는 것을 보고 말했다.

“그럼 야채 다듬는 김에 물로 씻어줄래요?”

라예는 듣자마자 바로 응답했다.

“네.”

라예는 채소를 다듬고 씻는 것을 잘할 수 있었는데, 전에 혜빈이 와서 그녀에게 밥을 해 주었을 때도, 라예는 채소를 씻곤 했다.

말을 마치자, 라예는 바로 소매를 걷어붙이고 한쪽의 야채와 대야를 들더니, 다른 한쪽의 싱크대에서 다듬기 시작했다.

인우는 고개를 살짝 숙여, 허리를 약간 구부린 채 열심히 채소를 다듬고 있는 라예를 보고,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이런 느낌은 종래로 받아본 적이 없어서 무척 신기했고, 인우로 하여금 만족과 행복을 느끼게 했다. 그는 라예와 평생 이렇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라예는 채소를 씻다가 문득 귓가에 전류가 닿더니, 순식간에 온몸의 세포로 퍼졌고, 손의 동작도 따라서 멈추며 감히 움직이지 못했다. 지금 뒤에 어느새 인우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녀가 움직인다면, 틀림없이 그와 접촉을 할 것이다.

인우는 서투르게 라예의 흩어진 머리를 정리해 주었고, 중간에 머리카락을 살짝 잡아당겼는데, 라예는 아팠지만 감히 말하지 못했다.

이어 인우는 고무줄로 그녀의 머리를 묶어주었다.

“됐어요.”

귓가에 인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라예는 그제야 몸을 살짝 움직이더니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고, 고마워요.”

라예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세상에, 나 지금 귀와 목이 모두 빨갛게 달아올랐을 거야. 지금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방금 인우의 차가운 손가락은 본의가 아닌 듯 라예의 귀와 목에 닿았는데, 라예는 그야말로 죽을 지경이었다. 그녀는 이런 은근히 스킨십을 하는 것에 많이 어색했다. 처음으로 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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