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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인우는 라예의 눈빛에 어색함을 느꼈다.

그가 지금까지 살면서 이렇게 당돌한 일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인우는 주먹으로 입을 가리고 헛기침을 했다.

라예는 그저 아깝다고 느낄 뿐이었다. 두 달 전에 몇백만 원을 주고 설치한 도어락인데 인우에 의해 망가졌다니.

이어 인우가 말했다.

“이미 사람을 시켜 새것으로 바꾸었어요.”

새것으로 바꾸어 주었다고 한 이상, 그녀도 무슨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인우는 남이 아니라 그녀와 혼인신고까지 한 남편이었다.

“비밀번호는 일단 우리가 혼인신고를 한 날짜로 설정했는데, 고치고 싶다면 이따 가서 고쳐도 돼요.”

인우가 한마디 덧붙였지만, 라예는 오히려 고개를 저었다.

“아니에요. 그냥 그걸로 해요.”

말을 마치고 라예는 옆에 있는 물과 함께 약을 먹었다.

인우는 검은 눈동자로 라예를 응시했다. 입매가 살짝 올라가더니 얼굴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웃음이 나타났다.

라예가 번호를 바꾸지 않겠다는 것에 인우는 무척 기뻤다.

이어 잠시 라예와 함께 있어주다가 그녀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인우는 회사로 돌아갔다.

라예는 책상다리를 하고 소파에 앉아 쿠션을 안으며 방금 인우가 앉았던 자리를 주시했다. 한참 멍하니 앉아 있다가 그녀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누군가 내 일상에 끼어들다니, 좀 당황스럽고 심지어 초조한 걸.’

‘우리 두 사람은 서로의 생활에 간섭하지 않기로 약속했고, 상대방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으면 전혀 나타날 필요가 없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것 같지가 않잖아.’

라예는 초조하게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다 방으로 돌아갔다. 샤워를 하고 다시 잠을 잘 계획이었다..

욕실, 거울 앞

라예는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았는데, 뜻밖에도 잠옷을 입고 있었다.

그녀는 충격에 움직이지 못했다.

‘내가 잠옷을 입고 그 사람 앞에서 왔다 갔다 했단 말이야? 왜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지?’

“구라예, 너 정말 정신이 나갔구나!”

라예는 자신을 욕했다.

‘미치겠네 정말... 이게 무슨 창피야!’

라예는 잠이 싹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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