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청장을 쓰고 있던 권효정도 이 기사를 보고 표정이 살짝 굳었다. 이 소식은 그다지 중요한 것처럼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실 권효정을 더는 물러설 곳이 없게 만든 것이다.권씨 가문의 보호와 지지가 없이 송주에 있는 권효정의 진료소와 회관은 더는 기댈 곳이 없었다. 여자의 몸으로 송주에서 발을 붙이려고 하는 게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사인펜을 누르고 있는 권효정의 손가락이 창백해지는 것을 본 서강빈은 마음이 아파서 한마디 했다.“너무 무리인 것 같으면 천주로 돌아가요. 권씨 가문의 태도는 아주 명확하잖아요. 천주로 돌아가지 않으면 효정 씨와 연을 끊는다고 하는데 정말 권 씨 가문을 떠날 생각이에요?”권효정은 주먹을 쥐며 의연한 얼굴로 말했다.“제 둘째 삼촌과 엄마가 내린 결정일 거예요. 그렇지만 이런 수단으로 저를 굴복시킬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권씨 가문이 없으면 뭐 어때요, 저는 강빈 씨만 있으면 돼요.”말하면서 권효정은 고개를 돌려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서강빈은 작게 기침을 하고는 다급하게 권효정의 시선을 피하였다.“히히! 강빈 씨 쑥스러워하기도 해요?”권효정은 웃는 얼굴로 서강빈의 곁에 와서 고개를 갸웃거리며 서강빈을 훑어보았다. 서강빈은 쓴웃음을 지으며 어찌할 바를 몰라 방 안으로 들어가서 일부러 권효정을 피하였다.권효정은 서강빈의 뒷모습을 한번 보고는 뒤돌아 완성한 초대장을 염지아에게 주면서 말했다.“지아 씨, 이것들을 보내주세요.”“알겠어요.”염지아는 대답하고는 빠르게 가게를 나섰다. 흑호 도장의 사람이 직접 초대장을 건네는데 누가 감히 받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진기준은 초대장을 받고는 꺼내서 한번 훑어보더니 다급하게 백도현이 있는 호텔로 갔다.“도현 도련님, 효정 그룹에서 송주의 다른 두 회사와 합병한답니다. 이것 보세요.”백도현은 진기준이 건네는 초대장을 대충 보고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합병한다고? 개업식? 흥! 꿈 깨라고 해! 여봐라!”백도현의 말에 검은 옷을 입은 경호원 두 명이 문을 열고 들
하여 많은 사람이 이 회관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는데 권씨 가문의 위엄으로 하여 사람들도 그저 마음속으로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의 명월 회관은 권씨 가문의 보호가 없어졌기에 순식간에 각 가문에서 다투어 차지하려는 처지가 되어버렸다.하여 진웅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승낙하였고 3일 내로 좋은 구경이 있을 것이라고 백도현에게 약속했다. 전화를 끊고 진웅은 곁에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는 여자를 안으면서 다른 한 손으로 술잔을 들어 벌컥벌컥 마셨다.“서강빈, 3일 이내에 나보고 가서 사과하라고? 그럼 우리 어디 한번 제대로 놀아보자!”말을 마친 진웅은 문밖을 향해 소리쳤다.“여봐라!”얼마 지나지 않아 건장한 남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권씨 가문에서 더는 명월 회관을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가서 소문내. 생각이 있는 사람은 빨리 서두르라고.”말을 마친 진웅은 곁에 있는 여자를 안고 룸안으로 들어갔다....이때, 명월 회관의 대표 사무실 안에서는 권효정이 한창 총괄 매니저인 장명훈과 인수인계를 하고 있었다.“권효정 씨, 사실 여자의 몸으로 회관을 경영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닐 것입니다. 이런 곳은 아무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이죠.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면 효정 씨 혼자서는 해결하기 어려울 것입니다.”장명훈은 서류에 사인하면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권효정은 미간을 찌푸리고 차가운 눈빛으로 장명훈을 바라보면서 말했다.“장 대표님, 그게 무슨 뜻입니까?”“아무것도 아니에요. 그저 충고일 뿐입니다. 만약 권효정 씨가 순조롭게 경영해나가려고 한다면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게 좋다는 말이죠.”장명훈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서강빈은 손에 들렸던 신문을 천천히 내리더니 차가운 표정으로 장명훈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말했다.“그래요? 당신의 말을 들어보면 적절한 사람이 있나 보네요?”“한성 그룹의 이 대표님과 이 거리를 장악하고 있는 곤형이라는 사람이 사이가 보통이 아닙니다. 만약 권효정 씨가 주식을 조금이라도 양도할 수 있
어깨에서 따스함이 느껴지자 권효정은 고개를 들어 서강빈의 잘생긴 얼굴을 보고 나서야 미소를 띠었다. 하지만 그녀는 또다시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권씨 가문에서 이렇게까지 단칼에 잘라낼 줄 몰랐어요. 우리는 아마 앞으로 평온하게 지내기는 글렀나 봐요.”장명훈의 태도는 사실 권씨 가문의 태도를 말하고 있었다. 그가 권씨 가문을 위해 지금까지 일하면서 진작에 권영준의 오른팔이 되어있었다. 그 말인즉 다른 사람들이 명월 회관에 눈독을 들이지 않더라도 권영준이 나서서 명월 회관을 망가뜨릴 것이라는 의미였다.“제가 있다고 얘기했잖아요.”권효정은 고개를 세게 끄덕이면서 말을 돌렸다.“내일의 개업식에 강빈 씨도 갈 거예요?”“네.”서강빈은 고개를 세게 끄덕였다. 보지 않아도 내일의 개업식이 순조롭지는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백씨 가문과 명월 회관을 호시탐탐 노리는 사람들은 절대 강효 그룹을 제압할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서강빈이 동의하는 것을 보자 권효정도 마음이 많이 놓였다. 지금 비오 그룹의 사무실에서는 이세영이 초조한 얼굴로 설득하고 있었다.“송 대표님, 도현 도련님께서 얘기했잖아요. 강효 그룹의 개업식에 참석하는 사람은 백씨 가문을 적대시하는 것으로 보겠다고요. 서강빈, 그 쓰레기 같은 남자를 위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회사 이름까지도 그 자식이랑 권효정 그 미친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인데 이건 부부 기업이 아니고 뭐겠어요?”부부 기업이라는 말은 송해인의 마음을 찔렀다.“닥쳐!”송해인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세영을 노려보다가 그녀의 손에서 초청장을 빼앗으며 말했다.“이 비서, 당신은 그저 당신 일이나 잘하면 돼. 다른 것들은 당신의 직권을 벗어난 것들이야.”말을 마친 송해인은 멍하니 서 있는 이세영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갔다. 한참이 지나서야 이세영은 길게 한숨을 내쉬고 다급하게 진기준에게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 송해인이 병원에 입원한 일이 있고 난 뒤로부터 이세영은 송해인이 자신의 말을 그렇게 귀담아듣지 않는다는
“그러니까 오늘은 아무도 안 올 거야. 나는 지난 3년 동안의 시간을 생각해서 너한테 얘기해주려고 일부러 온 거야. 강효 그룹이 당장 망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 도현 도련님한테 고개를 숙이고 사과해.”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려 송해인에게 말했다.“오늘 아무도 안 온다고 누가 그래?”“서강빈, 너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거야? 지금 나는 너를 위해서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잖아. 송주에서 백씨 가문은 누구나 다 두려워하는 존재라는 건 생각 안 해? 백씨 가문의 산업 중의 하나인 명성 그룹만으로도 송주 뷰티 업계를 점령할 수 있다는 걸 정말 모르는 거야? 그리고 사과 한번 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 하나 더 얘기할게. 권효정 씨는 이미 권 씨 가문에게 쫓겨났다는 사실은 모두 다 알고 있어. 권효정 씨는 더는 너를 돕지 못할 뿐만 아니라 너한테 짐이 될 수 있다는 거 알아, 몰라?”송해인은 다급해질수록 목소리도 더 커졌다.“내 일에 대해서는 송 대표가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서강빈, 나는 다른 뜻은 없어. 그저 너를 걱정하고 있는 거야.”송해인은 서강빈의 차가운 표정을 보면서 무언가가 가슴을 찌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때, 비싼 차들이 강효 그룹의 앞에 서서히 멈춰 섰다.“도현 도련님, 서두르지 마시고 조심하십시오.”차 문이 열리자마자 진기준은 빠르게 뒷좌석으로 달려가서는 고개를 숙이며 차 문을 열었다.백도현은 차에서 내려 성큼 다가와서는 먼저 문 앞에 서서 강효 그룹의 사무실을 몇 번 훑어보았다. 그리고는 입고 온 명품 정장의 옷매무새를 정리하고는 앞으로 계속 다가가서 비웃는 얼굴을 하고 말했다.“아이고, 참 적적한 모양이네요. 송주 사람들은 너무한 거 아니에요? 어떻게 서강빈 씨와 권효정 씨의 체면을 이렇게 안 봐주는 거예요? 진 대표, 우리가 가지고 온 축하 선물들을 가져와.”진기준은 얼른 웃으며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말을 마치고 진기준은 트렁크를 열어 안에서 화환을 하나 꺼내서는
“나는 오늘 서 선생을 축하하러 온 겁니다.”말하며 황규성은 성큼성큼 백도현과 진기준을 지나쳐서는 서강빈의 앞으로 와서 공손하게 말했다.“서 선생, 개업을 축하드립니다.”그는 이렇게 말하고 뒤에 있는 부하들에게 손짓하자 네 명의 부하들이 강효 그룹의 문 앞에 화환을 두 개 놓았다. 이윽고 뒤에 벤츠 차량이 몇 대가 도착하고 차 문이 열리자 송주 비즈니스 업계의 어르신들이 열 명 넘게 내려왔다. 그들은 백도현을 보는 체도 하지 않고 서강빈의 앞으로 다가와서 인사를 올렸다.“서강빈 씨, 보신 단약이 제 목숨을 구해줘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 구태빈은 서강빈 씨를 응원하겠습니다. 빈주에 있는 저희 그룹의 백화점에서 무료로 정빈 마스크팩을 판매하고 싶습니다. 이건 협력 계약서이니 주 매니저가 잘 검토하길 바랍니다.”그중 재벌 한 명이 두 손으로 계약서를 주민정에게 건넸다.“그리고 송주에 있는 저희 그룹의 백화점에서도 정빈 마스크팩을 판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주민정은 손에 들린 열몇 건의 계약서를 멍하니 바라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러나 곁에 있는 백도현은 화가 나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는 강효 그룹의 개업식에 오는 사람은 백씨 가문을 적대시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얘기했었다. 하지만 이 정신 나간 사람들은 개업식에 참석한 것도 모자라 강효 그룹에게 마스크팩의 판매 경로까지 열어주었다. 이 사람들의 행동은 누가 봐도 백도현의 체면을 말이 아니게 만드는 행동이었다.“당신들 정말 백씨 가문이 두렵지 않은 거야? 강효 그룹과 합작한다는 것은 우리 명성 그룹과 적이 된다는 것인데.”백도현은 서늘한 얼굴을 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협박했다. 구태빈은 몸을 곧게 펴고 서강빈의 뒤에 가서 서서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당신들 백씨 가문에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는 안 믿어.”곁에 있던 다른 한 명의 재벌도 두 손을 뒷짐 지고 차가운 눈으로 백도현을 보면서 말했다.“맞아. 우리는 서강빈 씨를 지지할 거야! 백씨 가문을 등진다고
하지만 백씨 가문이 강효 그룹을 고립시키는 전략이 이렇게 쉽게 해소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지금 백도현의 얼굴 근육은 계속해서 떨리고 있었다. 계약서들이 주민정의 손에 건네질 때마다 그의 뺨을 내리치는 것 같았다. 제일 결정적이었던 것은 그의 계획대로라면 정빈 마스크팩의 생산과 판매 경로를 차단한 후 한 달 사이에 서강빈은 자신에게 굴복해야 했다. 서강빈이 순순히 마스크팩의 제조법을 내놓는다면 그는 이로써 자신의 비즈니스 제국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다.그때가 되면 휘황한 성과를 내세워서 백씨 가문 후계자의 자리를 꿰찰 수 있을 것이다.그런데 이 보잘것없는 자식은 번번이 그의 계획을 망치고 있다. 더 짜증 나는 것은 그가 연회를 통해 계획한 덫들을 서강빈은 거의 한순간에 해결했다는 것이다.백씨 가문은 강효 그룹을 고립시키지 못했을뿐더러 송주의 약재 공급 업체와 판매 업체들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었다. 이는 백도현이 사업을 하면서 처음으로 이토록 비참하게 패배한 것이다.백도현은 더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는 그 약재 공급 업체들의 사람들을 노려보면서 협박했다.“너희들이 감히 강효 그룹이랑 합작한다면 앞으로는 우리 명성 그룹의 주문은 받을 생각하지 마! 그리고 우리 명성 그룹과 합작 관계에 있는 모든 회사에서는 너희들의 모든 사업과 거래를 중단할 거야! 그 계약서들을 지금 거둬들인다면 아직 늦지 않았어. 아니면 내가 당신들을 망하게 할 거야!”마지막 말을 할 때 백도현은 호통을 치는 듯한 말투였다.“도현 도련님, 정말 죄송합니다. 백씨 가문이 우리와 거래를 끊을 필요까지 없습니다. 저희 예산으로는 정빈 마스크팩이 전국 시장을 열게 된다면 저희의 약재는 공급이 부족할 상황만 생길 것입니다. 강효 그룹에서 요구하는 공급량을 만족시키는 것도 큰 문제인데 다른 회사와는 더 합작할 필요가 없겠지요. 그리고 계약서에 명백하게 밝혔습니다. 오늘부로 강효 그룹은 우리의 유일한 합작 업체입니다.”그중 성회의 약재 업체 관계자인 사람 한 명이 가소롭다는 듯
이는 명백한 협박이었다. 그에게는 성회의 어두운 세계를 손에 넣고 있는 고정용조차도 그저 건달에 불과했다. 무슨 자격으로 지금 여기서 백씨 가문과 힘겨루기를 하는 것인가?자신의 뒤에 서 있는 세 명의 대가만으로도 고정용이 성회에서의 세력을 뿌리째 뽑아버릴 수 있었다. 고정용이 뒤에서 버텨주지 못한다면 이 약재 업체들은 무슨 용기로 백씨 가문과 기 싸움을 할 것인가?“흥, 들었지? 당신들 같은 건달들이 무슨 자격으로 도현 도련님과 맞서는 거야? 정말 주제를 몰라! 당신들의 시체가 바닥에 나뒹구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면 당장 사람들을 데리고 꺼져!”진기준도 미친개처럼 고정용과 황규성을 향해 욕을 퍼부었다. 그는 서강빈이 도대체 어떤 운을 가지고 있길래 고정용도 직접 와서 그를 지지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만약 예전이었다면 진기준은 절대 이런 말투로 고정용과 얘기를 하지 못할 것이고 더욱이 황규성과 기 싸움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백씨 가문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는데 고정용이면 어떻고 황규성이면 또 어떻겠는가?더욱이 그의 뒤에 서 있는 건 대가의 경지에 있는 세 명의 고수인데 진기준은 마음이 더 든든했다.“아이고, 도현 도련님 정말 위엄이 장난 아니네. 우리 서진 그룹까지 백씨 가문에게 굽신거려야 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향기로운 냄새가 풍겨오고 단정하게 차려입은 강지원이 우남기 어르신을 부축하고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이 말을 들은 백도현은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고 뒤돌아 강지원과 우남기를 보았다. 그들의 뒤에 있는 김제혁과 방동진도 차가운 표정으로 백도현을 쳐다보고 있었다.“강지원 씨,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 명성 그룹은 사업하는 사람들입니다. 때리고 죽이고 한다는 건 다 오해입니다. 다 오해에요.”말을 마친 백도현은 진기준을 노려보며 낮은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당장 서강빈 씨와 정용 어르신, 그리고 규성 어르신한테 사과해!”진기준은 어색한 표정으로 멍하니 백도현을 쳐다보았다. 그는 백도현의 태도가
사실 우남기가 얘기하지 않아도 방동진은 서강빈을 봐서라도 빨리 권씨 가문의 진료소에게 허가를 내려줄 예정이었다.“그래, 좋아.”우남기 어르신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서강빈에게 말했다.“강빈아, 저번에 내 고질병을 고쳐줘서 정말 고마워.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계속 잔병치레가 많구나. 강효 그룹 아래에 있는 병원에서 내가 장기적으로 요양할 수 있는 병실을 하나 줬으면 하는데 그럴 수 있겠어?”이 말을 들은 백도현과 진기준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우남기의 모습을 보면 정말 생기가 넘치는 것 같은데 어디 아픈 사람 같은가? 이건 분명 이를 빌미로 서강빈을 지지하는 것이다.“저 망할 놈의 서강빈!”백도현은 마음속으로 이렇게 욕을 퍼부었고 죽일듯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어르신,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우리 병원에 오시는 건 저희의 영광이죠.”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했다. 우남기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순식간에 표정이 어두워져서는 고개를 돌려 백도현에게 말했다.“방금 들은 건데 누가 강빈이를 협박하고 송주에서 강효 그룹을 고립시킨다고 위협하고 있다고? 명성 그룹이 송주에 발을 붙이는 것은 송주 시민들에게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 상도덕이 없는 행동을 한다면 그건 용국의 법률이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제혁아, 요즘 이런 일이 있는지 없는지 잘 조사해봐.”김제혁은 이 말을 듣고 다급하게 차려자세를 취하고 말했다.“네! 어르신,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서에서는 송주의 깨끗한 사업 질서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할 자신이 있습니다.”연이은 타격에 백도현은 머리가 어질어질 해졌다. ‘우남기 저 영감은 도대체 왜 저러는 거야? 고작 서강빈을 위해 백씨 가문을 억압한다고?’“도현아, 사실 나는 네 할아버지와 알고 지낸 지 오래란다. 어른으로서 나는 네가 나쁜 길로 들어서는 걸 원치 않아. 어떤 일에 대해서는 내가 얘기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모르는 게 아니야. 강빈이한테 사과하라고 하는 건 그렇게 과분한 요구가 아니겠지?”우남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