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허성국과 이천서 두 사람은 표정이 썩어있었다. 허성국이 사망 선고를 한 소년을 십 분도 안 되어 서강빈이 다시 살렸다. 의학 종가가 어떤 변명을 하든 이 사실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하게 보였다. 제일 중요한 것은 허성국이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무능력함을 직접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3대 장로인 그의 의술이 서강빈보다 한참 못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꼴이 되었다.지금 그는 후회막심했다. 아까 그렇게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서강빈이 왕자를 치료하게 하면서 자신은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곁에 있으면 일부 공로를 인정받을 수도 있었고 의학 종가를 위해 체면을 세워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이제는 모든 게 끝나버렸다. 허성국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무슨 낯으로 여기 계속 남아 있겠는가?하지만 그가 휴게실의 출입문 쪽으로 가자마자 천주 잡지사의 기자 한 명이 그들을 막아섰다.“허성국 어르신, 방금 왕자님을 살릴 가망이 없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럼 서강빈 씨가 죽은 사람을 살린 의술에 대해 하실 얘기가 있으십니까? 허성국 어르신, 의학 종가에서는 자기들의 의술이야말로 용국의 최고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하지만 지금 어르신과 이천서 씨가 모두 서강빈 씨한테 패배하였습니다. 이 상황이 고수는 민간에 있다는 그 말과 맞물리는 상황 아닙니까?”매체 기자의 잇따른 물음에 허성국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서둘러 두 손으로 얼굴을 막고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저는 모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이천서한테 물어보세요!”의학 종가의 체면은 오늘 완전히 바닥을 쳤는데 기자의 물음에 대답할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허성국은 분노하며 옷깃을 털고 뒤돌아 강당을 나섰다.이천서는 서강빈을 향해 악랄하게 소리를 질렀다.“서강빈, 오늘의 치욕을 나 이천서와 의학 종가는 반드시 기억하고 있을 거야!”말을 마친 이천서도 허성국과 함께 강당을 빠져나왔다.“서 거장의 의술이 정말 신통하다네!”전 씨 어르신은 흥분된 표정으로 서강빈의 어깨를 다독이며 엄지를 치켜들고 연신
서강빈이 대답하기도 전에 권효정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전 씨 어르신, 송주에 돌아오시면 저와 강빈 씨가 꼭 찾아뵙고 송주에서 어르신을 맞이하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전 씨 어르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권씨 가문의 손녀가 말을 참 예쁘게 하는구나. 할아버지한테 안부를 전해주렴.”권효정도 웃으며 대답했고 전 씨 어르신은 서강빈과 몇 마디 더 나누고 나서야 부하들에게 서강빈과 권효정을 배웅하라고 했다.차에 올라타서 권효정은 서강빈의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내가 제멋대로 전 씨 어르신의 말을 승낙했다고 탓하지는 않을 거죠?”서강빈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저었다. 물론 서강빈의 성격으로 봐서는 무조건 전 씨 어르신의 요청을 좋은 말로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권효정이 자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은 서강빈도 잘 알고 있었다.“전 씨 어르신은 명문가의 출신은 아니지만, 영향력이 정말 너무 커요. 심지어 백씨 가문까지도 전 씨 어르신을 존중해줘야 하는데 어쩌면 전 씨 어르신의 말 한마디면 우리와 백씨 가문의 악연이 해소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지금 권효정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백씨 가문의 복수였다. 백서준의 일에 대해서 백씨 가문은 절대 이대로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하여 권효정은 적극적으로 전 씨 어르신의 요청을 승낙했다....한편, 송주의 호화로운 호텔에서는 백도현이 다리를 꼬고 한 손에는 시가를 낀 채 담배 연기를 내뿜고는 맞은 편에 있는 백인 남자에게 말했다.“찰스 씨, 정빈 마스크팩의 효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와 손을 잡는다면 내일 연회에서 제조법을 알아내고 효정 유한회사의 지분을 일부 가져올 것이라고 약속하겠습니다.”맞은 편에 앉은 백인 남자는 흥미롭다는 웃음을 지은 채 잔에 들린 와인을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용국의 사람들은 참 재밌네요. 분명히 정빈 마스크팩의 제조법과 발매권이 목적이면서 굳이 비오 그룹을 괴롭히고 있네요. 용국 사람들의 말로 하면 이것은 상대를 방심하게 하고는 허를 찌른다는
단조로운 흰색 긴 치마는 권효정의 새하얀 피부와 몸의 아름다운 곡선을 그대로 드러냈다. 메인 자리에 앉아있던 백도현은 탐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얼른 신사적인 웃음을 띠고 송해인의 옆에 있는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환영합니다. 두 분 여기 앉으시죠.”송해인은 고개를 들고 복잡한 표정으로 서강빈과 권효정을 보았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흥, 저 쓰레기 같은 연놈은 왜 온 거야!”곁에 있던 이세영이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욕했다. 그러나 도정윤은 감상하는 듯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몇 번 훑어보았다.“좋아요. 모두 도착하셨으니 오늘의 연회를 시작하죠.”백도현의 곁에 있던 중년 남자는 이렇게 말하며 백도현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백도현은 살짝 목을 가다듬고는 일어나서 말했다.“여러분, 우선 저희 명성 그룹에서 진행하는 연회에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뷰티 업계에 계시는 분이라면 지금 업계 안에서 경쟁이 아주 치열하고 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저희 모두의 이익 최대화를 위해 유일한 방법은 협력하는 것이지요.”여기까지 말한 백도현은 잠깐 멈췄다가 사람들의 얼굴을 훑어보며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협력하고 생사를 함께 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하는 것이지요. 물론 우리는 국내의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로 향하고 세계로 향해야 합니다. 하여 저는 오늘 이국 비즈니스협회의 대표인 찰스 씨를 특별히 초청하였습니다. 모두 열혈한 박수로 맞이해주시길 바랍니다.”말이 끝나자 현장에는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다.이국은 유럽 대륙에서 지위가 아주 높았으므로 이국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유럽 전체의 시장을 점령한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였다.하여 많은 사람은 명성 그룹의 영향력에 대해 감탄하였다. 이때, 찰스가 일어서서 신사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인사를 했다.“이 외에도 특별히 용천 광고 업계의 지휘자인 미래 미디어의 장 대표님, 그리고 전국에서 백 개가 넘는 뷰티
그 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귓가에 또렷하게 들렸다.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린 사람들은 검은 슈트를 입은 잘생긴 젊은 청년이 냉랭한 얼굴로 백도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저 사람은 누구야?”“그러게, 진 대표님이 얼마나 맞는 말을 했어. 평등하게 일한 만큼 분배를 하겠다고 하는 데 뭐가 불만이길래 저렇게 대놓고 반대하는 거야?”“어? 저 사람 곁에 있는 여자는 권씨 가문의 아가씨 아니야?”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백도현은 차갑게 웃음을 짓고 서강빈을 보며 말했다.“서강빈 씨, 나는 진 대표의 말이 맞는 말인 것 같은데요. 모두 같은 업종에 몸담은 마당에 우리끼리의 경쟁을 줄여야 더 넓은 시장을 확보할 수 있잖아요. 그게 뭐가 안 좋다는 거죠? 서강빈 씨는 우리랑 함께 성장하고 다 같이 이익을 보는 게 싫은가 보네요.”백도현은 한마디 말로 서강빈을 모든 이의 대척점으로 밀어냈다. 한순간에 적대시하는 시선들이 서강빈에게로 향했다.“다 함께 성장한다고요? 죄송하지만 우리 효정 회사는 관심 없어요. 다른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도록 할게요.”서강빈은 말을 마치고 일어서서 자리를 뜨려고 했다. 곁에 있던 송해인이 다급하게 서강빈을 잡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강빈, 너 뭐 하는 거야? 여기가 그렇게 네 마음대로 성질부려도 되는 곳인 줄 알아?”물론 서강빈과 권효정이 함께 들어오는 것을 보고 송해인은 마음이 언짢았지만, 그녀는 서강빈이 사람들의 공격대상이 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권효정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머리카락을 넘기고는 말했다.“송 대표님, 저는 강빈 씨가 지금 성질을 부린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효정 회사는 물론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쉽게 병탄 당할 생각은 없어요.”말하며 권효정은 고개를 들어 백도현을 바라보았다.“권효정 씨, 서강빈 씨,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우리 명성 그룹은 국내의 뷰티 업계에서 일정한 지위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마스크팩의 생산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아요. 병탄한
비오 그룹이 무슨 능력으로 천억 자산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과 적이 될 수 있겠는가?“진 대표님, 우리 비오 그룹은 흔쾌히 명성 그룹과 협력하겠습니다.”이세영이 일어서면서 웃는 얼굴을 하고 백도현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백도현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이고 말했다.“서강빈 씨, 제가 알기로는 정빈 마스크팩의 실제 판매량은 비오 그룹과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만약 서강빈 씨가 저희의 업계 연맹에 끝까지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면 효정 그룹은 국내의 많은 판매 경로와 홍보 자원을 포기하게 될 거예요.”이건 명백한 위협이었다. 그러나 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백씨 가문에서는 이렇게 사업을 진행하는 건가요? 숨기지도 않고 이렇게 대놓고 빼앗는 거예요?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저는 그 수작에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놀란 얼굴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서강빈의 말은 백도현의 뺨을 내리치는 것과 다름없었다. 백도현의 얼굴에 나타났던 웃음기도 순식간에 굳어지고 서강빈을 노려보면서 두 손은 주먹을 꽉 쥐었다.“서강빈!”진기준은 책상을 치며 일어나서 소리쳤다.“도현 도련님께서 너희들을 연회에 부른 것만으로도 체면을 충분히 세워줬어. 효정 회사가 정말 무슨 대단한 회사라도 되는 줄 알아? 송주에서만 보더라도 효정 회사는 아무것도 아니야. 도현 도련님은 한마디 말로 너희 회사의 정빈 마스크팩을 전국에서 판매를 금지할 수 있어. 좋은 말로 할 때 자존심을 내려놓지 그래.”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백도현에게 쌀쌀하게 말했다.“도현 도련님, 당신의 개를 잘 관리하세요. 함부로 사람을 물다가는 백씨 가문에게 화를 부르게 될 것입니다.”“너 지금 누구를 개라고 하는 거야!”진기준은 발끈하면서 서강빈의 뺨을 때리려 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뺨을 맞은 건 진기준이었고 그는 서강빈에게 맞아서 밀려난 것도 모자라 앞니까지 빠졌다.“나 건드리지 말라고 몇 번을 말해!”서강빈은 책상 위에 놓인 휴지로 손에 묻은 피를 닦았다. 화가 나서 얼굴이
“너... 너 감히 나를 쳤어?”곽수철은 통증이 느껴지는 얼굴을 부여잡고 믿기지 않는다는 듯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용국 의약 회사에서 누가 감히 그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는가? 곽수철의 말 한마디면 그 어떤 회사라도 공급 업체와의 연락을 끊어버릴 수 있었다.백도현은 사전에 약속했었다. 정빈 마스크팩의 제조법을 알아낸 뒤 이국의 회사에 생산을 맡기고 그에게 절반의 이익을 주겠다고 말이다.그의 눈에 서강빈은 세상 무서운 줄을 모르는 작은 사장일 뿐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말하기만 하면 그는 순순히 진기준에게 사과하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 기회를 빌려 서강빈을 협박하여 정빈 마스크팩의 제조법을 내놓으라고 하면 그는 목적에 도달하게 된다.하지만 곽수철은 서강빈이 예상을 빗나가게 행동할 것을 전혀 생각지 못했고 심지어 사람들의 앞에서 자신의 뺨을 칠 줄은 더 예상 못 했다.“당신을 쳤다고?”서강빈은 차갑게 콧방귀를 끼고는 곽수철 등 사람들의 얼굴을 훑어보더니 얼음장같이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당신들 사전에 얘기가 된 거죠? 업계 연회라는 이름을 내세운 오늘 이 자리도 정빈 마스크팩 제조법을 뺏으려고 만든 자리인 거죠? 나한테서 그걸 빼앗으려고 계획했다면 얻어맞을 준비도 함께 했어야죠.”서강빈이 이렇게 말하자 백도현과 곽수철 등 사람들의 표정이 순식간에 변하였다.“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도현 도련님은 물론이고 우리 몇 명만 보더라도 몇천억의 자산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런데 우리가 너의 그 쓰레기 같은 마스크팩의 제조법을 빼앗으려 한다고?”자신들의 목적이 서강빈한테 들켜서 까발려진 것을 보고 차준성과 장동현의 표정은 미묘하게 변했다. 그들의 몸값이 몇천억이 되는 건 거짓이 아니지만, 정빈 마스크팩의 잠재력은 몇천억을 뛰어넘어 몇조까지 될 것이다.유럽 시장을 열 수만 있다면 뚜렷한 미백 효과로 얼마 지나지 않아 전 세계를 강타하게 될 것이다.서강빈은 차갑게 콧방귀를 끼고는 두 사람을 무시하고 냉랭한 얼굴로 백도현에게 말했다.“백씨 가문에서
제일 앞에 있던 경호원이 앞으로 다가가서 서강빈의 손목을 잡으려고 했고 그의 곁에 있는 두 명은 권효정을 향해 갔다.“왜, 좋게 말해서 안 되니까 대놓고 뺏으려고? 내 것을 뺏으려 들다니, 정말 어리석은 사람들이야!”말을 마친 서강빈은 손을 휙 저었고 세 개의 은침이 소매로부터 날아갔다. 차가운 빛이 번쩍이고 세 명의 경호원은 영문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줄줄이 바닥에 쓰러졌다.곽수철은 다가가서 서강빈에게 본때를 보여주려던 참이었는데 이 광경을 보고 앞으로 내밀었던 발을 다시 후퇴했다.“젊은이, 네가 무술을 아는 사람일 줄 몰랐네.”이때, 흰색 도복을 입은 노인이 경호원들의 뒤에서부터 천천히 걸어 나왔다. 서강빈은 차가운 눈빛으로 이 노인을 훑어보았다. 예순이 넘은 나이였지만 노인은 자태가 늠름하고 두 눈이 불을 켠 듯 이글거렸다. 더욱이 그 주위에서는 무서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그는 곽씨 가문에서 모시는 무술 고수였는데 남성에서 명실상부한 대종의 고수인 최백기였다.“백기 어르신, 저 자식을 막아요!”곽수철은 최백기에게 명령했다. 최백기는 한 손을 뒷짐을 지고 도도하게 서강빈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젊은이, 네가 어려서 아직 뭘 모르는 걸 참작해줄 테니 가서 곽 대표한테 사과하고 제조법을 내놔. 그렇다면 아무 일도 없었던 거로 해줄게.”“어디서 튀어나온 늙은이지?”서강빈은 쌀쌀한 목소리로 말했다. “젊은이, 내가 누군지 아나?”최백기는 어두운 얼굴을 하고 눈썹을 치켜들었다. 두 눈에서는 불을 내뿜을 듯했다.“꺼져!”서강빈은 귀찮다는 듯 말했다. “무식한 젊은이구나. 내가 누군지...”“당신이 누군지 나랑 무슨 상관인데!”말을 마친 서강빈은 앞으로 다가가서 최백기의 아랫배를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 서강빈이 자신에게 공격하려는 것을 본 최백기는 차갑게 웃고는 말했다.“오늘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었는데 네가 죽으려고 자초하니 어쩔 수가 없겠구나!”최백기는 이렇게 말하며 똑같이 앞으로 나가서 서강빈의 가슴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서강빈이 떠난 후, 연회장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어색해졌다. 백도현은 빠르게 몇 마디 하고는 사람들을 데리고 연회장을 나섰다. 호텔 방안으로 돌아가자마자 곽수철은 욕을 퍼부었다.“서강빈, 감히 내 뺨을 쳐? 정말 죽고 싶어서 환장했네!”백도현은 고개를 돌려 곽수철을 한번 보더니 음산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곽 대표님, 저는 미리 얘기했습니다. 서강빈 그 녀석은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녀석이에요. 신중하게 생각하십시오.”“흥! 얼마나 대단한지 한번 봐야겠어요!”이 말을 남기고 곽수철은 자리를 떴다. 곽수철의 뒷모습을 한번 보더니 찰스가 밝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도현 도련님, 지금 저 사람을 이용하려는 거죠? 근데 도련님께서 죽이고 싶은 건 서강빈입니까, 곽수철입니까?”백도현은 술잔을 들어 찰스와 건배하면서 웃기만 하다가 말을 돌렸다.“찰스 씨, 분석 결과는 어떻습니까?”“아주 훌륭합니다. 그 마스크팩은 흉터를 치료하는 효과까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복제에는 실패하고 있어 반드시 제조법을 손에 넣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상회의 회장님께서도 여기에 관심이 많으십니다. 저희의 예상대로라면 만약 유럽 대륙에서 팔기 시작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유럽의 70%가 되는 마스크팩 시장을 점령하게 될 것입니다. 연간 이윤을 예상해보면 적어도 100억 유로 정도 됩니다.”말을 마친 찰스는 고개를 들어 와인을 크게 한입 마셨고 두 눈에는 탐욕스러운 빛을 내뿜고 있었다. 백도현은 잠시 고민하더니 휴대폰을 꺼내 들고 명성 그룹의 부대표에게 전화를 걸었다.“도현 도련님.”전화에서는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송주의 모든 공급 업체와 판매 업체, 그리고 약재 업체까지 효정 그룹과의 모든 합작을 중단하라고 해. 간단히 말하면 정빈 마스크팩의 유통을 금지하라는 거야. 내일 아침부터 시장에서 이 마스크팩이 보이지 않았으면 해.”백도현은 말을 마치고 전화를 끊었다. 서강빈과 권효정이 가게로 돌아오자마자 주민정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강빈 씨, 큰일 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