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만약 일반적인 침술을 사용한다면 단지 통증만 완화할 수 있을 뿐 실질적인 치료 효과를 볼 수 없다. 작게 한숨을 쉰 서강빈은 곁에 있는 테이블에서 9개의 은침을 꺼내 손바닥에 놓고 몇 번 움직였다.환자의 병을 빠르게 치료하려면 반드시 현명신침을 이용해야 했다. 그게 아니면 경기가 끝날 때까지 환자의 통증을 멈출 방법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이렇게 생각한 서강빈은 손가락을 살짝 움직였고 9개의 은침이 동시에 날아가 환자의 9개 혈 자리에 각각 꽂혔다.곁에 있던 통역사마저도 서강빈이 왜 묻지도 않고 침을 꽂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선생님, 환자의 상황을 묻거나 맥을 짚을 필요가 없는 건가요?”여자 통역사는 다급한 기색이었다.“폐암 말기에 신장 결석을 가지고 있어요.”서강빈은 담담하게 말했다. 이 말을 듣고 무대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의학 종가 단상에 있던 노인까지도 저도 모르게 서강빈에게 시선이 향했다.“흥, 정말 건방지네. 아무리 나라고 해도 보는 것만으로 병을 진단할 수 없는데 네가 그럴만한 능력이 된다고?”이천서는 차갑게 웃으며 비웃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이윽고 백인 남자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세상에, 내가 폐암 말기라는 걸 어떻게 알았어요? 설마 당신의 눈이 기기보다도 더 정확한 건가요?”백인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얼굴로 서강빈을 쳐다보고 있었다.서강빈은 침착한 태도로 침 9개를 움직였고 굵고 힘찬 기운이 은침을 따라 백인 남자의 체내로 들어갔다. “침술로 암을 치료할 수도 있어?”무대 아래의 관객들은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고 단상 위에 있는 전 씨 어르신 등 사람들도 말을 잃었다.“사실 암이라는 건 한기가 너무 많은 탓에 생기는 병입니다. 한기가 가지는 응고되는 성질 때문에 혈관이 한기로 하여 굳어지게 됩니다. 그러니 막힌 혈관을 뚫어주기만 하면 치료할 수 있을 것입니다.”서강빈이 담담하게 말했다.“허튼소리!”이천서는 화를 내며 소리쳤다. 그는 3살 때부
“강빈 씨!”권효정은 창백해진 얼굴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칼이 백인 남자의 정수리를 긁었고 피가 뿜어져 나왔는데 이런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행동이었다. 더욱이 국내에서 권위가 있는 매체들도 현장에 많이 있었다.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저는 지금 환자에게 치료하는 중입니다.”말을 마친 서강빈은 은침을 두 개 꺼내 들고 백인 남자의 등 뒤로 가서 그의 어깨에 꽂았다. 그러자 백인 남자의 피는 빠르게 멈췄다.백인 남자의 낯빛은 점점 정상적으로 회복하였고 서강빈은 서두르지 않고 나머지 9개 은침을 모두 뽑았다.다 합해서 10분도 안 되는 사이에 백인 남자는 새로 태어난 사람 같았다.“세상에, 호흡이 아주 편해졌어. 몸도 아픈 곳이 사라지고, 내 허리도... 허리도 안 아파.”백인 남자는 손을 가슴에 올리고 연달아 크게 숨을 쉬었다.“아니야! 침술로는 암을 치료할 수 없어. 이것은 한의학계에서 공통된 인식이야! 저 사람은 분명히 특수한 침술로 환자의 통증을 멈추고 환자가 자신이 회복되었다고 착각하게 만든 거야.”이천서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손으로 서강빈을 가리키면서 화를 냈다. 만약 이 환자를 정말 서강빈이 다 치료했다면 자신은 진 것과 마찬가지인 게 아닌가?그는 사전에 서강빈과 내기를 했었는데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서강빈에게 절을 올리라는 말인가? 이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무대 아래에서 경기를 보고 있던 한의학 명가들도 의견이 분분했다.“침술로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나는 절대 안 믿어!”“어린 신의가 말한 것처럼 특수한 침술로 환자의 통증을 사라지게 만든 것일 수도 있잖아.”“만약 정말 그런 것이라면 서강빈은 의사로서의 도덕은 물론이고 인성까지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하여 큰일은 하기 어려울 거야.”단상 위에 있던 전 씨 어르신은 달라디 백작과 귓속말을 하다가 일어서서 말했다.“모두 조용히 해주십시오. 공정한 판단을 위해 지금 현장에 있는 의료팀이 환자의 몸에 대해 전면적인 검사를 진행하도록
하지만 이천서가 말을 하기도 전에 심사위원석에 있던 달라디 백작이 차가운 표정을 하고 일어서며 말했다.“이천서 씨, 결과는 이미 나왔으니 패배를 인정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당신은 반드시 캔터 의사에게 사과해야 할 것입니다.”이천서는 이 말을 듣고 멈칫하더니 창백한 얼굴로 달라디 백작을 쳐다보면서 말했다.“달... 달다리 백작, 저는...”“결과에 승복해야지.”서강빈은 이천서의 말을 끊고 말했다. 이천서는 이를 악물고 서강빈을 노려보면서 말했다.“서강빈! 너...”깊게 숨을 들이켠 이천서는 주먹을 세게 쥐고 이를 악물며 결국 천천히 무릎을 꿇었다. 10번의 절을 올린 뒤, 이천서는 벌떡 몸을 일으켜서는 악랄하게 서강빈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말했다.“서강빈, 너 기다리고 있어. 오늘의 치욕은 반드시 갚아줄 테니까.”말을 마친 이천서가 뒤돌아 떠나려고 하자 달라디 백작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천서 씨, 아직 캔터 의사한테 사과하지 않았습니다. 떠날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백작의 말이 끝나자 건장한 백인 경호원 열몇 명이 다가와 이천서의 길을 막았다.“죄... 죄송합니다!”이천서의 두 눈은 불을 뿜을 듯했다. 이는 그가 산을 나온 이후로 치욕을 처음 이토록 크게 당하는 것이다. 이천서가 뒤돌아 떠나려고 할 때, 스태프 한 명이 다급하게 뛰어왔다.“큰일 났습니다! 왕자님께서 정신을 잃으셨습니다! 상황이 아주 위급해요!”그 스태프는 뛰어오는 와중에 이렇게 소리치며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뭐라고? 빨리, 사람을 살리는 게 급해!”달라디 백작도 당황하여 다급하게 부하들을 데리고 대기실로 달려갔다. 의학 종가 단상에 있는 백발노인 한 명이 서둘러 일어서더니 이천서를 향해 소리쳤다.“빨리 가.”이 노인은 이천서의 사숙인 허성국이었는데 의학 종가의 7대 장로 중에서 3위에 있는 인물이었다. 그가 이 환자를 살릴 수만 있다면 의학 종가의 체면을 살릴 수도 있고 이로써 서강빈을 눌러놓을 수도 있었다.침술로 응급조치를 하는 방법은 아주 많았는
이는 서강빈이 현명신침을 사용하여 거의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첫 시도였다. 빠르게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간 서강빈이 은침을 꺼내 소년에게 침을 놓으려고 하는데 이천서가 갑자기 성큼 다가서며 서강빈의 길을 막았다.“뭐 하는 거야? 내 사숙님조차도 살리지 못했는데 죽어가는 사람을 빌미로 또 어떤 수작을 부리려고?”이천서는 서강빈이 환자를 가까이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그는 서강빈이 죽은 사람을 살릴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지만, 의학 종가의 체면이 서강빈으로 인해 바닥을 치는 와중에 허성국까지 체면을 잃게 할 수 없다.“꺼져!”서강빈은 차갑게 이천서를 쳐다보며 쌀쌀한 목소리로 말했다.“당신들 의학 종가에서 살리지 못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살리지 못한다고 생각하지마!”서강빈은 말하면서 앞으로 한 발짝 다가서자 강풍이 일며 이천서를 밀어내 서강빈에게 길을 터주었다.“네가 뭘 할 수 있는데! 저 사람은 분명히 죽었어. 서강빈, 너는 지금 사기를 쳐서 환심을 사려고 하는 거잖아!”이천서는 서강빈을 가리키며 분노했다.“젊은이, 나조차도 속수무책인데 자네한테 무슨 방법이 있겠어? 스스로 자신에게 치욕을 안기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아.”허성국은 뒷짐을 지고 도도하게 말했다.바로 이때, 곁에 있던 심전도는 일직선을 그리며 삐 소리가 났다.서강빈은 허성국을 훑어보더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사람의 목숨이 중요한데 당신이 나이가 많은 것을 내세울 때가 아닙니다! 의학 종가에 당신들 같은 못난 사람들이 있기에 점점 더 못해지는 것이군요! 비켜요!”허성국은 서강빈에게 꾸중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고 나이 든 얼굴은 터질 듯했다.“미친놈! 네가 감히 나를 욕해?”서강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더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바로 왕자에게로 다가가려 했다. 하지만 이천서가 서둘러 서강빈의 앞을 막아서며 말했다.“무슨 자신감으로 이러는 거야! 저 사람을 살리지 못하면 어찌할 건데?”“꺼져!”서강빈은 이천서를 한번 보더니 이천서의 뺨을 내리쳤고 이천
지금 서강빈은 이 소년을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었다. 보는 것으로 진료를 진행하는 것은 서강빈이 제일 잘하는 것이었다.소년의 증상을 잘 살핀 후, 서강빈은 손을 휙 들더니 9개의 은침이 동시에 날아갔다.사람들의 놀란 시선을 받으며 9개의 은침을 소년의 9개 혈 자리에 꽂혔고 침들은 동시에 조금씩 움직이며 소리를 냈다. 거대한 힘이 소년의 체내에 들어가며 소년의 맥박을 다시 회복하고 있다.검은 연기가 서서히 소년의 몸 밖으로 나왔다. 검은 연기가 사라짐에 따라 소년의 가슴은 갑자기 가쁘게 기복이 일더니 호흡이 돌아왔다.소년이 다시 호흡하기 시작하자 일직선을 그렸던 심전도 기계에는 다시 그래프가 나타났다.기계에서 흘러나오는 뚜뚜 하는 소리에 카트 의사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돌려 심전도 기계를 쳐다보았다.“세상에, 맥박이 돌아왔어!”외국 의사 한 명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관객 여러분, 기적의 시간입니다. 방금 저 소년은 심장이 멎고 호흡이 없었어요. 그런데 서강빈 씨의 침술 치료를 통해 다시 심장 박동을 회복했어요. 이건 기적입니다! 기적이에요!”기자는 서둘러 카메라 감독님이 심전도 기계를 클로즈업하라고 눈짓했다.“말도 안 돼! 이럴 수 없어, 저... 저 사람은 이미 죽었단 말이야!”허성국은 핏기가 사라진 얼굴로 눈앞에 벌어진 상황이 믿기지 않는 듯 소리쳤다.소년은 맥박과 호흡을 회복했지만, 아직 깨어나지는 못했다. 서강빈은 여전히 숨을 죽이고 집중하여 계속 은침을 통해 진기를 소년의 체내에 주입했다.이때, 소년의 얼굴은 점점 혈색을 회복했다. 현명신침을 사용하여 죽은 사람을 살린 것은 서강빈도 처음이었다.지금 은침이 움직이면서 나는 소리가 커질수록 소년의 호흡은 점점 더 평온해졌다.소년이 정말 깨어날 것으로 보이자 허성국은 다급해졌다. 그는 빠르게 다가가 서강빈의 앞에 서서 서강빈의 팔을 잡아끌려고 하면서 큰 소리로 말했다.“젊은이! 이 사람은 이미 죽었어. 자네는 이 사람을 살릴 수가 없어! 포기...”“닥쳐! 감히 서강
하지만 허성국과 이천서 두 사람은 표정이 썩어있었다. 허성국이 사망 선고를 한 소년을 십 분도 안 되어 서강빈이 다시 살렸다. 의학 종가가 어떤 변명을 하든 이 사실 앞에서는 한없이 무력하게 보였다. 제일 중요한 것은 허성국이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무능력함을 직접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3대 장로인 그의 의술이 서강빈보다 한참 못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한 꼴이 되었다.지금 그는 후회막심했다. 아까 그렇게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서강빈이 왕자를 치료하게 하면서 자신은 지도한다는 명목으로 곁에 있으면 일부 공로를 인정받을 수도 있었고 의학 종가를 위해 체면을 세워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이제는 모든 게 끝나버렸다. 허성국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무슨 낯으로 여기 계속 남아 있겠는가?하지만 그가 휴게실의 출입문 쪽으로 가자마자 천주 잡지사의 기자 한 명이 그들을 막아섰다.“허성국 어르신, 방금 왕자님을 살릴 가망이 없다고 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럼 서강빈 씨가 죽은 사람을 살린 의술에 대해 하실 얘기가 있으십니까? 허성국 어르신, 의학 종가에서는 자기들의 의술이야말로 용국의 최고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하지만 지금 어르신과 이천서 씨가 모두 서강빈 씨한테 패배하였습니다. 이 상황이 고수는 민간에 있다는 그 말과 맞물리는 상황 아닙니까?”매체 기자의 잇따른 물음에 허성국은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서는 서둘러 두 손으로 얼굴을 막고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저는 모릅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이천서한테 물어보세요!”의학 종가의 체면은 오늘 완전히 바닥을 쳤는데 기자의 물음에 대답할 겨를이 어디 있겠는가? 허성국은 분노하며 옷깃을 털고 뒤돌아 강당을 나섰다.이천서는 서강빈을 향해 악랄하게 소리를 질렀다.“서강빈, 오늘의 치욕을 나 이천서와 의학 종가는 반드시 기억하고 있을 거야!”말을 마친 이천서도 허성국과 함께 강당을 빠져나왔다.“서 거장의 의술이 정말 신통하다네!”전 씨 어르신은 흥분된 표정으로 서강빈의 어깨를 다독이며 엄지를 치켜들고 연신
서강빈이 대답하기도 전에 권효정은 미소를 띠고 말했다.“전 씨 어르신, 송주에 돌아오시면 저와 강빈 씨가 꼭 찾아뵙고 송주에서 어르신을 맞이하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전 씨 어르신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권씨 가문의 손녀가 말을 참 예쁘게 하는구나. 할아버지한테 안부를 전해주렴.”권효정도 웃으며 대답했고 전 씨 어르신은 서강빈과 몇 마디 더 나누고 나서야 부하들에게 서강빈과 권효정을 배웅하라고 했다.차에 올라타서 권효정은 서강빈의 팔짱을 끼면서 말했다.“내가 제멋대로 전 씨 어르신의 말을 승낙했다고 탓하지는 않을 거죠?”서강빈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저었다. 물론 서강빈의 성격으로 봐서는 무조건 전 씨 어르신의 요청을 좋은 말로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권효정이 자신을 위해 심혈을 기울인다는 것은 서강빈도 잘 알고 있었다.“전 씨 어르신은 명문가의 출신은 아니지만, 영향력이 정말 너무 커요. 심지어 백씨 가문까지도 전 씨 어르신을 존중해줘야 하는데 어쩌면 전 씨 어르신의 말 한마디면 우리와 백씨 가문의 악연이 해소될 수 있을지도 몰라요.”지금 권효정이 제일 걱정하는 것은 아무래도 백씨 가문의 복수였다. 백서준의 일에 대해서 백씨 가문은 절대 이대로 그만두지 않을 것이다. 하여 권효정은 적극적으로 전 씨 어르신의 요청을 승낙했다....한편, 송주의 호화로운 호텔에서는 백도현이 다리를 꼬고 한 손에는 시가를 낀 채 담배 연기를 내뿜고는 맞은 편에 있는 백인 남자에게 말했다.“찰스 씨, 정빈 마스크팩의 효능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만약 우리와 손을 잡는다면 내일 연회에서 제조법을 알아내고 효정 유한회사의 지분을 일부 가져올 것이라고 약속하겠습니다.”맞은 편에 앉은 백인 남자는 흥미롭다는 웃음을 지은 채 잔에 들린 와인을 가볍게 흔들며 말했다.“용국의 사람들은 참 재밌네요. 분명히 정빈 마스크팩의 제조법과 발매권이 목적이면서 굳이 비오 그룹을 괴롭히고 있네요. 용국 사람들의 말로 하면 이것은 상대를 방심하게 하고는 허를 찌른다는
단조로운 흰색 긴 치마는 권효정의 새하얀 피부와 몸의 아름다운 곡선을 그대로 드러냈다. 메인 자리에 앉아있던 백도현은 탐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다가 얼른 신사적인 웃음을 띠고 송해인의 옆에 있는 빈자리를 가리키며 말했다.“환영합니다. 두 분 여기 앉으시죠.”송해인은 고개를 들고 복잡한 표정으로 서강빈과 권효정을 보았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흥, 저 쓰레기 같은 연놈은 왜 온 거야!”곁에 있던 이세영이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욕했다. 그러나 도정윤은 감상하는 듯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몇 번 훑어보았다.“좋아요. 모두 도착하셨으니 오늘의 연회를 시작하죠.”백도현의 곁에 있던 중년 남자는 이렇게 말하며 백도현을 향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백도현은 살짝 목을 가다듬고는 일어나서 말했다.“여러분, 우선 저희 명성 그룹에서 진행하는 연회에 참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뷰티 업계에 계시는 분이라면 지금 업계 안에서 경쟁이 아주 치열하고 시장의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다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저희 모두의 이익 최대화를 위해 유일한 방법은 협력하는 것이지요.”여기까지 말한 백도현은 잠깐 멈췄다가 사람들의 얼굴을 훑어보며 생각에 잠긴 듯 말했다.“협력하고 생사를 함께 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 함께 한마음 한뜻으로 행동하는 것이지요. 물론 우리는 국내의 시장뿐만 아니라 해외로 향하고 세계로 향해야 합니다. 하여 저는 오늘 이국 비즈니스협회의 대표인 찰스 씨를 특별히 초청하였습니다. 모두 열혈한 박수로 맞이해주시길 바랍니다.”말이 끝나자 현장에는 우렁찬 박수가 쏟아졌다.이국은 유럽 대륙에서 지위가 아주 높았으므로 이국 시장을 개척한다는 것은 유럽 전체의 시장을 점령한다는 것과 비슷한 의미였다.하여 많은 사람은 명성 그룹의 영향력에 대해 감탄하였다. 이때, 찰스가 일어서서 신사적인 모습으로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 인사를 했다.“이 외에도 특별히 용천 광고 업계의 지휘자인 미래 미디어의 장 대표님, 그리고 전국에서 백 개가 넘는 뷰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