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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권효정은 알듯 말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노 거장에게 대뜸 말했다.

“이봐요, 어르신, 강빈 씨가 그러는데 당신 해답이 다 맞는 건 아니래요! 공씨 일가의 문제는 꽃병이 아니라고요.”

순간 장내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공씨 일가의 뭇사람들과 노형석까지 전부 경악한 눈길로 서강빈을 쳐다봤다.

그중에서도 노형석의 눈빛이 가장 불만스러웠다!

공명진이 선뜻 나서며 서강빈을 나무랐다.

“자식이!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끼어들어? 모르면 가만히 있어! 아는 척하지 말고. 나중에 망신당할라.”

노형석도 씩씩거렸다.

“무식한 놈! 네가 뭔데 날 틀렸다고 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주목받고 싶은 거라면 너 오늘 잘못 짚었어.”

공명진은 얼른 노형석을 위로했다.

“노 거장 말씀이 다 맞아요. 틀림없을 겁니다.”

서강빈이 담담하게 말했다.

“어르신, 저는 이분 말씀이 틀렸다고 한 적 없어요. 이 꽃병을 놓은 위치가 확실히 문제 되긴 해요. 하지만 다 맞는 건 아니에요. 공씨 일가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기 없다고요.”

노형석이 버럭 화냈다.

“이 자식! 어딜 감히 내 풍수 실력을 의심해! 아주 망언을 퍼붓네, 망할 놈! 내 해답이 다 맞는 게 아니라면 어디 한번 말해봐. 이 집안의 근본적인 문제가 대체 뭐야?”

서강빈은 정원의 네 귀퉁이에 놓인 바위를 가리키며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바로 저 네 바위 아래에 있어요.”

그는 앞으로 걸어갔고 노형석도 씩씩거리며 따라갔다.

공명진 일행도 초조해서 따라가며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고 싶었다.

“할아버지, 저 자식 어디서 찾아왔어요?”

공천호가 불만조로 쏘아붙였다.

공명진은 눈을 부릅뜨고 그에게 말했다.

“말 함부로 지껄이지 마. 서강빈 씨는 실력 있는 분이야.”

어젯밤에 천둥이 칠 거란 그의 한마디에 서강 거장이 식겁하여 운 것만 생각하면 공명진은 아직도 몸이 벌벌 떨렸다.

“실력은 개뿔! 그냥 사기꾼 같아요!”

공천호가 하찮은 듯이 비웃었다.

곧이어 뭇사람들이 정원에 모였다.

서강빈은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한참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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