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진이 웃으며 말했다.역시 나이가 들면 더 노련해진다더니.겉으론 서강빈에게 프로젝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지만 실제로는 그가 비오 그룹을 향한 태도를 캐내고 싶은 것이다.이혼하지 않고 서강빈과 비오 그룹의 관계까지 다 알았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하지만 이혼했다면 모든 게 달라진다.즉 결정권을 서강빈에게 넘긴 셈이다.서강빈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어르신, 제가 프로젝트 기획안 좀 볼 수 있을까요?”“물론이죠.”공명진이 웃으며 유상진에게 기획안을 건네라고 눈치 줬다.서강빈은 힐긋 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이 프로젝트는 전에 그가 제출한 미용 스파 제품에 관련된 연구개발 기획안이었다.서강빈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미용 스파에 관련된 알약도 만들었고 처방까지 남김없이 송해인에게 넘겼다.그런데 지금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척 핵심 처방을 싹 다 바꾼 것이다.서강빈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어르신, 이 프로젝트는 사실 제가 제출한 겁니다. 시장 전망은 아주 좋지만 이 안의 세부 내항은 제가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프로젝트는 애초에 제가 예상한 것과 완전히 어긋났다고 할 수 있죠. 공씨 일가에서 계속 협력할 수도 있지만 그때 가서 이 세부 내항을 알아내려면 어르신이 애를 좀 쓰셔야 할 겁니다.”공명진은 바로 알아듣고 유상진에게 말했다.“계속 진행하고 비용 송금해 드려. 다만 이 프로젝트를 쭉 눈여겨봐야 해. 모르는 점 있으면 서강빈 씨한테 많이 여쭤보고 비오 그룹에서 방안을 수정하도록 하게 해.”“네.”유상진이 웃으며 대답하곤 중당을 나섰다.이때 서강빈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작별을 고했다.공씨 저택 입구.송해인이 옆 정원에서 걸어오며 의아하고 막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공진 그룹의 프로젝트 담당자인 유 대표를 만난 적이 없다.하지만 오늘 드디어 3개월 밀렸던 비용이 입금됐다!바로 아까 이세영이 전화 와서 공진 그룹에서 회사 계좌로 백억을 보냈다고 했다!어떻게 된 거지?송해인이 나
서강빈이 뭐라 말하려 했지만 진기준이 덥석 말을 자르고 그의 멱살을 잡으며 쓴웃음을 날렸다.“서강빈, 내 말 똑똑히 들어. 해인의 프로젝트 비용은 내가 아빠한테 부탁해서 송금한 거야. 인제 와서 공 어르신과 아는 척 좀 해보려고? 왜? 어르신이 네 의견을 듣고 결정하시겠대? 네가 이렇게 대단한 걸 왜 난 예전엔 몰랐지?”비난, 야유, 쓴웃음까지 많은 표정이 진기준의 얼굴에 스쳤다.송해인도 예쁜 눈썹이 찡그려지고 그에게 불만을 토로했다.“강빈아, 일부러 내 시선 끌고 싶은 거면 그냥 포기해. 넌 진짜 아니야!”“이번 일은 모든 사람이 쟤가 도와줬다고 해도 되지만 넌 안 돼.”서강빈은 표정이 일그러졌다.“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믿는다는 거네?”“맞아.”그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공진 그룹과 협력한 이 프로젝트는 자금을 구하기 얼마나 힘든지 송해인은 잘 알고 있다.서강빈이 대체 뭔데 나서서 공 어르신께 말씀드렸다는 걸까?공 어르신은 정말 서강빈의 제안을 듣고 결정하신 걸까?이건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서강빈이 뭔데? 그녀가 3년간 뼛속까지 훤히 들여다본 서강빈이 대체 무슨 능력이 있냐고?!그냥 헛웃음만 새어 나올 뿐이었다.서강빈은 저 자신이 한심해 고개를 내저었다.“그럼 나도 아무 말 안 한 거로 할게. 다만 이 프로젝트는 내가 만든 거니까 진짜 미리 경고하는데 송 대표, 내 원래 계획은 비오 그룹에 무조건 이득을 줄 거야. 너에게 준 미용 스파 처방도 유일무이한 거야. 내 방법대로 진행한다면 이 프로젝트는 비오 그룹에 200억의 연간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어.”송해인은 안색이 돌변하고 버럭 화냈다.“그만해! 뭐가 네 프로젝트인데? 넌 이젠 비오 그룹 대표 아니야. 내가 바로 우리 그룹 대표라고!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든 처방을 뭘 쓰든 나만 결정권이 있어. 너 따위가 이래라저래라할 자격 없다고!”송해인은 몹시 화났다.서강빈은 대체 뭐라고 그녀가 시행하려는 모든 걸 부정하는 걸까? 그에게 자신은 그토록 볼품없는 여자일까?‘그럴
송해인은 통유리창 앞에 다가가 양손으로 가슴을 껴안고 싸늘한 눈길로 고층건물을 바라봤다.그녀는 이 순간 누구보다 단호하고 카리스마가 넘쳤다.‘서강빈! 내가 못 할 거라고? 똑똑히 지켜봐. 미용 스파는... 반드시 내 처방으로 진행해! 내 처방이 네 것보다 뒤처질 리 없어!’“네, 알겠습니다.”이세영은 어리둥절한 채 고개를 끄덕이고 사무실을 나섰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진기준에게 전화 걸어 여쭤보았다.“대표님, 어떻게 된 거죠? 밖에서 무슨 일 있었나요? 송 대표님이 돌아오시자마자 이상하게 변했어요. 미용 스파 프로젝트를 금오단에 버금가는 레벨로 올리시겠대요.”“알았어. 아까 길에서 서강빈 만났거든...”진기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해명했다.얘기를 다 들은 후 그녀도 알아채고 함께 웃었다.“인제 이해됐네요. 송 대표님은 지금 저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 싶은 거군요.”...한편 서강빈은 차에 앉아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권효정은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하고 운전에만 집중했다.이때 불쑥 서강빈이 입을 열었다.“아참, 효정 씨. 나 의약 회사 꾸리고 싶은데 아는 사람 있으면 좀 추진해 줄 수 있어요?”“회사를요?”권효정이 두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듯 되물었다.“갑자기 회사는 왜요? 그럼 가게는 어떡해요? 문 닫을 거예요?”“주 수업은 여전히 가게에 맡기고 부업으로 한번 놀아보고 싶어서요.”서강빈이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그때 가서 효정 씨 도움 빌려야 할 거예요. 나 대신 의약 회사 업무에 능숙한 사람들 몇 명 물색해 줘요.”이혼했으니 혼자 너무 대충 살면 안 된다.삶은 계속 바삐 돌아쳐야 충실하고 열정이 차 넘치니까.“알았어요, 나한테 맡겨요.”권효정이 웃으며 말하더니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송해인 씨랑 경쟁하려고 갑자기 회사 꾸리는 걸까?’서강빈의 의술과 재능으로 송해인을 뛰어넘는 건 식은 죽 먹기이다.마침 그녀도 송해인과 내기한 게 하나 있다.잠시 침묵한 후 권효정이 흥미진진하게 물었다.“강빈 씨, 방금 송해인 씨
권효정은 이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이 붉어지더니 수줍어했다.아니겠지...서강빈이 그녀의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짓다니, 설마 자신한테 관심이 있는 건가?권효정이 얼굴이 붉어진 채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 서강빈이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나중에 데리러 올게요. 전 먼저 가서 회사 일 처리 도와드릴게요.”권효정은 수줍은 표정으로 웃었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급히 차에 들어가 이곳을 떠났다.서강빈은 멀어져가는 차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그 시각 하도운이 달려와 서강빈의 어깨를 치고 턱을 치켜들며 물었다.“형, 저 예쁜 누나랑은 잘 지내요?”서강빈은 대답하기 귀찮아서 몸을 돌려 가게로 들어갔다.역시 전문직은 업무 효율이 높았다.반나절도 안 되는 사이에 벌써 일 처리가 끝났다.그 다음은 리모델링을 해야 했다.시공대의 말에 따르면 3일 안에 무조건 새로운 가게로 바꿔준다고 했다.서강빈도 인색하지 않고 담배 몇 갑과 물 몇 병을 사왔다.시공대 팀원들도 허허 웃으며 더 열심히 일을 했다.오후에 공진 그룹의 유상진이 찾아와 비오 그룹의 미용 스파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 디테일들을 토론했다.“유 대표님, 전 비오 그룹의 대표가 아니고 현 대표와도 이미 이혼했습니다. 전 더 이상 이 프로젝트에 간섭할 권리가 없습니다.”서강빈이 유상진에게 차를 따라주었고 유상진도 급히 일어나서 두 손으로 공손하게 차를 받으며 웃었다.“서강빈씨, 그럼 현재 이 프로젝트에 대해 주의할 점을 저한테 알려줄 수 있을가요?”서강빈은 자리에 앉아 유상진이 가져온 프로젝트 문서를 보며 담담하게 답했다.“프로젝트가 전체적으로는 괜찮은데 미용 스파의 원료가…”“제가 가지고 왔습니다. 비오 그룹 연구개발팀에서 방금 저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한번 보시죠.”유상진이 급히 휴대폰을 열어 원료를 보여주며 서강빈에게 건넸다.서강빈은 레시피 내용을 훑어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송해인은 정말로 그의 레시피를 완전히 바꾸
권효정이 웃으면서 턱을 치켜들며 득의양양한 자세를 취했다.서강빈은 살짝 어이가 없었다.이 상업 거리 88번지는 3년 전 송해인과 함께 가봤던 사무실이었다.그때 그곳의 위치, 주변 환경 그리고 옆에 있는 카페가 눈에 들어왔었다.하지만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두 사람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88번지 맞은편에 있는 작은 사무실 하나를 임대했다.이제 이 건물은 비오 그룹의 건물이 되었다.다시 말해, 권효정은 회사를 비오 그룹 맞은편에 연 것이다. 서강빈은 권효정을 두어 번 훑어 보고 물었다.“반대편이 비오 그룹인 거 모르는 건가요?”“네? 그래요? 저는 정말 몰랐어요. 그저 다른 사람이 추천해 줘서 임대한 거예요.”권효정도 깜짝 놀랐다.망했다.회사가 비오 그룹의 맞은편이라니.고의가 아니더라도 송해인이 어떻게 생각할까?무조건 서강빈이 그녀를 일부러 도발한다고 생각하겠지…“서 대표님, 죄송합니다. 저 정말 몰랐어요. 아니면 제가 지금 당장 자리를 바꿀게요. 송 대표님이 오해하시면 안 되니까요.”권효정은 중얼거리며 자책하듯 말했다.서강빈은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됐습니다. 그냥 그렇게 해요. 어차피 그 사람 때문에 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습니다.”서강빈은 권효정이 좋은 마음으로 이런 일을 한 것을 알고 있었다.서강빈이 화를 내지 않자 그제야 권효정도 안심했다.다행히 서강빈이 자신을 탓하지 않았다. 이렇게 권효정은 서강빈에게 더 빠지게 되었다. 이 남자는, 정말 다정하다.송해인은 어떻게 이런 남자와 이혼을 결심했는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하지만 송해인에게 감사해야 한다. 만약 두 사람이 이혼을 하지 않았다면 권효정은 이렇게 좋은 남자를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서강빈의 미래는 꼭 밝을 것이다....그 시각.비오 그룹,송해인이 사무실에서 서류를 처리하고 있는데 이세영이 황급히 문을 열고 들어왔다.“송 대표님, 상업 거리 88번지 사무실이요. 방금 누가 임대했다고 합니다.”그러자
송해인은 놀랐다.그녀는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창가에 서서 맞은편의 상업 거리 88번지 건물을 응시했다.그 건물은 3년 전 서강빈과 함께 가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지금 비오 그룹인 이 건물을 선택했다.3년간 발전해 온 비오 그룹은 이미 현재의 건물을 매수했다.지금은 지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연스레 맞은편의 건물을 선택했다.하지만 반년간의 교류 끝에도 갖지 못했던 건물을 오늘 이렇게 서강빈에게 점령당할 줄은 몰랐다. 임대료가 6억이라고?그것도 매달...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이 나오는 거지?송해인은 지금 매우 혼란스러웠다.이세영이 물었다.“송 대표님, 알아보셨어요? 누가 임대했대요?”“서강빈.”송해인은 크게 한숨을 쉬더니 쓸쓸한 눈빛으로 반대편의 건물을 바라보았다.”네? 서강빈이요? 그럴 리가요!”이세영도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그 건물은 그들이 반년 동안 노력했는데도 매수하지 못했다. 그런데 서강빈이 이렇게 빨리 매수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가 왜 갑자기 회사를 차리려고 하는 거지?“송 대표님, 뭔가 이상해요.”이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디가?”송해인은 고개도 안 돌리고 반대편 건물을 보며 물었다.이세영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대표님, 생각해 보세요. 서강빈이 왜 갑자기 지금 회사를 차렸을까요? 게다가, 하필이면 저희 비오 그룹 맞은편에... 대표님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하는 걸까요? 아니면...” 송해인은 듣자마자 눈썹을 찡그리며 시선을 돌려 이세영을 보고 말했다.“하고 싶은 말 있으면 그냥 해.”이세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대표님, 서강빈 그 나쁜 놈이 대표님이랑, 아니, 저희 비오 그룹이랑 경쟁하려고 이러는 거라고요!”송해인은 미간을 찡그리며 팔짱을 꼈다.얼마간 정적이 흐르더니 송해인이 고개를 저었다.“그건 아닐 거야.”“아니라고요? 대표님, 아니라면 왜 하필 저희 건물 맞은편에 회사를 차리려고 하는 건데요? 대표님도 아시다시피 88번
이세영은 차가운 눈빛을 하고 비웃는 듯이 말했다.“서강빈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 두 그룹 사이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확실하게 보여줘야죠. 만약 박여름 씨가 첫번째 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면 서강빈이 어떤 표정을 보일지 너무 궁금해요. 그때 가면 서강빈도 대표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할 거예요. 게다가 이번 오디션을 계기로 박여름 씨에 관한 홍보를 강화하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해요. 이번 대회는 전에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제작팀에서 직접 정성 들여 만든 거래요. 그때 되면 송주 당지 여러 채널과 온라인에서 선발대회를 라이브 방송 할거래요. 프로그램 리뷰가 좋으면 전국대회 이어서 라이브 방송을 할 가능성이 있대요. 그러면 한의학 대회 모든 경기가 플랫폼 전체에 24시간을 거쳐 전국적으로 생중계된단 말이죠. 만약 박여름 씨가 이번 기회에 이름을 널리 떨친다면 송주 시민들에게 우리 회사를 무료로 홍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요.”송해인이 눈살을 찌푸리고 고민하더니 이세영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알아서 안배해.”“네.”이세영은 활짝 웃으며 답하고는 들뜬 마음으로 사무실에서 나갔다.그리고 그녀는 비오. 그룹에서 심혈을 기울여가며 배양하려고 하는 박여름에게 문자를 보냈다.「박여름 씨, 구역 선발대회 첫번째 라운드에 참가하게끔 안배해 두었어요. 명심하세요. 꼭 재능을 잘 발휘해서 압도적인 승리를 취득해야 해요.」전화 건너편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뚜렷한 이목구비에 연한 메이크업을 하고 안경을 쓴 한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지금 제원당 한의원에게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다.그녀가 바로 비오 그룹에서 심혈을 기울여가며 배양하려는 한의학 천재 박여름이었다.그녀는 송주 한의학계에서 한의학 샛별이라고 불렸다.박여름은 확실히 아름다웠다. 쉽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지적 미를 지닌 도도한 매력을 갖춘 미인이었다.그러나 그녀는 환자를 대할 때만은 매우 세심하고 열정적이며 부
“너!”이세영은 멈칫하더니 눈동자가 흔들렸다.‘전에 진짜 이런 말 한 적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파티 현장에서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야.’“서강빈 씨! 진짜 너무 혐오스럽네요. 당신처럼 인색하고 소심한 남자는 처음입니다!”이세영은 혐오하는 눈길로 서강빈을 쳐다보며 그를 욕했다.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이 비서님은 지금 약속을 지키지 않으시겠다는 거죠?”“그만해, 서강빈. 너도 사람을 너무 몰아붙이지 마. 이 비서가 화난 김에 했던 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니야?”송해인이 나서서 팽팽해진 분위기를 깨뜨렸다.송해인의 비서인 이세영이 만약 진짜 옷을 다 벗고 크루즈에서 뛰어내린다면 이세영의 체면이 깎일 뿐만 아니라 송해인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과 같았다.서강빈은 헛웃음을 치더니 말했다.“내가 너무 몰아붙인다고? 송 대표님이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이 유별나네.”“너!”화가 난 송해인은 눈을 부릅뜨고 서강빈을 노려보는 동시에 그의 옆에 서 있는 기품 넘치는 권효정도 함께 째려보았다. 그녀는 콧방귀를 뀌고는 말했다.“됐어, 너랑 말하기도 이젠 귀찮아.”서강빈도 더는 이 일로 그녀와 다투기 싫었는지라 조용히 권효정 옆에 서서 입장 시간을 기다렸다.옆에서 보고 있던 진기준은 속으로 깨고소해 했다.송해인과 서강빈이 더 심하게 다툴수록 그는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그보다 서강빈, 회사 차린다면서?”이세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녀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면서 필요한 소식을 얻어내려고 했다.“네.”서강빈은 무덤덤하게 답했다.이세영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옆에 있는 송해인을 보았다. 송해인도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서강빈에게 물었다.“왜 갑자기 회사를 차리려는 거야?”송해인은 서강빈이 자신을 겨냥하려고 일부러 회사를 차리는 게 아닌지 알고 싶었다.서강빈은 살짝 웃어 보이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차리고 싶어서 차리는 거지. 왜? 회사 차리는 것도 네 동의를 받아야 해?”“서강빈, 말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