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인은 놀랐다.그녀는 전화를 끊고 한참 동안 창가에 서서 맞은편의 상업 거리 88번지 건물을 응시했다.그 건물은 3년 전 서강빈과 함께 가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임대료가 너무 비싸서 지금 비오 그룹인 이 건물을 선택했다.3년간 발전해 온 비오 그룹은 이미 현재의 건물을 매수했다.지금은 지사를 발전시키기 위해 자연스레 맞은편의 건물을 선택했다.하지만 반년간의 교류 끝에도 갖지 못했던 건물을 오늘 이렇게 서강빈에게 점령당할 줄은 몰랐다. 임대료가 6억이라고?그것도 매달...도대체 어디서 그렇게 많은 돈이 나오는 거지?송해인은 지금 매우 혼란스러웠다.이세영이 물었다.“송 대표님, 알아보셨어요? 누가 임대했대요?”“서강빈.”송해인은 크게 한숨을 쉬더니 쓸쓸한 눈빛으로 반대편의 건물을 바라보았다.”네? 서강빈이요? 그럴 리가요!”이세영도 의아한 기색이 가득했다.그 건물은 그들이 반년 동안 노력했는데도 매수하지 못했다. 그런데 서강빈이 이렇게 빨리 매수하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가 왜 갑자기 회사를 차리려고 하는 거지?“송 대표님, 뭔가 이상해요.”이세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어디가?”송해인은 고개도 안 돌리고 반대편 건물을 보며 물었다.이세영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대표님, 생각해 보세요. 서강빈이 왜 갑자기 지금 회사를 차렸을까요? 게다가, 하필이면 저희 비오 그룹 맞은편에... 대표님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하는 걸까요? 아니면...” 송해인은 듣자마자 눈썹을 찡그리며 시선을 돌려 이세영을 보고 말했다.“하고 싶은 말 있으면 그냥 해.”이세영은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대표님, 서강빈 그 나쁜 놈이 대표님이랑, 아니, 저희 비오 그룹이랑 경쟁하려고 이러는 거라고요!”송해인은 미간을 찡그리며 팔짱을 꼈다.얼마간 정적이 흐르더니 송해인이 고개를 저었다.“그건 아닐 거야.”“아니라고요? 대표님, 아니라면 왜 하필 저희 건물 맞은편에 회사를 차리려고 하는 건데요? 대표님도 아시다시피 88번
이세영은 차가운 눈빛을 하고 비웃는 듯이 말했다.“서강빈에게 본때를 보여주고 싶어요. 우리 두 그룹 사이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확실하게 보여줘야죠. 만약 박여름 씨가 첫번째 라운드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다면 서강빈이 어떤 표정을 보일지 너무 궁금해요. 그때 가면 서강빈도 대표님 앞에서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할 거예요. 게다가 이번 오디션을 계기로 박여름 씨에 관한 홍보를 강화하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될 게 분명해요. 이번 대회는 전에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제작팀에서 직접 정성 들여 만든 거래요. 그때 되면 송주 당지 여러 채널과 온라인에서 선발대회를 라이브 방송 할거래요. 프로그램 리뷰가 좋으면 전국대회 이어서 라이브 방송을 할 가능성이 있대요. 그러면 한의학 대회 모든 경기가 플랫폼 전체에 24시간을 거쳐 전국적으로 생중계된단 말이죠. 만약 박여름 씨가 이번 기회에 이름을 널리 떨친다면 송주 시민들에게 우리 회사를 무료로 홍보하는 것과 다름없다고요.”송해인이 눈살을 찌푸리고 고민하더니 이세영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되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알아서 안배해.”“네.”이세영은 활짝 웃으며 답하고는 들뜬 마음으로 사무실에서 나갔다.그리고 그녀는 비오. 그룹에서 심혈을 기울여가며 배양하려고 하는 박여름에게 문자를 보냈다.「박여름 씨, 구역 선발대회 첫번째 라운드에 참가하게끔 안배해 두었어요. 명심하세요. 꼭 재능을 잘 발휘해서 압도적인 승리를 취득해야 해요.」전화 건너편에는 하얀 가운을 입은 뚜렷한 이목구비에 연한 메이크업을 하고 안경을 쓴 한 여성이 서 있었다. 그녀는 지금 제원당 한의원에게 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다.그녀가 바로 비오 그룹에서 심혈을 기울여가며 배양하려는 한의학 천재 박여름이었다.그녀는 송주 한의학계에서 한의학 샛별이라고 불렸다.박여름은 확실히 아름다웠다. 쉽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지적 미를 지닌 도도한 매력을 갖춘 미인이었다.그러나 그녀는 환자를 대할 때만은 매우 세심하고 열정적이며 부
“너!”이세영은 멈칫하더니 눈동자가 흔들렸다.‘전에 진짜 이런 말 한 적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파티 현장에서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야.’“서강빈 씨! 진짜 너무 혐오스럽네요. 당신처럼 인색하고 소심한 남자는 처음입니다!”이세영은 혐오하는 눈길로 서강빈을 쳐다보며 그를 욕했다.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서 이 비서님은 지금 약속을 지키지 않으시겠다는 거죠?”“그만해, 서강빈. 너도 사람을 너무 몰아붙이지 마. 이 비서가 화난 김에 했던 말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거 아니야?”송해인이 나서서 팽팽해진 분위기를 깨뜨렸다.송해인의 비서인 이세영이 만약 진짜 옷을 다 벗고 크루즈에서 뛰어내린다면 이세영의 체면이 깎일 뿐만 아니라 송해인의 얼굴에 먹칠하는 것과 같았다.서강빈은 헛웃음을 치더니 말했다.“내가 너무 몰아붙인다고? 송 대표님이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능력이 유별나네.”“너!”화가 난 송해인은 눈을 부릅뜨고 서강빈을 노려보는 동시에 그의 옆에 서 있는 기품 넘치는 권효정도 함께 째려보았다. 그녀는 콧방귀를 뀌고는 말했다.“됐어, 너랑 말하기도 이젠 귀찮아.”서강빈도 더는 이 일로 그녀와 다투기 싫었는지라 조용히 권효정 옆에 서서 입장 시간을 기다렸다.옆에서 보고 있던 진기준은 속으로 깨고소해 했다.송해인과 서강빈이 더 심하게 다툴수록 그는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그보다 서강빈, 회사 차린다면서?”이세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녀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면서 필요한 소식을 얻어내려고 했다.“네.”서강빈은 무덤덤하게 답했다.이세영은 눈살을 찌푸리고는 옆에 있는 송해인을 보았다. 송해인도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서강빈에게 물었다.“왜 갑자기 회사를 차리려는 거야?”송해인은 서강빈이 자신을 겨냥하려고 일부러 회사를 차리는 게 아닌지 알고 싶었다.서강빈은 살짝 웃어 보이더니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차리고 싶어서 차리는 거지. 왜? 회사 차리는 것도 네 동의를 받아야 해?”“서강빈, 말 좀
서강빈은 권효정이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는 틈을 타 위스키 한 잔을 들고 갑판 위 구석진 곳에 있는 난간에 기대어 쓸쓸하게 혼자 호수 경치를 구경했다.수증기가 섞인 습한 호수 바람이 불어오면서 그의 마음을 파고들었다.순간 모든 고민이 다 사라진 것 같은 기묘한 기분이 들었다.또각또각.갑자기 뒤에서 하이힐 소리가 들려왔다.서강빈이 눈살을 살짝 찌푸리고 고개를 돌려보니 빨간 가슴 V라인 드레스를 입은 송해인이 피곤한 얼굴로 걸어왔다.너무 어두운 탓에 송해인은 서강빈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녀는 두 손으로 난간을 잡고 눈을 감은 채 얼굴을 젖히고는 호수 바람을 느꼈다.그 순간, 그녀의 머리카락이 호수 바람에 흩날리면서 그녀의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얼굴이 드러났다.‘너무 아름답네.’서강빈은 3년 전 송해인을 처음 만났을 때처럼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3년 사이에 그녀는 많이 변했다.하지만 또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서강빈은 고개를 돌리고 더는 그녀에게 관심을 주지 않고 술 한 모금을 마셨다.송해인은 갑자기 옆에 있는 서강빈을 발견했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는 고개를 돌려 그를 보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서강빈도 여기 있는 거야?’송해인은 서강빈이 회사를 차리는 데 대해 불만이 있었는지라 콧방귀를 뀌고는 고개를 돌려 호수 면을 바라보았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호숫물처럼 요동쳤다.5분 후, 송해인의 얼굴은 불만으로 가득했다.‘서강빈 이 자식은 왜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거야?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진짜 연을 끊고 살겠다는 거야? 나쁜 자식!’또 몇 분이 지났는데도 서강빈은 여전히 말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송해인이 먼저 어색한 분위기를 깨뜨리고자 말을 꺼냈다.“서강빈, 나한테 할 말 없어?”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송해인을 힐끗 보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 호수 면을 보면서 자신을 비웃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할 말이 뭐가 있겠어.”“나와 경쟁하려고 회사 차리는 거 아니야?”송해인은 불쾌한 표정을
서강빈은 그렇게 말하면서 무릎으로 진기준의 복부를 가격했다. 그러자 진기준은 배를 그러안고 바닥에 쓰러졌다.“그만, 그만 때려!”서강빈이 발을 드는 것을 본 진기준은 얼른 용서를 빌었다.“꺼져.”말을 마치자 진기준은 바로 기어서 일어나더니 도망갔다. 화가 부글부글 끓었지만 하는 수 없어서 그저 눈가만 문지르며 얘기했다.“서강빈, 너, 두고 보자.”얼마 지나지 않아 크루즈 일 층의 파티장. 송해인은 입구에 서서 진기준을 기다렸다. 진기준이 눈을 가리고 걸어오는 것을 본 송해인은 의아해하면서 물었다.“눈은 왜?”“서강빈, 그 자식이 때려서.”진기준이 분에 차서 얘기했다.송해인은 미간을 찌푸리고 퍼렇게 멍이 든 진기준의 눈을 보고 같이 화를 냈다.“서강빈, 정말 어떻게 이럴 수 있어?!”말을 마친 송해인은 얼른 직원을 찾아서 아이스팩을 가져와 진기준에게 주었다.“해인아, 넌 정말 좋은 사람이야. 고마워.”진기준은 아이스팩을 건네받고 환한 표정으로 웃었다.아까 맞은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적어도 송해인의 관심을 받았으니까.송해인은 살짝 굳어서 변명했다.“오해하지 마. 서강빈이 널 때린 게 내 탓일지도 모르니까 그래. 먼저 가자. 지금은 그 일이 더 중요해.”진기준은 헤헤 웃더니 얘기했다.“그래, 가자. 이 한의학 포럼 송주 지부 대표님은 내가 정말 어렵게 모셔 왔거든.”송해인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고 진기준과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두 사람은 휴게실에 오게 되었다.소파 위에는 흰 정장을 입은 남자가 있었는데 어림잡아 30대로 보였다. 금색 테의 안경을 쓴 남자는 꽤 점잖아 보였다.“소 대표님, 안녕하세요.”진기준은 달려가서 손을 내밀었다.소준섭은 시선을 들어 진기준이 오는 것을 보고 일어서지 않고 그대로 여유롭게 소파에 앉은 채 손을 들어 악수를 했다. 소준섭이 진기준을 얕잡아 본다는 뜻이었다.하지만 진기준은 난감해하지 않았다.한의학 포럼이 국내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소준섭은 야릇한 시선으로 송해인의 몸을 훑었다. 게다가 송해인의 새하얀 가슴께 피부와 기다란 다리를 봤을 때, 그의 시선은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다.그 시선은 송해인을 불편하게 만들었다.하지만 또 뭐라고 할 수 없었다.“송 대표, 우리도 바보가 아니니까 그냥 터놓고 얘기할게요. 아까 송 대표를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어요. 송 대표가 내 방에 와서 같이 술이나 몇 잔 마시면서 어떻게 할지 얘기해 보는 건 어떤가요?”소준섭은 가식은 집어치운 채, 음란한 시선으로 송해인을 쳐다보았다.다른 손으로는 바로 송해인의 다리를 만졌다.놀란 송해인은 바로 짝 소리와 함께 소준섭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서 차갑게 얘기했다.“소 대표님, 지금 무슨 말을 하고 계시는지는 알아요?”소준섭은 자신의 손을 뿌리친 송해인을 보는 시선이 바로 달라졌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왜요, 도움을 받기 싫은가 봐요? 송 대표도 나를 찾아온 걸 보면 한의학 포럼의 힘을 알 텐데요. 아까 말한 그 글이 계속 한의학 포럼에 남아있고, 또 누군가가 악의적으로 인터넷에 올려버린다면, 그때 가서 어떤 악영향이 미칠지, 송 대표는 이미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협박이다. 노골적인 협박이다.“소 대표님, 이게 무슨 뜻이죠? 지금 협박하는 겁니까?”송해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소준섭은 손을 젓더니 혼자서 술 한 모금 들이켜고 얘기했다.“협박까지는 아니고, 그저 이해관계에 대해 알려주려고 했을 뿐입니다. 게다가 우리는 그저 필요한 것만 주고받는 겁니다. 송 대표는 한의학 포럼에 있는 비오 그룹의 루머를 지우고 싶은 것이고 나는 그저 송 대표가 나랑 같이 술 한잔하고 같이 밤이나 보냈으면 하는 마음이죠. 어떻게, 생각할 시간을 좀 드릴까요? 송 대표?”송해인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몸을 일으킨 송해인이 화를 내며 얘기했다.“그럴 일은 절대 없어요!”말을 마친 송해인이 바로 가려고 했다.그 모습을 본 소준섭이 차갑게 웃으며 얘기했다.“송 대표, 잘
권효정은 살짝 의아했다. 서강빈이 이렇게 바로 송해인을 잘라낼 줄은 몰랐다.“강빈 씨, 정말 안 도와줘도 돼요? 송 대표님께 큰일 난 것 같던데요.”권효정이 다시 한번 넌지시 물었다.서강빈의 발걸음이 조금 느려졌다. 시선을 살짝 돌려보니 송해인은 이미 상대와 싸우고 있었다.그 보디가드들은 송해인의 앞길을 막고 있었다.그리고 흐트러진 모습의 소준섭이 달려가 송해인의 가느다란 손목을 잡아채고 악랄하게 소리쳤다.“젠장, 이 천한 년! 네가 도망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오늘 밤 내 시중을 제대로 들지 않으면 넌 이 크루즈를 벗어날 수 없어!”“손 놔요! 경고하는데, 계속 이렇게 나오면 경찰에 신고할 거예요!”송해인도 화가 나서 벗어나려고 애를 썼다.하지만 어떻게 해도 그녀는 남자를 힘으로 이길 수 없었기에 벗어날 수 없었다.“신고? 어디 한번 해봐!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나 본데, 여기는 크루즈야! 내가 지금 널 당장 침대에 눕혀도 다 모른다고!”소준섭은 낯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음란하게 웃었다.그 모습을 본 진기준이 황급하게 달려와 소리쳤다.“저기, 소 대표님! 제 체면을 봐서라도 일단 놔주세요. 여자가 필요한 거라면 제가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꼭 소 대표님이 만족할 수 있게 말입니다!”퍽.소준섭이 주먹을 진기준에게 뻗자 진기준은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소준섭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진기준, 내가 너를 봐줘서 진 대표라고 불러줬더니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저 자식을 잡아!”말이 끝나기 무섭게 한 보디가드가 나서서 진기준을 바닥에 눌러 제압했다.그런 상황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시선을 돌렸다.하지만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어차피 본인들과 상관없는 일이기 때문이다.게다가 지금 화가 난 남자는 한의학 포럼 송주 지사의 대표, 소준섭이다.그의 권세는 매우 높았다.특히는 여론을 잘 장악한 사람이었다. 소준섭은 각종 플랫폼의 책임자와 파파라치, 유령회사 등을 잘 알고 있었다.소준섭이 그 사람들을 이용한다면 한 사람을 한순간에
“내가 저 사람 전남편이다.”차갑게 대답하는 서강빈의 시선에는 차가운 살기가 엿보였다.소준섭의 심장이 순간 덜컹 내려앉았다. 눈앞의 서강빈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입가를 닦고 잔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네가 이 년의 전남편이라고? 좋네, 아주 좋아! 감히 날 건드리다니, 그대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서강빈은 미간을 좁히더니 물었다.“그래? 어디 한번 해봐.”서강빈은 온몸으로 차가운 기운을 내뿜고 있었는데 시선은 얼마나 날카로운지 사람을 벨 것만 같았다.소준섭은 화가 나서 소리쳤다.“X발, 너, 내가 누군지 알아? 감히 그딴 태도로 내게 얘기해?!”“네가 누군지 내가 알아야 하나? 지금 기회를 줄게. 무릎 꿇고 송해인한테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후과는 참담할 거야.”그 말에 현장의 사람들이 술렁였다.송해인도, 진기준도, 그리고 권효정까지도 놀란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그들은 서강빈이 이때 나서줄 줄은 몰랐다.송해인의 예쁜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 마음이 복잡해서 무슨 얘기를 해야 할지도 몰랐다.한편의 권효정은 괜스레 질투가 났다.서강빈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송해인이 있는 모양이다.진기준의 표정은 더욱 어두웠다.그는 한 보디가드에게 깔려 바닥에서 꼼짝 못 하고 있었다.멋있게 나선 서강빈에 비하면 진기준은 정말 못 봐줄 꼴이었다.‘젠장, 개자식 같은 놈! 영웅 놀이를 하겠다는 거지? 소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이따가 어떻게 죽는지나 지켜봐 줄게!’진기준은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내가 꿇고 사과를 하라고? 너, 미친 거 아니야? 내가 송주에서 어떤 권력과 실력을 갖춘 사람인지 모르는 거야?”소준섭이 음산하게 웃으며 얘기했다.“저 새끼도 쓰러뜨려! 무릎 꿇게 만들어! 감히 내 앞에서 허세를 부려? 나, 소준섭은 오늘 네 앞에서 바로 네 전처를 갖고 놀 거야!”소준섭이 소리치고 손을 흔들자 뒤에 있던 보디가드들이 바로 달려가 서강빈을 둘러쌌다.이 보디가드들은 모두 프로페셔널한 사람이었다. 몸집이 거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