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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단지 그가 풍수지리에 매우 능하단 이유로 명성이 자자하고 송주에서 지위도 꽤 높아 노 천사(天师)라는 칭호를 붙여줬다.

하지만 노형석은 워낙 겸손하다 보니 거장이라고만 부르게 할 뿐 천사라는 칭호를 감히 사용하지 못한다.

그런 분을 공천호가 모셔 오다니.

노 거장이 담담하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말씀 편히 하세요 어르신. 오늘 어르신 별장의 풍수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걸음 했습니다.”

노형석은 서강빈을 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으로 코웃음 치며 말했다.

“다만 그 전에 어르신께 드려야 할 말씀이 있는 것 같군요. 이런 새파랗게 어린 녀석은 쉽게 믿으시면 안 됩니다. 네 귀퉁이에서 귀신을 부르네, 온 집안이 죽느니 어쩌니 하는 건 들어본 적도 없으니 전부 근거 없는 헛소리예요!”

공명진은 흰 눈썹을 찌푸리고 중간에 낀 채 진퇴양난이었다.

“저기, 노 거장님, 서강빈 씨 실력은 제가 직접 지켜봐 왔어요. 돈이나 뜯어내는 사기꾼은 아닐 겁니다.”

공명진이 얼른 분위기를 완화하려 했다.

“어르신이 못 믿겠다면 이쯤에서 관두죠. 난 그저 미리 일깨워줬을 뿐입니다.”

노형석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서강빈은 그런 노형석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옆에 있던 권효정이 나지막이 그에게 속삭였다.

“강빈 씨, 저분은 노형석이라고 송주 현지에서 유명한 풍수지리 전문가예요. 전에 천주에 있을 때 한 번 뵈었는데 확실히 한 실력 해요.”

서강빈이 머리를 끄덕였다.

공명진은 한참 갈등하다가 결국 서강빈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저기, 강빈 씨, 그럼 우선 노 거장께 한 번 보이는 건 어때?”

서강빈은 아무렇지 않았다.

“다 돼요.”

공명진은 자신보다 지금 이 오랜 시간 유명세를 떨친 노 거장을 더 믿고 있었다.

서강빈은 이해한다는 듯이 더 따지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

“만약 일을 해결 못 하면 그때 다시 내가 손 볼게요.”

“웃겨 정말! 노 거장이 계시는데 너 따위 돌팔이가 필요할까?!”

공천호가 비아냥댔다.

할아버지는 분명 이 돌팔이에게 속아 넘어갔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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