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그가 풍수지리에 매우 능하단 이유로 명성이 자자하고 송주에서 지위도 꽤 높아 노 천사(天师)라는 칭호를 붙여줬다.하지만 노형석은 워낙 겸손하다 보니 거장이라고만 부르게 할 뿐 천사라는 칭호를 감히 사용하지 못한다.그런 분을 공천호가 모셔 오다니.노 거장이 담담하게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말씀 편히 하세요 어르신. 오늘 어르신 별장의 풍수 문제를 해결해 주려고 걸음 했습니다.”노형석은 서강빈을 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으로 코웃음 치며 말했다.“다만 그 전에 어르신께 드려야 할 말씀이 있는 것 같군요. 이런 새파랗게 어린 녀석은 쉽게 믿으시면 안 됩니다. 네 귀퉁이에서 귀신을 부르네, 온 집안이 죽느니 어쩌니 하는 건 들어본 적도 없으니 전부 근거 없는 헛소리예요!”공명진은 흰 눈썹을 찌푸리고 중간에 낀 채 진퇴양난이었다.“저기, 노 거장님, 서강빈 씨 실력은 제가 직접 지켜봐 왔어요. 돈이나 뜯어내는 사기꾼은 아닐 겁니다.”공명진이 얼른 분위기를 완화하려 했다.“어르신이 못 믿겠다면 이쯤에서 관두죠. 난 그저 미리 일깨워줬을 뿐입니다.”노형석이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서강빈은 그런 노형석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옆에 있던 권효정이 나지막이 그에게 속삭였다.“강빈 씨, 저분은 노형석이라고 송주 현지에서 유명한 풍수지리 전문가예요. 전에 천주에 있을 때 한 번 뵈었는데 확실히 한 실력 해요.”서강빈이 머리를 끄덕였다.공명진은 한참 갈등하다가 결국 서강빈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저기, 강빈 씨, 그럼 우선 노 거장께 한 번 보이는 건 어때?”서강빈은 아무렇지 않았다.“다 돼요.”공명진은 자신보다 지금 이 오랜 시간 유명세를 떨친 노 거장을 더 믿고 있었다.서강빈은 이해한다는 듯이 더 따지지 않고 담담하게 말했다.“만약 일을 해결 못 하면 그때 다시 내가 손 볼게요.”“웃겨 정말! 노 거장이 계시는데 너 따위 돌팔이가 필요할까?!”공천호가 비아냥댔다.할아버지는 분명 이 돌팔이에게 속아 넘어갔을 거라고 굳게 믿었다.
권효정은 알듯 말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노 거장에게 대뜸 말했다.“이봐요, 어르신, 강빈 씨가 그러는데 당신 해답이 다 맞는 건 아니래요! 공씨 일가의 문제는 꽃병이 아니라고요.”순간 장내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공씨 일가의 뭇사람들과 노형석까지 전부 경악한 눈길로 서강빈을 쳐다봤다.그중에서도 노형석의 눈빛이 가장 불만스러웠다!공명진이 선뜻 나서며 서강빈을 나무랐다.“자식이!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끼어들어? 모르면 가만히 있어! 아는 척하지 말고. 나중에 망신당할라.”노형석도 씩씩거렸다.“무식한 놈! 네가 뭔데 날 틀렸다고 하는 거야? 이런 식으로 주목받고 싶은 거라면 너 오늘 잘못 짚었어.”공명진은 얼른 노형석을 위로했다.“노 거장 말씀이 다 맞아요. 틀림없을 겁니다.”서강빈이 담담하게 말했다.“어르신, 저는 이분 말씀이 틀렸다고 한 적 없어요. 이 꽃병을 놓은 위치가 확실히 문제 되긴 해요. 하지만 다 맞는 건 아니에요. 공씨 일가의 근본적인 문제는 여기 없다고요.”노형석이 버럭 화냈다.“이 자식! 어딜 감히 내 풍수 실력을 의심해! 아주 망언을 퍼붓네, 망할 놈! 내 해답이 다 맞는 게 아니라면 어디 한번 말해봐. 이 집안의 근본적인 문제가 대체 뭐야?”서강빈은 정원의 네 귀퉁이에 놓인 바위를 가리키며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바로 저 네 바위 아래에 있어요.”그는 앞으로 걸어갔고 노형석도 씩씩거리며 따라갔다.공명진 일행도 초조해서 따라가며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알고 싶었다.“할아버지, 저 자식 어디서 찾아왔어요?”공천호가 불만조로 쏘아붙였다.공명진은 눈을 부릅뜨고 그에게 말했다.“말 함부로 지껄이지 마. 서강빈 씨는 실력 있는 분이야.”어젯밤에 천둥이 칠 거란 그의 한마디에 서강 거장이 식겁하여 운 것만 생각하면 공명진은 아직도 몸이 벌벌 떨렸다.“실력은 개뿔! 그냥 사기꾼 같아요!”공천호가 하찮은 듯이 비웃었다.곧이어 뭇사람들이 정원에 모였다.서강빈은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더니 한참 움직이지 않았다
몇몇 사용인이 숨을 헐떡였고 이마에는 땀이 가득 맺혔다.공명진은 아무 말 없이 옆에서 태연자약하게 서 있는 서강빈에게 물었다.“계속 파요, 강빈 씨?”“설마 진짜 이 녀석 말을 믿는 겁니까? 끝이 닿을 때까지 파도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요!”노형석이 불만을 토로했지만 서강빈은 이렇게 말했다.“계속 파요. 무슨 일 생기면 내가 책임집니다.”“뭐? 계속 파긴 개뿔! 너 우리가 우스워? 네 멋대로 갖고 노니 아주 신나나 봐?”공천호가 포효했다.공명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사용인에게 분부했다.“계속해.”“할아버지, 저 사기꾼 녀석 진짜 믿으시는 거예요?”공천호가 초조하게 물었다.공명진은 그를 째려보며 쏘아붙였다.“그 입 닥쳐! 한마디만 더 떠들면 3개월 감금이야!”노형석이 웃으며 말했다.“자식, 성깔 있네. 그래 정 그렇게 파고 싶다면 내가 끝까지 함께할게. 진짜 무언가를 파낸다면 내가 널 스승으로 모신다.”서강빈은 덤덤하게 웃을 뿐 아무 말도 없었다.곧이어 몇몇 사용인들이 계속 아래로 파기 시작했다.또 두 척 팠지만 아무것도 없었다.주위 사람들도 슬슬 짜증이 밀려왔다.공명진마저 서강빈의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했다.설마 어젯밤 그 일은 진짜 우연의 일치란 말인가?“할아버지, 내가 뭐랬어요. 아무것도 없을 거라고 했잖아요!”공천호가 쓴웃음을 지으며 서강빈을 빤히 쳐다봤다.“자식, 무릎 꿇고 머리 조아릴 준비나 해.”노형석도 비아냥댔다.“아직 할 말 남았어? 이놈아. 감히 내 실력을 의심하다니, 40년 동안 풍수지리에 전념하며 단 한 번도 오차를 낸 적이 없단 말이야!”서강빈은 아무 말도 안 했고 귓가에 떠들어대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는 날카롭게 깊게 파인 구덩이만 바라볼 뿐이었다.살기가 이젠 다 형성됐다!“쾅!”한 일꾼이 삽을 들이댔지만 뭔가 딱딱한 물건에 부딪혔다.“어, 어르신, 진짜 무언가가 있는 것 같습니다!”사용인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뭇사람들도 와르르 몰려들었고 곧이어 몇몇 사용인들이 빨간 천으로 묶은
헐...그는 아연실색하여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강빈 씨, 강빈님, 제발 저 좀 구해주세요. 우리 집안 좀 살려주세요...”뭇사람들도 횡설수설하며 서둘러 무릎 꿇고 외쳤다.“강빈님 우릴 구해주세요!”서강빈이 머뭇거리자 공명진은 얼른 옆에 서 있는 공천호를 질책했다.“망할 놈의 자식! 당장 강빈님께 무릎 안 꿇어?”강천호는 그제야 정신 차리고 허둥지둥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강빈 님, 제가 큰 인물을 못 알아봤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고 우리 가족 살려주세요. 난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요!”공천호는 놀라서 엉엉 울었다.뭇사람들이 무릎 꿇고 애원하자 서강빈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맞닥뜨린 일이니 당연히 도와야죠.”곧이어 그는 30분 동안 우선 부적으로 그 네 개 ‘진물’의 살기를 제거하고 사람을 시켜 모조리 불태웠다.그리고 또다시 정원을 십여 분간 돌아다니며 공씨 일가의 풍수를 다시 조절해 주었다.이 모든 걸 끝낸 후 공명진은 문득 몸이 개운해지고 늘 갑갑했던 느낌도 말끔히 사라졌다.그뿐만 아니라 공씨 일가의 다른 사람들도 전부 이런 느낌을 받았다.며칠 연속된 피로가 말끔히 가셨다.심지어 공씨 일가 정원에 휘몰아치던 음산한 바람도 말끔히 제거됐다.집안에서 공명진이 감개무량하여 서강빈에게 말했다.“강빈 씨가 저희 가문을 살려주셨어요. 앞으로 강빈 씨의 손이 되고 발이 되어 이 은혜에 반드시 보답하겠습니다!”그는 말을 마치고 은행 카드 한 장 꺼내 서강빈에게 넘겼다.“강빈 씨, 여기 200억이 들어있으니 어서 받아주세요.”서강빈은 망설임 없이 바로 주머니에 챙겼다.회사와 의원을 운영하려면 돈이 필요하니까.“일을 다 해결했으니 난 이만 가볼게요.”그가 말하고 이제 막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 저쪽에서 노형석이 덥석 다가오며 험상궂은 얼굴로 한참 머뭇거리다가 뜬금없이 두 손을 모았다.“정말 물건을 파내면 강빈 씨를 스승으로 모시겠다고 했죠!”그는 나이가 많은 것도 무릅쓰고 서강빈에게 무릎을 꿇었다.이
공명진이 웃으며 말했다.역시 나이가 들면 더 노련해진다더니.겉으론 서강빈에게 프로젝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묻지만 실제로는 그가 비오 그룹을 향한 태도를 캐내고 싶은 것이다.이혼하지 않고 서강빈과 비오 그룹의 관계까지 다 알았다면 손해를 보더라도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것이다.하지만 이혼했다면 모든 게 달라진다.즉 결정권을 서강빈에게 넘긴 셈이다.서강빈은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어르신, 제가 프로젝트 기획안 좀 볼 수 있을까요?”“물론이죠.”공명진이 웃으며 유상진에게 기획안을 건네라고 눈치 줬다.서강빈은 힐긋 보더니 인상을 찌푸렸다.이 프로젝트는 전에 그가 제출한 미용 스파 제품에 관련된 연구개발 기획안이었다.서강빈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미용 스파에 관련된 알약도 만들었고 처방까지 남김없이 송해인에게 넘겼다.그런데 지금 그녀는 대수롭지 않은 척 핵심 처방을 싹 다 바꾼 것이다.서강빈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어르신, 이 프로젝트는 사실 제가 제출한 겁니다. 시장 전망은 아주 좋지만 이 안의 세부 내항은 제가 관리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이 프로젝트는 애초에 제가 예상한 것과 완전히 어긋났다고 할 수 있죠. 공씨 일가에서 계속 협력할 수도 있지만 그때 가서 이 세부 내항을 알아내려면 어르신이 애를 좀 쓰셔야 할 겁니다.”공명진은 바로 알아듣고 유상진에게 말했다.“계속 진행하고 비용 송금해 드려. 다만 이 프로젝트를 쭉 눈여겨봐야 해. 모르는 점 있으면 서강빈 씨한테 많이 여쭤보고 비오 그룹에서 방안을 수정하도록 하게 해.”“네.”유상진이 웃으며 대답하곤 중당을 나섰다.이때 서강빈도 자리에서 일어나며 작별을 고했다.공씨 저택 입구.송해인이 옆 정원에서 걸어오며 의아하고 막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그녀는 공진 그룹의 프로젝트 담당자인 유 대표를 만난 적이 없다.하지만 오늘 드디어 3개월 밀렸던 비용이 입금됐다!바로 아까 이세영이 전화 와서 공진 그룹에서 회사 계좌로 백억을 보냈다고 했다!어떻게 된 거지?송해인이 나
서강빈이 뭐라 말하려 했지만 진기준이 덥석 말을 자르고 그의 멱살을 잡으며 쓴웃음을 날렸다.“서강빈, 내 말 똑똑히 들어. 해인의 프로젝트 비용은 내가 아빠한테 부탁해서 송금한 거야. 인제 와서 공 어르신과 아는 척 좀 해보려고? 왜? 어르신이 네 의견을 듣고 결정하시겠대? 네가 이렇게 대단한 걸 왜 난 예전엔 몰랐지?”비난, 야유, 쓴웃음까지 많은 표정이 진기준의 얼굴에 스쳤다.송해인도 예쁜 눈썹이 찡그려지고 그에게 불만을 토로했다.“강빈아, 일부러 내 시선 끌고 싶은 거면 그냥 포기해. 넌 진짜 아니야!”“이번 일은 모든 사람이 쟤가 도와줬다고 해도 되지만 넌 안 돼.”서강빈은 표정이 일그러졌다.“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믿는다는 거네?”“맞아.”그녀는 단호하게 대답했다.공진 그룹과 협력한 이 프로젝트는 자금을 구하기 얼마나 힘든지 송해인은 잘 알고 있다.서강빈이 대체 뭔데 나서서 공 어르신께 말씀드렸다는 걸까?공 어르신은 정말 서강빈의 제안을 듣고 결정하신 걸까?이건 가당치도 않은 일이다!서강빈이 뭔데? 그녀가 3년간 뼛속까지 훤히 들여다본 서강빈이 대체 무슨 능력이 있냐고?!그냥 헛웃음만 새어 나올 뿐이었다.서강빈은 저 자신이 한심해 고개를 내저었다.“그럼 나도 아무 말 안 한 거로 할게. 다만 이 프로젝트는 내가 만든 거니까 진짜 미리 경고하는데 송 대표, 내 원래 계획은 비오 그룹에 무조건 이득을 줄 거야. 너에게 준 미용 스파 처방도 유일무이한 거야. 내 방법대로 진행한다면 이 프로젝트는 비오 그룹에 200억의 연간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어.”송해인은 안색이 돌변하고 버럭 화냈다.“그만해! 뭐가 네 프로젝트인데? 넌 이젠 비오 그룹 대표 아니야. 내가 바로 우리 그룹 대표라고!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든 처방을 뭘 쓰든 나만 결정권이 있어. 너 따위가 이래라저래라할 자격 없다고!”송해인은 몹시 화났다.서강빈은 대체 뭐라고 그녀가 시행하려는 모든 걸 부정하는 걸까? 그에게 자신은 그토록 볼품없는 여자일까?‘그럴
송해인은 통유리창 앞에 다가가 양손으로 가슴을 껴안고 싸늘한 눈길로 고층건물을 바라봤다.그녀는 이 순간 누구보다 단호하고 카리스마가 넘쳤다.‘서강빈! 내가 못 할 거라고? 똑똑히 지켜봐. 미용 스파는... 반드시 내 처방으로 진행해! 내 처방이 네 것보다 뒤처질 리 없어!’“네, 알겠습니다.”이세영은 어리둥절한 채 고개를 끄덕이고 사무실을 나섰다.그녀는 잠시 고민하다가 진기준에게 전화 걸어 여쭤보았다.“대표님, 어떻게 된 거죠? 밖에서 무슨 일 있었나요? 송 대표님이 돌아오시자마자 이상하게 변했어요. 미용 스파 프로젝트를 금오단에 버금가는 레벨로 올리시겠대요.”“알았어. 아까 길에서 서강빈 만났거든...”진기준이 담담하게 웃으며 해명했다.얘기를 다 들은 후 그녀도 알아채고 함께 웃었다.“인제 이해됐네요. 송 대표님은 지금 저 자신을 증명해 보이고 싶은 거군요.”...한편 서강빈은 차에 앉아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권효정은 감히 그를 건드리지 못하고 운전에만 집중했다.이때 불쑥 서강빈이 입을 열었다.“아참, 효정 씨. 나 의약 회사 꾸리고 싶은데 아는 사람 있으면 좀 추진해 줄 수 있어요?”“회사를요?”권효정이 두 눈을 깜빡이며 의아한 듯 되물었다.“갑자기 회사는 왜요? 그럼 가게는 어떡해요? 문 닫을 거예요?”“주 수업은 여전히 가게에 맡기고 부업으로 한번 놀아보고 싶어서요.”서강빈이 담담한 미소를 지었다.“그때 가서 효정 씨 도움 빌려야 할 거예요. 나 대신 의약 회사 업무에 능숙한 사람들 몇 명 물색해 줘요.”이혼했으니 혼자 너무 대충 살면 안 된다.삶은 계속 바삐 돌아쳐야 충실하고 열정이 차 넘치니까.“알았어요, 나한테 맡겨요.”권효정이 웃으며 말하더니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송해인 씨랑 경쟁하려고 갑자기 회사 꾸리는 걸까?’서강빈의 의술과 재능으로 송해인을 뛰어넘는 건 식은 죽 먹기이다.마침 그녀도 송해인과 내기한 게 하나 있다.잠시 침묵한 후 권효정이 흥미진진하게 물었다.“강빈 씨, 방금 송해인 씨
권효정은 이 이름을 듣자마자 얼굴이 붉어지더니 수줍어했다.아니겠지...서강빈이 그녀의 이름을 따서 회사 이름을 짓다니, 설마 자신한테 관심이 있는 건가?권효정이 얼굴이 붉어진 채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고 서강빈이 눈썹을 찡그리며 물었다.“왜 그래요? 어디 아파요?”“네?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럼 나중에 데리러 올게요. 전 먼저 가서 회사 일 처리 도와드릴게요.”권효정은 수줍은 표정으로 웃었다.말을 마친 뒤 그녀는 급히 차에 들어가 이곳을 떠났다.서강빈은 멀어져가는 차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그 시각 하도운이 달려와 서강빈의 어깨를 치고 턱을 치켜들며 물었다.“형, 저 예쁜 누나랑은 잘 지내요?”서강빈은 대답하기 귀찮아서 몸을 돌려 가게로 들어갔다.역시 전문직은 업무 효율이 높았다.반나절도 안 되는 사이에 벌써 일 처리가 끝났다.그 다음은 리모델링을 해야 했다.시공대의 말에 따르면 3일 안에 무조건 새로운 가게로 바꿔준다고 했다.서강빈도 인색하지 않고 담배 몇 갑과 물 몇 병을 사왔다.시공대 팀원들도 허허 웃으며 더 열심히 일을 했다.오후에 공진 그룹의 유상진이 찾아와 비오 그룹의 미용 스파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 디테일들을 토론했다.“유 대표님, 전 비오 그룹의 대표가 아니고 현 대표와도 이미 이혼했습니다. 전 더 이상 이 프로젝트에 간섭할 권리가 없습니다.”서강빈이 유상진에게 차를 따라주었고 유상진도 급히 일어나서 두 손으로 공손하게 차를 받으며 웃었다.“서강빈씨, 그럼 현재 이 프로젝트에 대해 주의할 점을 저한테 알려줄 수 있을가요?”서강빈은 자리에 앉아 유상진이 가져온 프로젝트 문서를 보며 담담하게 답했다.“프로젝트가 전체적으로는 괜찮은데 미용 스파의 원료가…”“제가 가지고 왔습니다. 비오 그룹 연구개발팀에서 방금 저에게 가져다주었습니다. 한번 보시죠.”유상진이 급히 휴대폰을 열어 원료를 보여주며 서강빈에게 건넸다.서강빈은 레시피 내용을 훑어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송해인은 정말로 그의 레시피를 완전히 바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