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무슨 일입니까?”무성은 백도현의 표정이 어두운 것을 보고 걱정스레 물었다. 백도현은 한참 동안 망설이다가 고민이 있는 듯한 모습으로 말했다.“서강빈 이놈은 보통이 아니에요.”말을 마친 백도현은 진기준이 보고 알려준 것들을 그대로 다 얘기해주었다.“역시 이 자식은 얕잡아보면 안 될 듯하네요. 둘째 도련님이 이 자식에게 그렇게 당한 이유가 있었네요.”무성은 서늘한 얼굴로 말했다.“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닙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에 진웅이 서강빈한테 굴욕을 당한 일을 잘 활용할 수 있을 듯합니다.”어두운 쪽의 세력에 대항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그들이 서로 물고 뜯게 하는 것이다. 백도현의 눈도 순간 반짝이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서강빈한테 감사해야겠네요. 힘도 안 들이고 저희 편을 하나 만들었네요. 하하하... 여봐라, 진웅 어르신한테 연락을 넣어서 당장 여기로 나를 만나러 오라고 해.”“네!”경호원 한 명이 대답하고는 빠르게 방을 나섰다.“도련님, 서강빈을 난처하게 하고 스스로 무덤을 파게 할 수 있는 수가 하나 있습니다.”“그래요?”백도현은 흥미가 생겨 무성에게 가까이 가서 말했다.“무성 어르신, 할 얘기가 있으면 하세요. 저는 그대로 따르겠습니다.”무성은 백도현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하하하!”백도현은 그 말을 듣고 박장대소하면서 연신 칭찬했다.“무성 어르신, 역시 어르신께서 지혜롭고 좋은 수가 많으십니다. 서강빈은 이번에 벋어나기 어려울 것입니다. 좋아요. 건배하시죠. 서강빈이 얼른 죽고 저희가 하루빨리 송주를 손에 넣게 될 것을 미리 축하합시다.”...드림 레스토랑에서는 서강빈이 떠난 후 고정용 등 사람들도 잇따라 자리를 떴다. 차민 일행은 바로 실려서 병원으로 갔고 주치의는 그들의 위 X레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그들의 위 속에는 유리 조각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진웅과 그의 부하들은 마지막으로 드림 레스토랑을 떠났다. 진웅의 표정이 어두운 것을 보고 곁에 있던 부하 한 명이 웃는 얼굴로 말
진웅은 맞은편의 소파에 앉아서 백도현을 훑어보며 말했다.“도현 도련님, 궁금하네요. 왜 저를 도우려고 하는 것입니까?”백도현은 숨기지 않고 백서준의 일에 대해서 간단하게 얘기했다. 다만 백씨 가문에 불리한 내용에 대해서는 하나도 언급하지 않았다.“서강빈 그놈이 정말 겁이 없네요. 감히 천주에 가서 소란을 피우다니요.”진웅은 이렇게 말하면서 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백씨 가문의 세력으로 보아 어찌 서강빈을 쉽게 놓아줄 수 있겠는가?“그래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라 저희 백씨 가문에서 유리한 증거를 손에 넣지 못했어요. 그게 아니라면 서강빈이 어떻게 저렇게 당당하게 돌아다닐 수 있겠어요? 하지만 이런 것들은 중요한 게 아니에요. 중요한 건 저희가 앞으로 어떻게 손을 잡을 건지에 관한 얘기에요.”백도현의 이 말은 진웅이 마음속으로 품고 있던 의혹이 다 사라지게 했다.“도현 도련님, 일부 사실에 대해서 아직 모르실까 봐 염려됩니다. 서강빈 그놈은 인맥이 아주 대단합니다. 성회에서 제일 유명한 도장조차도 그놈에게 충성하고 있어요. 도현 도련님께서 저를 생각해주시는 마음은 고맙지만...”진웅은 웃으며 말했다.“도현 도련님을 실망하게 할까 봐 걱정됩니다. 제 능력으로는 서강빈에게 시비를 건다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방금 목숨을 건지고 온 마당에 진웅이 아무리 서강빈을 증오한다고 해도 주제 파악은 잘하고 있었다. 자신의 부하가 서강빈을 건드린 것뿐인데 자신은 이마가 찢어지고 상처가 났다. 거기다가 차민 일행이 당한 일도 똑바로 보았기에 충분한 승산이 없이 진웅은 절대 서강빈을 건드리지 못한다.백도현의 얼굴에 있던 웃음이 살짝 굳어졌다. 누가 수십 년 건달 생활을 한 고인물이 아니랄까 봐 잘 걸려들지 않았다.“진웅 어르신,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 경호원을 보내서 어르신의 안전을 보장해드릴 수 있습니다.”백도현이 부하들을 불렀다.“여봐라!”백도현의 말에 무술 복장을 하고 사나운 분위기를 풍기는 두 명의 중년 남자
“송 대표님, 큰일 났습니다!”송해인이 마침 연회에 참여할 자료를 준비하고 있을 때 이세영이 허겁지겁 달려 들어왔다.“무슨 일이야?”송해인은 이세영의 창백한 얼굴을 보고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금오단... 금오단을 먹고 사람이 죽었습니다!”‘뭐라고?’턱 하는 소리와 함께 깜짝 놀란 송해인의 손에서 사인펜이 떨어졌다. 금오단을 먹고 어떻게 사람이 죽을 수 있단 말인가?더욱이 요즘 비오 그룹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도정윤이 업그레이드한 금오단이였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송해인은 벌떡 일어서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비오 그룹은 의약 회사였고 금오단은 비오 그룹이 지난 몇 년간 온 힘을 다 쏟아서 만들어낸 제품이었다. 절대 조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었다.금오단을 먹고 사람이 죽었다는 소식이 퍼지기 시작하면 비오 그룹의 명예는 반드시 실추될 것이다. 거기다가 이틀 후면 연회가 개막하는 날인데 하필 이 시점에서 사고가 생기다니, 비오 그룹에게 이는 치명타가 아닐 수 없다. 이세영은 컵을 들고 물을 몇 모금 마시고 나서 최대한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오후 R 대학병원에서 생명이 위태로운 응급환자를 한 명 받았어요. 환자의 가족들이 말하길 저희가 생산한 금오단을 먹고 나서 갑자기 병이 발작했다고 합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각 장기가 이미 망가지기 시작했답니다. 지금 여러 신문사와 송주 방송국의 기자들이 거기로 가고 있어요. 이 일에 대해서 반드시 빨리 처리해야 합니다. 이 일이 보도되는 것을 막아야 해요. 아니면 우리 회사는 명예가 모두 실추될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털썩 의자에 주저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더니 뭔가 생각 난 듯 다급하게 일어서며 물었다.“방금 환자의 장기가 망가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그 말은 환자가 아직 응급처치를 받고 있다는 말이야? 그런데 왜 죽었다고 말하는 거야?”이세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아까 사람을 보내서 알아봤는데 병원에서는 이미 위독하다는 진단을 내렸다고 해요. 그리고 환
이는 손인수가 제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구체적인 상황은 저도 잘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신의님의 의술로 이 환자를 반드시 살릴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 환자가 무사할 수만 있다면 우리 회사에서는 20억의 진료비를 지급하겠습니다.”송해인은 주먹을 꼭 쥐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 물론 20억은 적은 액수가 아니었지만 비오 그룹의 명성을 놓고 말하면 기꺼이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금오단의 명성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40억이라도 송해인은 망설임 없이 내놓을 것이다.“송 대표님, 사실 저를 찾으시는 게 최선의 선택은 아닙니다. 제 실력은 서강빈 씨와 비교할 때 발밑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왜 서강빈 씨한테 도와달라고 하지 않으십니까?”손인수도 자기만의 염려가 있었다. 아무래도 금오단의 처방은 원래 서강빈의 것이기에 어떤 환자이고 어떻게 치료할지는 서강빈이 제일 잘 알 것이다.그리고 서강빈이 송해인과 이혼을 했다고 해도 송해인에 대한 서강빈의 마음이 아직 남아있는 건 명백한 사실이었다. 손인수도 이 기회를 빌려 두 사람이 재결합하기를 바랐다.“손 신의, 저랑 서강빈은... 이번 일은 서강빈에게 부탁하기 어렵습니다. 신의님께서...”송해인은 난감한 듯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좋습니다. 송 대표님이 이렇게까지 부탁하시는데 저도 거절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환자를 치료하고 사람을 구하는 게 의사의 천직 아니겠습니까, 진료비 20억은 사양하겠습니다.”말을 마친 손인수는 전화를 끊었다. 송해인은 전화를 끊고 나서 얼른 환자의 방 번호와 이름을 메시지로 손인수에게 보내주었다.한편, 도정윤도 허겁지겁 송해인의 사무실로 달려왔다.“해인아, 우리 당장 병원으로 가자. 환자의 가족들이 회사로 와서 소란을 피우게 하면 안 돼.”도정윤은 송해인을 끌고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문 앞까지 왔을 때 송해인 일행은 현수막을 들고 있는 사람들에게 막혔다. “저 사람이야! 저 사람이 바로 비오 그룹의 사장이야. 저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아!”제일 앞에 서 있던 건장
이들이 싸우는 소리에 오가는 행인들도 구경하기 시작했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보이자 송해인은 얼른 웃는 얼굴로 말했다.“선생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반드시 환자를 끝까지 책임질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미 송주에서 제일 유명한 손 신의를 모셔서 아버님의 병을 치료하도록 했습니다. 저희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훈은 송해인의 뺨을 내리쳤다.송해인은 비틀거리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고 뒤에서 이세영이 받쳐주는 덕분에 넘어지지 않았다. 얼굴에 선명하게 남은 자국을 만지면서 송해인의 눈동자에는 물기가 서렸고 몇 번 심호흡해서야 겨우 눈물을 참았다.“왜 사람을 때려요!”도정윤은 송해인이 맞는 것을 보고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고 이훈을 거칠게 밀어내고는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아직 환자는 살릴 가능성이 있다는 건 더 말할 것도 없고 설사 정말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당신이 함부로 사람을 때릴 수 있는 핑계가 되지는 않아요! 경고하는데 방금 당신이 뺨을 때린 그 행동만으로 우리는 당신을 상해죄로 고소할 수 있어요! 그리고 우리 송 대표님은 책임을 회피하려는 생각이 전혀 없어요.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환자를 빨리 살리는 거잖아요. 당신이 계속 이렇게 소란을 피운다면 저는 당신이 일부러 공갈을 목적으로 이런 행동을 한다고 의심할 거예요.”도정윤의 말에 이훈의 표정은 여러 번 변하였고 그를 따라온 친우들도 할 말이 없었다. 곁에서 보고 있던 구경꾼들도 맞장구를 쳤다.“말에 일리가 있어. 사람을 살리는 게 제일 중요하지. 환자가 죽든 살든 상관하지 않고 배상금을 요구하는 데만 신경을 쓰면 안 되는 거잖아.”“맞아. 돈에 정신이 팔려 아버지를 버리는 게 어디 있어!”구경꾼들도 모두 도정윤의 편을 들어서 얘기하는 것을 보고 이훈도 제 발이 저려서 말했다.“좋아. 지금 당장 병원으로 가. 만약 우리 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당신들 절대 가만 안 둬!”이 말을 남기고 이훈은 친우들을 데리고 병원을 향해 갔다.“그만 돌
“어? 비오 그룹의 송 대표 아니야?”눈썰미가 좋은 기자 한 명이 단번에 송해인을 알아봤다.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주위에 있던 기사들은 말벌처럼 달려와 기다란 마이크를 송해인에게 내밀었다.“송 대표님, 이 노인은 대표님 회사에서 생산한 금오단을 먹고 위독해졌다고 하는데 대표님께서는 이에 대해 할 얘기가 없으십니까?”“송 대표님, 비오 그룹의 신제품 발표회에서 금오단이 만병을 통치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그렇다면 중환자실에 있는 위독한 환자는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송 대표님, 금오단은 이미 심각한 의료사고를 일으켰습니다. 비오 그룹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판매하실 겁니까?”기자들의 질문은 점점 더 예리하고 야박해서 송해인은 한순간에 뭐라고 대답할 수가 없었다. “정말 죄송합니다. 송 대표님은 환자를 살피러 오신 겁니다. 저희 비오 그룹에서는 잠시 대외적으로 그 어떤 해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모두 비켜주십시오!”이세영은 앞에 막아선 기자들을 밀어냈고 도정윤과 송해인은 이 기회를 타 빠르게 병실로 들어갔다. 침대에 누워있는 노인을 본 순간 송해인의 마음은 한 번 더 철렁 내려앉았다.노인은 지금 얼굴이 검게 변하고 눈이 깊게 패였으며 꼭 다물고 있는 입술은 새파랗게 질렸고 갈라져 있었다. 중독에 의한 증세라는 것은 단번에 보아낼 수 있었다.이윽고 송해인은 시선을 돌려 손인수가 병원장 등 사람들과 함께 노인의 맥을 짚고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깊은숨을 내쉬었다. 손 신의의 의술과 인터넷에 있는 침술로 치료를 한다면 거의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손 신의, 환자의 상태는 어때요?”송해인은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 손인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환자는 알레르기성 체질입니다. 약을 먹은 뒤 요구에 따라 침을 놓지도 않았기에 이미 심장까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유효한 치료를 계속 받지 못한다며 아마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것입니다.”송해인은 깜짝 놀라서 말했다.“손 신의, 그럼 지금 인터넷에 있는 침술로 환자를 살릴 수 있
송해인도 이를 보고 놀라서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고 다급하게 다가가서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손 신의, 어떻게 됐어요?”손인수는 굳은 표정으로 작게 귓속말을 했다.“빨리, 빨리 서강빈 씨를 찾아가십시오. 아니면 환자는... 오늘 밤 반드시 죽을 것입니다. 저는 최대한 환자의 가족들에게 시간을 끌 수 있을 뿐입니다. 만약 서강빈 씨를 모셔오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여기까지 말하고 손인수는 더 말을 하지 못했다. 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한참 멍하니 서 있다가 서둘러 뒤돌아 밖으로 나갔다. 도정윤과 이세영은 송해인이 다급하게 떠나가 덩달아 빠르게 따라갔다.차에 올라타서 도정윤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 물었다.“해인아, 왜 그래? 손 신의께서...”“손 신의가 우리더러 서강빈을 찾아가라고 해. 그리고 환자가 오늘 밤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대.”말하면서 송해인은 핸들에 손을 올리고는 핸들을 힘껏 쥐었다 놨다.“뭐라고요? 서강빈 그 쓰레기를 찾아가서 뭐해요? 손 신의가 장난하는 거 아니에요?”이세영은 미간을 찌푸리고 반박했다. 그녀가 보기에는 손 신의조차 살리지 못하는 사람인데 서강빈을 불러와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서강빈이 한의학 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건 권씨 가문의 덕을 본 것뿐이었다. 지금까지도 이세영은 서강빈이 진짜 의술을 할 줄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도정윤은 미간을 찌푸리고 냉정하게 분석했다.“아니야, 내 생각에 손 신의가 우리더러 서강빈을 찾아가라고 한 이유가 이 처방은 서강빈이 제공한 것이기 때문이야. 어쩌면 서강빈한테 해결 방법이 있을 수도 있어! 하지만 나는 방법이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봐.”송해인은 의아하게 도정윤을 보며 말했다.“정윤아, 그게 무슨 뜻이야?”도정윤은 우습게 여기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해인아, 잘 생각해봐. 서강빈이 어떤 사람이야? 그놈이 어디서 금오단을 갖고 왔겠어? 솔직히 금오단의 처방은 실제로 정말 좋아서 만병통치까지는 아니더라도 거의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어. 하지만 그건 한
송해인은 도정윤의 말에 어리둥절해져서 이해할 수 없다는 말투로 말했다.“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왜 아직도 몰라. 만약 금오단을 먹고 사람이 죽으면 비오 그룹의 명성은 반드시 실추될 거야. 비오 그룹이 파산하기만 한다면 너도 서강빈을 따라가서 함께 거지 같은 생활을 할 수밖에 없잖아?”이세영은 도정윤의 분석을 듣고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말했다.“그래서 그날 내가 그 녀석한테 약 처방을 달라고 할 때 그렇게 통쾌하게 줬던 거네요! 보아하니 서강빈은 처음부터 대표님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했네요. 송 대표님, 이런 남자는 정말 역겨워요!”송해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금 평온한 그녀의 겉모습과 달리 마음속은 이미 뒤죽박죽이었다.‘서강빈, 설마 정말 정윤의 말처럼 처음부터 이런 계획이 있었던 거야? 아니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절대 다른 사람들의 말을 믿지 않아. 네가 나한테 합리적인 해명만 해준다면 전에 네가 어떤 일을 했어도 다 용서해줄 수 있어! 나는 그저 네가 그런 사람이 아니길 바라는 것뿐이야.’생각하면 할수록 송해인은 더 심란해졌고 더욱더 서강빈의 입에서 자신이 원하는 답을 듣고 싶었다. 서강빈이 자신을 속이는 것이라 해도 송해인은 망설임 없이 그를 믿는 선택을 할 것이다.한편, 권효정과 서강빈은 방금 로맨틱한 저녁 식사를 하고 만물상점으로 돌아갔다. 염지아는 가게를 청소하고 있었는데 서강빈과 권효정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얼른 다가가서 인사를 건넸다.“주인님, 안주인님, 돌아오셨습니까.”서강빈은 흠칫하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안주인은 무슨, 함부로 부르지 마. 효정 씨라고 불러.”권효정은 생글생글 웃으며 기분이 좋아서 말했다.“저는 사리 분별이 빠르다고 생각하는데요. 어차피 강빈 씨는 언젠가 제 사람이 될 텐데 조금 빠르고 늦고는 상관없어요.”“무슨 얘기를 하는 거예요, 누가 당신 사람이라는 말이에요?”서강빈은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며 유혹이 넘치는 권효정의 눈빛을 피했다.바로 이때, 문밖에서 다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