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진웅 어르신 밑에 있는 1등 타자 용표도 차민이 친분이 있는 건달 중 한 명이었다. 차민의 생각에 용표가 보호해주는 이상 보잘것없는 서강빈을 괴롭히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다. 이 기회를 잡아 용천 백씨 가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가업을 이어받을 기회도 생길 수 있는 것이다.생각하면 할수록 더 흥분된 차민은 얼른 종업원 한 명을 불러와서 귓가에 몇 마디 얘기하고는 매니저 사무실로 달려가서 용표에게 전화를 걸었다.서강빈과 권효정은 지금 메뉴판을 보면서 주문을 하고 있었던 터라 차민의 행동을 눈치채지 못하였다. 권효정은 메뉴판을 들고 요리를 가득 주문했다.“이 정도면 될 것 같아요. 아 맞다, 그리고 와인 한 병 주세요. 최고급으로요.”말하며 권효정은 메뉴판을 종업원에게 건넸고 서강빈을 향해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너무 많이 주문한 거 아니에요? 우리 둘이서 어떻게 다 먹어요?”서강빈은 난감하듯 웃음을 지었다. 권효정은 스테이크만 해도 서로 다른 스타일로 3개를 주문했는데 서강빈은 이해할 수 없었다.“뭐 어때요. 강빈 씨가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모르는 걸 어떡해요. 종업원이 보는 앞에서 당신한테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권효정은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이때, 권효정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자신이 관리하는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인 것을 확인한 권효정은 다급하게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전화를 받고 올게요. 잠깐이면 돼요.”말을 마친 권효정은 빠르게 문 쪽으로 다가가 상대에게 간단하게 몇 마디 당부했다. 그러고 나서 뒤돌려고 할 때 쟁반을 들고 있는 종업원 한 명이 권효정을 향해 덮쳐왔다. 권효정이 피하기도 전에 상대방은 권효정의 몸에 부딪혔고 쟁반에 들렸던 주스가 권효정의 몸에 다 쏟아진 것도 모자라 쟁반도 날아갔고 유리잔은 모두 깨져버렸다.권효정은 깜짝 놀랐지만 그래도 최대한 예의를 갖추고 종업원에게 사과했다.“정말 미안해요. 내가...”“눈멀었어요?”권효정이 말을 끝내기도 전에 그 종업
권효정은 호구가 아니다. 먼저 사과를 하는 건 예의를 차려서 그런 것이고 오랜만에 서강빈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됐는데 방해를 받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거지 그녀를 함부로 괴롭혀도 된다는 의미가 아니었다.“4000만 원이요!”종업원은 두 손을 팔짱 끼고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왜요? 설마 배상하지 못하겠다는 건 아니죠? 분명히 말하는데, 돈이 있든 없든 이 금액을 반드시 배상해야 해요!”서강빈은 문 앞에서 나는 소란스러운 소리에 고개를 돌렸는데 종업원 하나가 권효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을 보고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효정 씨, 무슨 일이에요?”서강빈이 다가가서 물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방금 이 종업원이 나한테 부딪혀놓고 지금 나한테 컵을 배상하라고 하고 있어요.”권효정은 미간을 찌푸리고 딱딱한 말투로 말했다.“내가 부딪힌 거 아니잖아요. 분명 당신이 제대로 보지 않고 나한테 부딪혀서 컵을 깨뜨려놓고 지금 나한테 책임을 미루려고 그러는 거예요?”종업원은 행패를 부리면서 권효정에게 손가락질하며 소리쳤다.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가게에 CCTV가 있을 거 아니에요? 그걸 보면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잖아요.”CCTV를 보자는 서강빈의 말에 종업원의 낯빛이 순식간에 변했고 눈빛이 흔들렸다.“왜요, 두려워요?”서강빈의 눈빛이 굳어지며 낮은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 종업원은 침을 꿀꺽 삼키더니 애써 침착한 척하며 말했다.“누가... 누가 두렵대요? 당신들이 먼저 사람을 부딪쳐서는 지금 오리발을 내미는 거잖아요! 분명히 말하는데, 이 가게는 용표 형님의 보호를 받는 가게예요! 당신들이 여기서 행패를 부리면 용표 형님이 절대 당신들을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그래요? 용표 형님이요? 그럼 말해봐요.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데요?”종업원은 서강빈이 이렇게 말하자 자신의 말에 서강빈이 겁을 먹은 줄 알고 차갑게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당신이 얼마나 대단한 줄 알았더니만, 결국 순순히 돈을 배상해
뺨을 때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매니저뿐만 아니라 종업원도 깜짝 놀랐다. 곁에서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도 숨을 죽였다.방금 종업원이 한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드림 레스토랑의 사장은 실제로 용표와 가까운 사이였다. 용표, 그는 누구인가? 진웅 어르신의 부하 중 제일 에이스인 타자였다. 드림 레스토랑에서 소란을 피우다니, 서강빈의 배짱이 보통이 아니다.“네가 겁을 상실했구나! 감히 우리 매니저를 때리다니, 오늘 네 손이 부러지지 않는 이상 드림 레스토랑을 무사히 나갈 생각 하지 마!”종업원이 서강빈을 향해 화를 내면서 바닥에 넘어진 매니저를 부축했다.“참나, 너 이 자식이 큰 사고를 쳤어. 이 레스토랑은 아무나 함부로 소란을 피울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며칠 전에 여기 보르쉬 수프가 맛이 별로라고 한 사람은 다리 하나를 잃었어!”“얼른 사과하고 끝내는 게 좋아.”곁에 있던 마흔 살이 넘어 보이는 아저씨 한 명이 작은 목소리로 다급하게 설득했다.서강빈은 이 말을 듣고 차갑게 웃었다. 드림 레스토랑에서 고객을 괴롭힌 일이 없더라면 그는 이들을 상대하기 귀찮아서 이쯤에서 그만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서강빈은 정말 화가 났다.오늘의 일은 좋게 마무리를 할 수 없는 게 뻔하다면 계속해서 참아줄 필요가 없다.맞아서 이빨이 몇 개 부러진 매니저는 입안에 고인 피를 뱉어내고 서강빈에게 손가락질하면서 말했다.“야 이 자식아, 네가 감히 나를 쳐? 내가 오늘 네 두 다리를 부러뜨리고 말 거야! 이따가 용표 형님이 도착했어도 네가 이렇게 날뛸 수 있을지 똑똑히 보겠어!”서강빈은 이 말을 듣고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좋아. 여기서 기다릴게. 용표라는 사람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지 나도 한번 봐야겠어.”말을 마친 서강빈은 권효정의 손을 끌고 자리로 돌아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몸집이 크고 검은 비단옷을 입은 건장한 남자가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든 부하들에 둘러싸여 드림 레스토랑으로 들어왔다.종업원은 차가운 웃음을 띠고 서강빈을 보았는데 그녀는 서강빈이 무릎을
거리 맞은편 카페에 앉아있는 진기준은 지금 유리창을 통해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서강빈 이 멍청한 놈, 네가 아무리 황규성과 친분이 있다고 해도 어찌할 건데, 진웅은 황규성과 같은 레벨인데. 오늘 용표가 너를 건드리지 못한다고 해도 너는 이제 진웅의 패거리와 악연을 맺게 된 거야.”지난번에 직접 서강빈의 실력을 보게 된 후로부터 진기준은 서강빈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생겨서 서강빈과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게 되었다. 하지만 뒤에서 이렇게 꼼수를 부리는 건 할 수 있었다. 이번 일에서 차민과 용표가 크게 손해를 볼 걸 알아도 어떠한가? 서강빈과 진웅이 악연을 맺게 된다면 차민이 자신을 원망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진웅 어르신? 그렇게 대단해?”서강빈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진웅에 대해 서강빈은 황규성한테서 들은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 보잘것없는 사람은 아직 서강빈의 시선을 끌기에 부족했다.이때 곁에 있던 권효정의 얼굴에는 걱정스러운 기색이 비쳤다. 진웅 어르신에 대해서 그녀도 알고 있었는데 송주 일대에서 황규성과 나란히 언급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다. 그리고 이 사람은 아주 지독했는데 잘못 건드리면 서강빈에게는 벗어날 수 없는 악연으로 남는 것이었다.이렇게 생각한 권효정은 서강빈의 귓가에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강빈 씨, 진웅 어르신이라는 사람이 정말 지독하다고 해요. 아니면 우리... 그냥 4000만 주고 끝내요. 앞으로 이들이 강빈 씨를 찾아서 괴롭히는 일이 없게 하자고요.”권효정은 서강빈의 실력을 믿지 않는 게 아니다. 자신을 백씨 가문에서 구해올 수 있는 남자라면 이 건달들쯤이야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송해인과 3개월이라는 시간을 걸고 내기를 했기에 서강빈이 이런 쓸데없는 일에 시간을 낭비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권효정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가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을 보고 싶다. 자신의 손을 빌려 서강빈이 높은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전혀 상관없었다. 하여 그녀는 서강빈이 자신 때문에 불필요한 실랑이에
이 송주에 그가 감당할 수 없는 게 뭐가 있는가? 자신이 감당하지 못한다고 해도 진웅 어르신은 감당할 수 있다.“웃긴 소리, 이 송주에는 내가 감당하지 못할 사람은 없어.”용표는 비웃는 얼굴로 말했다. 차민도 참지 못하고 욕을 퍼부었다.“당장 네가 아는 사람들을 다 불러와. 누가 감히 용표 형님의 구역에서 난리를 피울지 궁금하네.”“정 그게 소원이라면 들어줄게.”서강빈은 느긋하게 휴대폰을 꺼내 먼저 황규성에게 전화를 걸었고 다음 고정용에게 걸었다. 그러고 나서 세 번째로 흑호 도장의 관장인 염동건에게 걸었다. 마침 염동건은 요 며칠 송주에서 도장의 상황을 살피고 있었다. 서강빈의 전화를 받은 황규성, 고정용, 염동건까지 모두 어리둥절했다. 누가 감히 송주에서 서 선생과 시비가 붙는 것인가?“용표?”염동건은 전화를 끊고 미간을 찌푸렸다. 이 사람에 대해 들어본 적이 전혀 없는 것으로 봐서 아마도 세상 물정을 모르는 새파랗게 어린놈인듯했다.그러나 서강빈이 직접 전화를 걸어온 의도를 염동건은 눈치챘다. 서강빈은 송주에서 위엄을 떨치려고 하는 것이다.아무 놈이나 서강빈과 시비를 붙게 놓아둘 수 없는 일이다. 어떤 사람들은 반드시 두려움을 맛보게 해야 꼬리를 내린다. 이렇게 생각한 염동건은 벌떡 일어나서 곁에 있는 경호원 두 명에게 말했다.“여봐라, 흑호 도장 전체 무사들이 모두 출발한다는 지시를 내려. 목표는 드림 레스토랑이다.”고정용 측에서도 거의 모든 사람을 다 동원했다. 검은색 벤츠들이 줄을 지어 드림 레스토랑 방향으로 돌진했다. 이뿐만 아니라 고정용은 김 서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난번 자신이 직접 구해낸 젊은이한테 일이 생겼다는 말에 김제혁의 이마에도 식은땀이 맺혔다.솔직히 이 젊은이의 배경에 대해서 그는 가늠이 가지 않았고 감히 함부로 예측할 수도 없었다. 작은 사건 하나에 송주와 성회에서 지위가 대단한 어르신들이 움직이고 심지어 천주 권씨 가문도 휘말린 것으로 보아 이런 사람에 대해 어떻게 가늠할 수 있겠는가?“여봐라, 통지를
용표가 놀라운 마음을 추스르기도 전에 그를 더 무섭게 하는 그림자가 문을 열고 드림 레스토랑을 들어왔다.“정... 정용 어르신?”조금 전의 용표는 그저 단순히 두려움에 떨었던 것이라면 지금 그는 이미 삶을 포기한 상태였다. 고정용, 두말할 것 없는 송주와 성회의 실세였다.지금 용표의 마음속에서는 차민이 죽도록 원망스러웠다. 차민이 아니었다면 오늘 이렇게 대단한 인물들의 심기를 건드릴 일이 있겠는가?아까 차민은 전화에서 상대가 보잘것없는 놈이라고 맹세했었다. 고정용은 용표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그를 넘어서 서강빈의 앞으로 다가가 주먹을 모으고 말했다.“서 거장, 죄송해요. 차가 막히는 바람에 늦어졌습니다.”서강빈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 대답하지 않았다. 고정용은 상황파악을 하고 서강빈의 뒤에 섰다.차민은 창백한 얼굴로 고정용과 주변의 검은 옷을 입은 용맹한 경호원들을 보며 놀라서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서강빈이 무릎을 꿇고 빌어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떻게 전화 한 통에 이렇게 대단한 어르신들을 불러올 수 있단 말인가? 서강빈은 도대체 무슨 사람인가? 지금에 와서야 그는 문득 깨달았다. 서강빈이 진기준의 결혼식을 공공연하게 말아먹었는데 진씨 가문의 사람들은 서강빈을 응징하지 못했다. 이건 무슨 의미인가?설마 진기준 이놈은 서강빈의 내막을 알면서도 일부러 자신에게 함정을 판 것인가?차민이 마음속으로 후회하고 있을 때 손에 도끼와 몽둥이를 들고 검은 옷을 입은 살기가 넘치는 건장한 남자들이 눈 깜짝할 새에 거리를 에워쌌다. 이 사람들과 전에 왔던 고정용의 경호원들은 빠르게 대치하는 상황을 형성했다.제일 앞에 선 중년 남자의 두 눈은 반짝거렸고 얼굴에는 서늘한 웃음을 띠고 다가와서 드림 레스토랑의 문을 열었다.“아이고, 정용 어르신, 규성 어르신, 만나서 반갑네요!”중년 남자의 시선은 고정용과 황규성 두 사람을 지나 마지막에는 중심에 서 있는 서강빈에게 머물렀다.“진웅?”황규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숙여 서강빈
황규성과 고정용이 그를 토막 내버릴지도 모른다. 진웅은 사악한 웃음을 짓다가 시선을 옮겨 고정용과 황규성을 쳐다보았다. 그에게는 이 두 사람이 오늘의 목표였고 그들이 왜 서강빈을 저렇게까지 모시고 있는 이유는 아직 가늠이 안 갔다. 하지만 서강빈이 나이가 어려 보이고 송주에서 별로 존재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 두 사람은 절대 서강빈의 졸개는 아닐 것이다.“정용 어르신, 규성 어르신, 이 젊은이가 충동적으로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데 두 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사실 진웅의 세력은 송주에만 있어 고정용과는 비교도 할 수 없다. 하지만 오늘 이들의 말대로 용표를 다루게 된다면 앞으로 그는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하여 그는 무리해서라도 용표를 보호해야 했다.“서 선생의 뜻이 바로 우리 뜻이야!”고정용과 황규성은 거의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진웅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허리를 곧게 펴고 낮은 음성으로 말했다.“보아하니 두 분은 내 체면을 봐줄 생각이 없군요. 그럼 저도 제 뜻을 분명히 얘기하겠습니다. 용표는 내 형제 같은 부하입니다. 감히 용표의 몸에 손을 대는 행위는 제 몸을 건드리는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진웅의 말이 끝나자마자 서강빈은 찻잔을 들어 진웅의 얼굴에 던졌다. 진웅의 이마에서는 피가 흘러내렸다.“네가 감히 우리 형님을 건드려?”진웅의 뒤에 있던 경호권들이 칼을 빼 들고 앞으로 다가오려고 했다.“누가 감히!”고정용이 데리고 온 경호원들이 일제히 앞으로 한발 나섰고 조규익도 빠르게 앞을 막아섰다. 저번에 서강빈을 건드린 일이 있고 난 뒤부터 조규익은 서강빈에게 충성심을 표현할 기회를 찾고 있었다. 마침 이번에 진웅 어르신의 부하가 이런 일을 저질렀기에 조규익은 황규성이 지시를 내리기도 전에 제일 앞에 서 있는 두 명의 건달을 때려눕혔다.진웅 어르신은 상처 난 이마를 움켜잡고 차가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말했다.“네 놈이 간이 부었구나! 지금까지 15년 동안 송주에서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는 사람
진웅은 송주에서 황규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존재라고 해도 그들은 건달에 불과하고 무도인들과는 거리가 멀었다.하지만 염동건은 다르다. 그는 성회에서 제일 큰 도장의 관장일 뿐만 아니라 실력도 대단해서 절대 건달들이 건드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고정용까지도 어떤 상황에서는 염동건의 체면을 지켜줘야 했다.큰 세력 차이에 진웅은 서강빈에게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아직 끝나지 않았다.문 앞에서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리더니 많은 경찰이 내려와서 문 앞에 있는 진웅의 부하들을 모두 잡아서 경찰차에 태웠다.깔끔한 구두 소리와 함께 김제혁이 성큼성큼 다가왔다.“권효정 씨, 서강빈 씨, 오랜만입니다! 오늘 큰 소란이 일었나 보네요.”서강빈과 권효정은 일어나서 다가가 김제혁과 악수를 했다.“김 서장님, 오늘의 일은 별것 아닌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부러 저를 괴롭히려는 무리가 있었고 심지어 모든 이가 보는 앞에서 효정 씨를 난감하게 했어요. 어쩔 수 없이 일이 이렇게 커졌습니다.”서강빈은 당당하게 말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용표는 눈앞이 핑 도는 느낌이 들어 까무러칠 뻔했다.김제혁이 서강빈과 권효정한테 예의를 차려서 얘기하는 태도로 보아 서강빈이 대단한 사람일 뿐만 아니라 그의 곁에 있는 저 여인도 그가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다.차민도 마찬가지였다. 김제혁이 들어오는 순간, 그는 너무 놀라서 온몸에 힘이 풀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송주의 권력을 가진 어르신들이 오늘 거의 다 모였다. 차민이 아무리 멍청하다고 해도 오늘 자신이 건드리면 안 될 사람을 건드렸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막론하고 김제혁의 말 한마디면 그의 레스토랑은 어떤 이유로든지 모두 영업정지를 당할 수 있다.지금 진웅은 더 고개를 들고 서강빈을 볼 용기가 없었다. 솔직히 방금까지도 그는 서강빈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었다. 아무래도 서강빈과 염동건 등 사람들의 관계가 아직 불투명하므로 그는 서강빈이 무조건 거금을 들여서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