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느껴지는 한기와는 다른 음산한 기운이었다. 서강빈이 생각에 잠겼을 때 구연은 이미 공격을 시작했다. 그는 다리로 바닥을 구르고 바닥에 거의 붙은 채로 서강빈을 향해 날아갔다. 손을 들자 손바닥에서는 검은색의 귀신 손아귀가 나타나서 서강빈의 가슴을 내리치려 했다. 여기에 맞는다면 반드시 죽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서강빈도 그 손바닥에 묻어있는 무시무시한 살기를 느꼈다.역시 살음종의 사람이다. 이런 술수와 기운으로 봐서는 확실했다.“살음종? 사악한 조직 따위가 무슨 용기로 감히 나한테 공격하려는 거야?”서강빈이 차갑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구연은 크게 분노하여 소리쳤다.“무식한 놈!”호통 소리가 울리자 그의 손바닥에 있는 검은색 살기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서강빈을 향해 날아갔다.서강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손을 들어 똑같이 허공을 내리쳤다.“응?”나머지 네 명의 무사들은 이 모습을 보고 모두 미간을 찌푸린 채 의아해하는 한편 가소롭게 생각했다. “어린 녀석이 건방지기 짝이 없네. 감히 구연과 정면으로 맞서다니.”“죽은 목숨이야. 내가 나설 필요도 없겠네.”이 말을 들은 백서준은 더 서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장면은 모두의 예상을 빗나갔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서강빈과 구연의 손바닥이 부딪혔고 예상대로 서강빈이 맞아서 죽는 결과는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구연이 멀리 날아가 호텔의 대문 하나가 산산조각이 났다.모두 눈앞에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아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구연이 졌다. 살음종의 옛 종주이고 대종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구연이 어린 녀석을 당해내지 못하고 한 방에 날아갔다.“구연 종주님! 괜찮으세요?”나머지 네 명의 무사가 소리쳤다. 구연은 먼지 더미에서 일어나서 피범벅이 된 오른손을 보더니 믿기지 않는듯한 표정으로 분노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말이다. 어린 녀석이 이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살음종의 옛 종주라는 사람이 이정도밖에 안 돼? 그렇다면 당신은 오늘 목숨을 건지기 글렀네.”
말을 마친 구연이 손을 휙 젓자 그의 뒤에 있던 붉은색 악령의 영체가 서강빈을 향해 날아갔다. 그것이 지나가는 곳마다 폭풍우가 휩쓸고 간 듯 바닥의 타일이 모두 부서지고 주변의 벽, 창문과 장식들이 산산조각이 났으며 천장에 있던 조명들까지도 모두 터져버렸다.이 모습을 본 네 명의 무사들도 서강빈에 대한 경멸을 서슴없이 나타냈다.“구연 종주님이 정말 화가 나셨나 봐. 저 악령 앞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구연 종주님이 이렇게까지 하는 걸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이 기세로 보아 구연의 실력이 더 늘어난 것 같네.”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구연에 대해 평가를 늘어놨다. 백서준은 무서운 핏빛 악령을 보고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런 상황은 처음인 듯 엄청 무서워했다. 이게 바로 무술 대가들이 수행하는 것들이란 말인가? 자신의 아버지가 항상 무사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품으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하하하! 서강빈, 너는 이제 죽었어!”백서준이 갑자기 큰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장면으로 보아 서강빈이 살아남는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백서준의 예상을 빗나가게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백서준, 네가 아직 죽지 않았는데 내가 죽을 리 있겠어?”“뭐라고?”백서준은 표정이 크게 변하더니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구연 어르신, 봐주지 말고 당장 저 자식의 숨통을 끊어요!”한편, 구연은 악령을 조종하여 서강빈을 덮치도록 했다. 악령은 커다란 입을 섬뜩하게 벌린 채 서강빈을 물어뜯으려고 했지만, 서강빈은 꿈쩍하지 않고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악령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어리석은 영감, 영기는 당신한테만 있는 줄 알아?”이 말을 들은 구연은 매우 놀랐고 서강빈이 품에서 작은 병을 하나 꺼내는 걸 보았다.“그게 뭐야?”구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고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의 악령을 삼킬 수 있는 좋은 물건이지!”“웃겨! 내 악령을 삼킨다고? 어린놈아, 헛된 꿈을 꾸는구나
“그게 탄천병이라고?”구연은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고 들뜨고 일그러진 표정을 했다. 살면서 전설 속의 탄천병을 직접 볼 줄 생각지도 못했다. 그것도 잠시, 구연의 마음속에서는 탐욕이 고개를 들었다. 구연뿐만 아니라 나머지 네 명의 무사들도 탄천병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탐욕의 눈빛이 쏟아졌다. 방금까지도 보고만 있던 무사들은 모두 갑자기 앞으로 나서면서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봤다.“야 이 자식아, 탄천병을 내놔! 그렇다면 목숨은 살려줄게!”“그 물건은 네가 다룰 수 있는 게 아니야. 당장 내놔!”“죽고 싶지 않으면 병을 이리 내!”네 명의 무사들은 서강빈의 손에 들린 탄천병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서강빈은 조롱하듯 웃으며 차갑게 말했다.“내 손에 있는 탄천병이 탐나? 당신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나 모르겠네.”“건방진 놈!”“죽고 싶어?”“여러분, 우리 함께 공격해서 저 자식을 죽여버립시다! 탄천병에 대해서는 저 자식을 죽인 다음에 다시 상의하는 거 어때요?”그중 키가 작고 뚱뚱한 노인이 나서서 제의했다. 구연을 포함한 나머지 네 명은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그래요. 먼저 저 자식을 죽입시다!”이윽고 다섯 명은 한 줄로 서더니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다섯 명의 대종이 온 힘을 다해 임하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미 겁을 먹고 도망쳤을 것이지만 서강빈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차갑게 웃고는 말했다.“다른 사람의 손에 들린 물건을 탐내기 전에 먼저 자신의 실력이 충분한지 생각해봤으면 하는데.”“하하하! 어린놈아, 네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 대종 다섯 명이야! 최정예 전사 5만 명도 대종 다섯 명을 상대하지 못해!”이게 바로 그들이 자신만만한 이유였다. 대가는 홀로 수천 명의 전사를 상대할 수 있지만, 대종은 홀로 만 명을 상대할 수 있는 존재였다. 서강빈이 웃음을 짓더니 태연하게 말했다.“대종이 그렇게 대단
천주 전투부의 경계가 삼엄한 사무실에는 어깨에 별들이 무수한 전투복을 입은 백발노인들 열몇 명이 앉아있었는데 모두 장군들이었다. 그중 넓적한 얼굴에 엄숙한 표정을 하고 국방색의 장군 복장을 한 노인의 어깨에는 별이 다섯 개 박혀있었다. 가만히 있어도 그 위엄이 압도적이었다.그는 거대한 스크린 앞에 서서 사람들을 등지고 있었고 뒷짐을 쥔 채 심각한 표정으로 스크린에서 끊임없이 깜빡이는 붉은 점을 보고 있었다.“천인 경지?”노인은 굳은 표정으로 스크린에서 반짝이는 붉은 점을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전사들을 보내서 무슨 일인지 알아봐.”“네.”전사 한 명이 빠르게 회의실을 나섰다.한편, 전체가 산꼭대기에 지어진 천주 서씨 가문의 리조트는 기세가 드높았고 장엄한 기운을 물씬 풍겼는데 산 전체도 모두 천주 서씨 가문의 것이었다.불이 밝게 켜져 있는 으리으리한 서씨 가문 리조트의 뒤뜰에서는 흰옷을 입은 노인이 흔들의자에 누워있었고 하녀가 노인의 다리를 두드려주고 어깨를 안마해주고 있었다.이때 곤룡포 두루마기를 입은 중년 남자가 빠르게 안으로 들어오면서 노인의 앞에 서더니 허리를 숙여 공손하게 얘기했다.“아버지, 소식이 있습니다.”“무슨 소식?”노인은 눈을 가볍게 감은 채로 담담하게 물었다.“그 녀석이 움직였습니다.”중년 남자가 대답했다. 이 말을 듣고 눈을 뜬 노인의 혼탁한 눈동자 속에는 속셈이 가득했고 그는 담담하게 물었다.“실력이 어떻게 돼?”“천인 경지입니다.”중년 남자가 대답했다. 이 말에 노인은 미간을 찌푸리고 숨을 깊게 들이쉬면서 말했다.“몇 년도 안 되는 사이에 그 사생아가 이런 성과를 얻은 줄은 몰랐네. 너희들은 그때 싹을 잘랐어야 했어!”중년 남자는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그 자식이 그렇게 운이 좋은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그것도 모자라 천의문에 들어가더니 지난 100년을 통틀어 제일 훌륭한 제자가 되고 소문주가 되었습니다. 9종 18부, 36문의 토너먼트가 아직 무술 대가 사이에서 널리 진행되고 있는데 이제는
정말 무서운 일이다. 대종이 서강빈의 손가락 하나에 맞아 죽다니.“귀신, 귀신이다!”백서준은 겁을 먹고 고래고래 소리 질렀다. 나머지 네 명의 대종들도 등골이 오싹해져서 허겁지겁 도망가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금 그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목숨을 건지는 일이다. 천인 경지의 고수와 겨룬다는 것은 죽음뿐이었다. 하지만 네 명의 대종이 호텔을 도망 나오기도 전에 갑자기 눈앞에 금빛이 번쩍이더니 금색 비단이 호텔 건물 전체를 둘러쌌다.“금광진!”“금광진이다!”네 명의 대종은 금색 비단을 보는 순간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면 호텔 건물 전체가 지금 금색의 진법에 감겨있다는 것을 보아낼 수 있었다. 금색 비단처럼 보이는 것들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었고 그 비단들에는 알 수 없는 심오한 그림과 문자가 쓰여있었다. 네 명의 대종은 지금 온 힘을 다해 눈앞에 있는 금색 비단을 뚫으려 하고 있었다. 서강빈은 호텔 로비의 중앙에 서 있다가 그중 한 대종에게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서강빈이 손을 들자 백씨 가문 경호원의 손에 들려있던 비수가 순식간에 서강빈의 손으로 쥐어졌다.“애쓰지 마. 당신들은 금광진을 뚫을 수가 없어.”서강빈이 차갑게 말했다. 서강빈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본 그 한 명의 대종은 이미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그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눈앞의 금광진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이 자식아! 내가 너랑 끝장을 볼 거야!”그 대종은 뒤돌아 험악한 표정으로 자신을 향해 걸어오는 서강빈을 보며 분노했다. 그가 갑자기 폭주하면서 주먹을 휘두르자 무서운 흰색 폭풍이 일면서 호랑이 모양으로 변하여 으르렁거리는 소리를 냈다.“백호문의 술수네.”서강빈이 차갑게 말했다. 그 대종의 주먹이 닿기도 전에 서강빈은 비수를 던졌고 비수는 은색 빛을 내며 날아가 순식간에 그 주먹을 뚫고 대종의 가슴을 찔러 피가 철철 흘렀다. 대종은 피바다가 된 바닥에 털썩 쓰러져서는 피가 울컥 터져 나오는 입으로 중얼거렸다.“금광진, 당신이 천의문의 소문주였
놀라서 주저앉아있던 백서준은 뒤로 허겁지겁 기어가면서 겁에 질린 목소리로 소리쳤다.“서강빈, 너 뭐 하려는 거야? 분명히 말하는데, 나는 백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야! 네가 감히 나한테 손을 댄다면 백씨 가문에서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래? 어디 한번 봐야겠네. 백씨 가문이 도대체 나를 어떻게 가만두지 않을지.”서강빈이 차갑게 말하며 앞으로 한 발짝 더 다가갔다. 그러고 나서 서강빈은 백서준의 겁에 질린 시선 속에서 그의 무릎에 발을 올렸다. 이윽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호텔 로비를 채웠다.“아악, 내 다리, 내 다리...”백서준은 비명을 질렀고 오른쪽 다리는 이미 피가 흥건했다. 섬뜩한 뼛조각이 살을 뚫고 튀어나왔다.“미친놈! 죽일 놈! 서강빈,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 내가 반드시 너를 죽여버릴 거야!”백서준이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바락바락 악을 쓰는 백서준을 보면서 서강빈은 동요하지 않고 다른 한쪽 무릎도 망가뜨렸다.“안돼, 안돼... 악...”백서준은 겁에 질려서 자신의 왼쪽 무릎에 올려진 서강빈의 다리를 바라보았고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백서준의 왼쪽 다리도 부러졌다.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 백서준은 완전히 겁을 먹은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면서 소리쳤다.“잘못했어. 내가 정말 잘못했어. 권효정이랑 결혼 안 할게, 안 한다고. 제발 그만 나를 놓아줘...”“놓아달라고?”서강빈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서준 도련님, 그렇게는 안 되지. 나는 오늘 밤 당신에게 잊지 못할 교훈을 만들어주고 백씨 가문에게 경고하려고 이미 마음먹었어!”말을 마친 서강빈은 백서준의 팔을 딛고 두 팔까지 망가뜨렸다. 백서준은 처절한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져서 울부짖었다. 서강빈이 두 팔과 다리를 모두 부러뜨렸다. 피가 질퍽한 모습이 아주 공포스러웠고 호텔 로비 전체에는 백서준의 비명만 들려왔다. 백서준은 자신이 아무리 빌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아예 소리를 지르며 협박하기 시작했다.“서강빈, 너는 죽어야 해! 우리 아빠가 알게 된다
이윽고 손님들은 일제히 한곳으로 시선이 향했다. 주빈석에 앉아있던 백씨 가문의 장남, 즉 백서준의 아버지인 백형만은 미간을 찌푸리고 낮은 음성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야?”하인 한 명이 덜덜 떨면서 휴대폰을 백형만에게 내밀었다. 백형만은 미간을 찌푸린 채 휴대폰에서 재생되고 있는 영상을 보더니 휘둥그레진 두 눈이 빨갛게 충혈되면서 울부짖었다.“서준아? 이게 어디야! 어딘지 빨리 말해!”백형만이 포효하듯 묻는 소리가 백씨 가문 리조트 전체에 울려 퍼졌다. 하인은 말을 더듬으면서 대답했다.“라이트 호텔입니다...”“미친놈! 누가 감히 내 아들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거야! 내가 그 미친놈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백형만은 서늘한 음성으로 화를 내다가 소리쳤다.“여봐라! 백씨 가문의 정예병 3000명을 집합해서 라이트 호텔로 가자!”얼마 지나지 않아 백씨 가문의 정예병 3000명이 전원 흰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채 긴 칼을 들고 백씨 가문 리조트에 집합했다.섬뜩한 살기가 넘실댔고 백형만은 홀을 나서서 분노로 가득 찬 표정으로 3000명의 정예병을 바라보면서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오늘은 우리 아들이 결혼식을 올리는 날이었는데 겁이 없는 미친놈이 내 아들의 사지를 부러뜨려서 호텔 깃대에 매달아 놓았어! 이건 우리 백씨 가문을 도발하는 커다란 모욕이야! 오늘 밤 그 상대가 누구든지 반드시 죽여야 해!”백형만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3000명의 정예병은 칼을 하늘로 높게 들고 일제히 소리쳤다.“죽여버려! 죽여버려!”“가자!”백형만이 소리쳤다. 이윽고 3000명의 정예병은 백씨 가문 리조트를 나서서 라이트 호텔로 향했다. 그들이 지나가는 곳마다 살기가 넘실대서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저마다 몸을 피했다.3000명의 정예병이 거리를 가로지르는 장면은 아주 장관이었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정예병들이 줄지어 라이트 호텔로 모여드는 모습이 기다란 흰색 용처럼 보였다. 백형만은 그 뒤를 따라가고 있었는데 곁에는 검은색 옷을 입은 노인 한
서강빈은 살기가 넘치는 흉악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백형만을 태연하게 쳐다보면서 대답했다.“나야.”“죽고 싶어?”백형만이 분노하여 소리쳤다. 감히 제 아들을 건드렸다면 상대가 누구든지 참혹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죽여!”백형만이 명령을 내렸다. 그러자 수백 명의 백씨 가문 정예군들은 긴 칼을 들고 서강빈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다. 하지만 서강빈은 침착한 얼굴을 하고 말했다.“전화 한 통 해도 될까?”백형만은 그 말을 듣고 미간을 찡그리며 정예군들에게 멈추라고 손짓을 했다. 그러고는 서늘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쳐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왜, 사람이라도 부르려고?”“그래, 부르려고.”서강빈이 담담하게 대답했다.“하하하!”백형만은 비웃음과 조롱이 섞인 웃음을 터뜨리고는 차갑게 말했다.“좋아, 한번 기회를 줄게. 전화를 해봐! 네가 어떤 사람을 부를 수 있을지 내가 오늘 똑똑히 봐야겠어! 네가 부른 사람이 대단한 사람이 아니고 권세나 배경이 어중간한 사람이라면 너는 물론이고 네가 불러온 그 사람도 목숨을 잃게 될 거야!”서강빈이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럼 우리 한번 지켜보자고.”말을 마친 서강빈은 휴대폰을 꺼내 지난 몇 년간 연락한 적 없었던 번호에 전화를 걸었다. 전화가 통하고 저편에서는 낮은 음성이 흘러나오며 물었다.“무슨 일이야?”“라이트 호텔, 백씨 가문이 정예병을 3000명 데리고 왔어. 당신들이 안 온다면 내가 직접 처리할 거야.”서강빈은 담담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말투에는 차가운 한기가 가득했다. 전화 저편의 사람은 이 말을 듣고 놀라 미간을 찌푸리더니 어두운 표정을 하고 차갑게 말했다.“알았어! 너 절대 손대지 마! 지금 바로 가서 처리할게.”“그럼 빨리 와주길 바라. 저들이 참지 못하고 공격한다면 나도 봐줄 생각 없어.”서강빈은 이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백형만은 미간을 찌푸리고 서강빈을 보면서 쌀쌀하게 물었다.“애송이 자식아, 전화를 다 했어? 상대가 뭐라고 하더냐?”“곧 도착할 거야.”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