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삼 살은 권영준이 비밀리에 키우고 있던 무술 고수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13개의 문파에서 도망치거나 쫓겨난 버려진 제자들이었다. 음흉하고 포악하고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죽이는 놈들이었다. 그들은 계속 권영준을 위해 거친 일들을 해왔고 암암리에서는 권씨 가문의 청소부라는 별명까지 가지고 있었다.13개의 그림자가 리조트의 곳곳에서 다가왔고 그들의 몸에서는 무섭고 음산한 기운을 풍기고 있었다. 몇몇은 얼굴에 무시무시한 낙인까지 찍혀있었다. 문신이 아니고 낙인이 피와 살에 새겨진 자국 같은 것이었다.“하하! 야들야들한 녀석이구나. 살결이 보드라운 게 맛이 참 좋겠어.”그중 걸음걸이가 경박한 여자 한 명이 음흉한 웃음을 띠고 립스틱을 붉게 칠한 입술을 핥으며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몸매가 아주 좋았는데 앞뒤가 불룩하게 튀어나왔고 걸을 때마다 가슴이 출렁거렸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서는 사악한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어 사람들이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다가가지 못하게 했다.“블랙 위도, 그만해. 아직도 남자만 보면 흥분하고 있어.”피부가 검고 체격이 우람한 건장한 남자가 두 손을 팔짱 낀 채 불쾌하다는 듯 투덜거렸다.“표산범, 내가 흥분하든 말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블랙 위도라고 불리는 여자는 바로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대꾸했고 서늘한 시선으로 그 남자를 보고 있었다.“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너를 토막 낼 수 있어!”이 말을 들은 표산범은 표정이 굳어지더니 포악한 기운이 내뿜으며 소리쳤다.“미친년! 내가 네 목을 벨 거야!”표산범이 소리를 지르며 공격하려고 하자 곁에 있던 권영준이 차갑게 말했다.“그만해!”그제야 표산범과 블랙 위도는 조용해졌고 권영준은 매서운 눈길로 서강빈을 쳐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야 이 자식아, 지금 무릎 꿇고 빈다면 아직 살 기회는 있어. 이들이 공격한다면 너는 반드시 죽게 될 거야.”서강빈은 침착한 얼굴로 주위에 있는 십삼 살을 훑어보다가 웃으며 말했다.“다 같이 덮치라고 해.”“정신 나간 놈! 표산범, 저 자식
큰 소리가 나면서 십삼 살과 권영준의 시야 속에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졌다. 서강빈이 아닌 표산범이 부딪혀서 날아가 버렸고 표산범은 거대한 고깃덩어리처럼 바닥에 쓰러져서 수십 미터를 굴러가서야 멈췄다.이게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 모두 잠깐 넋이 나갔는데 정신이 번쩍 들고 나서야 그들은 서강빈을 향해 부딪혔던 표산범의 몸 절반이 모두 부러져서 피가 낭자하고 표산범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서강빈은 여전히 태연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의 가슴을 툭툭 치더니 혼탁한 기체를 내뱉으며 말했다.“패문산도 별것 아니네.”이 말을 들은 나머지 12명은 모두 경악한 눈빛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앞에 서 있는 이 남자가 보통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저 자식을 죽여! 당장 죽여!”권영준은 표정이 크게 어두워져서는 이렇게 명령했고 나머지 12명도 명령을 거역할 수 없어 빠르게 서강빈을 둘러쌌다. 살기가 하늘을 찔렀지만, 서강빈은 담담하게 이들을 훑어보더니 차갑게 말했다.“다들 36문에서 버려진 제자들이구나. 이렇게 엉망인 데는 이유가 있었네.”“죽고 싶어서 환장했구나!”그중 한 사람이 차갑게 말하고는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서강빈은 아무렇지도 않게 고개를 살짝 꺾더니 숨을 길게 내쉬며 말했다.“정 그렇다면 나도 어쩔 수 없이 당신들을 죽일 수밖에.”서강빈의 말에 나머지 12명은 하나같이 분노했다. 이 말은 분명한 도발이었다.“다 같이 덤벼!”이윽고 12개의 그림자가 서강빈을 향해 달려갔고 모두 필살기를 내보이면서 서강빈의 목숨을 당장에 거두려고 했다. 하지만 서강빈은 이들의 공격을 샅샅이 꿰뚫어 보는 듯 가볍게 몸을 돌려 피하고 바로 반격했다.큰 소리가 몇 번 들리고 잠깐 새에 12명의 무사는 모두 팔이거나 다리가 부러진 채 바닥에 쓰러져서 울부짖었다. 이 광경을 본 권영준은 놀라서 까무러칠 뻔했다. 송주에서 온 애송이 녀석이 이토록 무서운 사람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십삼 살까지도 그를 이길 수가 없다니. 이 13명의
서강빈은 권효정을 안고 권씨 가문을 떠나 5성급 호텔의 스위트룸으로 갔다. 잠깐 휴식을 취한 권효정은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서강빈은 그제야 권효정에게 물었다.“왜 갑자기 백서준이랑 결혼식을 올리게 된 거예요?”“내가 결혼하려는 게 아니라 저희 엄마가 강제적으로 결혼시키려는 거예요!”권효정은 억울하고 분하여 소리쳤다. 그러고 나서 그녀는 자초지종을 다 설명해줬다. 권효정의 엄마가 그녀와 백서준의 혼사를 추진하기 위해 권씨 가문에 사고가 생겼다고 거짓말을 해서 권효정을 천주에 오게 한 것이다. 그러고 나서 권효정의 둘째 삼촌, 바로 권씨 가문의 둘째 어르신인 권영준을 시켜서 그녀를 감금시켰다.처음에는 반항하기도 했지만 이후 권영준이 권효정에게 힘을 빼는 약을 먹였다. 여기까지 들은 서강빈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말했다.“당신 엄마도 참 독하네요.”“다시는 저희 엄마 보고 싶지 않아요.”권효정이 화를 내며 말했고 서강빈이 물었다.“그럼 이제 어떻게 할 예정이에요?”“어떻게 하긴요. 절대 백서준이랑 결혼 안 해요!”진지하게 얘기하던 권효정은 서강빈을 보면서 갑자기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아니면 제가 강빈 씨한테 시집갈까요? 그럼 엄마도 어쩔 수 없잖아요.”이 말을 들은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냥 집으로 다시 바래다 드릴게요.”“참나, 서강빈 씨는 사람이 왜 그래요...”권효정은 서강빈의 태도가 무척 불만이라는 듯 입을 삐죽하고 씩씩거렸다. 서강빈은 일어서며 숨을 길게 내쉬고 말했다.“푹 쉬고 있어요. 오늘 밤은 아마도 그렇게 평온하지 못할 거예요.”“왜요?”권효정이 묻자 서강빈은 웃으며 말했다.“오늘 밤에 당신과 백서준의 결혼식이 있을 예정이었는데 내가 신부를 데리고 왔잖아요. 그럼 백서준과 백씨 가문에서 어떻게 하겠어요?”이 말을 들은 권효정은 영문을 깨닫고 긴장된 목소리로 물었다.“이제 어떡해요? 우리 지금 당장 천주를 떠나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가서 우리 둘이서 사는 거 어때요?”서강빈은 미간을 치켜들고 권효정
“나도 아는 사람이라고요?”백서준이 미간을 찡그렸고 손이란은 계속해서 말했다.“송주의 서강빈이 방금 우리 권씨 가문에 쳐들어와서 효정이를 데리고 갔어.”이 말을 들은 백서준이 분노가 불같이 터져 나왔다.“젠장! 미친놈이 감히 천주에 와서 행패를 부려?”백서준은 분노로 얼굴이 험악해졌다. 송주에서 서강빈한테 당한 건 낯선 곳이었기 때문이지만 지금 여기는 천주다. 백씨 가문의 구역이라는 말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백서준은 다른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이 곁에 있는 자신의 오른팔 부하에게 말했다.“사람들을 불러! 당장 효정이 찾으러 갈 거야!”“네, 도련님.”부하가 대답했다.“잠깐만!”백서준이 소리치자 부하가 물었다.“도련님, 다른 분부가 있으십니까?”백서준이 미간을 찡그리고 말했다.“사람을 많이 불러. 그리고 가문에서 모시는 무사들을 다 데리고 가! 오늘 권효정을 데리고 오고 그 자식을 죽여버릴 거야!”“네!”부하는 명령대로 준비하러 갔다. 권영준은 손이란과 눈을 마주치고는 백서준에게 말했다.“서준 씨, 그럼 우리는 먼저 가볼게. 좋은 소식 기다릴게.”그리고 권영준과 손이란은 백씨 가문의 리조트를 나섰다. 리조트 대문을 나서자마자 손이란은 싸늘해진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이게 될까요?”“형수님, 걱정하지 마세요. 백서준의 성격에 절대 이대로 가만있지 않을 겁니다. 저희는 그저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으면 돼요.”권영준이 담담하게 웃었다. 그는 백서준의 손을 빌려 이 일을 해결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렇게 되면 약점 잡힐 일도 없게 된는 것이다. 백서준은 500여 명의 백씨 가문 경호원들과 백씨 가문에서 모시는 무사들을 데리고 위풍당당하게 리조트를 나서 빠르게 서강빈과 권효정이 있는 호텔로 달려갔다.백서준은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차올라 있는 상태였다. 서강빈이 권효정을 데리고 갔다는 사실은 백서준에게 두 사람이 바람을 피운 것처럼 느껴져서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그의 뒤를 따르고 있는 다섯 명의 무사들은 모두
백서준이 데리고 온 몇백 명이 되는 백씨 가문 경호원들은 일제히 서강빈을 향해 달려갔다. 그들의 기합 소리가 하늘을 찔렀고 호텔의 로비 전체가 뒤죽박죽 어수선해졌다. 서강빈은 굳은 표정으로 미간을 찡그리고 더 얘기하고 싶지 않아 바로 공격하기 시작했다.사람들의 시야에서 서강빈의 모습은 번개처럼 빠르게 사라졌고 비명이 연달아 들려왔다. 열몇 명의 백씨 가문 경호원들은 가슴을 움켜잡고 날아가서 바닥에 세게 부딪혔고 피를 토하며 목숨을 잃었다. 나머지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눈앞에서 검은 그림자가 번쩍 지나갔고 서강빈이 그들의 팔뚝을 다 부러뜨렸다.“아악!”비명이 끊기질 않았고 서강빈의 일방적인 학살이 이뤄졌다. 몇백 명의 백씨 가문 경호원들은 서강빈의 그림자조차도 보지 못한 새에 주변에 있던 동료들이 잇달아 쓰러졌다. 서강빈은 귀신처럼 동에 번쩍, 서에 번쩍 그들의 눈앞을 누비고 다녔다.얼마 지나지 않아 백씨 가문의 경호원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서 앓는 소리를 냈고 그 장면은 비참하기 그지없었다.이 모습을 본 백서준은 깜짝 놀랐지만 놀라움보다 더한 건 분노였다.“모자란 놈들! 쓸모없는 놈들! 백씨 가문에서 너희들을 키운 보람이 하나도 없어!”백서준은 화를 내며 바닥에 쓰러져 신음하고 있는 경호원 한 명을 걷어차 버리고 빨개진 두 눈으로 서강빈을 쳐다보며 뒤에 있는 무사들에게 소리쳤다.“저 자식을 죽여! 저 자식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알겠습니다.”다섯 명의 무사들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제히 발맞춰 걸어 나갔다. 그들의 몸에서는 하나같이 무시무시한 무사의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었고 다섯 명 모두 나이가 지긋했다. 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앞에 있는 다섯 명의 무사를 보았다. 그들의 기운으로 보아 모두 대종이라는 것은 판단할 수 있었다. 한꺼번에 대종을 다섯 명 출동시킨 거로 봐서 백씨 가문의 내막이 보통은 아닌듯했다. “서강빈, 네가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대종 다섯 명을 이길 수 있어?”백서준이 비웃으며 조롱했다. 그는 백씨 가문의
추위가 느껴지는 한기와는 다른 음산한 기운이었다. 서강빈이 생각에 잠겼을 때 구연은 이미 공격을 시작했다. 그는 다리로 바닥을 구르고 바닥에 거의 붙은 채로 서강빈을 향해 날아갔다. 손을 들자 손바닥에서는 검은색의 귀신 손아귀가 나타나서 서강빈의 가슴을 내리치려 했다. 여기에 맞는다면 반드시 죽는다고 봐야 할 것이다. 서강빈도 그 손바닥에 묻어있는 무시무시한 살기를 느꼈다.역시 살음종의 사람이다. 이런 술수와 기운으로 봐서는 확실했다.“살음종? 사악한 조직 따위가 무슨 용기로 감히 나한테 공격하려는 거야?”서강빈이 차갑게 말했고 이 말을 들은 구연은 크게 분노하여 소리쳤다.“무식한 놈!”호통 소리가 울리자 그의 손바닥에 있는 검은색 살기는 부글부글 끓어오르면서 서강빈을 향해 날아갔다.서강빈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더니 손을 들어 똑같이 허공을 내리쳤다.“응?”나머지 네 명의 무사들은 이 모습을 보고 모두 미간을 찌푸린 채 의아해하는 한편 가소롭게 생각했다. “어린 녀석이 건방지기 짝이 없네. 감히 구연과 정면으로 맞서다니.”“죽은 목숨이야. 내가 나설 필요도 없겠네.”이 말을 들은 백서준은 더 서늘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장면은 모두의 예상을 빗나갔다. 커다란 굉음과 함께 서강빈과 구연의 손바닥이 부딪혔고 예상대로 서강빈이 맞아서 죽는 결과는 일어나지 않았다. 오히려 구연이 멀리 날아가 호텔의 대문 하나가 산산조각이 났다.모두 눈앞에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아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구연이 졌다. 살음종의 옛 종주이고 대종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구연이 어린 녀석을 당해내지 못하고 한 방에 날아갔다.“구연 종주님! 괜찮으세요?”나머지 네 명의 무사가 소리쳤다. 구연은 먼지 더미에서 일어나서 피범벅이 된 오른손을 보더니 믿기지 않는듯한 표정으로 분노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 말이다. 어린 녀석이 이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살음종의 옛 종주라는 사람이 이정도밖에 안 돼? 그렇다면 당신은 오늘 목숨을 건지기 글렀네.”
말을 마친 구연이 손을 휙 젓자 그의 뒤에 있던 붉은색 악령의 영체가 서강빈을 향해 날아갔다. 그것이 지나가는 곳마다 폭풍우가 휩쓸고 간 듯 바닥의 타일이 모두 부서지고 주변의 벽, 창문과 장식들이 산산조각이 났으며 천장에 있던 조명들까지도 모두 터져버렸다.이 모습을 본 네 명의 무사들도 서강빈에 대한 경멸을 서슴없이 나타냈다.“구연 종주님이 정말 화가 나셨나 봐. 저 악령 앞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은 없어.”“구연 종주님이 이렇게까지 하는 걸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이 기세로 보아 구연의 실력이 더 늘어난 것 같네.”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구연에 대해 평가를 늘어놨다. 백서준은 무서운 핏빛 악령을 보고 놀라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이런 상황은 처음인 듯 엄청 무서워했다. 이게 바로 무술 대가들이 수행하는 것들이란 말인가? 자신의 아버지가 항상 무사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품으라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하하하! 서강빈, 너는 이제 죽었어!”백서준이 갑자기 큰 웃음을 터뜨렸다.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장면으로 보아 서강빈이 살아남는다는 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백서준의 예상을 빗나가게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백서준, 네가 아직 죽지 않았는데 내가 죽을 리 있겠어?”“뭐라고?”백서준은 표정이 크게 변하더니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다.“구연 어르신, 봐주지 말고 당장 저 자식의 숨통을 끊어요!”한편, 구연은 악령을 조종하여 서강빈을 덮치도록 했다. 악령은 커다란 입을 섬뜩하게 벌린 채 서강빈을 물어뜯으려고 했지만, 서강빈은 꿈쩍하지 않고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악령을 보면서 담담하게 말했다.“어리석은 영감, 영기는 당신한테만 있는 줄 알아?”이 말을 들은 구연은 매우 놀랐고 서강빈이 품에서 작은 병을 하나 꺼내는 걸 보았다.“그게 뭐야?”구연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고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의 악령을 삼킬 수 있는 좋은 물건이지!”“웃겨! 내 악령을 삼킨다고? 어린놈아, 헛된 꿈을 꾸는구나
“그게 탄천병이라고?”구연은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고 들뜨고 일그러진 표정을 했다. 살면서 전설 속의 탄천병을 직접 볼 줄 생각지도 못했다. 그것도 잠시, 구연의 마음속에서는 탐욕이 고개를 들었다. 구연뿐만 아니라 나머지 네 명의 무사들도 탄천병이라는 소리를 듣자마자 탐욕의 눈빛이 쏟아졌다. 방금까지도 보고만 있던 무사들은 모두 갑자기 앞으로 나서면서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봤다.“야 이 자식아, 탄천병을 내놔! 그렇다면 목숨은 살려줄게!”“그 물건은 네가 다룰 수 있는 게 아니야. 당장 내놔!”“죽고 싶지 않으면 병을 이리 내!”네 명의 무사들은 서강빈의 손에 들린 탄천병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서강빈은 조롱하듯 웃으며 차갑게 말했다.“내 손에 있는 탄천병이 탐나? 당신들이 그럴만한 실력이 있나 모르겠네.”“건방진 놈!”“죽고 싶어?”“여러분, 우리 함께 공격해서 저 자식을 죽여버립시다! 탄천병에 대해서는 저 자식을 죽인 다음에 다시 상의하는 거 어때요?”그중 키가 작고 뚱뚱한 노인이 나서서 제의했다. 구연을 포함한 나머지 네 명은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요.”“그래요. 먼저 저 자식을 죽입시다!”이윽고 다섯 명은 한 줄로 서더니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다섯 명의 대종이 온 힘을 다해 임하려는 것이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이미 겁을 먹고 도망쳤을 것이지만 서강빈은 전혀 두려운 기색이 없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차갑게 웃고는 말했다.“다른 사람의 손에 들린 물건을 탐내기 전에 먼저 자신의 실력이 충분한지 생각해봤으면 하는데.”“하하하! 어린놈아, 네가 지금 상대하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알기나 해? 대종 다섯 명이야! 최정예 전사 5만 명도 대종 다섯 명을 상대하지 못해!”이게 바로 그들이 자신만만한 이유였다. 대가는 홀로 수천 명의 전사를 상대할 수 있지만, 대종은 홀로 만 명을 상대할 수 있는 존재였다. 서강빈이 웃음을 짓더니 태연하게 말했다.“대종이 그렇게 대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