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91화

이 말을 들은 서강빈이 웃으며 대답했다.

“당신도 동의한 거야.”

서강빈은 만물상점으로 들어가 계약서를 하나 작성하고는 염지아에게 던져주었다.

“사인하고 도장 찍어. 지금부터 3개월간 당신은 내 가게의 하인이야.”

염지아는 대충 쓰인 계약서를 보고 허탈하게 몇 번 훌쩍이더니 바닥에 엎드려 사인하고 도장을 찍었다. 염지아가 엎드리는 모습을 보고 서강빈의 눈빛이 저도 모르게 흔들렸다. 염지아는 몸매가 정말 좋았다. 봉긋하게 솟은 동그란 엉덩이 위에는 잘록한 허리가 보였고 그 위로는 풍만한 가슴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재벌가의 딸로 자란 이 여자는 성격이 너무 오만하여 제대로 혼쭐을 내줘야 했다.

염지아가 사인하고 날인까지 마친 뒤, 서강빈은 두어 번 훑어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가자.”

“어디로 가요?”

염지아가 얼떨떨하게 묻자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아버지를 살려야지.”

염지아는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하지만 너무 오래 무릎 꿇고 있었던 탓에 두 다리가 저렸고 무릎도 살이 찢겨서 피가 났다. 휘청이던 염지아는 서강빈의 품에 쓰러졌고 서강빈은 빠르게 염지아를 부축했다. 염지아는 퍼뜩 놀라 얼른 서강빈한테서 떨어지면서 발그레한 얼굴로 수줍게 말했다.

“고마워요.”

“괜찮아. 어차피 당신이 사인하고 도장 찍은 순간부터는 내 가게의 하인이야.”

서강빈이 담담하게 웃자 염정아는 민망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빠르게 일어서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서 신의님, 차에 타시죠.”

“주인님이라고 불러.”

서강빈이 웃으며 말했다. 이 말을 듣고 표정이 일그러진 염지아는 한참 고민하다가 달갑지 않은 모습으로 말을 내뱉었다.

“네, 주인님.”

서강빈이 차에 올라타자, 염지아도 차에 타 서강빈의 곁에 앉았는데 어색하고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차가 출발하자 서강빈은 두 팔을 가슴 앞에 팔짱을 낀 채 눈을 감고 있었고 염지아는 싱숭생숭한 마음에 계속 힐끔힐끔 서강빈을 쳐다보았다.

‘인제 보니 이 자식이 참 잘생겼네. 하인이 된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