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4화

서강빈은 전화를 끊은 뒤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계속해 잿더미가 된 가게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이때 그의 가게 앞에 벤츠 한 대가 멈춰 섰다.

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구기며 그것을 바라봤다.

차 안에서 4, 50대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 내렸다. 그는 흰색 도복을 입고 있었는데 서강빈에게로 달려가서 예를 갖추며 웃어 보였다.

“서강빈 씨, 죄송합니다. 제게 친구가 한 명이 있는데 서강빈 씨께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심 회장님이셨군요. 직접 오신 건가요?”

서강빈이 웃으며 말했다.

심형운이 직접 데리고 온 사람이라면 예사 인물이 아닐 것이다.

“서강빈 씨, 이분은 송주 의사 협회의 김익준 교수님이십니다. 송주 한의학 대회 예선 심사위원장이에요.”

심형운이 서둘러 소개했다.

그의 옆에는 뒷짐을 진 노인이 서 있었다. 5, 60대로 보이는 그는 검은색 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그가 송주 한의학 대회 예선 심사위원장? 거 참, 타이틀 한 번 거창하구만.

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인 뒤 두 사람에게 옆에 있는 하도운의 가게 안으로 들어오라고 눈짓했다

심형운은 서둘러 김익준을 안내하며 웃었다.

“김 교수님, 이분이 바로 제가 말씀드렸었던 서강빈 선생님이세요. 의술이 아주 뛰어납니다.”

“그렇게 대단하다고요? 그러면 서강빈 선생님께서 절 좀 진찰해 주시죠.”

김익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면서 손을 뻗었다.

“진맥해야 하나요?”

서강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뇨. 한의학은 환자의 병세를 보고, 듣고, 묻고, 맥을 짚어 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병을 볼 때 무조건 진맥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게다가 김 교수님께서는 병이 없으시네요.머리가 아픈 이유는 아주 간단합니다. 그건 김 교수님께 사악한 기운이 붙었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가게 안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사악한 기운이라니.’

“그 말이 사실입니까?”

김익준은 불만스러운 듯 미간을 구겼다.

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김익준이 목에 걸고 있는 목걸이의 펜던트를 가리키며 차갑게 말했다.

“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