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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그 단약은 서강빈이 예전에 미리 준비했었던 것이다.

송해인이 아침에 바빠서 자신이 만든 아침을 먹지 못했을 때를 대비해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쓰게 될 줄은 몰랐다.

송해인은 가슴께를 움켜쥐고 두 손을 덜덜 떨면서 서랍을 열어 작은 병을 꺼냈다. 그녀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병뚜껑을 열었다.

그러나 가슴이 너무 아팠던 탓에 그녀는 부주의로 병을 떨어뜨렸고, 그 바람에 약 십여 알이 전부 바닥에 떨어졌다.

송해인은 몸을 떨면서 쭈그리고 앉아 그중 한 알을 주워 삼켰다.

서강빈은 뭔가 쏟아지는 소리와 잡음만 들려서 초조한 마음으로 택시를 잡으며 말했다.

“해인아, 괜찮아? 어때?”

한참 뒤에야 전화 건너편에서 송해인의 호흡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 나 괜찮아...”

서강빈은 그제야 안도했다.

서강빈은 조금 전 자신이 얼마나 초조해하고 긴장해 했는지 모를 것이다.

서강빈은 가게 앞에 멈춰 서서 침묵했고, 송해인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침묵했다.

두 사람은 휴대전화를 든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아주 오랫동안 서로의 숨소리만 들었다.

“그...”

두 사람이 동시에 입을 뗐다.

서강빈은 살짝 당황하며 말했다.

“먼저 얘기해.”

송해인은 잠깐 생각하더니 저도 모르게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당신, 조금 전에 날 해인이라고 불렀어...”

서강빈은 멈칫했다. 그는 가게 앞에 서서 고개를 젖히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조금 전에는 너무 급해서 그랬나 봐, 미안해.”

“아냐.”

송해인은 억지로 미소를 쥐어 짜내며 웃었다. 그녀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았다.

송해인은 길게 숨을 내쉬며 자신의 감정을 추스른 뒤에야 말했다.

“약 고마워.”

“그래.”

서강빈이 대답했다.

“참, 아까 무슨 말 하려고 했어?”

송해인의 질문에 서강빈은 잠깐 고민하다가 덤덤히 말했다.

“아무것도 아냐.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끊을게.”

“잠깐.”

송해인은 며칠 동안 꾹 참고 있던 말이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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