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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서강빈은 어두운 표정으로 차갑게 말했다.

“분명히 말했잖아. 내가 한 거 아니라고.”

“그래, 나 너 믿어. 그러니까 나와서 나랑 얘기 좀 해.”

송해인의 말에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지금 볼 일이 있어서 안 돼. 내가 돌아가면 다시 얘기해.”

“무슨 일인데 그렇게 바빠? 나한테 해명할 기회도 포기할 만큼?”

불만스러운 말투로 묻는 송해인의 말에 서강빈은 미간을 치켜들고 난감한 듯 한숨을 내쉬고는 대답했다.

“효정 씨의 지인이 아프다고 해서 지금 거기로 가야 해.”

“효정 씨, 효정 씨, 네 마음속에는 그 효정 씨 밖에 없지?”

이 말을 듣고 화가 난 송해인은 질투 어린 말투로 소리쳤다. 이렇게 말하고 난 송해인은 전화를 끊고 씩씩거리며 문 앞에 서 있었다.

“서강빈, 쓰레기 같은 자식! 내가 다시 너랑 잘해보려는 걸 알면서도 왜 효정 씨와 그렇게 가깝게 지내는 거야! 짜증 나!”

송해인은 씩씩거리면서 분을 못 이겨 발로 차바퀴를 찼다가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났다. 하는 수 없이 그녀는 절뚝거리며 다시 차에 올라탔다.

한편, 서강빈도 난감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며 전화를 끊었다.

“무슨 일이에요? 해인 씨가 당신 찾아요?”

권효정이 떠보는 말에 서강빈은 그렇다고 하고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물었다.

“환자는 어떤 상황이에요?”

권효정이 대답했다.

“성회의 전씨 가문에 대해서 알고 있어요?”

서강빈이 고개를 저었다.

“잘 몰라요.”

권효정이 설명해주었다.

“성회의 전씨 가문은 무도 명문가예요. 가문 내부의 핵심적인 인물은 모두 무도인들이고 성회의 무도계에서 꽤 큰 지위와 세력을 가지고 있어요. 특히 전씨 가문의 어르신은 무도의 고수인데 소문에는 10년 전에 이미 대가의 경계에 이르렀고 올해 일흔이 되는 나이인데 몸이 아주 건강했다고 해요. 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5일 전 전씨 가문의 어르신이 갑자기 병들어서 앓아누웠다고 해요. 명의를 여러 명 찾아서 보여도 소용이 없대요. 전씨 가문의 셋째 딸인 전유진이 제 절친인데 저한테 연락이 와서 의술이 높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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