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빈은 태연한 얼굴로 겁먹은 기색 하나 없이 대답했다.“맞아요.”강백호는 차갑게 웃어 보이며 말했다.“그래 이 녀석아, 배짱이 좋구나. 감히 홀로 우리 강성 무사 연맹에 오다니. 관위야, 저 자식의 두 다리를 부러뜨려서 무릎 꿇고 얘기하라고 해.”“네.”말이 끝나자 강백호의 왼쪽에 서 있던 구릿빛 피부의 삐쩍 마른 남자가 빠르게 앞으로 두 걸음 나오더니 음침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쳐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야, 무릎 꿇어. 그러면 빨리 끝내줄게.”서강빈은 물러서지 않고 그 자리에 서서 담담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강성 무사 연맹에서는 손님맞이를 이런 식으로 하는 것입니까?”“이 자식이, 너 무슨 뜻이야?”관위는 크게 화를 내며 발을 구르자 몸 전체가 흑표범처럼 튕겨 나가서는 공기를 가르는 굉음과 흰빛을 동반한 주먹이 서강빈의 가슴을 향해 날아갔다. 보통 사람 혹은 일반 무사들이라면 이 주먹을 절대 당해내지 못하고 중상을 입을 것이지만 서강빈이 보기에 이 주먹은 너무 약했다. 서강빈은 가볍게 손을 들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관위의 주먹을 받아쥐었다.“이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관위는 깜짝 놀라 안색이 변하였다. 자신의 이 주먹은 내경대성한 무사라도 받지 못하게 되어있는데 이 자식은 아주 쉽게 받아냈는데 이렇게 되면 그의 실력은 내경대성의 위에 있다는 말이다.‘나랑 같은 절반 대가인 건가? 말도 안 돼! 이 자식이 이제 몇 살 먹었다고, 서른도 안 돼 보이는데 절반 대가의 실력을 갖추고 있다니!’“건방진 놈! 어찌 감히 혼자서 우리 강성 무사 연맹의 본부에 쳐들어왔나 했더니, 조금 실력을 갖춘 놈이구나!”관위는 차갑게 말하고 신속하게 주먹을 거두고는 뒤로 물러나려고 했지만, 그의 주먹은 바이스에 집힌 듯 서강빈의 손에 잡혀서 꿈쩍하지 않았다.“왜 이래?”관위는 깜짝 놀랐고 뒤에 있던 강백호도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스럽게 말했다.“관위야, 장난 그만해!”이 말을 들은 관위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정말 화가 난 듯 서강빈을 향해
서강빈은 그 말을 듣고 담담하게 웃더니 손을 들어 관위의 가슴을 향해 공격했고 펑 소리를 낸 이 공격은 번개와도 같아 관위는 반응하기도 전에 가슴을 맞았고 따라서 거센 기운이 순식간에 체내에서 요동치는 것을 느꼈다.관위는 풉하고 시뻘건 피를 토하며 뒤로 밀려나 곁에 있던 테이블과 의자가 부서졌고 바닥에 쓰러져서는 가슴을 움켜쥐고 입에서는 왈칵왈칵 피를 쏟아냈다.“너, 너 도대체 누구야?”관위는 너무 놀라 벌게진 얼굴로 자신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은 실력을 갖춘 눈앞의 남자를 쳐다보았고 서강빈은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송주, 서강빈.”이때, 의자에 앉아있던 강백호의 안색도 엄청 어두워져서는 바닥에 쓰러진 관위를 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두창아, 저 자식을 잡아!”“네, 맹주님!”나머지 삐쩍 마른 남자는 검은색 비단옷 차림이었고 도도한 눈빛으로 서강빈을 보며 차갑게 말했다.“야, 경고하는데 이쯤에서 순순히 항복해. 그렇지 않으면 정말 비참하게 죽을 거야.”“그래? 그럼 어디 한번 실력을 보여줘 봐.”서강빈이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고 두창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고는 기를 모으기 시작하여 온몸의 근육이 신속하게 부풀어 올랐다.“강기공?”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고 상대는 경멸하듯 웃으며 말했다.“네 놈이 어디서 본 건 있나 보네. 하지만 틀렸어, 이건 강기공이 아니야!”말을 마친 두창은 들소처럼 돌진하여 서강빈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고 서강빈은 신속하게 손으로 막았지만 띵 하는 소리가 나며 서강빈은 주먹이 강철에 부딪힌 듯 낭랑한 쇳소리를 냈고 거대한 힘으로 하여 뒤로 두세 걸음 물러났다.“금강공?”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빠르게 숨겨진 상대의 무도 술수를 알아챘다. 바로 소림사의 금강공이라는 기술인데 강기공보다 훨씬 강한 공격이었고 이 기술을 구사하는 사람과 맞붙으면 강철에 대고 공격하는 것과 같이 끄떡없었다.“재밌네, 보아하니 너도 보통은 아닌 것 같구나. 소림사의 금강공까지 알아보다니.”두창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고 다부진 몸
강천호의 분노 섞인 호통이 울려 퍼지자 강성 무사 연맹 본부 건물 안팎으로부터 신속하게 수백 명의 구성원이 달려 들어왔고 순식간에 문 앞에 있는 평지를 꽉 채워 사람이 빼곡히 들어섰다.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는 고개를 돌려 의자에 있는 강백호를 보고 차갑게 말했다.“강 맹주님, 지금 저를 공격하려는 것입니까?”“흥!”강백호는 차갑게 콧방귀를 끼고 날카로운 눈빛과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망할 놈! 우리 강성 무사 연맹은 아무 사람이나 들어와서 함부로 행패를 부릴 수 있는 곳이 아니야. 네가 어떤 신분, 어떤 지위를 가졌는지 생각하지도 않고 말이야!”“얘들아, 저 자식을 잡아! 사지를 부러뜨리고 본부 건물에 걸어놔서 사람들한테 보여줘. 감히 강성 무사 연맹을 건드린 사람의 말로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네!”문밖에서는 수백 명의 강성 무사 연맹의 구성원들이 하나같이 사나운 모습으로 기합을 지르면서 서강빈을 향해 돌진해왔고 서강빈은 눈빛이 변하더니 신속하게 잔상으로 변해 그 사람들 사이를 누볐다.펑펑펑!얼마 지나지 않은 사이에 벌써 수십 명이 쓰러졌고 모두 손발을 움켜잡고 쓰러진 채 신음을 냈다. 이 강성 무사 연맹의 구성원들은 서강빈의 눈에는 모두 감초와 같아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중당 의자에 앉아있던 강백호는 문밖에서 거침없이 쓸어버리는 서강빈을 보면서 미간을 찡그리더니 손으로 의자의 팔걸이를 내리치며 호통쳤다.“이 자식아, 내가 직접 너를 상대해주지!”말을 마친 강백호의 형체는 눈 깜짝할 사이에 문밖으로 돌진해서 서강빈의 등을 향해 흑호도심이라는 공격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서강빈은 시선을 주지도 않은 채 뒤돌아 주먹을 휘둘렀다.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힘으로 인해 강백호가 뒤로 몇 걸음 물러났지만 서강빈은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제자리에 서 있었다. 강백호는 팔뚝이 아직 살살 저렸고 놀란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린 채 믿기지 않는 듯 서강빈을 쳐다보며 소리쳤다.“이놈, 네 스승이 누구야?”“당신이 무슨
그리고 눈앞에 있는 이 자식은 9대 종가의 사람일 가능성이 아주 컸다. 생각이 여기까지 미친 강백호의 안색은 크게 변하였다.“어떻게, 강 맹주님의 실력이 이 정도밖에 안 됩니까? 이 강성 무사 연맹의 맹주 자리를 저한테 물려줘야 하는 거 아니에요?”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고 이 말을 들은 강백호는 크게 분노하여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소리쳤다.“건방지기 짝이 없는 놈! 너를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는데 보아하니 오늘 너는 죽을 수밖에 없는 목숨이구나!”강백호는 말을 마치고 다시 기운을 모아 서강빈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고 이번에 서강빈은 봐주지 않았다. 공격이 세 번도 채 되지 않아 펑 하는 소리와 함께 강백호는 가슴에 주먹을 맞았고 몸 전체가 줄 끊어진 연처럼 날아가 바닥에 세게 부딪히고 7, 8미터 곤두박질하고 나서야 멈추었다. 강백호는 풉하고 시뻘건 피를 울컥 토해냈다.“맹주님!”강성 무사 연맹의 무사들이 놀라서 소리쳤다. 그들 누구도 강성 무도계의 꼭짓점에 있는 강 맹주가 보잘것없는 어린 녀석한테 맞아 피를 토할 줄 생각지도 못했다.“맹주님!”두창이 빠르게 달려와서 강백호를 일으켰고 강백호는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되었고 가슴의 혈기가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그는 놀란 표정으로 서강빈을 보며 물었다.“너 도대체 누구야?”“말했잖아요, 제가 누군지 중요한가요? 오늘 여기로 온 이유는 그저 강 맹주님께 작은 경고를 하고 싶었는데 강 맹주님이 계속 기세로 사람을 내리누르려고 하니 어쩔수 없이 저도 손을 썼습니다.”서강빈은 태연하게 대답했는데 겁먹은 기색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미친놈! 방금 네가 기습공격을 했다고 내가 너를 무서워한 줄 알아?”강백호가 호통쳤고 방금까지도 강백호가 서강빈을 이기지 못한다고 생각해 가슴을 졸이고 있던 강성 무사 연맹의 무사들은 이 말을 듣자 바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기습공격이었네!”“맹주님이 질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이 자식이 감히 맹주님한테 기습공격을 하다니, 비겁해!”사
강백호는 서강빈의 발밑에 밟혀서 얼굴 절반이 망가졌고 살이 짓이겨져 피로 얼룩졌다.“너, 네가 감히 이런 식으로 나를 대하다니? 내가 이 강성에서의 지위와 실력을 몰라?”강백호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낮게 으르렁거렸고 이로써 서강빈에게 겁을 주려고 했지만, 서강빈은 태연한 기색으로 밟혀있는 강백호를 내려다보면서 차갑게 말했다.“강 맹주님, 보아하니 아직 자신의 처지를 잘 모르는 것 같네요.”“내가 물은 것은 살고 싶은지 죽고 싶은지 입니다.”이 말이 나오자 강백호는 온몸을 부르르 떨었고 그는 서강빈의 몸에서 넘실대는 살기를 느끼게 되었다.“너, 너, 너 정말 나를 죽이려고? 나는 강성 무사 연맹의 맹주야! 나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는 날에는 너 이 강성에서 나갈 생각하지 마!”강백호는 이렇게 호통쳤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이 자식이 감히 나를 정말 죽이지는 않겠지?’“보아하니 강 맹주님은 죽고 싶은 모양입니다.”서강빈은 담담하게 말했고 말투는 아주 차가웠다. 말을 마친 서강빈은 발에 힘을 세게 주어 밟혀있는 강백호는 비명을 질렀다.“아악, 그만, 그만... 살고 싶어, 나는 살고 싶어...”강백호는 이렇게 소리를 질렀고 이 순간에야 그는 상대가 정말 자신을 죽일 배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서강빈이 발을 살짝 들자 방금까지 강백호의 머리에 있던 당장이라도 터질듯한 느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그럼 우리 조건을 협상합시다.”서강빈은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말했지만, 그 웃음은 강백호의 눈에서는 악마가 따로 없었다. 그는 서른도 안 된 청년이 이 정도로 대단한 실력과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을 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는 무조건 어느 대종의 핵심인물로 되는 제자이거나 심지어는 소종주일 수도 있다. 그게 아니면 강백호는 그가 어떻게 돼서 이렇게 대단한 실력을 갖추고 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조건... 무슨 조건?”강백호는 떠보듯 물었고 서강빈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오늘부터 강성 무사
강백호는 이 말을 듣고 몸을 부르르 떨리며 소름이 끼쳤고 얼른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아닙니다, 절대 그럴 일은 없습니다. 오늘부터 선생님은 강성 무사 연맹의 가려진 실세이십니다. 나 강백호는 선생님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입니다.”서강빈은 코웃음을 짓고는 바로 뒤돌아 떠났고 서강빈이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강백호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고 얼른 명령했다.“빨리, 당장 노 신의를 모셔와!”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가 지긋한 노인인 약상자를 들고 강성 무사 연맹으로 왔고 홀에서 강백호의 외상은 이미 치료가 끝났다.“노 신의, 빨리 한번 봐줘. 내 가슴에 은침이 몇 개 꽂혔어. 빨리 좀 꺼내줘.”강백호는 긴장하여 다급하게 말했고 백발을 한 노 신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강백호의 가슴 부위를 살펴봤다. 은침들이 박힌 위치를 파악했을 때 노 신의의 안색은 바로 크게 변하여 질겁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이건... 구귀탈명 침술입니다!”말을 마친 노 신의는 얼른 공수하며 강백호에게 말했다.“강 맹주님, 제 무능함을 용서해주십시오. 이 침들은 꺼내면 안 됩니다.”“왜?!”강백호는 낯빛이 어두워져서 물었고 노 신의는 다급하게 설명했다.“강 맹주님, 이건 구귀탈명 침술입니다. 만약 외부인이 강제적으로 아무 침 하나라도 꺼내는 날에는 강 맹주님께서는 온몸의 경맥이 터져서 사망하게 될 것입니다. 이 침술은 오랫동안 전파되지 않은 비밀 술수이고 침을 놓은 사람만이 풀 수 있습니다.”이 말을 들은 강백호는 낯빛이 어두워져서는 참담한 얼굴로 말했다.“망했다...”잠시 후, 노 신의를 보내고 강백호는 의자에 앉아있었고 곁에는 이미 상처 치료를 끝낸 관위와 두창이 양옆에 서 있었다.“맹주님, 아니면 저희가 청성문의 사람들한테 연락하여 그 자식을 잡아달라고 할까요?”관위가 제안했고 강백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두창도 맞장구를 쳤다.“맹주님, 설마 평생 그 자식한테 굽신거리고 그 자식에게 잡혀서 살 생각입니까?”“너희들이 말해봐, 이제
서강빈과 권효정은 만물상점으로 돌아왔다. 서강빈은 자신이 놓고 갔던 장생단이 아직 있는 것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이상한 할아버지가 아직도 안 돌아온 거야?’“왜 그래요?”권효정이 가까이 오면서 물었고 서강빈은 웃어 보이고는 장생단을 서랍에 넣으면서 말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뭐 먹고 싶어요?”“국수해주세요. 먹고 싶어요.”권효정이 히히 웃으며 말하자 서강빈이 대답했다.“좋아요. 내가 만들어줄게요.”말을 마친 서강빈은 주방으로 가서 간장 달걀 국수를 두 그릇 만들었고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주방을 나오는 국수를 보면서 식욕이 돈 권효정은 일찌감치 식탁에 앉아 두 손을 모으고 기다리고 있었다.“와, 진짜 맛있어요.”권효정은 한 입 먹고 아주 만족한 표정을 지었고 서강빈은 그녀를 흘겨보며 말했다.“국수를 얼마 동안이나 못 먹은 거예요?”“강빈 씨가 만든 국수인데 당연히 맛있죠.”권효정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하자 서강빈은 어쩔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고 두 사람은 고개를 숙인 채 먹는 데 집중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문 앞에는 차 한 대가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린 송해인은 만물상점의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빠르게 문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서강빈과 권효정이 연애질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서강빈은 흠칫하고 권효정이 자신한테 뻗은 젓가락을 밀쳐내고는 눈썹을 치켜들고 문 앞에 갑자기 나타난 그림자를 보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왜 왔어?”송해인은 흰색의 긴 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아주 단아하고 세련됐고 예쁜 미간을 찌푸리면서 차갑게 말했다. “네가 죽었는지 보러왔지.”삐딱하게 말이 나왔지만, 어쩔수 없는 게 들어오자마자 연애질하는 두 사람을 보게 되었는데 이혼한 아내로서 송해인의 마음은 당연히 괜찮지 않았다. 서강빈은 낯빛이 변하여 계속해서 고개를 숙이고 국수를 먹으며 물었다.“나 왜 찾아왔어?”“어떻게 강성을 떠난 거야?”송해인이 묻자 서강빈은 눈썹을 치켜들고 대답했다.“그냥 그렇게 떠났지.
요란한 엔진소리에는 서강빈에 대한 불만이 가득했고 서강빈은 주방에서 나와 식탁에 놓인 청첩장을 한번 보았다. 권효정은 그 청첩장을 쥐어 서강빈에게 건네주면서 웃는 얼굴로 물었다.“갈 거예요?”서강빈은 고개를 들어 문을 한번 보고 숨을 내뱉으며 대답했다.“네, 간다고 약속했거든요.”“좋아요.”권효정은 웃어 보이며 국수를 다 먹고는 일어서서 말했다.“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 저녁에 다시 강빈 씨를 만나러 올게요.”“네.”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고 권효정이 떠나자 만물상점은 한순간에 조용해졌고 아주 썰렁했다. 서강빈은 한숨을 내쉬고는 강성에서 낙찰했던 야생 산삼을 생각했다.“내 몸에 있는 화한독을 억누를 수 있는지 시도해봐야겠어.”서강빈은 이렇게 한마디 중얼거리고는 뒷방으로 들어가서 책상다리를 하고 앉은 채 야생 산삼을 정제하기 시작했다.전체 과정은 복잡하지 않은 편이었는데 체내의 영기를 끌어내서 야생 산삼을 감싸는 것으로 그것이 가지고 있는 약의 성질을 정제하는 것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흰색 유광이 한줄기씩 야생 산삼에서 흘러나와 서강빈의 경맥을 따라 그의 체내에 들어갔다. 이 과정은 저녁까지 계속되었다. 이 사이에 여러 개의 강성 차량이 송주로 향해 오고 있었다. 연규진은 먼저 송주에서 호텔을 예약한 뒤 작당 모의를 하기 시작했다.“도련님, 권씨 가문의 그 아가씨를 납치하여 협박하는 게 어떻습니까? 그때가 되면 그 자식은 무조건 속수무책일 거라 장담합니다.”부하 한 명이 제의했고 연규진은 잠깐 생각하더니 부하의 머리를 소리 나게 내리치며 소리쳤다.“너 미쳤어? 천주 권씨 가문의 따님이야! 그 사람을 납치하겠다고? 내가 죽고 싶어서 환장했냐?”부하는 얼른 자신의 머리를 만지면서 서러운 표정을 하고 말했다.“도련님, 그렇다면 저는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연규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생각하다가 벽에 기대서서 분위기를 잡는 중년의 장발 남자를 보았다. 이 남자는 검은 색 티를 입고 있었고 머리카락은 어깨를 넘어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