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차가운 눈길로 분노하는 진기준을 바라보면서 그의 손목을 잡아 비틀더니 아예 꺾어버려 진기준은 아파하면서 소리 질렀다.“서강빈, 당장 그 사람 놔!”송해인은 다급하게 다가와 화를 내며 꾸짖었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손을 풀더니 훅 밀쳐서 진기준은 1, 2미터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서강빈! 네가 감히 나한테 손을 대?”진기준이 큰 소리로 화를 냈다.그는 지금 아주 불쾌하다.서강빈은 덤덤하게 자신의 옷깃을 정리하더니 차갑게 말했다.“네가 먼저 나한테 손을 댔어. 나는 방어를 한 것뿐이야.”“너!”진기준은 화를 내면서 주먹을 들어 치려고 했다.“너 한 번만 더 손을 대면 그 손은 무사하지 못할 거야.”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는데 그 말투는 커다란 위압감을 동반했다.진기준은 멈칫하더니 주먹을 꼭 쥐면서 울분을 참았다.송해인도 예쁜 눈썹을 찡그리면서 진기준의 부어오른 손목을 보고는 서강빈을 향해 불만스럽게 말했다.“서강빈, 너 뭐 하는 거야? 이렇게까지 할 필요 있어?”송해인이 책망하는 것을 듣고 서강빈은 안색이 살짝 변하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지금 내 탓을 하는 거야? 이 사람이 먼저 시비 거는 거 못 봤어?”송해인은 눈썹을 으쓱하더니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기준이 먼저 잘못했다고 해도 네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송해인이 화를 냈다.‘서강빈은 왜 이러는 건가?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송해인의 말을 들은 서강빈은 화가 나서 웃음이 나와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잘못했네.”“우리 가요.”서강빈은 권효정에게 말하고는 뒤돌아 떠나려 했다.하지만 이 기회를 놓칠 리가 없는 진기준이 소리쳤다.“거기 서!”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는 뒤돌아 불쾌하다는 듯 말했다.“진 대표, 아직도 볼일이 남았어?”“너 어떻게 들어왔어? 이건 개인 소장품 감상회야. 초청받지 못하면 들어올 수 없다고!”진기준이 따져 물었다.서강빈은 콧방귀를 뀌고 말했다.“내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당신
아무래도 권효정은 권씨 집안의 딸인데 이런 일을 저지를 수는 없다.서강빈은 자조적인 웃음소리를 내고 송해인을 바라보면서 되물었다.“진기준의 말을 너는 다 믿어?”“그럼 아니야? 이미 사실이 눈앞에 있는데 너는 더 어떻게 변명할 건데?”송해인이 불만스럽게 말했다.서강빈도 더 해명할 마음이 없었다.이때 매니저가 어두운 안색으로 말했다.“여기 두 분, 오늘은 초대된 사람만 참가할 수 있는 감상회입니다. 지금 당장 나가주시길 바랍니다.”진기준도 바로 비웃으며 말했다.“서강빈, 창피하지?”“효정 씨, 당신도 봤다시피 이 자식은 이렇게 믿음직스럽지 못한 사람입니다. 효정 씨가 계속 이 자식을 따른다면 아마 앞으로 괴로운 일이 많이 생길 것입니다.”진기준이 권효정을 보고 말했다.권효정은 바보를 보는 눈빛으로 진기준을 보고 차갑게 웃더니 말했다.“정말 멍청이네.”“당신!”진기준이 화를 냈다.“아직도 뭘 기다리고 있어, 당장 두 사람을 끌어내!”진기준이 경호원을 향해 명령했다.매니저는 손짓하며 경호원들에게 지시를 내렸다.“이분들 보내드려. 다른 손님들한테 폐를 끼치지 말고.”말이 끝나자 경호원들은 바로 앞으로 가서 서강빈과 권효정을 데리고 나가려 했다.“당장 그만두지 못해!”분노한 목소리 하나가 멀지 않은 곳에서부터 들려왔다.한정산이 다급하게 다가오고 있었다.매니저는 한정산을 보더니 바로 허리를 숙여 굽신거렸다.“한 가주님, 어찌하여 내려오셨습니까?”“무슨 일이야?”한정산은 굳은 얼굴로 물었다.이때 진기준은 한정산을 보고 흠칫 놀랐다.한정산?천주 한씨 가문의 가주이자 약재 업계의 거물이다!“이 두 분은 초대장이 없어서 지금 이들을 내보내려는 중입니다.”매니저가 대답했다.짝!한정산은 바로 매니저의 뺨을 내리치면서 꾸짖었다.“서 거장과 권효정 씨는 내가 데리고 온 사람들이야. 네가 이들을 내쫓으려 하는 건 나까지 나가라는 뜻 아니야?”매니저는 멍해져서 얼굴을 부여잡고 다급하게 사과했다.“제가 어떻게 감히... 가주
서강빈은 소리를 따라 시선을 옮겼는데 덩치가 큰 중년 남자가 손에 옥돌을 굴리면서 실눈을 뜨고 쳐다보고 있는 걸 보았다. 그의 턱에는 검은색 점이 있었고 검은색의 개량 한복을 입고 서강빈을 쳐다보고 있었다.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한정산은 웃더니 그 중년 남자를 향해 주먹을 가슴 앞에 맞잡고 예를 표했다.“손 가주님, 서 거장은 내가 구경시키려고 데리고 온 것입니다.”“서 거장? 하하하, 한 가주님, 이렇게 젊은 녀석을 거장이라고 부르다니요?”손 가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서강빈을 향한 시선 속에는 불만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한 가주는 더 말을 섞지 않고 서강빈을 향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서 거장, 이분은 손 가주이고 이름은 손성록일세. 천주 손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이라네. 천주 소장 업계에서 명성이 작지 않아. 이 사람의 손에서 관리하는 것들은 다 회색 산업이고 천주 뒤 세계의 세력과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네.”서강빈은 이를 듣고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한정산은 낮은 목소리로 서강빈에게 현장에 있는 사람들을 다 소개해주었다.소장 업계의 거물들이 적지 않았다.손성록의 왼쪽에 있는 실눈을 뜨고 있는 노인을 놓고 봐도 여문선이라는 사람인데 조상이 대군이었고 가문에서는 목재 사업을 하고 있다. 목재 업계의 황제라고 칭하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용국 경내 절반 이상의 목재 시장의 가격을 좌우지 할 수 있었다.오른쪽에 있는 중년 남자는 부리부리한 눈과 짙은 눈썹을 가졌는데 진천호라 하고 명문가에서 태어나 가문의 배경이 무시무시하여 예전에는 어떠한 일 때문에 말 한마디로 절반의 땅을 봉쇄한 적이 있었다.한정산이 그에 관해 소개할 때도 조심스러워하며 말을 적게 했다.“서 거장, 저 진천호라는 사람을 우리는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네. 저 사람은 배경이 아주 어마어마해.”한정산이 작은 목소리로 귀띔했다.서강빈은 흥미가 생겨 고개를 들었는데 마침 진천호의 시선과 맞물려 작게 웃었다.하지만 상대방은 서강빈을 신경
선배들이라고 해도 서강빈과 붙었을 때는 절반 정도의 데미지밖에 입히지 못해 서강빈은 유유히 자리를 뜨고는 했다.이때 유선희도 서강빈 일행의 시선을 느끼고 미간을 치켜든 채 서강빈을 보더니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는데 익숙한 느낌 때문이었다.이 자식, 눈이 익은데 어디서 본 듯하다.하지만 당장에서 유선희는 떠오르지 않았다.“김 사장?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왜 아직도 안 와?”이때 손성록이 불만스러운 말투로 투덜댔다.룸 안에 있던 사람들도 작은 목소리로 의논하기 시작했다.그들은 몇십 분이나 기다렸는데 오늘 모임의 주최자인 김 사장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사람들의 원성이 높아질 때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문으로 들어오더니 사람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사과하며 말했다.“여러분, 저희 사장님이 잠시 일이 생겨 좀 늦을 것 같습니다. 하여 제가 대신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사람들은 이 얘기를 듣고 안색이 어두워졌다.하지만 화루 배후 사장의 실력이 보통이 아닌 것을 고려하여 사람들도 참아주었다.“됐어, 얼른 시작하기나 해. 모두 자기가 가진 제일 값지고 가치가 있는 소장품을 우리가 볼 수 있도록 전시해.”손성록이 재촉했다.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이윽고 개인 소장품 감상회가 정식으로 시작됐다.순서는 간단했는데 사람들이 자신이 가진 소장품을 내놓고 다른 사람들이 감상하게 한다. 마음에 드는 물건이 있으면 당장에서 상의를 통해 살수도 있고 물물교환을 진행할 수도 있다.한 바퀴를 돌아본 서강빈은 사람들의 소장품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몇억짜리가 수두룩했고 몇십억씩 되는 것들도 있었다.“형님 차례이십니다. 오늘 밤 영석을 가지고 오셨다고요?”손성록은 기대하는 눈빛으로 앉아있는 진천호를 바라보았다.사람들의 분위기도 덩달아 들끓었다.진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래.”말하며 진천호는 뒤에 있는 부하에게 손짓하여 검은색 비단함을 동그란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이윽고 진천호는 몸을 일으켜 동그란 테이블로 가더니 주위를
서강빈의 이 말이 나오자 현장의 시선은 모두 그에게로 집중되었다.“연명 단약?”“무슨 연명 단약?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이 자식이 이게 어떤 자리인지 알아? 말을 또 함부로 할 거면 당장 꺼져!”사람들은 불친절하게 서강빈을 꾸짖었다.한정산도 멈칫하여 조금 당황하다가 얼른 일어나 해명하기 시작했다.“여러분, 죄송합니다, 서 거장이 말하는 연명 단약은... 그가 방금 직접 연마한 것입니다.”이 말이 나오자 룸 안의 모든 사람의 안색이 변하였다. 먼저는 경악이었다가 다음은 의심이었다가 마지막은 분노였다.퍽!손성록은 찻잔을 오른쪽에 있는 테이블에 소리 나게 내려놓더니 불만스럽게 말했다.“한 가주, 이렇게 어린 자식을 데리고 들어올 수 있게 한 것부터 규칙에 어긋나는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식은 함부로 입을 놀리면서 우리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연명 단약으로 형님의 영석을 바꾸려 하는 것도 모자라 자기가 직접 연마한 것이라니요?”“한 가주, 당신은 현장에 있는 우리가 모두 생각이 없는 호구로 보입니까?”손성록은 몹시 화가 났다.그뿐만 아니라 진천호의 안색도 살짝 어두워졌다.그의 차가운 시선이 서강빈을 향했다.한정산은 다급하게 해명했다.“여러분, 서 거장의 실력은 제가 직접 느껴보았습니다. 천주에서 소위 말하는 거장들과 비교했을 때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이분이 만든 연명 단약은 절대 보통이 아닙니다.”“됐어! 그만해!”이때 진천호가 말했다.이윽고 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서강빈을 보더니 차갑게 물었다.“젊은이, 그쪽이 지금 직접 만든 연명 단약으로 내 영석을 바꾸려는 건가?”“맞습니다.”서강빈은 태연하고 침착하게 대답했다.진천호는 서강빈이 꿈쩍하지 않는 것을 보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웃으며 말했다.“패기가 있네. 그쪽이 어느 문파의 출신인지, 이 연명 단약은 또 무슨 단약이고 효능은 또 어떠한가?”“하하하! 형님,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자식이 하는 말을 믿는 것입니까?”손성록이 우습다는 듯 말했다.여문
“이 자식이, 나 진천호를 놀린 대가는 어떤 것인지 몰라?”진천호는 화를 냈다.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이 놀림을 받은 경우는 존재하지 않았다.연명 단약?수명을 5년 연장해준다고?이렇게 귀중한 단약을 신문지에 보관한다고?서강빈은 오히려 덤덤하게 웃으며 말했다.“급히 나오느라 상자를 찾지 못해서 잡히는 대로 신문지에 싸 왔습니다.”진천호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낯빛이 아주 어두워졌는데 마치 폭주를 앞둔 호랑이 같았다.“얘들아, 당장 이 난동을 부리는 자식을 잡아!”순식간에 진천호의 등 뒤에 있던 경호원 두 명이 나서더니 손은 허리춤을 만지면서 차가운 눈길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어르신, 먼저 제 단약을 보고 나서 말씀하시지 않겠어요?”“볼 필요가 있을까?”진천호가 차갑게 말하자 한정산이 다급하게 설득했다.“진 회장, 섣부르게 결론을 내리지 말아주세요. 서 거장은 다른 뜻이 없습니다. 만약 저를 믿는다면, 서 거장에게 한 번만 기회를 줘서 이 연명 단약을 직접 보십시오.”진천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하더니 손짓을 하여 두 경호원을 물러서라고 하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한정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한 가주, 이 자식이 만약 저를 속인다면 한 가주도 화를 입게 될 것입니다.”“...”한정산은 멈칫했지만, 기꺼이 서강빈을 믿고 바로 얘기했다.“만약 서 거장의 연명 단약이 진 회장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저는 저희 한씨 가문의 모든 재산을 바치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깜짝 놀라 모두 낯빛이 변하였다.한정산은 미친 게 아닌가?이 아무도 모르는 어린 애 때문에 전체 한씨 가문의 재산을 걸다니!서 거장이라는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가?이때까지 왜 들어본 적이 없는지?모두 의아해할 때 서강빈은 이미 연명 단약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사람들이 보는 데서 그 신문지를 열었다.사람들이 봤을 때 그것은 그저 평범한 알약이었다.아무 특별한 점이 없었다.진천호는 몇 번
유선희는 고개를 돌려 의아한 얼굴로 서강빈을 보면서 물었다.“이건 당신이 직접 만든 거예요?”“네.”서강빈은 아주 자연스럽게 대답했다.유선희의 예쁜 얼굴에는 경악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진천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유선희 씨, 뭔가를 보아냈나요? 진짜예요, 가짜예요?”다른 사람들도 분분히 이에 관해 물었다.“유선희 씨,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요.”“내 생각에 연명 단약은 무슨, 백 프로 가짜야!”“진 회장님, 손을 쓰시지요.”사람들의 조롱 섞인 말을 들으면서도 서강빈의 얼굴은 태연했다.진천호의 안색도 아주 안 좋았고 유선희가 오래도록 말을 하지 않자 마음속에 결론이 내려져 어두운 안광으로 서강빈을 보며 손짓을 했다.“여봐라! 당장 저 자식을 잡아!”말이 끝나자 두 경호원은 당장 손을 쓰려고 했다.“잠깐.”유선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유선희 씨?”진천호는 살짝 의외였다.유선희는 서강빈을 유심히 봤는데 자신이 어디에선가 서강빈을 본 적이 있는지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한참이 지나서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자 유선희는 고개를 젓고는 진천호를 보고 말했다.“진 회장님, 이 연명 단약에 대해 90프로의 확률로 진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효능이 보통이 아니라 아마 5년 정도 수명을 연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유선희는 백 프로라고 감히 말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녀가 90프로 정도의 확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서강빈의 이 연명 단약이 비범하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었다.진천호는 이 말을 듣고 몸이 부르르 떨리더니 눈이 휘둥그레져서 흥분한 목소리로 물었다.“정말이에요?”유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진천호는 크게 기뻐하면서 다급하게 테이블 위에 있던 그 하얀 단약을 들고는 아주 흥분했다.현장에 있던 사람들도 이 말을 듣고 숨을 들이쉬면서 흥분과 의아함이 뒤섞였다.진짜라고?이때 손성록과 여문선 등 사람들은 서강빈을 보는 시선부터 달라졌다.시선이 뜨거웠고, 흥분되어 있었다.“진 회장님, 바꾸시겠습니까?”서강빈이 덤덤하게 웃
“자네 지금 연명 단약 한 알을 가지고 나 진천호 앞에서 함부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유선희마저도 서강빈의 말을 듣고 미간이 찌푸려져서 서강빈이 너무 대담한 게 아닌지 생각하고 있었다.서강빈의 얼굴에는 두려운 기색이 없이 말했다.“진 회장님 요즘 자주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고 저녁에도 오래도록 잠이 들지 못하지 않으세요?”진천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차갑게 말했다.“내가 불면에 시달리는 게 무슨 문제라고 있어?”서강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진 회장님, 그건 불면증이 아니고 기력이 밖으로 빠져서 생기가 소실되는 것입니다. 만약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진 회장님은 잠이 들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지가 자주 저리고 가끔 짧게 기절하기도 했을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진천호의 눈빛은 순식간에 변했다.이 자식은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인가?하지만 자신의 주치의는 괜찮다고 했다. 그저 과로일 뿐이니 휴식을 많이 취하면 된다고 했다.하여 진천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차갑게 말했다.“됐어. 내 곁에는 나를 담당하는 의사가 있으니 무슨 문제가 있더라도 네가 그런 얘기를 할 자격은 없어.”진천호가 자신을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서강빈도 더는 엮이지 않고 뒤돌아 떠났다.서강빈이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진천호의 낯빛은 조금 풀어져서 곁에 있는 경호원한테 말했다.“당장 이 연명 단약을 어르신한테 갖다 드려.”“네.”경호원은 대답하고는 신속하게 자리를 떴다.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진천호의 머릿속에는 서강빈이 방금 한 말이 계속해서 떠올랐다.이때 손성록이 다가오더니 웃으며 말했다.“형님, 서른도 안 되는 어린놈일 뿐입니다. 저 자식이 한 말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제가 보기에 저 자식은 일부러 형님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말인 것 같아요.”진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 생각하지 않았다.한편, 서강빈 일행은 1층으로 내려왔다.한정산은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의 온몸은 비를 맞은 듯 땀에 젖어있어 숨을 거칠게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