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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자네 지금 연명 단약 한 알을 가지고 나 진천호 앞에서 함부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유선희마저도 서강빈의 말을 듣고 미간이 찌푸려져서 서강빈이 너무 대담한 게 아닌지 생각하고 있었다.

서강빈의 얼굴에는 두려운 기색이 없이 말했다.

“진 회장님 요즘 자주 가슴이 답답한 느낌이 들고 저녁에도 오래도록 잠이 들지 못하지 않으세요?”

진천호는 미간을 찌푸리고 차갑게 말했다.

“내가 불면에 시달리는 게 무슨 문제라고 있어?”

서강빈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진 회장님, 그건 불면증이 아니고 기력이 밖으로 빠져서 생기가 소실되는 것입니다. 만약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진 회장님은 잠이 들지 못하는 것뿐만 아니라 사지가 자주 저리고 가끔 짧게 기절하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진천호의 눈빛은 순식간에 변했다.

이 자식은 어떻게 이렇게 정확하게 알고 있는 것인가?

하지만 자신의 주치의는 괜찮다고 했다. 그저 과로일 뿐이니 휴식을 많이 취하면 된다고 했다.

하여 진천호는 잠시 생각하더니 차갑게 말했다.

“됐어. 내 곁에는 나를 담당하는 의사가 있으니 무슨 문제가 있더라도 네가 그런 얘기를 할 자격은 없어.”

진천호가 자신을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서강빈도 더는 엮이지 않고 뒤돌아 떠났다.

서강빈이 떠나는 것을 보고 나서야 진천호의 낯빛은 조금 풀어져서 곁에 있는 경호원한테 말했다.

“당장 이 연명 단약을 어르신한테 갖다 드려.”

“네.”

경호원은 대답하고는 신속하게 자리를 떴다.

미간을 찌푸리고 있는 진천호의 머릿속에는 서강빈이 방금 한 말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이때 손성록이 다가오더니 웃으며 말했다.

“형님, 서른도 안 되는 어린놈일 뿐입니다. 저 자식이 한 말은 마음에 담아두지 마세요. 제가 보기에 저 자식은 일부러 형님의 관심을 끌려고 하는 말인 것 같아요.”

진천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더 생각하지 않았다.

한편, 서강빈 일행은 1층으로 내려왔다.

한정산은 이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그의 온몸은 비를 맞은 듯 땀에 젖어있어 숨을 거칠게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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