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녀는 문을 닫지 않았다.마치 일부러 서강빈에게 남겨준 듯했다.서강빈은 권효정의 그런 속셈을 모를 리가 없기에 무안한 듯 한숨을 내쉬었다.이튿날, 서강빈은 전화벨 소리에 잠에서 깼다.휴대폰을 확인하니 낯선 번호였다.“여보세요, 누구세요?”서강빈은 전화를 받아 정중하게 물었다.“서강빈, 해인이 거기 있는 거 맞지?”전화 저편에서는 여자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무척 다급했다.“누구신지?”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렸는데 소리가 귀에 익었다.“나 도정윤이야. 해인이 지금 너한테 있냐고 묻잖아!”도정윤이 차갑게 말했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하다는 듯 대답했다.“도정윤 씨, 지금 나와 송해인의 관계를 놓고 볼 때 송해인이 나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너랑 같이 있는 게 아니야?”도정윤이 의아하게 묻고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서강빈은 안색이 변하여 미간을 찌푸리더니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미친 여자 아니야?”휴대폰을 놓고 서강빈은 일어나서 양치하고 세수하고는 아침 운동을 했다.그가 운동을 마쳤을 때야 권효정이 일어났다. 그녀는 펑퍼짐한 잠옷을 입고 있었고 살짝 비쳐서 검은색 속옷이 보였고 풍만한 자태도 보였다.어제저녁에는 너무 어두워서 서강빈이 눈여겨보지 못했는데 권효정의 이 몸매는 정말 대단했다.하지만 한번 눈길을 주고 나서 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자신이 할 일을 계속했다.권효정은 이 기회를 타 잔걸음으로 달려오더니 뒤에서 서강빈을 안고는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자기야, 굿모닝.”서강빈은 흠칫 놀랐다. 등 뒤에서 느껴지는 말랑한 살결의 감촉이 그의 욕구를 자극했다.이 여자가 지금 자신의 행동이 정상적인 남자한테 얼마나 큰 유혹인지 모르는 건가?“뭐 하는 거예요!”서강빈은 권효정을 밀어냈다.“메롱...”권효정은 장난스레 서강빈을 향해 혀를 둘렀고 뒤돌아 화장실로 가서 씻기 시작했다.십여 분 후, 권효정이 나왔을 때는 이미 옷을 다 갈아입었는데 영락없는 부잣집 딸, 능력 있는 여자의 모습이었다.하지만
“송해인 씨요?”황규성은 조금 의아했지만 바로 승낙했다.“알겠어요. 바로 전체 사람들을 동원해서 송해인 씨의 행방을 찾아볼게요.”“네.”서강빈은 대답하고 나서 전화를 끊었는데 안색은 어둡고 착잡해 보였다.송해인이 사라진 지 12시간이라고?다 성인인데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서강빈도 크게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바로 이때, 만물상점 문 앞에 검은색 랜드로버 한 대가 섰다.무척 패기가 넘쳤다.차 문이 열리고 검은색 정장을 입은 남자가 내려왔다.“혹시 서강빈, 서 거장님입니까?”검은 정장의 남자는 아주 정중하게 물었다.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찡그리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답했다.“맞습니다. 무슨 일이시죠?”검은 정장의 남자는 살짝 허리를 숙이고 공손하게 말했다.“저희 공씨 어르신께서 점심을 함께하려고 요청하셨습니다. 서 거장님께서 시간이 되시는지요?”“공씨 어르신? 공명진 씨 말씀입니까?”서강빈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검은 정장의 사내는 고개를 끄덕였다.“네.”서강빈은 웃으며 물었다.“왜 그러시죠? 혹시 어르신께서 또 무슨 문제에 봉착했나요?”검은 정장의 사내는 뒤통수를 만지면서 말했다.“그 부분에 대해서 저희 같은 하인은 잘 모릅니다. 서 거장님, 저와 함께 가시죠.”“그래요. 마침 오늘 일이 없었어요.”서강빈은 승낙하고 나서 문을 닫고는 차에 올랐다.식사하는 장소는 무척 조용한 작은 마당이었다.서강빈은 검은 정장의 경호원을 따라 독립적으로 있는 룸 안으로 들어갔다.문을 열고 들어서자 서강빈은 공명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공 가주님,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저한테 전화를 주시면 되는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없습니다.”공명진은 서강빈이 걸어오는 것을 보고 바로 일어서서 공손하게 말했다.“서 거장, 농이 지나치십니다. 음식을 대접하는 건 당연한 일인데 얼른 앉으세요.”서강빈도 내외하지 않고 덤덤하게 자리에 앉았다.이때서야 그는 룸 안에 중년 남자가 한 명 더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검은색 개량 한복을
이는 서강빈이 그에 관한 생각을 바꾸게 하였다.이 사람, 보통이 아니다. 속셈이 깊고 인내할 줄 아는 사람이다.“됐어요. 성회 이 비서님이라고 하셨죠, 할 얘기 있으면 직접 하세요. 저는 좀 있다가 또 일정이 있고 바쁜 몸입니다.”서강빈이 덤덤하게 말했다.이장원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고 불쾌한 기색을 띠었는데 미묘한 표정을 잘 절제하는 편이었다.하지만 아무리 숨긴다고 해도 서강빈의 눈은 피할 수 없었다.“서강빈 씨, 원수는 푸는 게 맺기보다 쉽다고 했습니다. 저는 서강빈 씨가 성회 군사구역에 얘기를 해줘서 저희 큰 형님과 셋째 동생을 풀어주셨으면 합니다.”이장원이 입을 열었다.요 며칠 사이 그는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앞뒤로 계속 달아 다녔다고 할 수 있다. 사람을 찾고 인맥을 연락했다.하지만 그 결과는 아주 뻔했다.성회 군사구역 쪽에서는 비룡 장군이 직접 내린 명령이므로 아무도 감히 거역할 수 없다고 했다.하지만 만약 서강빈의 용서를 받을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비룡 장군이 직접 명령을 내렸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장원도 깜짝 놀랐었다.그는 서강빈과 같은 이런 아무 배경이 없는 작은 인물이 비룡 장군과 친분이 있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던 게 분명했다.구체적인 원인은 알지 못하지만 지금 형님과 셋째 동생을 구하려면 서강빈의 용서를 구하는 게 필요했다.“안 풀어줄 겁니다.”서강빈은 차갑게 말했다.이장원의 낯빛이 순식간에 변했다.그는 서강빈이 이렇게 단호하게 거절하고 상의할 여지조차 없을 줄은 몰랐다.이렇게 거만하다고?성회의 비서인 자신이 직접 와서 그와 대화를 하려는데도 여지를 주지 않는다고?“서강빈 씨, 일을 처리할 때 그렇게까지 단호할 필요가 없잖습니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우리는 친구가 될 수도 있잖아요.”이장원은 어두운 안색으로 말하면서 마음속에 있는 불만과 분노를 극도로 억제하고 있었다.서강빈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이 비서님, 당신은 그날의 상황을 몰라서 그러는 겁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늦게 갔으면 제
“뭐라고요? 납치라고요?”서강빈은 낯빛이 크게 변해서 미간을 찌푸렸고 한기가 룸 안 전체를 가득 채웠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서강빈이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황규성이 다급하게 말했다.“서 선생, 구체적인 상황은 나도 아직 조사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부하에게서 소식이 왔는데 어느 도박장의 무리가 송해인 씨를 납치하였다고 해요.”“도박장이요?”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더 아리송해졌다.송해인이 언제부터 도박장의 사람들과 관련이 있게 되었는가?”“사람은 어디 있어요?”서강빈이 다급하게 묻자 황규성이 대답했다.“아직 찾고 있어요. 제가 이미 사람들을 보내서 찾으라고 했지만, 송주가 워낙 커서 지금 바로 찾는 건 무리가 있어요.”서강빈은 이 말을 듣고 얼굴이 더없이 차갑게 변하여 순식간에 분노가 치밀었다.비록 자신과 송해인은 이미 이혼한 사이지만 송해인이 납치되었는데 그녀가 위험에 처한 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었다. “무슨 방법을 쓰든 간에 당장 송해인의 행방을 찾아주세요!”서강빈은 이렇게 명령했고 황규성은 다급하게 대답했다.“알겠어요, 서 선생.”전화를 끊자 공명진은 일어서서 의아한 말투로 물었다.“서 거장, 무슨 일입니까?”“송해인이 납치당했어요.”서강빈이 대답했다. 그의 시선은 한없이 차가웠고 미간에는 불이 일 것 같았다.공명진은 이 말을 듣더니 안색이 변하여 당황한 어조로 물었다.“뭐라고요? 송해인 씨가 납치당했다고요? 제가 도울 게 있습니까? 저도 송주에서 친분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아마 소식을 좀 알수도 있을 겁니다.”“괜찮습니다, 공 가주님. 이미 규성 어르신께 부탁했습니다.”서강빈이 대답했다.“아, 공 가주님, 가주님의 경호원한테 저를 데려다주라고 해주세요.”“좋아요. 철아, 서 거장을 모셔다드려.”공명진이 얼른 말했다.“네.”경호원이 대답했다.이윽고 서강빈은 다급하게 떠나서 송해인이 사는 작은 별장으로 향했는데 가는 길에 얼마나 많은 신호 위반을 했는지 모른다. 운전하는 경호원은 이미 페
그의 모습을 보니 양미란을 눈치를 채고 주먹으로 송태호를 계속 때리면서 꾸짖었다.“이 모자란 자식! 네 친누나야! 당장 어디 있는지 엄마한테 말해!”“엄마!”송태호는 급하게 소리치고는 양미란의 어깨를 누르고 눈을 크게 뜨고는 차근차근 타일렀다.“내 말 좀 들어보세요. 괜찮아요, 아무 일도 없어요. 제가 잠시 누나를 숨겨둔 것뿐이에요. 아주 안전해요, 진짜 안전해요.”“저는 그저 회사를 가지고 싶었고 단지 저를 증명하고 싶었어요. 엄마, 저 도와주세요. 저 좀 도와주세요, 네?”“제가 회사를 손에 넣기만 한다면 반드시 비오 그룹을 이끌어서 더 큰 휘황함을 이룰 거예요. 반드시 송씨 가문을 송주에서 으뜸가는 명문가로 만들 거예요!”양미란은 송태호를 밀쳐내고 울부짖었다.“천호야, 너 미쳤어? 해인이는 네 친누나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안돼, 지금 당장 가서 할머니한테 말할 거야. 걱정하지 마. 엄마가 너도 무사하게 해줄게. 내가 할머니한테 너를 봐달라고 빌 거야.”양미란이 가려는 것을 보고 송태호는 급해져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이에 양미란은 깜짝 놀라 소리쳤다.“아들, 이게 뭐 하는 거야? 얼른 일어나!”양미란은 얼른 송태호를 일으키려 했지만, 송태호는 일어나지 않고 울면서 말했다.“엄마, 제발 부탁해요. 이번 한 번만 도와주세요. 아니면 저는 죽어요.”“아들, 도대체 무슨 일이야. 엄마를 놀라게 하지 마.”양미란도 조급해져서 가슴이 철렁했다.송태호는 잠시 망설이더니 말했다.“엄마, 제가 도박 빚이 있어요. 100억, 100억이에요! 제가 회사를 손에 넣지 못해 이 돈을 마련하지 못하면 저는 죽어요!”“뭐? 100억이나 도박 빚이 있다고?”양미란은 이 말에 화가 나서 하마터면 기절할뻔해서 의자에 털썩 앉아 가슴을 부여잡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엄마, 엄마... 괜찮아요?”송태호는 얼른 일어서서 양미란을 부축했다.양미란은 아직도 철이 들지 않고 속을 썩이는 송태호를 빤히 쳐다보면서 뺨을 내리치고는 욕을 퍼부었다.“
“당장 가서 찾으라고!”서강빈이 화를 내며 소리쳤다.이세영은 깜짝 놀라 몸을 떨며 안색이 변하여 성을 냈다.“그래, 서강빈, 나한테 화를 내? 좋아, 찾아줄게. 만약 오늘 당신이 대표님의 행방을 찾지 못한다면 내가 당신 가만 안 둘 거야!”이세영은 발을 구르며 화를 내고는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5분이 지나지 않아 그녀는 서강빈이 필요하다는 물건을 마련했다.황부, 주사, 그리고 20년 된 붓.“당신이 필요하다는 건 이게 다야. 도대체 뭐 하려는 거야?”이세영은 팔짱을 끼고 차가운 얼굴로 따져 물었다.서강빈은 그 물건들을 한번 보더니 차갑게 대답했다.“먼저 나가 있어.”“뭐라고? 나 보고 나가라고? 이봐, 서강빈, 이 물건들을 내가 찾아온 거야. 근데 지금 나더러 나가 있으라고?”이세영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서강빈 이 빌어먹을 자식이 도대체 뭐 하려는 거지?“송해인 찾고 싶기는 한 거야?”서강빈이 차갑게 물었다/이세영은 동공이 흔들리더니 말했다.“나는... 좋아! 나가줄게! 당신이 오늘 도대체 뭘 해내는지 똑똑히 봐야겠어!”콧방귀를 뀌고서 이세영은 뒤돌아 별장을 나갔다.넓은 거실에는 서강빈 한 사람만 남겨졌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더니 20년 된 붓으로 신속하게 주사를 찍어서 빠르게 황부에 어렵고 이해할 수 없는 부문을 썼다.이윽고 서강빈은 황부를 들어서 머리카락을 몇 가닥 감싸더니 입에서는 주문을 외우면서 손을 휙 들었다.펑 하는 소리와 함께 황부가 불에 타기 시작했다.이것은 음양술중의 금기된 술수 중 하나인데 술수 진행자의 몸에 해를 많이 끼치게 되어 1년의 수명이 깎이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지금 보이는 것을 불이 타고 있는 것이지만 사실은 서강빈의 1년 수명이 타고 있다.하지만 서강빈은 지금 다른 것들은 생각할 겨를이 없이 송해인을 찾는 게 제일 중요했다.공기 중에는 빠르게 은은한 부적향이 퍼졌고 그 불덩이도 공중에 떠서 계속해서 몇 분 동안 연소하고 나서야 꺼졌다.불꽃이 꺼지고 나서 서강빈은 몸이 휘청이
잠시 망설이더니 진기준이 말했다.“좋아, 알겠어. 나도 사람들 데리고 가볼게.”전화를 끊고 진기준은 자신의 경호원에게 말했다.“사람들을 열몇 정도 데리고 폐차장으로 가!”“네, 진 대표님.”경호원이 대답했다....이때 송주 서구역의 폐차장.여기는 송주 시 중심과 4, 5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이었다.차를 타고 온다고 해도 한 시간 남짓하게 걸렸다.더구나 부근은 황량하고 덕지덕지 둘러싼 개발을 앞둔 용지들이었다. 평소에는 사람이 오는 일이 거의 없었다.이때, 폐차장 내 넓은 공장 중앙에는 송해인이 의자에 손이고 발이고 다 묶여있었다. 입에는 수건을 넣어 막고 있었기에 어눌한 소리밖에 내지 못했다.그녀의 곁에 멀지 않은 곳에는 문신이 있는 젊은 남자가 두 명 있었는데 그들은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으면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형, 저 여자가 저렇게 이쁜데 우리가 그냥 지키고만 있으면 너무 아깝지 않아요?”이때, 그중 빼빼 마른 남자가 음흉하게 송해인을 쳐다보면서 말했다.술을 많이 마시니 술기운이 올라와 마음속에서는 음탕한 생각이 피어나고 있었다.그들은 절세미인인 송해인을 하룻밤 동안 꼬박 지키고 있었는데 이미 더는 참지 못할 지경이었다.예전이라면 여자를 납치하기라도 하면 그들은 모두 한 번씩 그 짓을 하고 나서야 직성이 풀렸다.하지만 이번은 달랐다. 그들의 우두머리가 못하게 했고 심지어 손을 대지 말라고 몇 번이고 경고했다.술을 마시고 있던 다른 남자는 송해인을 힐끗 보더니 그 역시도 아랫배에서 사악한 생각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솔직히 말해서 여자를 여러 번 납치 했었는데 이번에 납치한 여자가 제일 예뻐.”그 사람은 음란하게 웃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그렇죠! 아니면 우리 먼저 할까요? 어차피 보스도 여기 없고 아무도 모르잖아요.”그 마른 남자가 계속해서 말했고 시선은 송해인을 향해 있었다.희고 긴 다리와 풍만한 가슴, 그 짓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끝내줄 것이다!“아니야, 만약 보스가 안다면 우리를 반쯤 죽일 거야.”
순간, 마른 남자의 팔은 뻣뻣해져서 공중에 그대로 멈췄다.그 남자는 처절하게 비명을 지르며 팔을 부여잡고 퍽 하고 바닥에 무릎 꿇고는 데굴데굴 구르면서 소리쳤다.“누구야?”다른 남자는 벌떡 일어서더니 곁에 있던 칼을 들고는 눈을 크게 뜨고 녹슨 자국이 덕지덕지한 철문을 쳐다보았다.이때, 인영 하나가 문 앞에서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온몸에서 무서운 살기를 내뿜었다.“당신들 죽고 싶어서 환장했지.”서강빈은 차갑게 말하면서 몸에서는 무서운 살기가 터져 나왔다. 그 살기는 송해인도 느낄 수 있어서 몸을 떨었다.그녀는 히어로처럼 갑자기 나타난 서강빈을 놀란 얼굴로 바라보다가 눈에서는 눈물이 차올랐다.그녀는 자신을 처음 찾은 사람이 서강빈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리고 수십 미터 떨어진 송해인을 보고 물었다.“괜찮은 거야?”송해인은 힘있게 고개를 저으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나 괜찮아...”한순간에 모든 설움이 터져 나왔다.“미친! 어디서 굴러온 어린 녀석이, 너 죽고 싶어?”그 남자는 바닥에 쓰러져 비명을 지르는 자신의 동료를 보면서 손에 든 칼을 휘두르며 사납게 서강빈을 노려보았다.말이 끝나자마자 남자는 벌떡 일어서 칼을 들고는 기합을 지르며 서강빈을 향해 달려갔다.이 칼이 내리쳐지면 서강빈은 목이 잘릴 것이다.송해인은 그것을 보고 놀라서 하얗게 질린 채 소리쳤다.“서강빈, 조심해!”하지만 서강빈은 무척 침착하고 태연하게 상대방이 칼을 휘두르며 오는 것을 보더니 가볍게 손을 들어 순식간에 상대방의 손목을 제압했다.이윽고 상대방의 놀란 시선 속에서 힘을 주어 꺾었다.툭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팔이 90도로 꺾여졌고 뼈가 튀어나와 피범벅이 되어 아주 참혹했다.“악, 내 손, 내 손...”남자도 비명을 지르며 바로 바닥에 쓰러져 피가 멈추지 않는 팔을 붙잡고 데굴데굴 굴렀다.비명은 전체 폐차장에 울려 퍼졌다.서강빈은 그들을 상관한 겨를이 없이 빠르게 송해인의 앞으로 다가가 그녀를 묶고 있던 줄을 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