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49화

Author: 서인하
서강빈은 차가운 눈빛으로 달려드는 이수천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맞은편의 주먹으로 강력한 한 방을 날렸다.

서강빈이 주먹을 휘두르자 이수천은 분노가 치솟았다.

“버르장머리 없는 놈! 감히 나한테 주먹질을 하다니, 정말 죽고 싶은 거냐!”

이수천이 소리치면서 힘을 더한 주먹이 마치 포탄처럼 음속을 뚫고 서강빈의 주먹을 향해 돌진했다.

펑!

천둥 같은 굉음이 울리며 이 가문 전체에 울려 퍼졌다.

“좋아요! 오빠, 한 방에 저 녀석을 때려잡아!”

이향연이 뒤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매우 흥분한 모습으로 소리쳤다.

그녀는 이미 서강빈이 오빠의 한 방에 쓰러지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향연, 그리고 다급하게 달려온 이씨 가문의 보안 요원들이 보는 앞에서 이수천이 크게 밀려나고 만 것이다. 그는 십여 걸음을 물러난 뒤에 한쪽 발을 깊게 잔디밭에 박아 넣고서야 겨우 자세를 잡을 수 있었다.

그리고 땅바닥에는 십여 개의 3인치 깊이의 발자국이 남아 있었다.

이수천의 얼굴은 놀라움으로 가득 찼고 눈이 휘둥그레져서 서강빈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의 오른 주먹은 이미 부서져 버렸고 주먹에서는 피가 한 방울 한 방울 풀밭에 떨어졌다.

이 주먹 맞대결에서 이수천이 패배했다!

이수천은 경악해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서강빈을 응시하며 소리쳤다.

“너 도대체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 있는 거야?”

이수천의 질문에 서강빈은 차갑게 대답했다.

“내 실력은 너를 상대하기에 충분하지.”

“건방진 놈!”

이수천은 분노하여 크게 소리쳤고 몸에서는 기운이 솟구치며 그의 전투복이 찢어지고 강인한 체구가 드러났다.

“너는 나를 완전히 화나게 했어!”

“오늘은 반드시 너의 목숨을 가져가겠다!”

이수천이 포효했다.

“오빠가 온 힘을 다할 예정이니 이 녀석 오늘 틀림없이 죽을 거야!”

이향연은 원래 걱정하고 있었지만 분노한 이수천을 보며 갑자기 깨닫고 매우 흥분하기 시작했다.

한편, 이수천은 바로 공격을 시작하여 주먹과 발차기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명의 서강빈   제450화

    “서, 서강빈... 너무 더워, 못 견디겠어... 도와줘...” 송해인은 완전히 이성을 잃고 손을 뻗어 도움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그 열 명의 건장한 남자들은 더 음란하게 웃었다. “하하하, 말했잖아, 이 약은 진짜 대단해.” “생각지도 못했어, 청순한 여성 이미지의 송 대표님도 이렇게 요염하다니.” “얘들아, 내가 먼저 할까?” 그때, 건장한 남자가 송해인에게 다가가 그녀의 치마를 한 번에 찢어버렸다.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피부가 그대로 드러났다. 송해인은 본능적으로 저항하려고 아직도 몸부림치고 있었고 입으로는 하지 말라고 외쳤지만, 그녀는 이미 힘을 다해 저항할 힘이 없었다. 그 건장한 남자가 송해인의 가슴을 만지려고 손을 뻗는 순간, 쾅 하고 작은 방의 문이 부서졌다. 문 뒤에 선 몇 명의 큰 남자들이 강력한 힘 때문에 날아가 바닥과 벽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피를 토하며 죽었다.그 뒤를 이어, 크고 분노에 찬 모습의 인물이 문턱을 넘어 들어섰다. 그 순간, 서강빈은 의심할 여지 없이 지옥의 염라대왕이었다.서강빈은 방안의 광경과 송해인의 상태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너희들은 다 죽어 마땅해!” “젠장, 때려라!” 남은 여섯 일곱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무기를 들고 서강빈을 향해 돌진했다. 하지만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이들은 서강빈에게 모두 쓰러졌다. 그 후, 서강빈은 송해인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송해인은 참을 수 없는 듯 몸이 불타는 것처럼 서강빈에게 달려들어 그를 땅에 누르고 그의 위에 올라타 서강빈의 옷과 바지를 거칠게 찢으며 그의 몸에 열정적으로 키스하고 물어뜯기 시작했다. “서강빈, 나, 나... 나 줘, 부탁해, 해 줘...”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송해인과 그런 짓을 할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는 송해인이 자신에게 키스하고 옷을 찢는 것을 그대로 두면서 손을 들어 은 바늘을 손가락 사이에 두고 송해인의 몸에 투하했다. 잠시 후, 송해인은 몸이 축

  • 명의 서강빈   제451화

    본 장군이라고?이 말을 들은 이수천은 몸이 떨렸다.그가 뒤돌아봤을 때는 열 몇 대의 군용지프가 이 씨 가문리조트에 들어와 서 있었다.그 뒤에는 천명의 규모가 되는 대부대가 뒤따라왔다.모두 전신 무장을 하고 있었다.제일 중요한 것은 그 전사들의 몸에 입은 옷은 일반 전투복이 아니라 청색의 비룡 전투복이었다.모든 전투복의 가슴과 어깨 부위에 있는 배지들도 다 금색의 비룡이었다.비룡 전투복!비룡군의 전사들이다!이 순간, 이수천의 얼굴색이 변하고 동공이 조이더니 천명이 거의 되는 비룡군의 전사들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비룡군이 어떻게 이씨 가문 리조트에 나타난 거지?이들은 전장에서 대적할 자가 없는 불패의 군대이다!비룡 장군이 이끄는 최강의 군단이다.십만 비룡 전사면 족히 팔국 50만 군대를 쓸어버릴 수 있다.세상에!하지만 이 군단은 변경에서 지키고 있어야 하지 않는가?왜 갑자기 성회 이씨 가문의 리조트에 나타나게 된 거지?이수천이 반응하기도 전에 이어지는 광경은 더 이수천을 살 떨리게 했고 당황과 공포로 얼룩지게 했다.왜냐하면, 최전방의 지프에서 청색 비룡 장군 의상을 입은 젊은 남자가 뛰어내렸다. 남자는 날카로운 눈썹과 별을 박은 것 같은 눈을 가지고 있었고 분위기가 용맹했다.특히 어깨에 있는 그 금빛으로 빛나는 금색 배지는 더 눈이 부셨다.영롱하게 빛난다!그건 비범한 신분을 의미하고 있다.금룡 배지, 존엄한 총사령관!쿵!이 순간, 이수천의 머리는 터질 듯했고 얼굴은 허옇게 질렸으며 입술이 달달 떨리고 있었다.그는 자신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오는 젊은 남자가 다른 이가 아니라 바로 6년 이내에 용국을 위해 많은 공헌을 하고 여러 번 군사 기적을 이룩한 비룡 장군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비룡 장군, 친히 이씨 가문 리조트에 행차하시다니!정신을 차린 순간, 이수천은 서강빈을 신경 쓸 새가 없이 빠르게 권비룡의 앞으로 가서 차렷 자세로 경례를 했다.“장성 이수천, 비룡 장군께 경례를 올립니다.”이 말이

  • 명의 서강빈   제452화

    “오늘, 흑룡이 지금 여기 있다고 해도 내가 당신을 훈계하는 걸 보고 한마디도 못 할 거야.”이수천은 일어났지만, 입가에는 피가 흘렀고 배를 움켜쥐고는 불만스러운 눈빛으로 권비룡을 보면서 물었다.“저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가 도대체 어느 부분에서 비룡 장군의 심기를 건드렸기에 저에게 이런 수모를 주시는지.”권비룡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이해할 수 없어? 좋아, 지금 당장 알게 해줄게.”권비룡은 말하고 나서 이수천을 더 보기 싫은 듯 고개를 돌려 송해인을 안고 있는 서강빈을 보고는 미간을 꿈틀하더니 그를 향해 걸어가서 불만스럽게 말했다.“강빈 형, 이런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직접 저한테 처리해달라고 전화를 할 필요가 있었어요?”“형, 제가 얼마나 바쁜지 알아요? 그 와중에도 제가 형을 위해 변경에서 날아오느라 일이 많이 밀렸는데 어떻게 저에게 감사 인사를 할 예정이에요?”권비룡이 싱글벙글해서 물었다.서강빈은 그를 흘겨보더니 차갑게 말했다.“할 말 있으면 돌리지 말고 해.”권비룡은 바로 다가가 이수천과 이수천이 데리고 온 팔백 정예부대와 천명 정도 되는 비룡 전사들이 보는 앞에서 서강빈의 팔짱을 끼고 웃으면서 애원하는 어조로 말했다.“예전에 형이 나 때릴 때 썼던 그 기술을 가르쳐 주면 안 돼요?”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권비룡이 뒤끝이 이렇게 길 줄 몰랐다. 몇 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기억하고 있다.“좋아.”서강빈은 질질 끌지 않고 시원하게 대답했다.권비룡은 바로 얼굴에 웃음을 띠었는데 마치 사탕을 쥐여준 어린아이 같았다.이윽고 권비룡은 뒤돌아 뒷짐을 지고 장군의 위엄을 내세우면서 이미 놀라서 넋이 나간 이수천을 보면서 차갑게 말했다.“이수천, 이제 알겠어?”이수천은 이미 너무 놀라 넋이 나갔다!서강빈이 비룡 장군과 이렇게 각별한 사이였다니?이렇게 막 스스럼없이 지내는 사이라니?망했다!이씨 가문은 이제 끝났다!이 순간에야 이수천은 자신이 얼마나 큰 사고를 쳤는지 알게 되었다.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수천은

  • 명의 서강빈   제453화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고 무미건조하게 말했다.“내가 어떻게 알아?”“당신 태도가 왜 그래? 당신이 이씨 가문의 심기를 건드려서 대표님이 잡혀 온 것인데 왜 아무렇지 않은 모습이야? 정말 나쁜 놈이야!”이세영은 화를 내면서 서강빈의 얼굴에 대고 욕을 퍼부었다.서강빈은 낯빛이 변하더니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당신은 내가 서강빈을 이씨 가문에서 데리고 나온 게 안 보여?”이세영은 놀라서 미간을 찌푸리더니 바로 욕을 퍼부었다.“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야! 진 대표님의 인맥을 통해서 이씨 가문 사람들이 대표님을 놓아준 것이지. 아니면 당신이 어떻게 대표님을 무사히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이씨 가문 사람들은 당신을 죽이지 못해서 안달인데, 당신이 이렇게 당당하게 들어갔다가는 죽지 않더라도 반쯤은 죽어있을 덴데. 진 대표님이 아니라면 당신이 지금처럼 여기에 서서 나와 얘기할 수 있어?”서강빈의 미간은 더욱 찌푸려져서 코웃음을 치고는 말했다.“당신 뭐라고? 내가 이씨 가문에서 나올 수 있었던 게 진기준의 인맥 덕분이라고?”“맞아! 내가 아니면 당신은 이미 죽은 목숨이야.”이때 진기준이 나서면서 분노에 찬 얼굴로 서강빈을 바라보았다.진기준은 갑자기 서강준의 멱살을 잡고는 화를 냈다.“서강빈, 경고하는데 너는 이미 해인이랑 이혼했어. 해인이는 모레면 나한테 시집올 거고 너는 해인이한테서 떨어지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내가 너 죽여버릴 거야.”서강빈은 반격하여 진기준의 손목을 내리누르고는 멱살을 잡고 있던 손을 떼어내고 차갑게 말했다.“진기준, 나도 여러 번 경고하는데 나 화나게 하지 마.”말하고 서강빈은 서강준을 몇 걸음 밖으로 밀쳐냈다.“너!”진기준은 화가 치밀어 손을 쓰려고 했지만, 지난번 병원에서 서강빈에게 맞았던 게 떠올라서 때리려던 것을 멈추었다.“네가 인맥을 써서 이씨 가문 사람들이 사람을 놓아주었다고?”서강빈은 갑작스레 반문했다.진기준의 자신의 슈트를 정리하더니 도도한 자태로 자랑스레 말했다.“그래! 내가 아

  • 명의 서강빈   제454화

    서강빈은 무안해서 한숨을 쉬고는 말했다.“진기준이 맞는지 아닌지는 당신들이 나보다 잘 알겠지. 진씨 가문은 이씨 가문을 막을 수 있을 만한 능력이 없지 않나?”“닥쳐! 기준이 아니라면 쓸모없는 찌질이인 네가 한 일이겠어?”양미란이 꾸짖었다.이세영도 따라서 비아냥거렸다.“서강빈, 당신이 이렇게 빨리 온 이유가 공을 뺏으려는 거잖아. 대표님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어서 대표님의 마음을 돌려 우리 대표님과 진 대표님의 결혼식을 망치려는 거잖아? 당신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내가 모를 줄 알아?”이 말을 들은 송해인은 어두운 낯빛이 더 어두워졌다.그녀는 서강빈이 이런 사람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서강빈, 너는 해명할 게 없어?”송해인이 물었다.서강빈은 미간을 꿈틀거리면서 무력하게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해명할 게 없어. 네가 저 사람을 믿으려 한다면 나도 할 말이 없어.”“다만 진씨 가문이 이씨 가문을 막을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것만 말해주고 싶어.”“이번에 너를 구할 수 있었던 건 내가 비룡 장군을 찾았기 때문이야.”이 말이 나오자 진기준은 바로 폭소를 터뜨리며 말했다.“서강빈, 너는 네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네가 비룡 장군을 찾았다고?”“다들 들어봐요, 미친 거 아니에요?”서강빈이 미간을 찌푸리고 진기준을 보았다.진기준 계속하여 거만하게 말했다.“너는 비룡 장군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 우리 용국에 새로 부임한 5대 사령관 중의 한 사람이야! 지고무상한 인물이라고! 우리 진씨 가문뿐만 아니라 성회의 이씨 가문도 비룡 장군과 인연을 맺을 자격이 없어!”“너처럼 보잘것없는 쓰레기 같은 놈이 감히 네가 비룡 장군을 찾아서 해인이를 구했다고 지껄이는 거야?”“네가 생각해도 지금 네가 한 말이 우습지 않아?”서강빈은 태연하게 웃으며 말했다.“우스워?”“그만해!”송해인이 화를 내면서 소리쳤다. 조금 히스테릭하고 조금 분노했는데 더 많은 감정은 실망이었다.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져서 눈물이 차오른 채로 서강빈을 바라보

  • 명의 서강빈   제455화

    진기준의 안색도 평소와 다르게 어두워졌다.아까 서강빈이 한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저 자식이 설마 진짜 비룡 장군과 친분이 있는 거야?송해인은 의아한 눈빛으로 진기준을 보면서 물었다.“진기준, 이게 무슨 일이야? 네가 인맥을 동원해서 이씨 가문이 나를 풀어줬다면서? 왜 서강빈 말대로 비룡 장군 덕분인 거야?”진기준은 매우 곤란하여 쭈뼛쭈뼛했다.“그게...”진기준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이세영은 혼자 소설을 쓰며 말했다.“대표님, 물어볼 게 뭐가 있어요. 당연히 진 대표님의 아버님이 성회에서의 인맥을 동원하여 비룡 장군한테 연락하게 된 거죠! 아니면 대표님 정말 서강빈 그 자식의 말을 믿고 그 자식이 비룡 장군을 찾았다고 생각하세요?”“서강빈이 정말 그럴만한 관계와 실력이 있다면 지난 2년간 왜 그렇게 조용히 살았으며 대표님과 이혼까지 하게 되었겠어요?”진기준은 바로 웃으며 말했다.“그래그래, 이 비서 말이 맞아. 아마 아빠가 이번에 큰 인맥을 동원하여 비룡 장군한테 연락했을 거야.”“솔직히 말하면 아빠가 이런 인맥이 있을 줄 나도 생각 못 했어.”“해인아, 네가 믿지 못하겠으면 내가 지금 당장 아빠한테 전화해서 물어볼게.”말하면서 진기준은 핸드폰을 꺼내 자신의 아버지한테 전화를 걸어 감격스럽게 물었다.“아빠, 이 정도로 대단하셨어요? 어떻게 비룡 장군한테 연락하게 된 거예요?”전화의 맞은편, 송주 제우 그룹의 회장 사무실에 있는 진기준의 아버지는 아들의 얘기를 듣고 영문을 몰라 의아한 기색이었다.이윽고 그는 아들을 훈계했다.“이 자식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뭐? 비룡 장군?”“네 아버지가 그런 인맥이 있다면 아직도 이 작은 송주에서 아득바득 버티고 있겠냐?”“네?”진기준은 얼이 빠졌다.그가 더 묻기도 전에 아버지는 차갑게 말했다.“아, 네가 전에 나한테 성회의 인맥을 빌어 이 씨 가문에 사람을 풀어달라고 부탁했던 일을 나는 해결할 수가 없어.”“그건 성회 이씨 가문이야, 너는 네 아버지인 내가 성회에서 잘 나간다고 생각

  • 명의 서강빈   제456화

    송해인은 아무 말 없이 차에 올라탔다.진기준과 이세영도 따라서 차에 탔다.송해인은 회사로 돌아가지 않고 바로 펜션으로 돌아갔다.양미란과도 만나지 않고 있었다.그녀는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고 혼자 조용히 있고 싶었다.송해인이 안방의 침대에 누워있을 때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도정윤이 걸어들어와 침대에 누워있는 송해인을 보더니 말했다.“회사에 관련한 일은 이미 들었어. 아무것도 안 할 생각이야?”송해인은 눈가의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나 힘들어. 마침 쉴 수 있게 되었어.”“너 지금 내가 알던 송해인이 아닌 것 같아. 이렇게 쉽게 포기한다고? 네가 직접 지금까지 키워온 회사야. 이렇게 쉽게 회사 경영 경험도 없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동생한테 넘겨준다고?”도정윤은 직설적으로 말했다.그녀가 보기에 비오 그룹이 송태호 손에 넘어간다면 반년을 넘기지 못하고 파산하고 말 것이다.송해인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그래도 내 동생이야. 할머니 쪽에서는 이미 태호가 회사를 이어받을 준비를 하고 있었어.”“그래서? 포기하려고?”도정윤이 물었다.송해인은 말이 없었다.도정윤은 낯빛이 어두워졌다.“내가 귀국한 것은 너를 도우려고 한 것이지 그 쓸모없는 자식을 도우려는 게 아니야.”“내가 보는 너는 이렇게 쉽게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야. 비오 그룹을 위해, 회사의 그 많은 직원을 위해, 그리고 네가 고생하여 따낸 프로젝트, 비엘 마스크팩과 곧 출시할 금오단, 한의학대회를 위해서라도 힘을 내야지. 네가 가졌던 모든 것을 다시 뺏어오란 말이야.”도정윤은 진지하게 말했다.송해인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도정윤은 고개를 젓고는 안방을 나섰다.한참이 지나 송해인은 안방에서 걸어 나왔는데 그녀는 검은색 원피스에 가방을 들고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나랑 함께 회사에 가자.”도정윤은 송해인의 모습을 보고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좋아, 이게 바로 내가 아는 송해인이지.”이윽고 두 여자는 펜션을 떠나 비오 그룹으로 갔다....서강빈은 성회에

  • 명의 서강빈   제457화

    서강빈은 놀라서 바로 권효정을 밀어냈다.하지만 권효정은 더 오기가 생겨 서강빈의 입술을 물고 놓아주지 않았다.몇 번을 밀어내서야 서강빈은 권효정을 떼어낼 수 있었다.권효정은 그렇게 그의 몸에 앉아서 원망이 담긴 눈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입술을 만지작거리더니 불만스럽게 물었다.“왜 저를 밀어내요?”“뭐 하는 거예요! 당장 일어나요!”서강빈은 불쾌한 기색을 띠면서 다급하게 몸을 일으켰다.그는 얼른 거울을 보았는데 자신의 입술이 다 뜯긴 것을 발견했고 권효정은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곁에 앉아서 되새기고 있었다.서강빈이 약을 찾아 입술에 바르는 모습을 보고 권효정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말했다.“죄송해요.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에요.”서강빈은 그녀와 더 말하고 싶지 않아서 약을 바르고는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이만 돌아가세요.”“싫어요! 저는 여기서 강빈 씨랑 함께 있을 거예요.”권효정은 고집을 부리면서 뭐라고 해도 안 가려 했다.서강빈은 어쩔수 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면서 더 말씨름하지 않고 옥돌을 꺼내 평안석을 만드는 일을 계속했다.권효정은 그를 더 번거롭게 하지 않고 조용히 곁에 앉아서 서강빈이 평안석을 만드는 것을 보고 있으면서 가끔 몇 마디 물음을 던지면 서강빈은 간단하게 대답을 주었다.“저번에 강빈 씨가 준 옥 펜던트도 그런 기능을 하는 거예요?”권효정은 자신의 목에 걸려 있는 옥 펜던트를 만지작거리면서 물었다.서강빈이 대답했다.“달라요. 효정 씨 것은 평안을 빌어주기도 하고 대가의 공격을 한번 막아줄 수 있어요.”권효정은 알듯 말듯 고개를 끄덕였다.잠시 후, 만물상점 문 앞에 검은색의 마이바흐가 세워졌다.한정산은 다급하게 차에서 내리더니 땀범벅이 된 모습으로 만물상점에 뛰어 들어와서 소리쳤다.“서 거장, 역시 여기 있었네.”서강빈은 고개를 들어 오랜만인 한정산을 보고 살짝 의아해하다가 웃으며 물었다.“한 가주님 역시 능력이 좋으시네요. 여기를 다 찾아내시고.”한정산은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고는 테이블 위에

Latest chapter

  • 명의 서강빈   제843화

    만약 서강빈이 단지 의술이 대단하다고 하면 이선종은 이 정도까지 공경하지 않았을 것이다. 한의학은 도문에서 기원했지만, 지금의 의사 중에서는 도술을 아는 이들이 적었다. 그러나 서강빈은 의술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도술 면에서도 이렇게나 조예가 깊으므로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서강빈은 다가가서 이선종을 일으키며 말했다.“선생님, 이러실 필요 없습니다. 선생께서도 어르신의 병세를 걱정하여 혹시나 돌팔이를 만날까 봐 그러신 거잖아요.”이선종은 이 말을 듣고 부끄러운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말했다.“서 선생, 선생을 보니 저는 정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입니다. 선생은 저보다 의술이 대단할 뿐만 아니라 성품도 저보다 훨씬 훌륭하십니다.”서강빈은 이선종의 어깨를 토닥이고는 침대에 누워있는 임성진 어르신을 바라보았다.지금 임성진 어르신의 얼굴은 점점 혈색이 돌아오고 곁에 있는 기기에서도 몸의 각종 수치가 호전되고 있다고 나타나고 있었다.임호는 할아버지가 무사한 것을 보고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다.“서 선생, 우리 할아버지를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서 선생을 큰 형님으로 모시고 싶은데 서 선생께서 부디 거절하지 마시고 보잘것없는 이 동생을 거둬주십시오.”말하며 임호는 한쪽 무릎을 꿇고 서강빈을 향해 주먹을 모은 채로 성의를 표했다.서강빈은 임호에 대해 첫인상이 무척 나빴지만, 임호가 가게의 문 앞에서 무릎을 꿇은 순간부터 서강빈이 임호에 관한 생각도 180도 변하였다.하여 서강빈은 거절하지 않고 임호를 부축하여 일으키면서 미소를 지은 채 말했다.“할아버지를 잘 보살피세요. 내가 남긴 처방전을 따르면 어르신께서는 열흘이 지나지 않아 완치하실 것입니다.”임호는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말했다.“네. 감사합니다, 형님. 할아버지께서 상황이 좋아지시면 반드시 감사 인사를 올리러 직접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서강빈은 임호의 오른 다리를 한번 보더니 생각에 잠긴 채 말했다.“다음에 올 때 x 레이 사진을 함께 가지고 오세요.”임호는 영

  • 명의 서강빈   제842화

    이선종은 돋보기를 쓰고 자세히 살펴보았지만, 여전히 확신할 수 없는 듯 서강빈에게 말했다.“서 선생, 이 약재가 백 년이 되는지 한번 살펴보세요.”서강빈이 내린 처방을 본 이후로 서강빈을 대하는 이선종의 태도는 완전히 변하였다. 심지어 서강빈의 앞에서는 초보인 것 같은 모습까지 보였다. 서강빈은 상자 안에 들어있는 설련초를 한번 보더니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 맞습니다. 백 년 된 설련초가 맞아요.”서강빈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임호는 감격하여 말했다.“서 선생, 그 말은 우리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그렇다고 볼 수 있죠. 먼저 어르신께서 탕약을 드시고 난 후에 다시 살펴보죠.”서강빈은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말했다.“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니, 너무 다행이에요. 서 선생, 우리 할아버지께서 무사할 수만 있다면 우리 임씨 가문에서는 서 선생의 큰 은혜를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임호는 서강빈에게 절을 세 번 올렸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뿐이니 도련님께서 이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이 설련은 줄기만 사용해야 합니다. 꽃잎은 사용하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폐의 기를 상하게 하여 오히려 어르신께 독이 될 수 있어요.”서강빈은 다시 한번 당부했다.“알겠어요. 지금 당장 사람을 시켜서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임호는 설련을 곁에 있는 간호사에게 건네려고 할 때 손인수가 서둘러 다가오며 말했다.“도련님, 이런 일은 저에게 맡기세요.”이렇게 말하며 손인수는 고개를 돌려 서강빈을 바라보았다.서강빈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손인수의 의술로 보아 이 정도로 간단한 일을 처리하는 건 거뜬했다.손인수는 나무 상자를 받아들고 무척 공손하게 서강빈을 향해 인사를 건넨 다음에야 병실을 나섰다. 이선종은 살짝 미간을 찌푸린 채 물었다.“서 선생과 손 신의는 예전부터 알던 사이였습니까?”“그런 셈이죠.”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이 말을 들은 이선종은 그제야 자신이 병실에 도착

  • 명의 서강빈   제841화

    이선종이 듣기에 서강빈의 말은 지금 장난을 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임성진 어르신은 천주 군사구역의 고위층 지도자였다. 만약 정말 병을 완치할 수 있다면 오늘까지 끌었을 필요가 있겠는가? 설마 천주의 모든 유명한 의사들이 다 서강빈보다 못하다는 말인가?서강빈은 침대에 누워있는 임성진 어르신을 살펴보았다. 어르신의 얼굴이 창백하고 호흡이 미약한 것을 보고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그가 예상한 것보다 훨씬 복잡한 듯 보였다. 서강빈은 먼저 진혼 부적을 사용해서 총알 파편을 제거한 후 어르신한테 침을 놓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태로 보아서는 반드시 임성진 어르신의 상태를 먼저 안정시켜야 했다.“임성진 어르신의 지금 상태로 보아 바로 총알의 파편을 꺼내면 안 됩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먼저 기맥을 안정시켜야 해요. 선생님께서는 제 생각에 동의하시는지요?”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이선종을 보면서 말했다.“흥! 자네는 말을 참 쉽게 하네. 나조차도 확신할 수 없는데 자네처럼 젊은 사람이 무슨 수로 어르신의 상태를 안정시킨다는 말인가? 그리고 임성진 어르신은 지금 폐 기능이 감퇴한 것뿐만 아니라 오장육부가 모두 망가지고 있다네.”이선종은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말했다.“선생님, 그 말은 너무 극단적인 것 같은데요? 어떤 경우에는 당신이 못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도 못 하는 게 아니거든요. 의술을 놓고 말할 때도 누가 더 잘하고 못하는지는 지금 결론을 내기에는 이른 것 아닌가요?”서강빈은 말을 마치고 곁에 있는 책상에 놓인 종이와 볼펜을 들고 능숙하게 써 내려간 처방을 이선종에게 건네며 말했다.“선생님, 내 처방전이 어르신의 병세를 안정시키는 데 효과가 있을지 한번 보십시오.”이선종은 못마땅하다는 얼굴로 서강빈의 손에서 처방전을 건네받아서는 자세히 읽어보았다. 조금 전까지도 가소로운 표정을 하고 있던 이선종은 서강빈의 탕약 처방전을 보고 나서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이게... 이 처방

  • 명의 서강빈   제840화

    이선종은 성회에서 유명한 신의였는데 원장의 체면이 아니면 멀리서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봐주러 오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복잡하여 이선종도 연신 고개를 저었다.“주 원장님, 감사합니다.”임호는 먼저 원장한테 감사 인사를 하고 뒤에 있는 서강빈을 가리키며 말했다.“하지만 저희 할아버지의 병은 서 선생이 고칠 수 있을 것입니다.”서강빈의 일이 있고 나서 사람들을 대하는 임호의 말투와 태도는 큰 변화가 있는 걸 어렵지 않게 보아낼 수 있었다. 더는 예전의 거만함이 없었다.“뭐라고요? 서 선생? 무슨 서 선생이요? 하느님이 와도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할 것입니다.”이선종의 표정에는 분노한 기색을 띠고 고개를 들어 임호를 보며 말했다.“어르신은 폐에 총알의 잔해가 남아있기 때문에 병든 것입니다. 아무리 최고급의 기기를 사용한다고 해도 꺼낼 수가 없어요. 그 잔해가 남아있는 한 무슨 약을 쓰더라도 다 소용이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서강빈은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총알의 잔해일 뿐인데 그 정도까지는 엄중하지 않죠.”‘뭐라고? 총알의 잔해일 뿐인데?’이 말을 들은 이선종은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자네가 의술을 정말 아는지 의심되네. 잔해가 체내에 남아있다는 건 무슨 의미인지 알고 있어? 장기가 쇠퇴하고 있다는 말일세! 그 어떤 사람이 와도 이렇게 엄중한 병은 치료할 수가 없다네.”이선종은 큰소리로 호통을 쳤다. 그가 보기에 서강빈은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었다. 하여 그의 말속에는 오만함이 다분했고 무례하기 그지없었다.“어르신의 폐 검사 결과를 가져와서 저 사람한테 보여주세요!”주 원장은 다급하게 곁에 있는 간호사를 불러서는 손짓을 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는 임성진 어르신의 폐 검사 결과를 가지고 와서 서강빈에게 건넸다. 서강빈은 x 레이 사진 속의 음영을 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여기일 것이다.x 레이 사진 속의 거대한 음영을 보고 임호는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을 느끼며 몸이 휘청

  • 명의 서강빈   제839화

    “서 선생, 잘못했습니다. 제발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 할아버지께서... 지금 더 버티기 어렵습니다.”이렇게 말하며 임호는 참지 못하고 다시 눈물을 흘렸다.그는 무릎을 꿇는 순간부터 서강빈이 승낙할 때까지 무릎을 꿇고 있으리라고 마음을 먹었다.사실 서강빈은 이미 우남기 어르신한테서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에 대해 어느 정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 방금 그린 진혼 부적도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임호한테 그렇게 차갑게 대한 것은 임호에게 교훈을 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임호의 행동은 서강빈의 마음을 동하게 했다. 대장부로서 무릎을 꿇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 더욱이 임호처럼 도도한 사람이 할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가게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는 것은 그의 효심을 증명하기에 족했다.이렇게 생각한 서강빈은 손을 뻗어 임호를 부축했다.“서 선생.”임호는 감격한 얼굴로 서강빈을 쳐다보았다.“그래요, 도련님, 어르신한테 갑시다.”서강빈은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정말 저를 용서하신 겁니까?”임호는 눈물을 닦으며 빨개진 두 눈으로 말했다.서강빈은 살짝 고개를 끄덕였고 임호를 칭찬하는 듯한 눈빛을 보냈다. 자신의 가족을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심지어 자신의 자존심까지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대장부였다.“정말 너무 감사드립니다. 서 선생, 이리로 오십시오.”임호는 이렇게 말하며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조금 전 비를 맞으며 빗속에서 너무 오래 있은 탓에 예전에 다쳤던 무릎이 다시 말썽을 일으켜 임호는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넘어지고 말했다. 서강빈은 손을 뻗어 임호를 부축하고는 은침을 하나 떠내 임호의 무릎에 있는 혈 자리에 꽂았다.은침의 위에 영기가 맴돌더니 바로 임호의 체내로 들어갔다. 이윽고 따뜻한 느낌이 몸에 퍼지면서 임호의 무릎에 있던 상처는 기적처럼 완치되었다.“이게...”임호는 깜짝 놀랐다. 대단한 한의사, 심지어 신의 손이라고 불리는 의사까지 다 찾아가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다.

  • 명의 서강빈   제838화

    서강빈은 임호에게 눈길을 보내지도 않고 곁에서 청소하는 염지아에게 말했다.“그만하고 손님 보내드려.”염지아는 서둘러 손에 있던 걸레를 내려놓고 앞으로 다가가 냉랭한 표정으로 말했다.“돌아가십시오.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습니다.”염지아는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권효정한테서 어느 정도 맥락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임호처럼 자신의 출신을 내세워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들을 염지아도 좋게 보지는 않았다.천주에서 오면 어떤가? 그 누가 와도 주인님한테 병을 치료해달라고 하려면 공손한 태도로 부탁해야 한다.임호는 침을 삼키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서 선생, 어제의 일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저한테 뭐든 시켜도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는 앞으로 며칠 버티지 못하십니다.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임호는 말하면서 염지아를 지나치려고 했다.“왜 이러는 거예요? 말을 못 알아듣는 거예요? 당장 나가세요!”염지아는 앞으로 다가가서 임호의 길을 막았다.임호는 염지아를 한번 보더니 주먹을 꽉 쥐었지만 그래도 순순히 문 앞까지 물러났다.두 시간 동안 임호는 문 앞에 꼿꼿하게 서 있었다. 강렬한 태양에 임호는 땀범벅이 되었지만 조금도 방심할 수가 없었다.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두워지고 나서야 임호는 다시 돌아서서 서강빈에게 말했다.“서 선생, 제발 부탁입니다. 저희 할아버지를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무릎 꿇겠습니다.”말을 마친 임호는 문 앞에서 털썩 무릎을 꿇었다.“미안하지만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강빈은 여전히 임호에게 눈길을 주지도 않은 채 말했다.“서 선생, 만약 도와주신다면 그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것입니다.”임호는 말하면서 연신 절을 올렸다. 눈가가 빨개진 임호를 보면서 염지아와 권효정도 마음이 좋지 않았다.물론 임호가 어제는 행동이 지나쳤지만, 그의 효심은 용서를 받을 만했다.바로 이때, 하늘에서 번개가 치더니 순식간에 비가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졌다.임호는 비를

  • 명의 서강빈   제837화

    손인수는 서강빈의 의술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임성진 어르신이 잠시는 무사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하룻밤 사이에 어르신께서 다시 위독해지는 것은 말이 안 된다.“손... 손 신의, 서강빈이 안 온다고 합니다.”임호는 이를 악물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도련님, 서강빈 씨는 그렇게 매정한 사람이 아닙니다. 얘기를 어떻게 하신 겁니까?”손인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그게...”임호는 그 물음에 마음이 찔렸지만, 할아버지를 위해 그때의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는 수밖에 없었다.“뭐라고요? 도련님, 부탁하러 간 사람이 그러는 게 어디 있습니까? 그건 납치 아닙니까?”손인수의 마지막 말은 거의 호통치듯 했다.임호도 아주 자책하며 말했다.“손 신의, 제가 잘못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할아버지께서 지금 정말 위독하십니다. 제발 부탁합니다.”이렇게 말하는 임호의 강인한 얼굴에서 눈물이 몇 방울 흘러내렸다. 손인수는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도련님, 사실대로 말하면 제가 어르신을 살리고 싶지 않은 게 아닙니다. 저는 실력이 모자라서 그럴만한 능력이 안 됩니다.”손인수의 말에 임호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아서 황급하게 물었다.“손 신의, 그 말씀은 신의께서도 방법이 없다는 말씀입니까?”지금까지 임호는 모든 희망을 손인수에게 걸었었다. 아무래도 5년 전에 임성진 어르신의 고질병이 재발했을 때, 손인수가 한번 살려준 적이 있었다.이번에 임호가 서강빈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대할 수 있었던 것도 손 신의를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하지만 손인수의 그 말은 그의 모든 신념을 한순간에 다 무너뜨렸다.어렸을 때부터 그는 할아버지의 곁에서 자라왔는데 군인이 된 이후로 항상 할아버지를 인생의 롤모델로 여겼었다. 할아버지가 곧 자신을 떠난다는 생각에 임호는 더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통곡했다.“도련님, 제가 돕지 않으려는 게 아닙니다. 몇 년 전 그때는 운이 좋았던 것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임성진 어르신의 상태는 그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제

  • 명의 서강빈   제836화

    말을 마친 임호는 분노하여 콧방귀를 끼고는 병실로 들어갔다.“동진아, 도대체 무슨 일이야?”송주의 시장 허명수가 조용히 병실을 나서면서 방동진에게 물었다.“참나, 임호 도련님께서 너무 경솔하신 탓에 서 선생을 모셔오지 못한 것도 모자라 서 선생한테 손을 대려고까지 했어요. 우남기 어르신께서 중간에서 수습하지 않으셨다면 정말...”방동진은 여기까지 말하고 난감하듯 한숨을 내쉬었다.“아이고, 임호도 참.”허명수는 미간을 찌푸리고 복도를 거닐며 말했다.“서강빈이라고 하는 사람이 임성진 어르신의 병을 고칠 수 있다고 확신해?”“아주 확신합니다.”방동진은 이렇게 말하며 난처한 표정으로 허명수의 귓가에 몇 마디 속삭였다. 아무래도 남자인데 남자 구실을 하는데 문제가 생긴다면 입에 담기가 어려웠다.허명수는 말을 들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당장 서강빈한테 전화해봐. 지금 당장 올 수 있으면 제일 좋고. 임성진 어르신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으셔.”방동진은 침을 꿀꺽 삼키고 난감한 얼굴로 말했다.“시장님, 그때 상황을 보지 못해서 그렇게 얘기하십니다. 만약 그 사람이 저라고 해도 저는 오지 않을 것입니다.”“동진아, 임성진 어르신의 안위가 달린 일이야. 그 사람을 납치해오더라도 데리고 와야 해.”허명수는 명령하는 말투로 말했다.“시장님, 문제는 저한테 있는 게 아니잖아요. 서 선생이 나서주기를 원한다면 임호 도련님께서 직접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는 얘기도 있잖습니까?”방동진은 서강빈의 성격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임호가 만약 예의를 차리고 정중하게 부탁하면 우남기 어르신의 체면을 봐서라도 서강빈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문제는 임호가 아예 서강빈을 무시하고 심지어 서강빈의 몸에 손을 대려고 했다는 것이다.서강빈이 참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방동진조차 임호가 너무했다고 생각이 들었다.하여 방동진은 임호가 강효 그룹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 일에 더는 관여하지 않으리라 마음을 먹었다.

  • 명의 서강빈   제835화

    서강빈은 차갑게 곽수철을 쳐다보며 얼음같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곽수철, 설마 오늘 여기를 살아서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뭐라고?’곽수철은 이 말을 듣고 고개를 번쩍 들었고 서강빈과 눈이 마주쳤다. 서강빈의 눈빛에서 그는 섬뜩한 살기를 느꼈다.“너... 너 감히 나를 죽인다고?”곽수철은 서강빈이 감히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절대 믿지 않았다. 곽수철은 자신이 킬러를 고용해서 서강빈을 죽일 수만 있지 절대 서강빈이 자신을 죽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서강빈은 이 작은 송주의 별 볼 일 없는 작은 가게의 사장님일 뿐이다. 그런 서강빈에게 사람을 죽인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달빛이 비치지 않은 깊은 밤에 바람까지 세게 불면 사람 죽이기 딱 좋아. 네가 장소를 아주 잘 골랐어. 시간대도 잘 골랐고.”서강빈은 고개를 들고 고요한 숲을 한번 둘러보고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아니... 서강빈, 너는 나를 죽이면 안 돼. 내가... 내가 이렇게 빌게. 제발 나를 놔줘. 내가 정말 잘못했어.”곽수철은 겁을 먹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죽고 싶지 않다. 그렇게 많은 돈을 아직 다 쓰지 못했고 여자들과도 더 놀고 싶었다. 그리고...어찌 됐든 지금 그는 살고 싶은 생각뿐이었다.“말해. 저것들은 다 무슨 사람들이야?”서강빈은 곽수철의 가슴을 밟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내가 말한다면 너... 너는 나를 놔줄 거야?”곽수철은 겁을 먹은 얼굴로 말했다. 서강빈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곽 대표, 시간을 아껴. 지금 피가 빠져나오는 속도로 봐서는 5분 안에 죽게 될 거야.”말하면서 서강빈은 곽수철의 허벅지에 꽂힌 칼을 세게 휘저었다. 곽수철은 아파서 경련을 일으켰다. 곽수철처럼 곱게 자란 사람들이 이런 고통을 참아낼 수 있을 리가 만무하다.몇 초가 지난 후, 곽수철은 연신 애원하며 말했다.“서강빈, 말할게, 내가 다 말할게! 제발 나를 그만 괴롭히고 나 좀 놔줘!”“말해.”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