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도 세네! 이렇게 고집을 부려봤자 네놈을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라고!”방지혁은 코웃음을 친 후 말을 이어갔다.“하지만 나 방지혁은 약자를 괴롭히는 구차한 놈이 아니야. 지금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한다면 목숨만큼은 살려줄 수 있어.”서강빈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관장님 정말 자비로우세요. 베푸신 호의에 눈물까지 나네요.”“알면 됐어.”방지혁이 거만하게 말했다.하지만 서강빈은 얼굴색이 확 변하더니 차갑게 말했다.“나랑 붙으려면 빨리 움직여! 이런 쓸데없는 소리는 작작 하고.”방지혁은 낯빛이 확 어두워지더니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자식, 좋은 말로 해서는 안 되겠네. 괜히 얻어맞고 내 탓 하지나 마. 얘들아, 뭐 하고 있어? 죽여!”방지혁이 손을 휙휙 저었다.그러자 뒤에 있던 무관 제자들이 우르르 몰려나와 서강빈을 향해 돌진했다.기세가 어마어마한 그들은 온갖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 서강빈을 죽이려고 했다.하지만 그들이 반응하기도 전에 서강빈에게 돌진하던 무관 제자들은 저 멀리 날아가 버리면서 피를 뿜은 채 빗속으로 벌렁 나자빠졌다.그 광경을 지켜보던 다른 무관 제자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서강빈을 빤히 쳐다봤다.어떻게 된 거야?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그들은 눈앞의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하지만 유독 방지혁만이 얼굴이 굳어지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방금 그는 서강빈이 손을 쓴 순간을 똑똑히 봤기 때문이다.서강빈은 눈 깜짝할 사이에 허공을 향해 연속 일곱 번 귀싸대기를 때렸고 방지혁의 제자들은 모두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자식, 영 실력이 없는 건 아니네. 어쩐지 천강문의 진뢰도 네 상대가 아니라더니.”방지혁이 차갑게 말하면서 눈으로 살기를 뿜어냈다.“그럼 이씨 가문의 일 때문에 온 거야?”서강빈이 되물었다.방지혁은 숨길 생각도 없이 솔직하고도 거만하게 대답했다.“그래!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무릎 꿇고 사과해! 내가 나선다면 넌 절대 살 기회가 없을 테니까.”서강빈은 눈썹을
‘스무 살에 벌써 대가의 실력을 가지고 있다니, 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무도계에서는 앞길이 창창한 청년인데? 이런 재능을 가진 자가 왜 여기에 숨어있지?’“관장님, 관장님! 괜찮으세요?”제자들은 바로 그에게 다가가며 긴장한 기색으로 물었다.얼굴색이 어두워진 방지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난 괜찮아. 방금 저 X끼는 내가 조심하지 않은 틈을 타 손을 썼어. 정말 얍삽해.”방지혁은 자신의 실력이 서강빈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차마 인정할 수 없었다. 그 사실을 인정해버리면 그의 권위가 크게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방지혁의 말을 들은 제자들은 고개를 돌려 서강빈을 향해 호통치기 시작했다.“네 이놈! 감히 관장님을 습격해?”“X발, 같이 저 X끼 죽여버리자!”“관장님, 저희가 대신 복수해 드릴게요.”잔뜩 흥분한 제자들은 방지혁을 위해 나서겠다며 소란을 피웠다.방지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 내가 직접 저놈을 죽여버릴 거야!”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방지혁은 외향 내력을 내뿜더니 소리를 지르고는 다시 한번 서강빈을 향해 돌진했다. 온몸의 힘이 실린 어마어마한 주먹이었다.하지만 서강빈은 그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손목을 휙 돌리고는 바로 방지혁의 손목을 잡았다.‘뚝’ 소리와 함께 방지혁의 손목은 그대로 부러졌다.서강빈 또 그에게 발차기를 날리자 ‘펑’ 소리와 함께 방지혁은 다시 한번 저 멀리 날아가 버린 후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피를 토하면서 한참 동안 일어서지 못했다.주위에서 지켜보던 용호무관의 제자들은 모두 제자리에 얼어붙었다.방금 방지혁이 서강빈의 습격을 당해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고 해도 이번만큼은 절대 습격을 당했다고 말할 수 없었다.방지혁도 서강빈을 상대할 수 없다니.덜컥 겁을 먹은 제자들은 뒷걸음질을 쳤다. 심지어 두려움에 바로 줄행랑을 치는 사람도 있었다.서강빈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바닥에 쓰러져 피를 토하는 방지혁을 보고는 말했다.“어려운 상황이 있을 때 각자 도망가기 바쁜
곧이어 박원재가 도착했다.박원재도 소식을 들은 후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작디작은 송주에서 이렇게 대단한 실력의 청년을 배출해 내다니. 재밌네요.”“선생님,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용호무관의 관장님마저 그놈의 적수가 못 된다고 하네요.”이덕용이 다급하게 물었다.박원재는 미간을 구긴 채 한참 생각하다가 대답했다.“이덕용 씨,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제가 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이때 이덕용의 부하도 다가오면서 말했다.“어르신, 관장님께서 전할 얘기가 있다고 하네요. 서강빈 그 자식이 요구를 제기했다고 합니다.”“뭐?”이덕용은 얼굴색이 어두워지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말해.”부하는 한참 주저하다가 입을 열었다.“서강빈이라는 그 자식이 만약 이씨 가문 사람들이 자기를 직접 찾아와 사과하지 않으면 아가씨는 물론이고 이씨 가문마저 성회에서 사라지게 하겠다며 협박했답니다.”“젠장! 감히 나를 협박하다니? 정말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거야?”이덕용은 버럭 화를 냈다.이향연을 때린 것도 모자라 이씨 가문 사람들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니, 그야말로 오만함이 극에 달했다.“선생님, 그 자식이 얼마나 건방진지 보십시오. 만약 우리 이씨 가문에서 나서지 않는다면 앞으로 우리 이씨 가문을 따를 자가 없을 겁니다.”이덕용이 이를 부득 갈며 말했다.박원재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침착하세요. 그놈이 관장님마저 다치게 한 걸 보면 실력이 대단한가 봅니다. 그러니 이 일은 신중하게 다뤄야 합니다.”“신중하게요?”이덕용은 얼굴색이 확 변하더니 단호하게 말했다.“그건 안 됩니다. 원한을 바로바로 되갚는 것이야말로 우리 이씨 가문답습니다. 오늘 일은 반드시 우리 딸, 향연이를 위해 빨리 복수를 해야지요.”“호영아!”“네, 어르신.”비단옷을 입은 경호원이 다가오더니 대답했다.그는 깡마른 몸매를 가지고 있었지만 두 눈은 빛나고 날카로웠다.제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섬뜩한 기운을 내뿜었다.“당장 이씨 가문의 3천 정예 병사를 집
“그래서 지금 바로 수술을 진행해 은침을 빼낼 생각입니다.”병원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긴장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럼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당장 수술을 진행해야지!”이덕용이 소리를 질렀다.“네, 알겠습니다.”병원장은 대답한 후 조수더러 빨리 이향연을 수술실에 들여보내라는 눈짓을 보냈다.하지만 이때, 박원재가 갑자기 나서더니 이덕용을 말렸다.“잠시만요!”“왜 그러세요, 선생님?”이덕용은 의문스러운 얼굴로 물었다.박원재가 미간을 구긴 채 말했다.“원장님, 방금 이향연 아가씨의 체내에 열댓 개의 은침이 있다고 하셨습니까?”“네, 아무래도 아가씨에게 손을 쓴 사람이 일부러 남긴 듯합니다. 아가씨를 괴롭히려고요.”원장은 이마에 흐른 식은땀을 닦으며 말했다.“검사 결과를 저에게 보여줄 수 있나요?”박원재가 물었다.“네, 그러죠.”원장은 CT 결과를 박원재에게 넘겼다.박원재는 결과를 살펴보더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염심십삼침이라니!”그의 말에 병실 안의 전문가들과 원장, 그리고 이덕용까지 모두 의문스러운 얼굴을 보였다.“선생님, 염심십삼침이 뭐예요?”불길한 예감이 든 이덕용이 물었다.박원재는 눈살을 찌푸린 채 대답했다.“이건 오랜 세월 동안 잊힌 고대의 침술이에요. 이 침술을 사용하면 인체의 13개 혈이 막히죠. 처음에야 벌레가 뼈를 갉아 먹는 듯한 고통이 찾아오겠지만 이틀이 지나도 이 침술을 풀지 못한다면 아가씨는 이대로 사망할 거예요.”“뭐라고요?”이덕용은 얼굴색이 급변하더니 목소리를 높였다.“뭘 더 기다려! 당장 내 딸에게 수술을 진행해서 은침을 다 빼내!”원장은 몸을 흠칫 떨고는 허겁지겁 이향연을 밀고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박원재가 그를 말렸다.“안 돼요! 염심십삼침은 침을 놓은 사람만이 풀 수 있는 어마어마한 침술이에요. 만약 다른 사람이 강제로 은침을 꺼내려고 한다면 아가씨는 온몸의 피가 역류하면서 즉시 사망할 거예요.”뭐?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이덕용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침을 놓은 사람만이 풀 수 있다고
전화기 너머의 이덕용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그는 지금까지 살면서 오늘과 같은 수모를 겪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젠장!건방진 놈!“이 X끼가 감히 내 전화를 끊어?”이덕용이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박원재가 그의 화를 가라앉히려 노력했다.“지금 아가씨의 목숨이 상대의 손에 달렸으니 화가 나도 잠시 참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이덕용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그는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겨우 진정하고는 다시 서강빈에게 전화를 걸었다.연결이 되자마자 이덕용은 되도록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서강빈, 나도 돌려 말하지 않을 테니 지금 당장 와서 내 딸의 염심십삼침을 풀어.”“내가 왜 당신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서강빈이 코웃음을 치며 말하자 이덕용은 흠칫하고는 겨우 분노를 억누르며 말했다.“네가 그 침술을 풀어주기만 한다면 더 이상 이 일을 따지지 않을게.”“그걸 왜 당신 마음대로 정하는데?”서강빈은 씩 웃더니 차가운 얼굴을 보이며 말을 이어갔다.“당신이 더 따지지 않는다고 해도 난 계속 따질 생각인데?”“건방진 놈! 네놈이 도대체 원하는 게 뭐야?”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른 이덕용은 당장이라도 서강빈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었다.“내가 원하는 게 뭐냐고? 이덕용 씨, 혹시 따님이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몰라?”서강빈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이향연 씨가 내 전처를 괴롭히지 않았다면 왜 이런 일이 있었겠어?”이덕용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네 이놈! 너랑 더 말을 섞는 것도 시간 낭비야. 우리 성회 이씨 가문에게 찍히면 죽을 날도 멀지 않았거든. 죽기 싫으면 지금 당장 병원으로 와서 향연이의 염심십삼침을 풀어! 아니면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걸 후회하게 만들어줄 거야! 그리고 하나 더 알려주지. 이미 송씨 가문과 비오 그룹의 모든 비즈니스를 차단했어. 전처의 회사가 망하는 걸 바라지 않는 이상 잘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야.”그 말을 들은 서강빈은 입꼬리를 씩 올리며 말했다.“당신은 아직도 사리 분별이 되지 않았나
일여덟 명의 의사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이를 본 이덕용은 분노가 끓어올라 목소리를 높였다.“꺼져! 당장 꺼져!”의사들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허겁지겁 병실에서 뛰쳐나갔다.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은 이덕용은 병실 앞에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돌팔이 의사들! 할 줄 아는 게 뭐야? 평소에는 의술이 뛰어나다며 자랑하더니 결국 은침 몇 개를 뽑지 못하는 돌팔이들이네.”이덕용은 화가 치밀어 올라 펄쩍 뛰며 말했다.“아빠... 너무 아파요. 저, 너무 아파요...”갑자기 병상에 누워있던 이향연이 고통스러운 신음소리를 냈다.그녀의 말에 이덕용은 속이 타들어 갔다.“큰일났습니다! 어르신, 아가씨의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습니다!”침대 옆에 서 있던 부하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며 말했다.이덕용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이럴 수가... 향연아, 향연아...”“의사, 빨리 의사 불러!”곧이어 의사가 뛰어 들어오며 신속하게 응급조치를 진행했다.한참 후, 이향연은 겨우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그녀의 몸 상태는 그야말로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박원재가 입을 열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서강빈의 요구를 들어주는 건 어떻습니까?”이덕용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병상에 누워 숨을 헐떡이는 이향연을 보며 끝내 타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당장 사람을 시켜 서강빈에게 전화를 걸게 했지만 서강빈의 전화는 이미 전원이 꺼져 있었다.“이럴 수가...”이덕용의 낯빛이 어두워졌다.박원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한숨을 푹 쉬었다.“직접 찾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제 추측이 맞다면 아가씨는 지금 목숨이 위태로워 몇 시간을 버티지 못할 겁니다.”그 말을 들은 이덕용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마음이 점점 더 조급해졌다.“여봐라! 당장 송씨 가문으로 출발해!”이덕용이 명령을 내렸다....서강빈은 만물상점에서 한참 수련 중이었는데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 양미란에게서 걸려
양미란은 송해인의 팔을 잡으며 호통치기 시작했다.“해인아,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동의할 수 없다니? 동의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건 결국 너와 우리 송씨 가문이라고!”“엄마, 그래도 이렇게 하면 안 되죠. 강빈이가 저를 살리지 않았으면 저는 이미 죽은 목숨이었다고요.”송해인이 다급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쓰고 있던 선글라스와 마스크, 그리고 모자까지 벗고는 송명옥을 비롯한 송씨 가문 사람들에게 상처가 가득한 얼굴을 드러냈다.송해인의 모습을 본 송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해, 해인아... 네 얼굴이...”송명옥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지금 송해인의 모습은 그야말로 무서울 정도였다.이를 본 송씨 가문 사람들은 다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해인이 얼굴이 왜 이렇게 되었대?”“너무 못생겼잖아!”“불쌍해. 저건 칼에 베여 난 상처인 것 같은데... 세상에, 누가 감히 송씨 가문 사람에게 이런 짓을 한 거야?”송해인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로 송명옥을 보며 말했다.“할머니, 이게 다 이씨 가문의 아가씨, 이향연의 짓이에요! 강빈이도 저를 살리기 위해, 저 대신 복수하기 위해 손을 쓴 거라고요. 그러니까 이대로 강빈이를 잡아가는 걸 용납할 수 없어요.”복잡한 심경의 송명옥은 얼굴색이 어두워졌다.한참 후 그녀는 송해인을 향해 말했다.“해인아, 지금은 송씨 가문의 생존이 달린 문제야. 우리는 절대 성회 이씨 가문의 심기를 건드려서는 안 돼. 네 할아버지는 지금 병원에 계셔서 송씨 가문을 지키는 일은 이미 내가 반년 동안 하고 있어. 송씨 가문과 비오 그룹을 위해서라도 이 할미는 강빈이를 희생할 수밖에 없어. 아무리 강빈이가 너를 위해 나섰다고 해도 상대는 이씨 가문의 아가씨야. 이향연이라고.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렸으니 강빈이는 어쨌든 이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해.”송명옥은 결국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그 말을 들은 송해인은 눈물을 흘리더니 바닥에 무릎을 철썩 꿇고는 말했다.“할머니, 제발요.
“솔직히 말할게. 넌 오늘 아무 데도 갈 수 없어. 우리와 얌전히 이씨 가문에 가고 거기서 원하는 대로 해드려! 성의를 보이면 이씨 가문에서 널 살려줄 수도 있잖아.”서강빈은 눈썹을 치켜들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양미란을 바라봤다.그 눈빛에 양미란은 겁을 먹어 뒷걸음질을 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뭘 봐? 나까지 때릴 생각이야? 태호야, 멍하니 서서 뭐해! 당장 저놈을 잡으라고!”송태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휙 젓고는 명령을 내렸다.“잡아!”열댓 명의 사내는 바로 서강빈에게 달려들었다.“안 돼요, 절대 안 돼요...”송해인이 나서면서 그들을 말리려고 했다.눈살을 찌푸리던 서강빈이 반격하려던 찰나, 집사가 갑자기 입구에서 뛰어 들어오더니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어르신, 큰일났어요. 이씨 가문 사람들이 왔어요!”“뭐라고?”송명옥은 화들짝 놀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두려운 마음에 몸까지 부들부들 떨리는 것 같았다.그 말을 들은 송씨 가문 사람들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씨 가문 사람들이 찾아오다니...망했어!오늘을 평온하게 넘기기는 글렀어!“어떡하지? 이러다가 우리 죽는 거 아니야?”“다 송해인과 서강빈 때문이야. 두 사람 때문에 우리 송씨 가문까지 연루되었잖아.”“맞아. 이따가 이씨 사람들이 따지면 두 사람을 넘겨주는 게 좋겠어.”송씨 가문 사람들은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내며 안절부절못했다.“개자식, 이거 완전 재수탱이네. 이씨 가문 사람들까지 건드리고 말이야, 우리 송씨 가문은 무슨 죄로 같이 고생해야 해?”양미란은 화난 마음에 욕설을 끊임없이 퍼부었다.송태호도 미간을 찌푸리고는 비장한 결심을 내렸다.이씨 가문에서 정말 이 일에 대해 따지러 온 거라면 그는 무조건 서강빈을 넘길 것이다. 만약 서강빈이 반항한다면 그는 어쩔 수 없이 서강빈의 팔다리를 못 쓰게 할 정도로 부러뜨릴 생각이었다.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던 그때 이씨 가문 사람들이 거창하게 등장했다.앞장선 사람은 다름 아닌 이씨 가문의 이덕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