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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이상한 할아버지의 잡화점 내,

서강빈은 침대에 엎드린 해인의 선혈이 낭자한 등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질 것 같았고 몹시 후회되었다.

원래는 티 없이 맑아 백옥같던 피부가 지금은 보는 것조차 끔찍하게 되어버렸다. 그리고 송해인의 경국지색의 미모도 칼에 여러 번 그어진 상처 때문에 엉망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이 모든 게, 서강빈 때문이었다.

서강빈은 속으로 후회하고 자책했다. 비록 송해인과 이혼하기는 했어도 3년이나 함께 한 부부의 감정이 어떻게 그리 쉽게 사라지겠는가.

인간이란 가끔 보면 정말 복잡한 하나의 개체다. 마음속으로는 생각하는 말과 입 밖으로 나오는 말이 너무 다르니 말이다.

서강빈은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이성을 되찾고 차분해졌다. 뭐가 어찌 됐든 지금은 송해인의 상처를 치료하는 게 우선이었다.

문어구에서 이상한 할아버지가 흘깃 보고는 별수 없다는 듯 머리를 흔들며 한숨을 쉬었다.

“아이고, 너랑 해인이 저 아이는 맺어진 인연이 너무 깊어. 아마 운명의 실이 쉽게 끊어지진 않을 거야.”

이상한 할아버지는 몇 마디 중얼중얼하더니 이내 한마디 남기고 몸 돌려 떠났다.

“가서 약을 지어오마.”

서강빈은 자상과 채찍으로 인한 상처를 치료하는 처방을 이상한 할아버지에게 주고는 약을 지어오라 일렀다.

눈앞에서 온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지고 끊임없이 끙끙 신음을 내는 송해인을 바라보면서 서강빈은 엄청난 고통과 죄책감에 휩싸였다.

“제발, 싫어요... 부탁이에요, 살려주세요...”

의식이 없는 와중에도 송해인은 그 더없이 잔인했던 장면을 떠올리듯 온몸을 떨며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서강빈은 숨을 깊이 들이쉬고는 조심스럽게 상처에 붙어버린 치마를 벗겨냈다. 그러고는 조심조심 약물로 상처를 소독했다. 서강빈이 아무리 신중히 처리해도 송해인의 상처는 너무 깊었다. 채찍에 찢어진 드레스 조각이 살과 엉겨 붙어있어서 서강빈은 어쩔 수 없이 핀셋으로 한 조각 한 조각 살점에서 뜯어내야 했다.

핀셋이 한 번씩 닿을 때마다 송해인이 고통의 신음을 내뱉으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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