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태호는 미소를 지으며 유재혁의 어깨를 툭툭 쳤다.“유재혁 씨, 뭘 좀 아네. 설련화 가져와 봐.”유재혁은 싱글벙글 웃으며 직접 창고로 달려가 네모난 나무상자를 하나 꺼냈다.상자를 열자 마른 설련화가 있었다.향이 확 올라오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이것이 설련화에요.”유재혁은 웃으며 말했다.양미란은 통쾌하게 카드를 꺼내더니 말했다.“이걸로 결제해 주세요!”송해인은 미간을 찌푸렸다.엄마랑 동생이 이러는 게 남의 것을 빼앗는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게다가 한동훈은 확실히 이 설련화가 필요했다.그때 가서 예약한 사람에게 연락해서 보상을 해줄 수밖에 없다.그런데 유재혁이 카드를 긁으려 할 때, 한바탕 호통치는 소리가 문 앞에서 울려 퍼졌다.“잠깐만요! 설련화는 분명히 우리가 예약한 건데, 왜 다른 사람한테 팔아요?”그들이 고개를 돌려 보자 한 남녀가 걸어 들어왔다.서강빈과 권효정이었다.“여긴 왜 왔어?”서강빈을 본 송해인은 생각지 못한 상황에 의아했다.하지만 서강빈 뒤로 권효정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안색이 어둡게 변했다.그녀를 보자마자 어젯밤 가게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흥!송해인은 콧방귀를 끼더니 고개를 돌리고는 더 이상 상대하지 않았다.지금 몇 시인데 두 사람이 같이 나타나다니.그리고 권효정은 옷도 갈아입지 않았다!이 상황은…어젯밤 권효정이 귀가하지 않고 가게에서 밤을 보냈다는 말이다.그 둘의 관계는 이미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지경에 이르렀을까?역시 남자는 다 여색만 밝히는 인간쓰레기다.“누군가 했더니, 병신 같은 놈이구나. 여기는 뭐 하러 왔어?”양미란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불만스럽게 물었다.송태호는 서강빈 옆에 서있는 권효정한테 반하더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쓰레기 같은 서강빈이 이렇게 예쁘고 기품 있는 여자를 어디서 만났는지 궁금했다.송해인과 견주어 봐도 막상막하다.“쓰레기 같은 놈. 능력 있네. 우리 누나랑 이혼한 지 얼마나 됐다고 밖에서 여자나 홀리고 다니
“짝!”송태호의 말이 끝나자마자 권효정은 뺨을 때렸다.찰진 소리가 한의원에 울려 퍼졌다.보는 사람도 통쾌해지는 순간이었다.송태호는 어리둥절해 있더니 눈을 부릅뜨고는 권효정을 쳐다봤다.볼이 따끔따끔했는데 이윽고 심한 통증이 느껴졌다.잠시 후, 송태호는 상황 파악이 되었는지 두 눈을 크게 떴다.그러고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더니 소리를 질렀다.“지… 지금 감히 날 때렸어? 당신 내가 누군지 알아? 이 년을 내가 때려죽일 거야!”송태호는 화가 솟구쳐 올랐다.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여자에게 뺨을 맞았다.남자로서 치욕이었다!“그럼 내가 누군지는 알아요?”차분하게 말하면서 머리를 쓸어 넘기는 권효정의 모습은 아주 도도했다.“누구든 상관없어! 썩을 년!”송태호는 권효정의 뺨을 내리치려 했다.“그만!”송해인은 상황이 심각해지자 송태호의 팔을 덥석 잡으며 소리쳤다.송태호는 어안이 벙벙하여 고개를 돌렸다.그러고는 송해인을 바라보며 소리쳤다.“누나, 뭐 하는 거야? 이 천한 년이 나를 때렸다고!”“짝!”결국 송해인은 손을 뿌리치고는 송태호의 뺨을 후려갈기며 차갑게 말했다.“저리 꺼져.”“누나, 왜 때려!”송태호는 멍해졌다.누나가 왜 다른 사람을 돕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닥쳐!”송해인은 차가운 표정으로 노려보았다.송태호는 화를 이기지 못하고 양미란에게 소리쳤다.“어머니, 누나 좀 어떻게 해봐요. 누나가 저년을 위해 절 때렸어요!”양미란은 분노하더니 뛰쳐나와 송해인을 밀치면서 호통을 쳤다.“해인아! 뭐 하는 거야? 왜 동생까지 때리는 거야? 이 여우 같은 년이 먼저 손찌검한 거 못 봤어?”양미란의 말에 송해인은 화가 치밀었다.“엄마, 이분이 누구신지 알아요?”송해인은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양미란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러고는 눈을 부릅뜨더니 권효정을 보면서 소리쳤다.“누구겠어? 그냥 여우 같은 계집애 아니야? 무서워할 것 없다. 네가 손을 대지 못하겠으면, 내가 대신
송해인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책상 위에 놓여있는 설련화를 쳐다보았다.뭐라고 말하기도 전에 양미란은 웃으면서 다급히 말했다.“그래요. 권효정 씨, 이 설련화는 돌려드릴게요.”송태호도 따라 웃으며 말했다.“맞… 맞아요. 돌려드려야죠.”권효정은 싱긋 웃더니 카운터로 가서 설련화를 가져오려고 손을 뻗었다.그런데 송해인이 갑자기 새하얀 손으로 케이스를 누르며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권효정 씨, 죄송하지만 이 설련화는 유재혁 씨가 이미 저에게 팔았어요.”바로 그 순간, 송해인은 대담한 결정을 내렸다.절대 양보하기 싫었다.권효정한테 지고 싶지 않았다.특히 서강빈 앞에서는 더더욱 지고 싶지 않았다.그 말을 듣자 권효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스럽게 물었다.“송 대표님, 지금 무슨 말인지 알고 하시는 거죠?”양미란과 송태호는 깜짝 놀랐다.처음에는 돌려주기 싫었지만 지금은 권효정의 정체를 알았으니 뺏을 수 없었다.“딸, 미친 거니? 그건 권효정 씨가 요구한 설련화이잖아. 우리는 다른 가게에 가서 다시 보자.”양미란이 말렸다.송태호는 옆에서 거들었다.“그래, 누나. 이만 가자. 권효정 씨의 원한을 사면 안 돼.”송해인은 엄마와 동생의 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권효정 씨, 저는 이 설련화가 필요해요. 그리고 유재혁 씨가 이미 저에게 팔기로 약속하셨고요.”권효정은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하게 말했다.“송 대표님, 이 설련화는 제가 원장님한테 전화해서 예약한 건데요. 지금 이러시는 거, 되게 웃긴 거 알아요?”송해인은 웃기든 말든 상관없었다.“권효정 씨가 원장님한테 예약한 설련화는 원장님께 달라고 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 설련화는 유재혁 씨가 저한테 판 거라서요.”송해인은 미소를 지었다.두 사람은 한참 동안 손으로 상자를 쥐고는 조금도 물러설 기색이 없었다.한의원 안은 긴장감이 감돌았다.두 여자의 눈빛은 불을 뿜을 것처럼 무서웠다.서로 양보할 생각이 없었다.“이 설련화는 제가 서강빈 씨에게 사준 거예요!”권효
권효정은 고개를 내밀며 자책하듯 물었다.“강빈 씨, 제가 뭘 잘못했나요?”서강빈은 웃으며 말했다.“아니에요.”그러자 권효정은 재빨리 설련화를 사고는 서강빈과 함께 한의원을 떠났다.송해인은 회사로 돌아갔다.그러고는 씩씩거리며 창가 앞에 가더니 맞은편 아래층 효정 제약회사를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서강빈!이 개 같은 놈!”양미란과 송태호도 따라 들어왔는데 어두운 표정으로 소파에 앉았다.“해인아, 그 권효정은 도대체 뭐야? 서강빈 그 새끼랑 어떻게 같이 있어?”양미란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송태호도 불만스러운지 자신의 볼을 만지며 중얼거렸다.“뺨도 한 대 맞았어. 젠장! 생각만 해도 화가 나. 그냥 권씨 가문 아가씨잖아, 어디서 잘난 척이야!”송해인은 뒤돌아 송태호를 노려보며 불쾌하게 말했다.“넌 좀 닥쳐.”송태호는 입을 삐죽 내밀더니 울분을 토해내며 물었다.“누나, 서강빈 그 쓰레기는 어떻게 된 거야? 권씨 가문 아가씨와 어떻게 만나는 거지? 권씨 가문 아가씨와 이대로 만난다면, 완전 인생 역전인데. 일부러 우리한테 복수하는 거 아니야? 어쨌든 누나는 지금 권씨 가문의 동업자잖아. 만약 그놈이 일부러 권효정에게 누나 나쁜 말을 한다면 끝장이야.”양미란은 그 말을 듣고는 긴장하더니 마음이 다급해졌다.“그래, 해인아. 조심해. 나는 서강빈 그 나쁜 놈이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예전부터 알아차렸다. 속이 어찌 좁은지. 게다가 잔머리도 잘 굴리잖니. 너 앞으로 그놈과 만나지 마!”송해인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됐어요. 엄마도 그만해요. 서강빈이 우리와 함께 산 지 3년이 되었는데, 그 사람이 어떤 성격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그가 만약 우리에게 복수하려고 했다면 진작에 복수했을 거라고요.”양미란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래도 혹시 모르잖아. 그렇지 않으면, 이혼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권효정한테 들러붙은 건 어떻게 설명할래? 이놈은 잘 숨긴다니까. 너는 절대 속지 마. 나중에 재혼하니 뭐니 하
양미란이 미간을 구기며 물었다.“네 말은 네 누나가 서강빈에게 돈이나 집을 줬다고?”“그럴 거예요.”송태호가 말했다.“그건 안 되지. 우리 송씨 가문의 물건은 우리 거지. 걔 같은 쓰레기가 무슨 자격으로 우리 걸 가져가?”양미란이 화를 내며 말했다.송태호가 또 말했다.“그리고 얘기를 들어 보니 서강빈의 가게가 있는 그 거리가 다음 달에 의약 연구소로 재개발된다던데, 거기 보상금이 아주 높대요!”“그 별 볼 일 없는 가게가 보상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겠어?”양미란은 같잖다는 듯이 말했다.송태호가 고민하다가 말했다.“구체적인 건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 얘기를 들어 보니 서강빈의 가게는 상업 용지가 아니라 예전에 오래된 동네를 개조한 것이라 주택 용지에 속한대요. 철거하면 아마 집 세 채에 몇억을 더 받을 수 있대요!”“뭐라고? 집 세 채에 몇억?”양미란은 그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랐다.송태호는 눈알을 굴리면서 서둘러 말했다.“엄마, 그 가게 우리 누나가 구해준 거 아니에요? 그러면 그 가게는 우리 누나 거죠! 우리가 가서 가게를 돌려받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 아니에요?”양미란은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미소를 드러냈다.양미란은 자기 아들을 잘 알고 있었다.“우리 아들 참 똑똑해. 가자, 지금 당장. 우리 송씨 가문의 것을 전부 돌려받는 거야.”양미란이 재촉했다.송태호는 그 말을 듣더니 눈을 빛내며 액셀을 밟았고 차는 서강빈의 가게로 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가게에 도착했다.차에서 내린 뒤 송태호는 가게를 힐끗 보았다.지금 서강빈의 가게는 그들의 눈에 집과 돈으로 보였다.“엄마, 저희 도착했어요.”송태호가 외쳤다.양미란은 차에서 내리더니 힐끗 보고 말했다.“됐어. 잠시 뒤에 들어가면 아무 얘기 하지 마. 내가 처리할게. 이 일은 절대 네 누나가 알게 해서는 안 돼.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 또 화를 낼 거야.”송태호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걱정스럽게 물었다.“엄마, 서강빈 그 자식이 우리에게 가게를 그냥 양보할까
서강빈의 말과, 안색과 태도를 살핀 양미란은 순간 미간을 찌푸리면서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욕했다.“무슨 일로 왔냐고? 우리를 환영하지 않는 거야?”“그러니까요. 서강빈, 잊지 마. 이 가게는 우리 누나가 구해준 거잖아. 우리가 와서 가게 좀 보겠다는 데 뭐 문제 있어?”송태호가 악다구니를 쓰면서 바락바락 고함을 질렀다.싸우기라도 할 듯이 굴자 서강빈은 미간을 구기고 안색이 어두워지며 물었다.“난 무슨 일로 찾은 거지?”“어머, 서강빈, 우리가 먼 길을 달려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를 그냥 이렇게밖에 세워둘 거야? 안으로 들어가서 차라도 대접해야지 않겠어?”양미란이 불쾌한 얼굴로 호통을 쳤다.서강빈은 이혼한 뒤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다.한때 장모님이었던 그녀를 이렇게 대하다니.“뭘 넋 놓고 있어? 어서 우리를 안으로 안내해야지!”송태호가 거만하게 지시했다.서강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며 말했다.“안으로 들어오세요.”그렇게 양미란과 송태호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더니 건방진 태도로 고개를 빼 들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주변을 둘러보던 양미란과 송태호는 소파에 앉았다. 한 명은 무게를 잡았고 다른 한 명은 다리를 꼬고 앉았다. 서강빈은 찻잎을 꺼내며 물었다.“뭐 마실래요?”“마음대로.”송태호가 대답했다.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인 뒤 두 사람에게 차를 우려서 따라줬다.양미란은 찻잔을 들자마자 손을 흠칫 떨더니 큰 소리로 그를 욕했다.“날 데어죽일 셈이니?”서강빈은 미간을 구겼지만 어쩔 수 없이 새로 차를 따라줬다.양미란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차갑게 서강빈을 노려보며 말했다.“오늘 우리가 여기까지 온 건 다름이 아니라 너랑 해인이가 이혼한 것 때문이야.”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저랑 송해인이 이혼한 일 때문이라고요?”“그래. 네가 해인이와 이혼한 건 맞지만 이혼했다면 분명 잘못한 쪽이 있지 않겠니? 그런 소문이 돌더구나. 우리 해인이가 가난한 자를 싫어하고 부유한 자를 좋
길게 이어진 말과 거만한 태도에 서강빈은 얼이 빠졌다.동시에 서강빈은 마음속에서 분노의 불길이 일었다.두 모자가 이곳까지 찾아온 이유가 그를 설교하고 그에게 경고하기 위해서라니.이게 뭐란 말인가?사람을 이렇게까지 괴롭히다니.선 넘는 일이었다.송해인과 이혼했을 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들은 지금 밖에서 도는 소문을 전부 그의 탓으로 돌렸다.서강빈은 마음속 분노를 가라앉히려고 최선을 다했다.이때 송태호가 서강빈의 표정이 달라진 걸 보고 차갑게 말했다.“왜? 표정을 보니 인정하기 싫은가 봐? 설마 억울해서 그래? 우리 누나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송주 비즈니스계의 꽃이자 미래 비즈니스계의 여왕이라고! 우리 누나 좋다는 사람이 송주를 한 바퀴 에워쌀 정도인데 당신 따위가 뭐라고 그래? 우리 누나 아낄 줄 모르고 밖에서 다른 여자랑 놀아나다니, 정말 기가 막히네!”그 말을 들은 서강빈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오늘 왜 이렇게 재수 없는 걸까?이상한 모자에게 시비가 걸리다니.게다가 그들은 서강빈을 설교하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었다.서강빈이 아무리 너그럽다고 해도 이렇게 한바탕 질책을 받으니 화가 울컥 치솟아 올랐다.그는 싸늘한 시선으로 소파에 다리를 꼬고 앉은 송태호를 바라보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송태호, 이 일 잘 고민해 봐야 할 거야. 송씨 집안이 파산할 뻔했을 때 내가 송씨 집안을 일으켰다는 걸 말이야.”“그런데 지금 여기까지 찾아와서 나한테 설교하려 하다니,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아?”“나는 화도 낼 줄 모르는 것 같은가 보지?”그 말을 들은 송태호는 경멸에 차서 차갑게 웃었다.“참나, 서강빈. 왜 이렇게 뻔뻔해? 왜? 설마 진짜 날 때리기라도 하게? 싸움 좀 한다고 해서 내가 널 상대하지 못할 것 같아? 설마 나 송태호가 지금까지 송주에서 빈둥거리기만 한 것 같아?”“경고하는데 난 송주에 아는 사람이 많아. 감히 내게 손을 댄다면 내 한마디에 넌 팔다리가 부러져서 평생 침대에 누워서 생활해야
서강빈이 인정하자 양미란과 송태호는 시선을 주고받으며 희색을 드러냈다.“그래. 너도 인정했으니 우리가 이 가게를 돌려달라고 해도 넌 할 말이 없지?”양미란이 음흉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송태호가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똑똑히 들었지? 서강빈, 이 가게는 지금부터 우리 거야. 그러니까 넌 지금 당장 나가.”그 말을 들은 서강빈은 안색이 더욱더 어두워졌다.두 모자는 이곳까지 와서 비아냥대며 서강빈을 조롱하고 모욕을 주고 위협했다. 그들은 그와 송해인이 이혼한 일 때문에 온 것이 아니라 이 가게를 위해서 온 것이었다.가게?서강빈은 자조하듯 웃었다. 지금 두 모자의 모습을 바라보니 우스웠다.송해인과 이혼했을 때 그는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았고 이제 가게만 남았다.그런데 지금 두 모자가 달려와서 가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 하고 있었다.정말 뻔뻔했다.서강빈은 조롱의 미소를 띠었고 양미란과 송태호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들도 서강빈이 본인들을 비웃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아무런 능력도 없는, 진취심마저도 없는 그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눈길로 그들을 바라보고, 무슨 자격으로 그들을 비웃는단 말인가?“서강빈, 뭘 웃는 거야? 우리 말이 틀렸어? 이 가게는 우리 누나가 구해준 거였잖아. 그런데 왜 아직도 뻔뻔하게 이곳에 남아있는 거야?”“내가 당신이었으면 벌써 떠났을 거야!”송태호가 소리를 질렀다.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말이다.서강빈은 뻔뻔스럽게 큰소리치는 송태호를 바라보다가 돌연 웃음을 터뜨렸다. 그것은 경멸로 가득한 비웃음이었다.“이 가게는 확실히 송해인이 대신 구해준 거예요. 오늘 두 사람이 왜 이곳까지 찾아왔는지 알겠어요. 이 가게를 원하는 거죠?”서강빈이 덤덤히 웃으며 물었다.“당연하지!”“너도 인정했으니 얼른 이 가게를 우리에게 돌려줘!”양미란이 호통을 쳤다.서강빈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그렇게 원한다면 돌려드리죠. 하지만 이 가게는 송해인이 절 위해서 구한 것이니 돌려드리기 전에 먼저 송해인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