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한동훈은 자신이 들고 있던 권총이 날아가는 걸 멍하니 지켜봤다.그리고 갑자기, 서강빈은 그의 앞에 나타나서 차갑게 웃었다. 서강빈은 그의 머리를 잡고 아래로 콱 눌렀다.퍽!한동훈의 얼굴로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테이블을 부쉈다.피가 사방으로 튀었다.한동훈은 바닥을 뒹굴면서 얼굴을 부여잡고 고통스럽게 울부짖었다.“아아아! 서강빈, 난 한씨 집안 도련님이야. 난 널 가만두지 않겠어!”한동훈이 큰소리치자 서강빈은 안색이 어두워지면서 차갑게 말했다.“그래?”“그렇다면 평생 고자로 살게 해줄게!”서강빈은 말을 끝맺자마자 다리를 들어 한동훈의 가랑이를 콱 디뎠다.한동훈은 곧바로 돼지 멱 따는 소리를 내면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신의 가랑이를 바라보았다.완전히 박살 났다.그의 것이 서강빈에 의해 완전히 으깨진 것이다.다음 순간, 한동훈은 가랑이를 쥐고 바닥을 뒹굴뒹굴하면서 고래고래 비명을 질렀다.잠시 뒤 한동훈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서강빈은 그를 무시하고 침대로 가서 송해인을 안아서 들어 올린 뒤 스위트룸을 떠나 아래층으로 향했다.그는 송해인을 로비의 소파 위에 내려놓은 뒤 침을 놓아 송해인 몸속의 약성을 완화했다.송해인은 비몽사몽인 와중에 소리쳤다.“안 돼, 만지지 마... 서강빈, 살려줘, 살려줘...”“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나 정말 후회해. 날 떠나지 마...”송해인이 갑자기 서강빈의 손을 꽉 잡았다. 그녀의 눈꼬리에 눈물이 맺혀 있었다.서강빈은 당황하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면서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결국 그는 송해인의 손을 풀고 계속해 그녀를 위해 침을 놓았다.“해인아, 해인아!”이때 양미란이 송태호를 데리고 이세영과 함께 부랴부랴 들어왔다.로비 안의 광경을 본 순간 양미란 등 사람들의 안색이 달라졌다.“X발, 짐승 새끼! 누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화가 난 송태호는 서강빈에게 달려들며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려 했다.그런데 서강빈이 손을 들어 은침 하나를 그에게
양미란과 이세영은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문 앞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은 스위트룸 안의 비참한 광경에 충격을 받았다.너무 섬뜩했다.방 안은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었다.바닥에는 피가 가득했고 그 위에는 사람이 한 명 누워있었다.이세영이 다가가서 발로 그 사람의 얼굴을 툭 쳐 보았는데 그의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한동훈 씨...”큰일이었다.이제 끝장이었다.한동훈은 얼굴이 피범벅이었다. 만약 이세영이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면 아마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가장 중요한 건 한동훈의 가랑이도 피범벅이라는 점이었다.이건 한씨 집안의 대를 끊었다는 걸 의미했다.누가 한 짓일까?서강빈을 제외하고 떠오르는 인물이 없었다.“이 비서, 이, 이... 이걸 어떡해?”양미란은 이런 장면에 너무 놀라서 몸을 떨었다.그녀는 한동훈을 알고 있었다.한동훈이 이 꼴이 되었으니 한씨 집안에서 그들에게 책임을 묵는다면 송씨 집안은 끝장이었다.이세영은 침착하려고 애썼다. 그녀는 방 안의 상황을 살펴본 뒤 한쪽에 카메라가 넘어져 있는 걸 보았다.그녀는 황급히 달려가서 카메라에 담긴 영상을 보았다양미란도 다가가서 보았는데 영상을 보자마자 그녀는 화를 내며 욕을 했다.“이 빌어먹을 놈, 짐승만도 못한 자식! 한동훈은 그놈이 때린 거였어!”“우리 딸과 송씨 집안을 엿 먹이려는 게 분명해!”양미란과 이세영이 본 건 몇 분 전에 찍힌 영상이었다.두 사람은 너무 화가 나서 앞의 영상을 미처 보지도 않았다.이세영은 카메라를 들고 음산한 얼굴로 웃으며 말했다.“어머님도 보셨겠지만 서강빈 이 사람은 완전히 미친놈이에요!”“한동훈 씨를 이렇게 때렸으니 송씨 집안은 한씨 집안의 엄청난 분노를 마주해야 할 거예요!”“송씨 집안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금 당장 내려가서 그에게 따져야 해요!”양미란은 그 말을 듣더니 황급히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맞아! 서강빈이 한동훈을 때렸으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지!”곧이어 두 여자는 크게 다친 한동훈에게 신경 쓰지도 않고
“아니, 말도 안 돼. 서강빈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난 똑똑히 기억해. 한동훈 그 자식이 날 성폭행하려고 했어. 그러다, 그러다가 누군가 들어와서 날 구했는데...”송해인은 머리를 툭툭 치면서 기억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다.그러나 머리가 너무 아파서 기억이 잘 나지 않았다.“딸아, 이런 상황에서도 그 자식의 편을 들어주려는 거야? 너 어디 아프니?”“서강빈은 널 성폭행하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한동훈을 심하게 때렸다고!”“한씨 집안에서 우리에게 책임을 묻는다면 우리 송씨 집안은 끝장이라고.”양미란이 다급히 말했다.송해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아뇨, 그럴 리가 없어요. 서강빈은 절 성폭행하지 않았어요. 한동훈이 절 성폭행하려고 했죠. 분명 서강빈이 절 구한 걸 거예요.”“헛소리하지 마! 내가 보기에 서강빈은 누나가 한동훈 씨랑 협상하려는 걸 알고 질투가 나서 일부러 여기까지 찾아와 한동훈을 때린 걸 거야. 누나가 한동훈이랑 협상하지 못하게 말이야.”송태호가 소란스럽게 떠들어댔다.양미란과 송태호가 한마디씩 하자 송해인은 마음이 복잡해지면서 판단 능력을 상실했다.혹시 그가 잘못 기억한 걸까?“아... 머리가 너무 아파요.”송해인은 자기 머리를 툭툭 치면서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딸아, 자꾸 생각하지 마. 앞으로 우리는 서강빈 그 자식을 멀리하면 돼.”양미란이 위로했다.이세영이 서둘러 말했다.“대표님, 어머님 말씀이 맞아요. 여기에 직접적인 증거가 있어요. 서강빈이 한동훈 씨를 때렸다는 증거 말이에요.”“어쩌면 다른 것도 찍혔을지 몰라요.”“이번에는 분명 서강빈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을 거예요.”이세영은 사람들 앞에서 카메라를 꺼내 처음부터 영상을 재생했다.이세영은 한동훈이 송해인을 성폭행할 리가 없다고, 분명 다른 일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어쩌면 서강빈이 일부러 한동훈을 때리고 송해인을 성폭행해서 한동훈에게 누명을 씌우려 한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영상이 재생되었다.그들은 영상을 보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로비 안의 분위기는 심각했다.송태호는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엄마, 이제 어떡해요? 서강빈 그 자식이 한동훈을 고자로 만들어버렸잖아요. 한씨 집안에서 책임을 묻는다면 우리는 끝장이라고요...”“나도 알아!”양미란은 짜증 가득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이세영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비서, 무슨 좋은 방법 없어?”이세영은 팔짱을 두르며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양미란을 바라보며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어머님, 이 영상을 본 사람은 저희뿐이에요.”“그래, 그게 왜?”양미란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물었다.“한동훈 씨는 서강빈이 때렸어요. 여기 영상도 있죠. 우리는 한씨 집안에 영상을 보내는 거예요. 그러면 한씨 집안도 송 대표님과 송씨 집안에 책임을 묻지 않을 거예요.”이세영이 곧바로 말했다.양미란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몸을 흠칫 떨었다.“서강빈더러 책임지게 하자는 말이야?”“네!”이세영이 고개를 끄덕였다.“하지만 서강빈은 해인이를 구하려고 그런 건데...”양미란이 말했다.이세영은 진지한 얼굴로 양미란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머님, 이런 상황에서 그게 중요해요? 위에 누워있는 건 한씨 집안 도련님이에요. 한씨 집안 어르신께서 가장 아끼는 손자라고요.”“서강빈이 이 모든 걸 책임지지 않는다면 송 대표님과 송씨 집안이 책임을 져야 할 거예요.”양미란은 순간 머릿속이 텅 비었다.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녀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동의해.”“나, 나도 동의해요!”송태호가 말을 보탰다.그는 송씨 집안이 망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집안이 망한다면 그의 부잣집 도련님 생활도 끝이기 때문이다.그러니 이 일은 반드시 서강빈 혼자 책임져야 했다.이세영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카메라를 켜서 앞에 한동훈이 송해인을 괴롭히던 영상을 전부 삭제하고 서강빈이 한동훈을 때리는 부분만 남겼다.곧이어 이세영은 SD카드를 빼서 양미란과 송태호에게 말했다.“이건 바로 한씨 집안에 보내야 해요.”...병원.
이세영은 다급하게 말했다.“회장님, 도련님을 때려서 이렇게 만든 사람은 서강빈이라는 자식입니다! 이 일은 처음부터 송 대표님과 송씨 가문이랑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회장님이 도련님을 위해 복수하고 싶다면 그 자식을 찾으시면 됩니다.”이세영은 모든 책임을 깨끗이 서강빈에게 밀어 던졌다. 하지만 그녀는 한철산의 표정이 매우 어둡고 복잡해졌다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알았어. 이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먼저들 가봐.”한철산은 차갑게 말하면서 손님을 배웅하라고 하인에게 눈치를 줬다.그러자 이세영은 어리둥절해하며 무슨 말을 더 하려 했지만 이미 병실에서 밀려 나왔다.“이 비서, 지금 무슨 상황이야? 왜 회장님 표정이 좋지 않아 보이지?”병실 문 앞에서 양미란이 물었다.“어머니, 저도 뭔가 이상한 것 같습니다.”“한동훈이 이렇게 두들겨 맞고 폐인이 되어 대를 잇지 못하게 생겼는데 한철산이 왜 화를 내지 않죠? 서강빈을 죽여도 모자랄 판에?”“한철산이 서강빈을 보자 뭔가 걱정하는 게 있는 듯한 표정이었어요...”송태호가 말했다. 이세영도 미간을 찌푸리면서 입을 열었다.“이미 증거는 회장님에게 넘겼어요. 회장님이 어떻게 처리하던 그건 한씨 집안 일입니다. 우리도 상관할 필요가 없고요.”“그래. 우리 그러면 빨리 가자. 이따가 사람들이 못 가게 하면 큰일이야.”양미란은 송태호를 잡아당기면서 병원을 떠나려고 했다. 이세영은 병실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결국 발걸음을 옮겼다.이 시각, 병실 안.한철산 옆에 있던 경호원도 영상을 봤다. 그러자 그가 미간을 찌푸리면서 말했다.“회장님, 너무 심하게 손을 썼네요. 도련님은 결국 회장님 아드님이신데.”“정말 도련님을 위해 복수를 하실 생각이 없으세요?”“닥쳐!”한철산이 소리를 질렀다.“네가 뭘 알아?”“서 선생은 우리가 상대할 수 있는 분이 아니야!”“그런 분은 나 한철산이 아니라 한씨 가문 10개가 합쳐도 상대가 안 된다고!”“그리고 서 선생 뒤에는 천주 권씨 가문이 있잖아. 그
서강빈은 덤덤하게 웃으면서 말했다.“회장님 뜻은 저에게 복수하려는 것 같은데?”한철산은 깊은숨을 들이마시고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서 선생, 그럴 리가요. 오늘 일은 없었던 일로 하고 제가 아들을 잘 교육하겠습니다.”“그리고 서 선생이 필요하시다는 약재도 지금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한철산이 정말 화를 참을 수 있다는 사실에 서강빈은 조금 놀랐다. 한철산은 독한 사람이다.“감사합니다. 회장님.”서강빈이 웃으면서 말했다.“사실 회장님 아들도 완전히 폐인이 된 건 아닌데. 제가 손을 쓰다 멈췄거든요.”그러자 한철산은 깜짝 놀라면서 격동된 어조로 물었다.“서 선생, 정말입니까?”그는 이마에 식은땀이 맺히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방금 서강빈이 자신을 테스트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만약 정말 화를 벌컥 내고 복수를 했더라면 그의 아들은 정말 폐인이 될 수도 있었다!심지어 한씨 가문 전체도 다시는 서강빈의 도움을 받을 수 없게 될 것이다.“서 선생, 부디 너그럽게 봐주세요. 한씨 가문의 대를 이을 수만 있게 한다면 제가 뭐든 하겠습니다.”한철산이 감격에 겨워 말했다. 그러자 서강빈이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반 시간 안에 아드님의 장기를 교체하면 될 겁니다.”장기 교체?한철산은 단번에 깨달았다.“서 선생의 조언에 감사드립니다.”한철산이 말했다.“잠깐, 제 말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처방을 드릴 테니 처방에 따라 약을 달이세요. 고양이와 개의 장기라도 제 약을 바르면 치료할 수 있습니다.”서강빈이 말하자 한철산은 어리둥절해졌다.한동훈에게 고양이와 개의 장기를?하지만 한씨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서 한철산은 이을 악물고 받아들이려고 했다.“알겠습니다. 그래도 희망을 남겨주셨네요. 감사합니다!”한철산은 고맙다고 인사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곧바로 병원 측에 장기 교체 수술을 하라고 지시했다.시간이 급한지라 한동훈에게 맞는 장기를 찾아줄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한철산은 하인에게 개 한 마리를 구해오라고 하면서 이를 갈았다.“
그리고 권효정은 눈을 감고 서강빈을 기다렸다. 마치 오늘 자기를 가져도 된다는듯한 모습으로 말이다. 매혹적인 권효정을 바라보면서 서강빈은 저도 모르게 목이 타들어 갔다. 이런 미모에 흔들리지 않을 남자가 없을 것이다.“저기 효정 씨, 혹시 입술에 문제라도 있으세요? 제가 한번 봐 드릴까요?”서강빈은 어색하게 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분위기가 확 깨졌다.권효정은 서강빈을 째려보면서 발을 동동 굴렀다.“정말 답답하네요! 뽀뽀해달라고요! 뽀뽀!”그녀는 화가 나고 답답했다. 차라리 자기가 서강빈에게 뽀뽀하는 게 더 속시원할뻔했다. 하지만 여자로서 자존심이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서강빈은 입꼬리를 실룩거리며 말했다.“효정 씨,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됐어요. 귀찮으니까 그만둬요. 앞으로 이런 기회 절대로 없을 거예요!”권효정은 화를 냈다. 그러자 서강빈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런 기회가 없었으면 좋겠네.’“그리고 저번에 말한 우리 집안의 수석 의사가 되는 일은 어떻게 결정했어요?”권효정이 묻자 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대답했다.“아직도 고민 중입니다.”“그걸 뭐 그렇게 오래 고민하세요. 만약 얽매이는 게 싫으면 우리 집에 이름만 걸어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요. 필요할 때 제가 찾을게요.”권효정이 슬쩍 유혹했다.“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이건 낙하산으로 들어가는 거잖아요?”서강빈이 웃었다. 그러자 권효정은 당당하게 대답했다.“맞아요. 제가 강빈 씨에게 주는 특권 같은 거죠! 다른 사람은 그럴 기회도 없을걸요.”응?서강빈이 어리둥절했다. 왠지 이 말이 애매하게 들렸다.서강빈이 망설이자 권효정은 팔짱을 끼고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강빈 씨, 저를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수석 의사 해주세요. 만약 강빈 씨가 거절하면 저는 또 자격을 갖춘 의사를 찾아야 하잖아요. 이렇게 중요한 일을 누구에게 맡겨요?”권효정이 불쌍한 척 애교를 쓰자 서강빈은 차마 거절하지 못했다.“좋아요. 일단 받아들일게요. 하지만 저는 효정 씨 가
권효정이 그 말을 하자 마당 안은 갑자기 조용해졌다.“응?”백서준의 안색은 어두워졌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채 서강빈과 권효정을 쳐다보았다. 특히 권효정이 서강빈의 손을 꽉 잡고 있는 걸을 보자 백서준은 배신이라도 당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괘씸하다!또 이 자식이다!이 거지 같은 자식!“효정아! 무슨 소리야? 너랑 서준의 혼사는 우리가 백씨 가문이랑 다 말해둔 건데 헛소리 하지 마!!”손이란은 눈살을 찌푸리며 호통을 쳤다. 그리고 권효정 곁에 있던 서강빈을 곁눈질하다가 서로 손을 꼭 잡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손이란은 자기 딸이 남자와 이런 스킨십을 하고 모습이 매우 언짢았다. 만약 다른 사람들이 알게 된다면 부잣집 아가씨로서의 체면을 어떻게 세우지?“쟤는 누군데?”손이란이 정색하고 물었다. 권효정은 턱을 치켜올리고 당당하게 말했다.“엄마, 소개할게요. 이 친구의 이름은 서강빈이예요. 할아버지의 병을 치료한 신의가 바로 서강빈 씨입니다.”“서강빈? 얘가 아버지의 병을 낫게 한 거라고?”손이란은 안색이 변하며 놀라는 눈빛으로 서강빈을 훑어보기 시작했다. 이 젊은이가 이런 대단한 의술이 있는 사람인지 생각도 못 했다.서강빈도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했다.“효정 씨 어머님, 안녕하세요.”손이란은 서강빈에게 대꾸하지 않고 권효정을 보며 진지하게 물었다.“아까 뭐라고 했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그녀는 자기 딸의 친구 관계를 잘 알고 있었다. 언제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까?“네! 있어요! 바로 서강빈 씨입니다!”권효정은 서강빈을 잡아당기며 진지하게 말했다. 서강빈은 흠칫 놀라더니 당황한 표정으로 권효정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효정 씨, 이렇게 말하면 좀...”“강빈 씨도 봤잖아요. 우리 엄마가 꼭 저 백서준에게 시집가라고 해서요. 저는 쟤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러니깐 잠시만 제 남자 친구인 척해 주세요. 나중에 제가 보상해 드릴게요.”권효정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면서 서강빈에게 눈치를 줬다.그러자 서강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