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인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분위기든 자태든 권효정에게 전혀 지지 않았다.그렇게 두 절색의 미녀는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되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작게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어머, 저거 권씨 집안 아가씨 아니에요? 곁에 있는 남자는 누구래요? 권효정 씨가 팔짱을 끼고 있다니...”“저 사람 몰라요? 비오 그룹 대표 송해인 씨 전 남편이잖아요!”“세상에, 정말이에요? 전처랑 지금 여자 친구라니, 싸움 나는 거 아니에요?”주위 사람들은 수군거리면서 말했고 송해인도 권효정도 그들의 말을 들었지만 개의치 않았다.오히려 그들은 자신감이 넘쳤다.심지어 몰래 기 싸움을 하기도 했다.비록 송해인은 개의치 않는다는 듯이 말했고 서강빈의 사생활을 간섭할 생각이 없었지만, 권효정이 서강빈을 데리고 오는 순간 승부욕이 불타올랐다.여자로서 가장 질 수 없는 상대가 바로 전남편이 만나는 여자일 것이다.전남편이 상대에게 진심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절대로 질 수 없었다.지금 송해인도 그랬고 물론 권효정도 똑같았다.여자로서 가장 질 수 없는 상대가 지금 만나는 남자의 전처였다.비록 권효정은 서강빈과 사귀는 사이가 아니었고 거절당한 적도 있지만 권효정이 서강빈을 자신의 남자 친구, 미래의 남편으로 생각하는 건 별개의 일이었다.“송 대표님, 저희 저쪽으로 가서 앉을까요?”권효정이 건의했다.서강빈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권효정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어서 입을 열었다.“아뇨, 우리는...”그러나 서강빈이 입을 열자마자 송해인이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좋아요.”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송해인과 권효정은 마음이 너그럽고 대범해 보였다.마치 아주 사이 좋은 친구처럼 말이다.서강빈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권효정과 송해인이 자리를 찾아가는 걸 멀뚱히 지켜보았다.남자로서 정말 피곤했다.그가 걸음을 옮기려 하자마자 이세영이 툭 튀어나와 그를 노려보며 불만스레 말했다.“서강빈 씨, 대단하시네요. 권효정 씨가 당신 대신 나서주길 바라는 거예요? 당
서강빈은 권효정을 노려보다가 송해인을 바라보며 설명했다.“오해하지 마. 장난친 거야.”“하하, 서 대표. 나한테 해명할 필요 없어. 그건 서 대표 사생활이니까. 서 대표가 누구의 자기가 되든 나랑은 상관없어.”송해인은 차갑게 대답하며 냉담한 척 굴었다.서강빈은 안색이 살짝 달라졌지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았다.오해라면 그냥 오해로 놔둘 생각이었다.어차피 그들 사이에 오해가 적지 않으니 말이다.서강빈은 곧 자리에 앉았고 권효정은 그를 향해 눈을 깜빡였다. 그녀는 일부러 송해인 앞에서 서강빈과 아주 다정한 척하며 가까이 다가가 말했다.“서강빈 씨, 화난 건 아니죠? 전 그냥 서강빈 씨 대신 화풀이를 조금 해줄 생각이었어요.”“화 안 났어요.”서강빈은 허탈하게 대답하면서 한숨을 쉬었다.맞은편의 송해인은 서강빈과 권효정이 자신의 앞에서 귓속말을 주고받자 화가 났지만 억지로 화를 억누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차갑게 말했다.“서 대표와 권효정 씨는 몰래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은 것 같아 보이니 전 이만 가볼게요.”말을 마친 뒤 송해인은 씩씩거리면서 떠났다.그 모습에 서강빈은 다급히 그녀를 불렀다.“송해인...”그러나 송해인은 그를 무시하고 계속해 앞으로 걸어갔다.“서강빈 씨, 송해인 씨를 따라잡아 그녀에게 설명할 생각이라면 그렇게 해요. 전 질투하지 않을 거예요.”권효정은 너그러운 척하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러면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줘요.”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따라갔다.권효정은 순간 울컥해서 씩씩거리며 발을 굴렀다.“서강빈 정말 나쁜 남자네. 진짜 쫓아가?”“저 사람은 전처야. 전처라고!”“내가 송해인보다 못한 데가 어디 있어?”“흥, 나 삐졌어!”서강빈은 여자 마음을 알지 못했다.여자들이 가끔은 일부러 마음에도 없는 얘기를 한다는 걸 모른단 말인가?쫓아가라고 했다고 정말 쫓아가다니...권효정은 화가 난 얼굴로 송해인을 뒤쫓는 서강빈의 뒷모습에 대고 투덜거리다
아까의 불만과 화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서강빈은 당황했다. 그는 갑자기 속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권효정 씨, 봤죠? 서강빈이 신경 쓰는 사람은 나라고요!’송해인은 속으로 의기양양했다.이것만으로도 송해인은 자기가 이겼다는 걸 알았다.“화 안 났어?”서강빈의 질문에 송해인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화 안 났어.”“하지만 너에게 묻고 싶어. 왜 날 따라와서 해명한 거야?”송해인이 계속해 물었다.서강빈은 당황하며 복잡한 얼굴로 설명했다.“난 그냥 네가 오해하지 않길 바랐어.”“그게 다야?”송해인이 물었다.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끄덕였다.“응.”“그래.”송해인의 얼굴에 실망이 드리워졌다.두 사람 사이의 벽은 여전히 존재했다.“오해도 풀렸으니 이제 그만 권효정 씨 곁으로 돌아가.”송해인은 표정이 달라지면서 차갑게 말했다.‘무뚝뚝한 인간 같으니라고! 좀 달콤한 말로 날 달래주면 안 돼? 정말 속 터지네!’서강빈은 황당했다. 태도가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그러면... 난 권효정 씨 찾으러 갈게.”서강빈은 그 말 한 마디만 남기고 단호히 고개를 돌려 로비로 들어갔다.“이... 자식! 정말 권효정 씨에게 돌아가는 거야...”송해인은 분통이 터져서 발을 굴렀다.서강빈은 정말 여자의 마음을 전혀 몰랐다.그는 송해인이 일부러 그렇게 얘기해서 그의 반응을 살피려 한 걸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아아! 서강빈, 빌어먹을 자식!’조금 전 서강빈과 권효정이 화기애애하게 얘기를 나누던 모습을 생각하면 불쾌했다.송해인은 발을 구르다가 씩씩거리면서 다시 로비 안으로 들어갔다.그런데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조금 잘생긴 남자와 부딪혔다. 남자는 언짢은 표정으로 말했다.“제기랄, 눈 안 달렸어?”“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송해인은 서둘러 사과했다.상대방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언짢아하더니 송해인의 얼굴을 보고는 얼굴이 환히 펴지면서 말했다.“아이고, 송해인 대표님이셨네요...”송해인은 그 목소리를 듣더니 의아한 얼굴
송해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면서 머뭇거렸다.한동훈은 조급해 하지 않고 먼저 차에 올라 차 안에서 그녀를 기다렸다.“송 대표님, 안 타실 거예요?”한동훈이 웃으며 물었다.송해인은 한숨을 쉬다가 결국에는 차에 올라탔다.차 문이 닫히고 차가 떠났다.한동훈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옆에 앉아있는 송해인을 훑어봤다.송해인은 몸매가 아주 좋았다. 특히 희고 긴 다리와 한 줌 허리는 한동훈의 가장 원시적인 욕망을 자극했다.그는 오늘 밤 이 여자와 제대로 놀아볼 생각이었다.“송 대표님, 제가 듣기론 남편과 이혼하셨다면서요?”한동훈이 갑자기 입을 열어 물었다.송해인은 숨기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하지만 이건 제 사생활인데 한동훈 씨와는 상관없지 않나요?”한동훈은 웃으며 말했다.“신경 쓰지 마세요. 그냥 물어본 거니까.”“송 대표님처럼 아름답고 몸값도 몇천억이나 되는 사람과 이혼하다니, 정말 믿기지 않네요.”“제가 송 대표님과 결혼했었더라면 매일 아껴줬을 텐데 말이에요.”송해인은 피식 웃으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제가 먼저 이혼하자고 한 거예요. 그 사람이랑은 상관없어요.”“그렇군요.”한동훈은 웃으면서 다시 한번 송해인을 쳐다봤다.송해인은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 것뿐인데도 한동훈은 욕망을 참을 수가 없었다....같은 시각. 로비로 돌아온 서강빈은 권효정이 사라진 걸 발견했다.설마 화가 난 걸까?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가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세영이 차가운 얼굴로 초조한 듯 달려와 그에게 따져 물었다.“서강빈 씨, 저희 대표님은요? 저희 대표님을 어떻게 한 거예요?”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이세영의 말투와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차갑게 대꾸했다.“이 비서, 말할 때는 자기 주제 파악부터 해야 하는 거 아냐? 내가 뭘 어쨌다고 이래?”“아직도 아닌 척해요?”이세영은 씩씩거리면서 말했다.“서강빈 씨 때문이 아니라면 우리 대표님이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겠어요?”
“그게 무슨 뜻이죠?”송해인은 미간을 구기면서 본능적으로 그를 경계했다.한동훈은 웃으면서 손뼉을 쳤다. 그는 앞좌석에 있는 기사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이 여자 내 방으로 데려가.”곧이어 기사는 차에서 내리더니 억지로 송해인을 차에서 끌어 내렸다.당황한 송해인은 끊임없이 저항하며 외쳤다.“한동훈 씨, 뭐 하려는 거예요? 이거 놔요!”퍽!기사는 손날로 송해인의 목덜미를 내려쳤고 그 순간 송해인은 몸에 힘이 풀리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기사는 송해인을 어깨에 둘러메고는 한동훈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장 호텔 로비로 들어갔다.한동훈도 차에서 내려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뒤를 따랐다.호텔 스위트 룸.한동훈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송해인을 바라보았다. 긴 치마가 흐트러져서 그녀의 희고 긴 다리가 그대로 드러났다. 한동훈은 음흉한 얼굴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송해인, 드디어 내 손에 들어왔네. 난 오늘 밤 널 가지고 놀 생각이야. 그뿐만 아니라 비오 그룹까지 손에 넣을 거야!”...서강빈은 CCTV를 확인하고 이내 송해인을 발견했다.화면 속에서 송해인은 한동훈의 차를 타고 떠났다.그 모습에 서강빈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송해인이 왜 혼자서 한동훈과 함께 떠난 걸까?한동훈의 수단이 얼마나 악랄하고 비겁한지 몰랐던 걸까?한동훈은 송주에서 방탕하기로 소문난 남자인데 말이다.서강빈은 경비원의 휴대전화를 빌려서 다시 한번 송해인에게 연락했다.이번에는 전화를 받았다.그러나 시끄럽고 소란스러웠다.“한동훈 씨, 뭐 하는 거예요? 꺼져요! 난 돌아갈 거예요...”송해인의 목소리였다. 무력하고 두려워하는 목소리였다.“돌아가서 뭐 하게요? 나랑 약속했잖아요. 오늘 밤 협상하겠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서로 솔직해져야 하지 않겠어요? 일단 옷부터 벗어요. 오늘 밤 아주 깊은 대화를 나누게 될 테니까요.”한동훈이 음흉하면서도 사악한 웃음소리가 들렸다.“제기랄, 비켜요! 오지 말아요. 감히 내게 손을 댄다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예요!”“짝!”뺨을
한철산은 완전히 넋이 나갔다. 그는 한 번 물어본 뒤에야 사건의 경과를 알았고 너무 놀라서 얼굴 근육이 덜덜 떨렸다.‘끝났어, 끝났다고! 빌어먹을 자식, 어떻게 감히 그런 짓을 해? 송해인은 서 선생님 여자인데 말이야!’한철산은 초조한 마음에 서둘러 휴대전화를 꺼내 한동훈에게 연락했다.그러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서 선생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다시 연락해 보겠습니다.”한철산은 초조해 죽을 것 같았다.그렇게 전화를 수십 통 해봤지만 받는 사람이 없었다.문자도 수십 통 보내봤지만 답장이 없었다.“이 빌어먹을 놈! 우리 한씨 집안을 망칠 셈이냐!”한철산은 불안했다.서강빈은 결국 기다리지 못하고 차갑게 호통을 쳤다.“한철산 씨, 당신이 무슨 방법을 쓰든 상관없어요. 송해인이 조금이라도 상처 입는 일이 있다면 한씨 집안은 오늘부로 송주에서 사라지게 될 거예요.”“네, 네...”한철산은 더듬거리면서 대답했다. 그는 잠깐 고민한 뒤 한동훈의 기사에게 연락했다.전화가 통하자 한철산은 안도하며 곧바로 고함을 질렀다.“이 빌어먹을 놈 어디 있어?”“대표님?”기사는 한철산의 고함에 깜짝 놀라서 다급히 대답했다.“애운 호텔에 있습니다.”그 대답을 듣고 서강빈은 곧장 자리를 떴다.한철산은 다급히 말했다.“지금 당장 올라가서 그 빌어먹을 놈을 뜯어말려. 오늘 송해인 씨에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그 자식 죽여버릴 거니까!”기사는 넋이 나갔다. 그는 한철산이 이렇게 화가 난 모습을 처음 보았다.“네...”기사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곧장 위층의 스위트룸으로 올라갔다.똑똑똑!갑작스러운 노크 소리에 송해인의 옷을 벗기려고 하던 한동훈은 화를 내며 소리를 질렀다.“누구야? 죽고 싶어?”“도련님, 아버님께서 연락받으시라고 합니다.”문밖에서 기사가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한동훈은 흠칫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옆에 놓인 휴대전화를 보았다.휴대전화를 본 그는 화들짝 놀랐다.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와 수십 통의 문자.‘아버지가 미친 걸
송주에서 조금 유명하다 싶은 여자들은 다 그에게 찍혔었다.그런 뒤 그는 멋대로 그들을 유린하며 여자들을 자신의 장난감으로 삼았다.촬영 각도를 잘 잡은 뒤 한동훈은 흥분한 얼굴로 손바닥을 비비다가 외투를 벗기 시작했다. 그는 잔뜩 흥분한 얼굴로 침대 위 송해인을 향해 웃어 보였다.“송 대표, 내가 촬영 스킬은 또 대단해. 날 믿어. 난 송 대표를 아주 아름답게 찍어줄 거야.”“앞으로 우리가 같이 이걸 보게 될 때가 온다면 송 대표도 분명 마음에 들어 할 거야.”“이렇게 중요한 순간은 당연히 기록으로 남겨야지. 참, 다 찍고 나면 송 대표 전남편에게도 하나 보내줄게. 감상할 수 있게 말이야.”침대 위 송해인은 정신이 흐릿하고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호흡이 점점 가빠지면서 화를 냈다.“빌어먹을 자식! 한동훈, 이 뻔뻔한 놈! 날 이렇게 대하다니, 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거야.”송해인은 두려워졌다.특히 카메라에서 빨간 불이 반짝이는 걸 보니 더 두려워졌다.눈앞의 한동훈은 그녀에게 마귀나 다름없었다.“대가? 송 대표는 정말 순진하네.”“이 세상에 인과응보라는 게 있었다면 난 이미 수백번은 죽었을 거야.”“오늘 밤 송 대표를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저항할 바에야 차라리 즐기는 게 낫지.”한동훈은 사악한 얼굴로 차갑게 웃더니 거리를 좁히며 허리를 숙였다. 그는 손가락으로 송해인 얼굴에 붙은 머리카락을 떼어주더니 몸을 숙여 송해인의 목덜미에 코를 박고 향기를 맡으며 흠뻑 취한 표정을 했다.“정말 향기롭네. 역시 송주의 꽃다워.”송해인은 저항하려 했다. 그녀는 악을 쓰며 소리쳤다.“한동훈, 내게서 떨어져... 감히 내게 손을 댄다면 죽어서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그러나 송해인이 아무리 버둥거려도 소용이 없었다.그녀는 온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그녀의 저항하는 모습이 오히려 한동훈을 더 흥분하게 했다....다른 한편, 서강빈은 호텔로 뛰어 들어간 뒤 곧장 한동훈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문을 지키고 있던 기사는
“누구야?”한동훈은 화들짝 놀라면서 고개를 홱 돌렸다.온몸에서 살기가 흘러넘치는 남자가 마치 지옥에서 올라온 마왕처럼 그를 향해 달려들었다.다음 순간, 남자는 한동훈의 앞에 섰고 한동훈은 그제야 그를 알아보았다.“서강빈, 당신이었어?”한동훈은 깜짝 놀라며 말했다.하지만 그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서강빈이 손을 뻗어 그의 머리카락을 잡아 날려 보냈다. 한동훈은 쿵 소리 나게 옆에 놓인 테이블에 부딪힌 뒤 바닥에 쓰러지며 몇 미터 날아갔다.이때 침대 위에 있던 송해인은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그녀는 눈앞의 사람이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그저 흐릿하게 누군가 다가오는 게 느껴질 뿐이었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들어 그를 밀어내려 했다.그러나 곧이어 따뜻한 이불이 그녀의 몸을 감쌌다.그리고, 송해인은 완전히 정신을 잃었다.서강빈은 정신을 잃은 송해인을 바라보며 미간을 살짝 구겼다. 그는 손을 들어 은침을 몇 개 놓고 송해인 체내의 약을 잠깐 통제했다.뒤이어 그는 서늘한 시선으로 몸을 돌려 바닥에서 일어나고 있는 한동훈을 바라보았다.한동훈은 부들거리면서 일어났다. 머리를 만져보니 피가 묻었다.조금 전 서강빈이 그의 두피를 벗긴 것이다.“X발! 서강빈, 네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아? 누가 감히 안으로 쳐들어오래?”한동훈이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 그의 눈이 빨갰다.“넌 송해인을 건드려서는 안 됐어.”서강빈은 마치 염라대왕처럼 낮은 목소리로 차갑게 말했다.“X발! 내가 건드리면 뭐 어쩔 건데? 별것도 아닌 게!”한동훈이 포효했다.“내가 모를 줄 알아? 넌 이미 송해인이랑 이혼했잖아! 네가 무슨 자격으로 여기 나타나서 그런 말을 하는 거지?”“서강빈, 예전에는 아주 거만하더니. 지금은 왜 쓰레기처럼 됐어? 게다가 송해인이 먼저 이혼하자고 했다면서?”“경고하는데 나 지금 아주 불쾌해. 나한테 무릎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해. 그렇지 않으면 죽여버릴 거니까. 그리고 네 전처도 죽을 때까지 가지고 놀 거야!”한동훈이 건방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