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척이 들리자 서강빈이 직원 몇 명을 데리고 달려왔다.“이게 뭐 하는 짓이죠?”서강빈이 미간을 구기며 소리쳤다.회사 안으로 쳐들어오려던 사람들은 서강빈 등 사람들을 보자 곧바로 따져 물었다.“당신이 이 회사 사장이에요?”“네. 맞습니다.”서강빈이 냉담하게 대답했다.“당신이 사장이라고? 내 여자친구 얼굴 좀 봐. 당신들이 만든 마스크팩 쓰고 피부가 뒤집어졌어!”건장한 체격의 남성이 여자 한 명을 데리고 나오더니 그녀의 엉망이 된 피부를 가리키며 말했다.“저도 이 회사에서 만든 마스크팩을 쓰고 얼굴에 홍진이 생겼어요. 정말 양심 없는 회사네요!”다른 여자가 앞으로 나서면서 마스크를 벗었다. 얼굴 가득 홍진이 나서 아주 추악했다.곧이어 두세 명의 여자도 나와 자신이 효정 제약 회사에서 생산한 정빈 마스크팩을 쓰고 피부가 뒤집어졌다고 했다.어떤 이들은 홍진이 생기고 간지럽다고 했고 어떤 이들은 물집이 생기고 고름이 생겼다고 한다.그리고 그들은 전부 따지러 온 것이었다.“전부 당신 때문이야. 양심도 없는 사장 같으니라고. 정빈 마스크팩은 무슨, 살인 마스크팩이지!”험악한 인상의 우람한 남성이 서강빈을 손가락질하며 고함을 지르더니 그를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간악한 놈! 우리 여자친구 얼굴 물어내!”그러나 퍽 소리와 함께 남자의 주먹은 서강빈에게 막혀서 옴짝달싹하지 못했다.“당신 여자친구가 우리 회사에서 만든 정빈 마스크팩을 써서 피부가 뒤집어진 건지 아닌지 명확한 증거가 없는데 무슨 근거로 우리 회사와 관련이 있다고 하는 거죠?”서강빈이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증거요? 제가 증거죠!”피부가 뒤집어진 여자는 자기 얼굴을 가리키며 히스테리를 부렸다.“전 예전에 마스크팩을 아주 많이 써봤어요. 그런데 이런 적은 없다고요!”“그런데 오늘 당신 회사에서 만든 정빈 마스크팩을 썼다가 30분도 안 돼서 얼굴이 이렇게 됐어요.”“그런데 증거를 내놓으라고요?”“당신들이 만든 마스크팩은 독 마스크팩이에요. 당신 회사는 독이나 다름없는 회사
“좋아요.”서강빈이 대답했다.이때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의논이 분분했다. 그들의 말투에서 비아냥과 조롱이 느껴졌다.“세상에, 저렇게 거만하다니.”“저 여자 얼굴 완전 심하던데 어떻게 치료한다는 거지?”“하하, 그냥 큰소리치는 거지. 우리는 그냥 구경만 하면 돼.”젊음 유지술?처음 듣는 것이었다.정말 그런 게 있다면 다들 영원히 젊지 않을까?이때 서강빈은 옆에 있던 직원에게 나지막하게 말했고 직원은 그 말을 듣더니 부랴부랴 달려갔다.건장한 남자가 다급히 물었다.“저 사람은 어딜 가는 거지?”“얼굴을 치료하는 데 필요한 약재를 준비하러 갔습니다.”서강빈이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10분 도 안 돼 여직원은 헐떡거리면서 거리에 있는 한의원에서 서강빈이 필요한 약재를 찾아왔다.뒤이어 사람들은 서강빈이 어디선가 전기밥솥을 구해서 그 안에 약재를 전부 넣고 끓이는 것을 보았다.30분도 되지 않아 서강빈은 뚜껑을 열었다.그 순간 아주 지독한 냄새가 거리 전체를 휩쌌다.주변에 있던 구경꾼들은 코를 막고 눈살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빼 들어 전기밥솥을 바라보았다.안에는 검은색의 즙이 들어있었다.“이걸 얼굴에 바르고 5분 동안 있으면 얼굴이 원래대로 돌아올 겁니다. 심지어 예전 피부보다 더 매끄럽고 부드러워질 거예요.”서강빈이 여자를 향해 덤덤히 웃어 보였다.여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말했다.“싫, 싫어요. 검은색인 데다가 냄새도 이렇게 지독한 걸 내 얼굴에 바를 수는 없어요!”건장한 남자는 그 말을 듣더니 다급히 여자에게 다가가 설득했다.“왜 안 바르겠다는 거야? 이게 무려 10억이야!”“하지만 너무 역겨운걸요...”여자는 입을 비죽이며 말했다.퍽!건장한 남자는 여자의 머리를 내리치며 욕했다.“돈 귀한 줄 모르는 년. 얼른 발라!”남자는 욕지거리하더니 다짜고짜 약을 손에 묻혀서 여자의 얼굴에 발랐다.약을 발라서 얼굴이 낫지 않는다면 그는 10억의 배상금을 얻을 수 있는데 왜 하지 않겠는가?여자는 울먹거리면서 억지로 얼굴에
서강빈의 침착한 모습에 건장한 남자는 픽 웃으며 말했다.“서 사장, 이제 곧 5분이 되는데 전혀 당황하지 않네?”“내가 왜 당황해야 하죠?”서강빈은 덤덤히 웃었다.건장한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좋아. 역시 사장이라서 그런지 자신감이 넘치네. 두고 보자고!”말을 마치니 마침 5분이었다.건장한 남자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여자친구 얼굴에 묻은 약을 깨끗이 씻겼다.잠시 후,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여자의 깨끗해진 얼굴을 보자 전부 눈이 휘둥그레졌다.“세상에, 나았는데?”“엄마야, 무슨 약이길래 이렇게 신기하지...”“저것 좀 봐요. 여자 얼굴이 아주 희고 매끈해요. 피부가 엄청 좋은데요?””그 순간 소란이 일었다.사람들은 여자의 나아진 얼굴과 서강빈이 만든 약에 감탄했다.조금 전까지는 볼품없던 피부가 약을 5분간 바르자 완전히 좋아졌다.아주 대단한 약이었다.너무 신기했다.건장한 남자는 여자의 피부가 좋아진 걸 보자 넋이 나갔다.“이럴 리가 없는데?”건장한 남자는 멍해졌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여자친구의 얼굴을 계속해 살펴봤다.정말 완전히 나아졌다. 심지어 전보다 더 부드럽고 매끈했다.하마터면 자신의 여자친구를 알아보지 못할 뻔했다.여자는 깜짝 놀랐는지 거울을 바라보면서 자기 피부를 만지며 감탄했다.“자기야, 이... 이거 진짜 너무 신기해.”“내 얼굴이 나았어...”“피부가 예전보다 더 매끈하고 부드러워졌어.”남자는 그 말을 듣더니 눈살을 찌푸리면서 여자의 머리를 퍽 내리치며 호통을 쳤다.“뭔 헛소리야?”다른 한편, 서강빈 옆에 있던 직원들은 여자의 얼굴이 깨끗이 낫자 다들 놀라워했다.‘사장님이 이렇게 대단하시다고?’대충 만든 것 같은 약으로 피부를 치료했다.“당신 여자친구의 피부는 다 치료했는데 고맙다는 인사는 안 하실 건가요?”서강빈이 덤덤히 웃으며 말했다.“인사는 무슨!”건장한 남자는 억지를 부리며 소란을 일으켰다.“내 여자친구는 당신 회사에서 만든 마스크팩을 써서 피부가 뒤집어진 거야. 치료하면
“동일한 성분으로 한편으로는 피부가 뒤집히고 한편으로는 피부가 나을 수 있을까요?”순간 의논이 분분했다.구경하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약재 리스트와 성분표를 보았다.똑같았다.이때 또 한 번 소란이 일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성분이 똑같은데. 설마 일부러 문제 일으키려고 온 사람들 아니야?”“당연한 거 아니야? 분명하잖아!”사람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었다.순간 건장한 남자와 여자, 그리고 피부가 뒤집어진 다른 여자들도 전부 당황했다.억지 부리려다가 들통나게 되자 건장한 남자는 웃으며 설명했다.“아마, 아마 우리가 잘못 알았던 것 같네. 우리는 먼저 가자!”“맞아요. 우리가 잘못 생각했나 봐요.”여자는 형세가 기울어지자 곧바로 도망치려 했다.“제가 언제 갈 수 있다고 했죠?”서강빈이 차갑게 말했다. 그는 다가가서 남자의 목덜미를 쥐어 그를 잡아당긴 뒤 차갑게 말했다.“누가 이런 짓을 벌이라고 했는지 얘기하고 가야죠.”건장한 남자는 그 말을 듣더니 몸을 흠칫 떨면서 버둥거리며 소리쳤다.“이 자식, 누가 이런 짓을 벌이라고 했다니? 우리가 잘못 안 거라니까? 이거 놔!”그러나 건장한 남자는 이내 자기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서강빈의 큰 손이 마치 집게처럼 그의 목덜미를 단단히 쥐고 있어서 꼼짝달싹할 수 없음을 발견했다.“잘못 알았다고 한마디만 하면 될 줄 알아요?”서강빈은 차갑게 코웃음 치면서 말했다.“잘됐네요. 우리에게 새로운 처방이 있는데 저번에 시험했던 사람이 죽어서 오늘은 두 사람으로 시험해 봐야겠네요.”그 말에 건장한 남자와 여자는 당황했다. 그들은 겁을 먹은 건지 몸을 덜덜 떨면서 외쳤다.“아뇨, 아뇨. 시험하지 않아도 돼요. 시험하지 않아도 돼요...”“여기까지 왔는데 시험해 봐야죠.”서강빈이 정중하게 말했다.여자는 그 말을 듣더니 안색이 창백해져서 도망치려 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서강빈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잡고 끌고 왔다.서강빈이 어디선가 녹색 약을 가져오자 여자는 필사적으로 버둥거리며 울부
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누군가를 떠올렸다.진기준!잠시 뒤, 서강빈은 경찰에 신고해 그 사람들을 전부 잡아들였다.권효정은 그 소식을 전해 듣고 부랴부랴 현장에 도착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서강빈 씨, 괜찮아요?”서강빈은 덤덤히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괜찮아요.”“흥, 그 진기준이란 사람 진짜 너무 괘씸하네요. 남몰래 이런 짓을 꾸미다니!”권효정은 씩씩거리면서 발을 동동 구르며 욕했다.“안 되겠어요. 제가 가서 따져야겠어요!”“소용없어요.”서강빈이 한숨을 쉬었다.“왜 소용없다는 거예요?”권효정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물었다.서강빈은 허탈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가 그랬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잖아요. 그리고 이런 경쟁 수단은 원래 암묵적으로 행해지는 거고요.”“그러면 우리는 어떡해요? 진기준 씨가 그런 짓을 하는 걸 지켜보고만 있어야 해요?”권효정이 초조한 얼굴로 물었다.서강빈은 덤덤히 웃으며 대답했다.“해결 방법은 있기 마련이죠.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잘하면 돼요.”권효정은 입을 비죽였다.서강빈이 그렇게 말했으니 뭘 하기도 민망했다.그러나 조금 전 일의 경과를 알게 된 권효정은 얼굴에 화색이 감돌았다.조금 전에 서강빈이 약을 만들어 피부를 치료하는 모습을 직원이 영상으로 찍어뒀다.“이게 가장 좋은 홍보지! 당장 홍보팀에 연락해서 이 영상을 인터넷에 올려야겠어!”권효정이 들뜬 얼굴로 말했다....비오 그룹 대표 사무실.송해인은 피곤한 얼굴로 소파에 누워있었다.라이브 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대표님, 이건 최근 판매 데이터입니다. 이미 4만 장이 팔렸고 오늘 판매량에서 2위를 기록했습니다. 예상대로라면 오늘 밤 1위를 기록하게 될 거예요!”이세영이 흥분해서 말했다.서강빈은 그것을 쓱 훑더니 일어나 앉아서 물었다.“서강빈 회사에서 만든 마스크팩은? 판매량에서 몇 위 기록했어?”이세영이 비웃으며 말했다.“대표님, 서강빈 씨 회사의 마스크팩은 판매량이 100장도 안 돼요.
세계 곳곳을 떠돌던 스승님이 그를 구하지 않았더라면 서강빈은 일찍 죽었을 것이다.천의문으로 간 서강빈은 스승님에게서 의술과 무도, 그리고 각종 현술과 수행법문을 배웠다.겨우 3년 사이 서강빈은 천의문에서 가장 걸출한 제자가 되어 스승님의 뒤를 이었다.그는 용국 무도 현문 중, 9개의 종문, 18개의 부, 36개의 문파 등을 압도해서 그들이 4년간 머리를 들지 못하게 했다.그 4년은 용국 무도 각 문파의 가장 어두운 시기라고 할 수 있었다.젊은 무도 천재들은 전부 서강빈을 우러러보았다.그러나 3년 전, 서강빈은 스승님의 명령을 받고 자취를 감추었고 그로 인해 각 문파는 조금 숨을 쉴 수 있었다.그런데 오늘 서씨 집안은 결국 그를 찾아냈고 서강빈이 마음속에 오랫동안 묻어놓았던 기억을 다시 꺼내게 했다.“서씨 집안.”“어르신.”“아버지?”서강빈은 자조하듯 처량하게 웃었다. 그의 눈동자에서 한기가 감돌았다.그동안 서강빈은 몰래 어머니의 행방을 찾고 있었지만 아무런 소득도 없었다.지금도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지 못했다.그런 생각이 들자 서강빈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게에서 나왔고 한 약초를 파는 오래된 가게를 찾았다.안으로 들어서자 가게 안의 대나무로 엮은 의자에 머리숱이 적고 백발이 성한 노인이 느긋하게 부채를 흔들며 옆 탁상 위에 놓인 라디오를 듣고 있는 게 보였다.노인은 누가 왔는지를 아는 것처럼 덤덤히 말했다.“지난 반년간 찾아본 자료는 서랍 위에 놓여 있어.”서강빈은 자료를 들어 옆에 앉아서 보았다. 곧이어 그는 한숨을 내쉬며 서류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물었다.“아직 못 찾은 거예요?”노인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어려워. 당신 네 어머니는 서씨 집안을 떠난 뒤로 종적을 감췄어. 시간도 많이 흘러서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야.”“게다가 너도 알다시피 서씨 집안에서 계속해 네가 어머니를 찾는 걸 방해하고 있어.”서강빈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한기가 감도는 눈을 빛내면서 한숨을 쉬었다.“방금 전에 서씨 집안에서
같은 시각, 송주 항구에서 백 리 떨어진 바다 위에서 거대한 크루즈가 송주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한표 형님, 저 앞이 바로 송주 항구입니다. 앞으로 두 시간 뒤면 도착할 겁니다.”부하 한 명이 뱃머리에 서 있는 우람한 체구의 중년 남성에게 정중하게 말했다.그 중년 남성은 검은색 무복을 입고 있었는데 등 뒤에 빨간색으로 무영문 세 글자가 적혀 있었다. 남자는 몸집이 크고 꼿꼿하며 마치 예리한 검처럼 뱃머리에 서 있었다.파도가 세서 선체가 좌우로 흔들렸지만 남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주변 갑판에는 등 뒤에 무영문이라는 세 글자가 적힌 흰색 무복을 입은 부하들이 있었다.다들 해외 무영문의 제자였다.“너무 늦어!”이때 중년 남자가 차갑게 말했다.그의 한기가 감도는 시선은 백 리의 거리를 지나 맞은편에 있는 송주 항구에 닿았다.“난 먼저 가보겠어. 너희는 계획대로 항구에 도착하도록 해.”중년 남자가 말했다.사람들은 당황했다.먼저 간다고?이곳은 바다 위인데!같이 배를 타고 가지 않겠다니, 헤엄쳐서 갈 생각인 걸까?부하가 물으려고 할 때, 남자의 두 다리가 무거워지는 것 같더니 펄쩍 뛰어올랐다. 그는 마치 폭탄처럼 무려 7, 8미터 정도 떠올랐다가 바다로 추락했다.“어르신!”“스승님!”갑판 위 사람들은 대경실색해서 다급히 수면을 향해 큰 소리를 그를 불렀다.바다로 뛰어든 걸까?그러나 이내 그들의 얼굴 위로 충격 받은 표정이 떠올랐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졌다.이어진 장면을 그들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중년 남성은 수면 위에 서 있었다. 그의 발밑에서 바람이라고 나오는 건지 그는 수면을 디디며 나아갔다.그가 한 걸음씩 내디딜 때마다 수면 위로 엄청난 물보라가 일었다.그는 순식간에 마치 빠르게 내달리는 크루즈처럼 맞은편의 송주 항구로 향했다.사람들은 연신 감탄했다.“세상에! 역시 어르신이야. 이 정도면 대가의 실력이 아닐까?”“물 위를 걷다니, 참으로 무시무시해...”“사형, 정말 멋지십니다!”배 위에서는 잠깐의
“저게 뭐죠? 속도가 너무 빠른데요? 요트일까요?”“정표 어르신은 크루즈를 타고 온다고 하지 않았나요?”송진구는 의문이 생겼다. 그는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흰 물결이 점점 더 가까워지자 사람들은 그제야 수면 위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뭔지를 깨달았다.“아니, 저건 사람이야!”“세상에, 저 사람 바다 위를 걷고 있어.”“이... 이게 무슨 일이지...”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다들 눈이 휘둥그레져서 빠르게 접근하는 흰 물결과 검은색 형체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그리고 수백 미터쯤 되어서야 그들은 그것이 사람임을 발견했다.유 거장은 놀란 듯 말했다.“대단하네요! 대단해요! 오늘 밤부터 송주는 송진구 어르신의 구역이 될 겁니다!”“수면 위를 걷다니!”“정한표의 실력은 이미 대가의 경지입니다.”말이 끝나기 무섭게 수면 위 사람이 걸음을 멈추고 뛰어올랐다. 순간 10여 미터 되는 물보라가 튀어 올랐고 그는 마치 신선처럼 허공에 솟구친 뒤 빠르게 떨어졌다.쿵 소리와 함께 정한표의 두 발은 항구의 시멘트 바닥을 안전하게 밟았다.한 줄기 파도가 그를 중심으로 사방으로 퍼졌다.그리고 바닥에는 충격 때문에 균열이 생겼다.그곳은 적막이 감돌며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사람들은 눈앞의 광경에 깜짝 놀랐다.너무 무시무시했다.사람이 맞을까?송진구도 겁을 먹고 몸을 흠칫 떨었지만 그는 이내 앞으로 다가가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전 송진구라고 합니다. 정한표 어르신께서 해외에서 오신다는 얘기를 듣고 마중 나왔습니다.“얼른 인사해야지!”송진구가 소리치자 뒤에 있던 그의 부하들이 일제히 외쳤다.“안녕하십니까?”정한표는 미간을 꾸긴 채 눈앞의 송진구를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날 알아?”“정한표 어르신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습니다. 오늘 보니 역시나 비범하십니다. 저 송진구는 부하들과 제 명의의 모든 산업을 정한표 어르신께 드릴 수 있습니다.”송진구는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그의 이마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이것은 도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