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 안에 정적이 감돌았다.남자는 기세가 아주 강했다.김경준이 재빨리 그에게 달려갔다. 그는 부러진 팔을 끌어안고 울면서 말했다.“도련님, 드디어 오셨군요. 저 자식이 소란을 피워서 제 부하들을 때리고 저도 이렇게 때렸습니다. 저희 편을 들어주세요.”“저 사람이 우성찬인가?”“세상에, 큰일이야. 저 자식 오늘 죽겠네.”“우성찬의 눈 밖에 났으니 염라대왕이 와도 어쩌지 못할 거야.”주변에 있던 젊은 남녀들은 의논이 분분했다. 서강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에는 경멸, 조롱, 비아냥, 연민 등이 담겨 있었다.우성찬이 누군가?우성찬은 민윤남이 가장 아끼는 손자이자 송주 연예계의 거물이었다.그가 발 한 번 굴러도 송주 연예계가 들썩할 정도였다.그의 사람을 때린다는 건 죽음을 자초하는 일이었다.역시나 우성찬은 김경준의 상처와 바닥에 쓰러진 그의 부하들을 보자 미간을 좁히며 선글라스를 벗었다. 그는 서강빈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네가 그런 거야?”“그래.”서강빈이 두려운 기색 하나 없이 대답했다.우성찬은 사악하게 웃으며 말했다.“좋아. 성깔 잇네. 저 자식 병신 만들어 놔. 그리고 무릎 꿇은 채로 나랑 얘기하게 만들어.”우성찬은 덤덤히 말했다. 아주 일상적인 얘기를 하는 것처럼 말이다.곧이어 그는 몸을 돌려 부하들이 가져온 가죽 소파 위에 앉았다.그가 다리를 꼬고 손을 들자 부하가 불을 붙인 시가를 건넸다.아주 거만한 모습이었다.두 명의 경호원이 앞으로 나서며 허리춤에 차고 있던 몽둥이를 꺼내며 손을 쓰려고 했다.서강빈은 미간을 좁히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그가 손을 쓰려는데 송해인이 갑자기 튀어나와 그의 앞을 막아섰다. 그녀는 소파에 앉아 있는 우성찬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우성찬 씨, 죄송해요. 오늘 밤 일은 저 때문에 일어난 것이니 제가 책임지겠습니다.”“이 사람들 병원비, 바에서 본 손해 모두 제가 책임질게요.”“그러니 부디 자비를 베풀어주셨으면 합니다.”서강빈은 조금 놀랐다. 그는 송해인
“뭐? 뭐라고 했어?”송해인은 경악한 얼굴로 고개를 돌렸다. 믿기지 않는다는 눈빛이었다.‘폐를 끼친다고? 누가 누구에게 폐를 끼쳤는데! 빌어먹을 서강빈, 내가 구해주려고 나섰는데 내가 폐를 끼쳤다고 한 거야?’“서강빈, 무슨 뜻이야? 내가 너한테 폐라도 끼쳤다는 거야? 똑바로 말해!”송해인이 화를 내며 말했다.그러나 서강빈은 송해인을 자신의 등 뒤로 숨겼다. 그는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차가운 기운을 내뿜는 경호원들을 마주 보았다.두 경호원은 곧바로 서강빈의 머리를 향해 방망이를 휘둘렀다.서강빈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곧바로 손을 쓰려고 했다.그런데 갑자기 여자 목소리가 입구에서 들려왔다.“그만!”사람들은 빨간색 정장에 검음색 하이힐을 신고 머리를 풀어 헤친 큰 기의 여자가 안으로 들어오는 걸 보았다. 그 여자는 이목구비가 정교했고 기세가 넘쳤다.“아가씨...”두 경호원은 그녀를 보더니 곧바로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짝! 짝!여자는 두 경호원의 뺨을 때리며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꺼져!”“네...”두 경호원은 신속히 물러났다.곧이어 여자는 몸을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파에 앉아있는 우성찬을 바라보았다.당황한 우성찬은 곧바로 시가를 부하에게 넘겨주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말했다.“누나, 여긴 웬일이에요?”눈앞의 여자는 다름 아닌 강지원이었다.그녀는 아주 도도했다.강지원은 우성찬의 앞에 서서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때렸다. 그녀가 차갑게 말했다.“어서 서 신의님께 사과해.”뺨을 맞은 우성찬은 완전히 얼이 빠졌다.현장에 있던 손님들도 넋이 나갔다.“세상에, 저 여자 누구야? 감히 우성찬을 때린 거야?”“쉿, 조용히 해. 저 여자 누군지 몰라? 강지원이잖아. 송주 비즈니스계의 여왕, 민윤남 어르신 외손녀 말이야.”“강지원은 아주 대단한 사람이야. 강씨 집안에서 일인자라고. 심지어 우씨 가문에서도 지위가 낮지 않아.”우성찬은 뺨을 부여잡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누나, 저 자식에게 사과하라고요?
송해인은 머뭇거리다가 말했다.“고마워.”“아냐.”서강빈이 덤덤히 말했다.도정윤이 앞으로 나서면서 거만한 태도로, 불만스럽게 그를 질책했다.“서강빈, 그거 무슨 태도야? 오늘 네가 나서지만 않았어도 일이 이렇게 됐겠어?”서강빈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기가 막혀서 반박했다.“정말 어이가 없어서.”“전 두 사람을 구해주려고 한 겁니다.”“우리가 언제 구해 달랬어? 자기가 쓸데없이 오지랖 부려놓고.”도정윤이 차갑게 말했다.보다 못한 권효정이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저기요, 서강빈 씨가 나서지 않았더라면 두 사람 다 지금쯤 김경준에게 끌려갔을 텐데요?”“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아까 봤잖아요?”“그런데 지금 멀쩡히 여기 서서 서강빈 씨에게 쓸데없이 오지랖 부렸다고 지적하는 걸 보니 기가 막히네요.”도정윤은 서강빈의 편을 들어주는 권효정을 바라보더니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불쾌한 듯 반문했다.“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죠?”“우리가 알아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어요. 서강빈이 굳이 우리 둘을 구하겠다고 나서지 않았다면 일이 지금처럼 되지는 않았을 거라고요.”권효정은 분통을 터뜨리며 차갑게 말했다.“참나, 기가 막혀서.”“기가 막힌 건 당신이죠. 아주 여우가 다름없네. 서강빈 같은 쓰레기도 마음에 들어 한다니, 보는 눈이 없네요.”도정윤은 비아냥거리며 코웃음 쳤다.“됐어.”송해인이 제때 입을 열어 그녀를 말렸다. 계속 말하다가는 둘이 싸울 것 같았다.곧이어 송해인은 서강빈을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서강빈, 구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이 일, 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어.”“그러니 앞으로 이런 일을 할 거면 미리 나한테 허락 맡아. 알겠어?”서강빈이 눈썹을 치켜올렸다.송해인은 말을 이어갔다.“그리고 오늘 일로 네가 어떤 사람인지 똑똑히 알게 되었어.”“내가 어떤 사람인데?”서강빈이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송해인은 팔짱을 두르고 불만스레 말했다.“넌 너무 충동적이야. 오늘 강지원 대표님이 나서지 않았더
송해인이 무사한 걸 본 이세영과 진기준은 그제야 한숨 돌렸다.“대표님, 괜찮으세요? 정말 다행이에요. 일은 어떻게 해결하신 거예요? 제가 알아보니까 여기는 김경준의 구역이라던데, 그 사람들이 어쩌지는 않았어요?”이세영이 긴장한 얼굴로 물었고 송해인은 고개를 저었다.“우리는 무사해...”이세영은 곧바로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분명 진기준 대표님 덕분일 거예요. 진 대표님께서 오실 때 사람을 찾아 김경준 씨에게 연락해서 좋은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진기준은 그 말을 듣더니 곧바로 가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 비서, 별거 아니야. 해인이가 무사한 걸로 다행이지.”그러나 송해인과 도정윤은 미간을 찌푸린 채로 이세영과 진기준을 바라보았다.“진기준 씨가 사람을 찾아 연락했다고요?”도정윤의 질문에 진기준은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웃으면서 긍정했다.“네. 제 친구가 김경준 씨랑 아는 사이거든요. 그 친구한테 김경준 씨에게 연락하라고 했어요.”진기준은 칭찬을 바라는 듯한 표정으로 송해인을 바라봤다.그러나 송해인은 차갑게 그를 노려보다가 고개를 돌려 차에 올랐다.진기준은 당황했다.그의 예상과는 달랐다.진기준은 도정윤을 바라봤고 도정윤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당신이 진기준 대표죠? 해인이에게 잘 보이고 싶은 건 알겠는데 오늘 밤 일은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말을 마친 뒤 도정윤도 차에 올랐다.진기준과 이세영은 어리둥절했다.‘나랑 상관없는 일이라고?’이때 도정윤이 차창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진기준에게 말했다.“진기준 씨, 오늘 밤 일은 서강빈이 해결했어요.”말이 끝나고 차가 진기준의 앞에서 떠났다.“서강빈?”진기준은 의문이 가득했다. 그는 화가 난 듯 길가의 쓰레기통을 걷어차면서 욕했다.“이 빌어먹을 놈이 또 내 일을 망쳤어. 제기랄!”이세영도 미간을 구기고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진 대표님, 저희 그 서강빈을 상대할 방법을 생각해야겠어요.”“서강빈은 오늘 저녁 라이브에서 활약했어요. 다행히 저희 회사 홍보팀에서 제때
한 마당 안.그곳은 한정산이 예전에 샀던 집이었다.마당 안에는 한정산이 천주에서 데려온 경호원들이 경계하고 있었다.서강빈은 차에서 내린 뒤 곧장 마당으로 향했다가 침대 위에 누워있는 한정산을 보았다. 그는 안색이 창백하고 기운도 약한 것이 혼수상태인 것 같았다.서강빈은 미간을 구겼다. 그는 다가가서 은침을 허공에 띄운 뒤 그것을 한정산의 가슴께에 꽂았다.영기가 은침을 따라 서강빈의 체내에서 한정산의 체내로 들어갔다.잠시 뒤, 한정산이 눈을 번쩍 떴다. 그는 헛숨을 들이키더니 몸을 덜덜 떨었다.눈앞의 서강빈을 본 그는 그제야 힘겹게 일어나 앉아서 말했다.“구해줘서 고맙네.”’서강빈은 은침을 회수한 뒤 미간을 구기고 물었다.“왜 이렇게 된 거죠? 제가 평안부를 줬을 텐데요?”한정산은 고개를 저으며 가슴께를 움켜쥐고 숨을 거칠게 쉬었다.“내가 경솔했어. 전에 샤워할 때 실수로 넘어져서 머리에 피가 났는데 그 피가 부적에 묻었어. 그리고 나는 바로 정신을 잃었고.”서강빈은 그제야 깨달았다.그 부적은 피가 묻으면 효과가 없고 오히려 역효과가 생긴다.한정산이 무사히 깨어나자 서강빈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러면 이 평안부는...”한정산이 물었다.서강빈은 미간을 찡그린 채 한정산의 얼굴을 바라본 뒤 한숨을 쉬었다.“필요 없습니다. 한정산 씨 미간에 검은 기운이 가득 몰려있어요. 제 짐작이 맞는다면 오늘 저녁 손을 쓸 겁니다.”“뭐? 그, 그, 그... 그러면 난 어떡해야 하나?”한정산은 당황했다.그는 송주에 세력이 없었다.털썩.서강빈이 입을 열기도 전에 한정산이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렸다.“나 좀 살려주게나.”서강빈은 다급히 한정산을 일으켜 세웠다.“제가 약속드렸으니 반드시 지킬 겁니다. 오늘 밤 제가 여기 있겠습니다.”말을 마친 뒤 서강빈은 고개를 돌려 권효정을 바라봤다.“권효정 씨, 시간이 늦었으니 권효정 씨는 이만 돌아가요.”“아뇨, 저도 여기 있을래요.”권효정이 고개를 저으며
서강빈은 두려운 기색 없이 여전히 덤덤했다.그의 곁에 있던 권효정도 아주 침착했다.“허, 세 명이네, 이번에 값을 더 불러야겠어.”두 사람이 그들에게 다가가면서 냉소했다. 그들의 표정은 아주 험상궂고 사악했다.그중 키가 작은 남자는 권효정을 보더니 음흉한 얼굴로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저기 미녀도 있어. 이번 임무 참 좋아. 이번에 우리 둘도 잘 즐겨보자고.”옆에 있던 키 큰 남자가 싸늘한 시선으로 한정산을 바라보며 말했다.“한 가주, 당신은 오늘 죽을 거야.”“스스로 목숨을 끊을래? 아니면 우리가 죽여줄까?”처음부터 끝까지 그들은 서강빈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아주 건방진 태도였다.한정산은 흠칫하더니 당황한 얼굴로 서강빈을 바라보았다.키 큰 남자가 냉소하며 말했다.“한 가주, 쳐다볼 필요 없어. 오늘 아무도 당신을 구할 수 없으니까.”말이 끝나자마자 서강빈은 덤덤히 찻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오늘 한정산 씨를 구할 생각이라면?”그 말에 두 사람은 곧장 싸늘해진 눈빛으로 서강빈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서 살기가 보였다.“이 자식, 넌 누구야?”키 큰 남자가 소리쳤다.서강빈은 두려운 기색 없이 말했다.“한 가주님 친구. 손님으로 왔지.”“손님이라고?”두 사람은 짓궂게 냉소하더니 흐려진 얼굴로 화를 내며 말했다.“한 가주를 구하려고?”“그래.”서강빈이 대답했다.키 큰 남자는 음산하게 웃으며 말했다.“우리가 누군지 알아?”“몰라.”서강빈은 고개를 저었다.키 작은 남자는 거만하게 냉소하며 말했다.“우리 형제는 진남쌍칼이라고 불려. 우리 손에 죽은 사람은 적어도 100명이야.”진남쌍칼?서강빈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옆에 있던 권효정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 그녀는 작은 목소리로 서강빈에게 말했다.“서강빈 씨, 진남쌍칼은 수배범이에요. 5년 전 일가족 28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에 도망친 아주 극악무도한 범죄자들이에요.”“여러 차례 검거하려 했지만 모두 실패했대요.”수배범?서강빈은 미간을
그러나 바로 다음 순간, 그는 경악했다. 서강빈이 덤덤히 손을 들어 팍 소리와 함께 그의 손목을 잡았다.꿈쩍할 수가 없었다.그 순간 아주 고요해졌고 분위기도 얼어붙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키 큰 남자는 깜짝 놀라서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그가 아무리 팔에 힘을 주어도 칼이 움직이지 않았다.갑자기 서강빈이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진남쌍칼 실력이 이것밖에 안 돼?”“너, 죽으려고!”키 큰 남자는 서강빈이 도발하자 버럭 화를 내며 다리를 들어 서강빈의 머리를 차려 했다.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렸다.주변에 있던 탁자와 의자도 그 위력에 흔들렸다.그 발에 천근 무게는 실렸을 것이다.아주 건장한 소라고 해도 순식간에 머리가 박살 날 정도였다.게다가 서강빈은 살아있는 사람이었다.“이렇게 악랄한 공격이라니. 이건 사람들을 위해 해악을 없애는 것이겠군.”서강빈이 차갑게 말했다.쿵 소리와 함께 서강빈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것은 마치 파도처럼 삽시에 키 큰 남자를 휘감았다.순간 그는 흠칫했다. 그는 서강빈이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하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다.그는 그 기운에 대적할 수 없었다.그는 심지어 도망칠 생각이 있었지만 이미 들어 올린 다리를 다시 거두어들일 수가 없었다.다음 순간, 콱 소리와 함께 서강빈이 다른 손을 들어 주먹을 뻗었다. 순간 키 큰 남자의 다리가 부러졌다.그의 다리는 90도로 꺾였는데 부러진 뼈가 살을 뚫고 나와 피투성이가 되었다.처참한 비명이 들렸다. 키 큰 남자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콰득 소리와 함께 그의 손목이 부러졌다.그는 순식간에 전투력을 상실했다.서강빈은 퍽 소리 나게 키 큰 남자를 걷어찼고 그 남자는 힘없이 멀리 날아가 대문에 부딪힌 뒤 바닥에 쓰러졌다. 그는 몇 번이나 피를 토했다.“형님!”키 작은 남자는 자신의 형이 맞는 모습을 그저 지켜만 보다가 울컥 화가 치밀어올라 마치 호랑이처럼 기세등등하게 서강빈을 향해 달려들었다.그러나 그가 서강빈에게 다가가
이 정도 실력이라면 적어도 내경대성의 고수였다.그런데 왜 송주에 있는 걸까?한정산의 곁에 언제 이렇게 대단한 고수가 생긴 걸까?“내가 누군지는 중요치 않아. 중요한 건 누가 너희를 보냈냐지.”서강빈이 그를 내려다보며 차갑게 물었다.남자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날 죽여. 난 고용주를 배신하지 않아.”“그래.”서강빈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한정산을 바라보며 물었다.“한 가주님이 심문하실래요? 아니면 제가 할까요?”“이런 사소한 일까지 부탁할 수는 없지. 내 사람들이 알아서 할 걸세.”한정산이 다급히 말했고 서강빈은 고개를 끄덕였다.곧이어 한정산이 어디론가 연락하자 밖에 있던 경호원 7, 8명이 안으로 들어와 피웅덩이 위에 누워있는 키 큰 남자를 끌고 나갔다.다친 경호원들은 서강빈이 제때 적절하게 치료해 줬다.모든 걸 해결한 뒤 한정산은 거실 안에서 서강빈을 향해 끊임없이 감사 인사를 했다.“오늘 밤 구해줘서 정말 고맙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을 걸세.”서강빈이 덤덤히 말했다.“한 가주님, 이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약속드린 일은 끝냈으니 앞으로 어떻게 처리할지는 한 가주님께서 결정하시면 됩니다.”“다른 일 없으시면 전 이만 돌아가겠습니다.”한정산이 공손하게 말했다.“내가 바래다주겠네.”...같은 시각, 도망친 남자는 피를 토하며 한 별장으로 향했다.이때 별장 안에는 십여 명의 경호원이 있었다.거실 안 소파에는 두 사람이 앉아있었는데 한 명은 50대로 인상이 차갑고 화려한 옷을 입고 있었다. 그의 옆에 있는 사람은 매부리코에 인상이 험악했다. 그는 회색 로브를 입고 있었고 콧수염을 짧게 기른 중년 남성이었다.“윤 선생님, 윤 선생님의 두 제자는 아직 소식이 없습니까?”화려한 옷차림의 남자가 미간을 구기고 물었다.“황 가주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 제자들은 내경소성의 실력자들이라 한정산 한 명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입니다. 아마 지금쯤 즐겁게 놀고 있을 겁니다.”윤혁수는 차갑게 웃었다. 그의 얼굴에는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