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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4화

“음악 꺼. 끄라고, X발!”

김경준이 포효하며 부하들을 걷어찼다.

부하들은 다급히 달려가서 바 안의 조명을 켜고 음악을 껐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젊은 남녀들은 피범벅인 얼굴로 머리를 부여잡고 있던 김경준을 보고 깜짝 놀라 황급히 구석에 몸을 숨겼다.

김경준은 뱀 같은 눈빛으로 주위를 쓱 둘러보았다. 아무도 나서지 않자 그가 고함을 질렀다.

“안 나온다 이거지? 겁만 많은 쫄보 같으니라고. 당장 나와!”

하지만 사람이 아니라 술병 몇 개가 연달아 날아왔다.

퍽, 퍽, 퍽.

술병들은 김경준 부하들의 머리를 향해 날아들었고 다들 머리에 술병을 맞고 바닥에 주저앉아 앓는 소리를 냈다.

이 정도 힘과, 이 정도 정확도라니. 다들 깜짝 놀랐다.

“나와. 네가 남자라면 당장 나오라고!”

김경준은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다.

이때 차가운 목소리가 한 테이블에서 들려왔다.

“김경준이라고 했나? 돈 받았으면 사람을 놓아야지. 그게 신뢰라는 거야.”

서강빈은 술을 마시면서 덤덤한 목소리로 머리 한 번 들지 않고 말했다.

김경준은 소리가 나는 곳을 바라보았고 사람들은 곧바로 흩어졌다.

“X발, 넌 누구야?”

김경준은 서강빈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화를 내며 따져 물었다.

서강빈은 덤덤히 고개를 들면서 차갑게 말했다.

“나? 그 여자 전남편.”

그 말에 현장이 소란스러워졌다.

이때 김경준의 등 뒤에, 서로 딱 붙어 서 있던 송해인과 도정윤은 그제야 서강빈을 알아보았다.

서강빈이라니!

송해인은 미간을 구겼다.

도정윤도 의아했다.

저런 쓰레기 같은 놈이 이럴 때 그녀를 지켜주려고 나설 줄은 몰랐다.

바 안의 손님들은 의논하기 시작했다.

“전남편이라고? 세상에, 전남편이 전처를 지키려고 나서려는 건가?”

“어머, 옆에 여자도 있는데? 바람둥이 아니야?”

“그래도 용기는 있네. 그런데 감히 김경준의 머리를 치다니, 큰일 나겠네.”

김경준은 화가 났다.

그냥 여자랑 놀아볼 생각이었는데 갑자기 전남편이라는 작자가 튀어나오다니.

“전남편이면 뭐? 감히 남 일에 오지랖을 부려? 죽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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