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벌레 울음소리가 자자한 여름밤.서현우는 창가에 앉아 다리를 찻상에 얹고, 담배를 피우며 느긋하게 쉬고 있는 모습이 거리의 불량배와도 같았다.문밖에는 진아람이 서 있어고, 그녀는 서현우를 향해 눈살을 찌푸렸지만, 방에 들어오지 않았다."벌써 거의 한 시가 됐는데, 왜 아직도 자지 않았어?"서현우는 담배를 끄고 차 물로 헹군 후, 창문을 열고 손을 휘저으며 방 안의 담배 연기를 쫓아냈다.진아름은 여전히 방 안으로 들어오지 않았고, 그녀의 하얀 긴 드레스는 달빛 아래 물결치듯 아름답게 번쩍였다.이때 서현우가 또 물었다.“솔이는 잠들었어?”“잠들었어.”대답하는 진아람의 목소리는 매우 평온했다."내가 왜 너희 집안과의 거래를 받아들였는지 물어보고 싶어?"서현우는 진아람을 향해 웃었고, 깊고 빛나는 눈동자에 반짝이는 불빛이 반영되어 있었다.진아람은 갑자기 서현우의 눈을 마주치기가 어려워져 먼 곳의 어둠을 바라보며 말했다."아니, 그저 주영훈 그들이 고의로 가격을 올리는 건, 당신 때문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어."“나?”서남은 호기심에 찬 목소리로 물었다."너는 내가 그들을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해?"“없죠.”진아람은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하지만 나는 어떻게든 당신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해요. 내 가족을 보복하기 위해 그들에게 손을 대지 않고, 내 감정을 고려해서 이런 방식으로 그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했을 거예요.”서현우는 그 말에 환하게 웃었다.진이람은 정말 아름다우면서도 지혜로운 여자였기 때문이다.만약 6년 전 일이 없었다면, 그녀는 이미 중연시에 이름을 떨쳤을 것이고,수많은 사람의 흠모와 숭배를 받았을 것이다.하지만 운명은 서현우에게 이 고상한 여신을 인간 세상으로 끌어내려 그에게 딸을 낳게 했다.생각만 해도 자랑스럽네?“진씨 가문이 봉변당할거야.”서현우가 갑자기 “손량이 돌아온 후부터 말이야”라고 다시 말을 이었다.그 말을 듣고, 진아람은 놀라 했다.“손량의 일을 알고 있어요?”"그것은 비밀이 아니야.
서현우는 놀란 진씨 가문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이것은 그들이 자초한 결과이니까!진씨 가문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이익만 추구하며, 이익을 위해 가족마저 버릴 수 있었고, 진아람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였다.당시 진아람이 자살을 생각한 것은 외부의 조롱과 비난 때문이 아니라, 가족들의 무자비한 비난과 원망 때문이었다.그들은 진아람이 어떻게 되는지는 상관하지 않았고, 그녀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이 훼손되었다는 것에만 관심을 보였다.손량의 일도 마찬가지였다.손씨 가문이 존재할 때, 진씨 가문은 이익을 위해 손씨 가문을 벗으로 간주했고, 손씨 가문이 망하자, 이용할 가치가 사라진 손량은 진씨 가문에게 무자비하게 버림을 받았다.하지만 진씨 가문때문이 아니라면, 손량도 지금처럼 높은 위치에 오르지 못했을 것이며, 진씨 가문에게 복수할 기회도 없었을 것이다.이것은 바로 인과응보, 모든 것이 운명으로 정해져 있으니까.그러나 웃긴 것은, 이 시점에서도 진씨 가문 사람들은 조금도 반성하는 마음이 없었다."다 너 때문이야! 이 자식아!"순간, 분노에 미친 사람들의 사람을 삼켜 먹을 듯한 시선들이 서현우의 몸에 집중되었고, 그중 제일 격분해 하는 진개해가 히스테리한 목소리로 외쳤다."이 빌어먹을 놈아! 내 딸을 망치고, 이제는 우리 진씨 가문까지 멸망시키려고 해? 너는 양심도 없냐? 우리 가문이 너에게 무슨 죄를 지었다고, 끝까지 난리냐?”진연아도 원한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이놈은 분명히 손량이 그를 놓아주지 않을 거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의로 할머니와 거래하고 죽기 직전에 우리 돈을 뜯어먹기로 작정한 거야! 이 비열하고 파렴치한 놈아!"“둘째야, 말해봐라. 결국 네 잘못이잖아!"이때 불시에 진개해를 보며 소리치는 진개산.“만약 네가 아람이를 잘 돌보았다면, 우리 가문이 이런 위기를 겪을 필요도 없잖아?”“내 탓이라고?”진개해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진개산을 바라보며 말했다.“나는 아직도 당시에 형님이 주지현과 결탁했다고
만약 진 노마님께서 돌아가시면, 아람이는 매우 슬퍼할 것이다.그러기에 서현우는 침으로 진 노마님을 치료해 주었고, 노마님께서 한숨을 내쉬면서 창백한 얼굴색이 점차 회복되었다.진씨 가문 사람들은 서현우가 뜻밖에도 이런 의술을 가지고 있을 줄을 몰라, 모두 의아해했다.하지만 그들은 곧 서현우와 침대에 아직도 의식이 없는 노마님을 무시했고, 주의력을 모두 진아람에게 돌렸다.“아람아, 우리는 가족이야!”“그래, 네 할머니는 이 집을 위해 한평생 고생하셨어...”“아람아, 너는 우리를 꼭 살려야 해. 너의 사촌 누나와 사촌 여동생은 아직 시집도 안갔어.”“아람아, 네 동생은 아직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어. 손량이 복수하려 하면, 우리는 끝이야! 그때 네 동생은 부모 없는 고아로 될 거야!”“흑흑흑...”“흑흑.”가족들에게 둘러싸인 아람은 그들의 연극을 할 수 없이 구경해야 했고, 서현우는 자기 일을 마친 후 눈을 더럽히고 싶지 않아 방으로 돌아갔다.그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잠시 두드리다가, 핸드팬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10분 후에 진아람이 문밖에 나타났고, 눈치를 챈 서현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 알았어. 지금 바쁘니까, 이만하도록 하지.”말이 끝나자, 그는 전화를 끊고 일어나 문을 열었다.문 어귀에 서서 입술을 깨물고 있는 진아람의 예쁜 얼굴에 초췌함과 피로가 가득했고, 그녀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픈 서현우는 몸을 옆으로 돌려 진아람을 방으로 들여보냈다.진아람은 잠시 망설이다가 방에 들어간 후, 돌아서 서현우를 보며 입술을 깨문 채 말하려다가 말았다.그 모습에 서현우는 “너 너무 힘들어 보여.”라고 달랬고, 진아람이 고개를 젓자, 그는 다시 “무슨 말을 하고 싶어?”라고 물었다.하지만 진아람은 또다시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요, 별거 아니에요. 돌아가서 쉴게요. 당... 당신도 빨리 쉬세요."말하면서 나가려는 진아람을 보자, 서현우는 살짝 힘을 주어 그녀를 잡았고, 진아람은 어쩔 수 없이 그의 품에 안겼다.진아람은 놀라
“바보.”진아람도 붕괴되였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나더러 어떻게 하라고? 그들은 내 가족이야! 가족이 없다면 이 세상에 진아람도 없어! 지금 그들이 나를 어떻게 대하든, 예전에 나한테 잘해줬어!"“이 바보야!”서현우는 성큼성큼 앞으로 나아가 그녀를 자기 몸속에 끼워 넣으려는 것처럼 진아람을 힘껏 품에 안았다.“이 모든 것은 진씨 가문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야! 너는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짊어질 필요가 없어! 너는 그들이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있어?”진아람은 이번엔 저항하지 않았다. 그저 서현우의 포옹을 받으면서 넓고, 든든한 어깨에 턱을 기댔으며, 한숨을 내쉬고는 웃었다.“만약 6년 전 그 일이 없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그녀의 말에 서현우는 심하게 떨었다.그의 몸 안의 피가 끓고, 뒹굴며 포효하고 있었다.“다 내 잘못이야!”서현우는 다시 낮은 목소리로 "내가 저지른 일이니까, 내가 책임질게. 진씨 가문은 괜찮을 거야!"“하지만...”진아람의 눈물이 조용히 떨어지면서 서현우의 옷을 적셨다.“난 당신이 죽기를 원하지 않아요...”그녀의 떨리는 목소리는 만물을 낳은 봄바람처럼 서현우의 몰아치는 피를 순식간에 평온하게 했다.그는 진아람의 머릿결 향기를 맡으면서 부드럽게 말했다.“걱장하지 마, 나는 죽지 않을 거야. 나는 이미 6년 전의 서현우가 아니니까. 난 남강 총사령관이었어, 백만 대군까지 다스린 적 있지! 홀로 적국 9대 군신을 죽이고, 남강 군인들을 이끌고 적국이 겁에 질려 항복하기까지 했어! 이건 거대한 공로야, 비록 내가 지금 남강 총사령관이 아니더라도 공로는 남아 있어. 손량은 감히 나를 건드리지 못해."“게다가, 나는 귀의문의 후계자야. 아홉 개의 은침은 염라대왕과도 목숨을 빼앗을 수 있으니, 내 신세를 진 큰 인물들이 아주 많아! 만약 내가 원한다면, 그들은...”“됐어.”진아람은 갑작스럽게 힘을 주어서 서현우를 밀쳐냈다.그녀는 약간 어수선한 옷과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평온하게 말했
한 사람이 먼저 어떤 일에 대해 선입견을 품게 되면, 변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서현우는 진아람에게 자신이 말한 모든 것을 믿게 하지 못했고, 진아람도 서현우에게 떠나라고 설득하지 못했다.그녀는 감동과 비분에 찬 심정으로 화이트 하우스로 돌아와 잠든 딸의 곁에 조용히 앉아 운명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진씨 가문은 이미 며칠 동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해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다.그들은 각자 흩어지지도 않고, 진 노마님의 방에 모여야만, 잠시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것 같았다.진 노마님은 한밤중에 깨어나, 무능한 자손들을 보면서 눈물을 글썽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침묵 속에서 진씨 가문 총 32명의 식구가 방황하고 망연자실했고, 그들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기다림밖에 없는 것 같았다.당시 진씨 가문 집 밖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소년이 군신의 신분으로 돌아와 진씨 가문을 내려다보는 것을.하지만 그의 말 한마디로 진씨 가문의 삶과 죽음, 존망과 죽음이 결정되고, 이 고통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아침 해가 뜨며 어둠을 몰아냈고, 주황색 아침 햇살이 진씨 가문의 장원에 쏟아졌고, 진씨 가문 사람들은 끝없는 심연에서 발버둥 쳐 나온 것 같았다.진 노마님은 힘없이 손을 들며 말했다."모두 각자 돌아가서 쉬거라, 아람이 있다면, 우리 진씨 가문은 반드시 생존의 희망이 있으니까. 우리는 희망을 품고 있어야 해. 비록 한 가닥의 생기만이라도, 설령 이 아침 햇살처럼 보이지만 잡을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해!”진씨 가문 사람들은 노마님의 말을 듣고,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내일에 끝판을 볼 거니까, 모두 정신 차려! 진씨 가문은 남강에서 전공을 세웠고, 우리는 그런 조상들의 후예야! 200년 동안 무슨 시련이나 다 겪어보았지! 이번에도 우리 가문은 반드시 살아남을 거야!”진 노마님의 열정적인 말에 그들은 마음이 가벼워져서 잇달아 노마님께 차례로 인사를 하고 떠났다.얼마 안 지나, 텅 비어 썰렁해진 방.그제야
진 노마님께서 지팡이를 짚고 진개산의 부축하에 진씨 가문 식구들을 데리고 함께 공항에 나타났을 때, 그들은 모든 사람의 주목을 받았다!이 순간, 진씨 가문은 역사 이래의 절정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천우성은 그들 속에 서 있는 서현우를 보고, 감히 말도 걸지 못했으며, 즉시 부하들에게 통과시키라고 명령했다.그는 지금 가슴이 떨리고, 이마에는 식은땀이 났다.서현우가 여기에 나타나다니! 도대체 웬 일이지?후각이 예민한 천우성은 큰일이 일어날 것을 예감했으나, 그는 묻지도, 말하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다!서현우와 손량은 그와 아득히 먼 존재로, 이 두 거물이 만났을 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는 것뿐이고, 가능한 한 자신이 파급되지 않도록 피해야 한다.결국, 조금이라도 휘말리면, 죽음을 초래할 수 있으니까!수많은 시선과 함께 진씨 가문은 중연시의 부자와 권력가, 기타 3대 가문을 넘어, 용성 육씨, 량성 영씨 등 더 큰 가문들이 있는 곳을 지나가며, 조심스럽게 공항 홀로 들어섰다.그리고 지금 홀 안에 서 있는 사람은 모두 진씨 가문이 우러러봐야 할 존재이다.그들과 함께 있는 것은 진씨 가문이 꿈에서나 생각할 수 있는 장면이었지만, 정말로 여기에 서 있을 때, 그들의 얼굴에는 기쁨이라곤 없었다.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려 골병이 든 것처럼 부들부들 떨며 서 있을 수가 없었으며, 특히 거물들의 시선이 쏠릴 때, 그들의 심장은 거의 멈출 뻔했다.이 영예는 도대체 진씨 가문이 궐기하는 상징인가, 아니면 저승사자가 그은 필묵인가?다행히도, 거물들은 곧 시선을 거두었다.이때 천우성이 친위대와 함께 전에 결코 건드리지도 못했던 거물들 앞에 서서, 묵직한 목소리로 말했다."서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서량 군신께서 황혼 무렵에 중연시에 도착할 것입니다. 지금은 아침 9시이고, 여러분은 쉬러 가는 것이 어떨까요? 서량 군신께서 거의 도착할 때 다시 와서 맞이하시죠."“감사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서량 군신님을 맞이하는 것은 명예
한낱 파리 같은 진씨 가문 사람이 감히 남강 총사령관을 모욕해?서량 군신은 서원 전장에서 군대를 거느리고 적국을 멸살하여 용국 서원 변경을 지켜냈다.그럼, 서현우는?그는 몇 년간 생사의 변두리를 헤매고, 붕괴에 직면한 남강 국경을 다시 철갑 통으로 만들어, 적국이 한 발짝도 들어올 수 없게 했다!그리고 홀로 적국의 9대 전신을 죽이고, 결국 남쪽의 수천 리 지역에 평화를 가져왔으며, 죽은 사람까지 살릴 수 있는 의술은 많은 환자를 구했다!서현우의 공로는 손량보다 부족하지 않고, 심지어 약간 높다고 말할 수 있다.차이점은 손량이 마땅한 신분과 지위, 그리고 영광을 얻었다는 것이다.그러나 서현우는...지금 여기에서 한낱 파리 같은 존재에게 모욕당하다니!그가 방자하면, 우리는 뭔 데?천우성은 눈을 붉히며 엄하게 소리쳤다.“방자한 놈! 서량 군신을 맞이하는 엄숙한 장소에 어찌 너 같은 사람들이 떠들고 미친 듯이 짖는 것을 용납할 수 있겠느냐? 여 봐라! 저놈의 뺨을 때려!”즉시, 두 병사가 앞으로 나와 표정이 분노에서 공포로 변한 진개해의 팔을 묶었고, 다른 한 병사가 다가오더니, 손을 들어 그의 뺨을 쳤다.짝!뺨 때리는 소리고 공항 홀 안에 메아리쳤고, 진개해의 비명과 함께 많은 거물이 눈을 가늘게 떴다.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절대 바보일 수 없다.겉으로 어리석은 체하지만, 속으론 아주 똑똑히 알고 있었다.분명 서현우가 먼저 시끄럽게 떠들었고, 무례한 말을 하며, 진아람을 강제로 데려갔지만, 천우성은 그것을 무시했다.하지만 진개해가 분노하여 서현우를 욕하자, 천우성은 마치 자신이 욕을 들은 것처럼 화가 나서 사람을 시켜 그의 뺨을 쳤다.이 서현우라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지?이런 거무들의 추측을 뒤로 하고, 공항 VIP 대기실에서 진아람은 서현우에게 부드러운 소파에 놓인 다음, 그녀에 대한 구속을 풀었다.“현우 씨.”진아람은 바로 뛰어 일어나며, 화를 내며 말했다.“당신은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있나요?”“손량은 너무
뚜벅뚜벅!획일적인 발자국 소리가 마치 모든 사람의 마음을 밟는 것 같다.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무장한 두 열의 경호원이었다.그들은 무표정한 얼굴에 날카로운 기세가 배어 있었고, 머리를 쳐들고 가슴을 펴고 걷는 동안 일정한 행렬을 유지했다.서현우의 눈길은 조금 냉철해지면서 존경심을 품었다.서원 에이스 군이, 혈혼군!30년 전에 혈혼 군신이 직접 창설하신 부대로 대원들 마다 잔혹한 시련을 통해 선발된 에이스였다.30년 동안 혈혼군은 서원을 위해 큰 공을 세웠고, 항상 가장 위험한 전장에서 활약했으며, 서원 변경의 모든 땅에는 그들의 피가 묻어있었다.10년 전, 서방의 야만족들이 국경을 침범하여 산하가 무너질 무렵, 혈혼 군신은 3만 혈혼군을 이끌고 적 320만 명을 맞이했다!18일 밤낮의 고전 끝에 그들은 손에 무기와 자기 몸으로 야만족의 진군을 저지하고 원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아쉽게도, 혈혼 군신은 전사했고, 죽기 전까지 조국을 바라보며 굳게 서 있으셨다!그날 3만 혈혼군 중 살아남은 사람은 단지 아홉 명뿐이었다!그 충격적이고 경악스러운 혈전에서 울려 퍼진 혈혼의 슬픈 노래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메아리치고 있다.그들은 가장 순수한 사람들이고, 모든 용국 백성들이 존경할 만하며, 서현우도 마찬가지였었다.수백 명의 혈혼군이 홀에 들어서자 광포한 살기가 순식간에 퍼지기 시작했고, 홀 안에서 기다리고 있는 서남의 권세가들은 눈에 열광의 빛을 띠며 호흡마저 거칠어졌다.“꿇어!”선두에 있는 장교가 마치 긴 칼을 칼집에서 뽑는 것 같은 차가운 목소리로 외쳤다.딸깍!동시에 무기를 뽑은 혈혼군의 전사들.다~다~다...차분하고 느리고 맑은 발자국 소리가 천천히 울려 퍼졌고, 빛나는 대리석 바닥은 한 웅장한 남자의 모습을 반사했다.“서량 군신님을 환영합니다!”이때 무릎을 꿇기 시작한 권세가들.진씨 가문 식구들도 부들부들 떨며 무릎을 꿇었고, 진아람이 무릎을 꿇자할 때 서현우가 갑자기 그녀의 팔을 잡았다.그녀의 마음속엔 한 줄기 차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