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우는 능이특의 푸념하는 쓸데없는 말을 듣지 않고 전음부를 가루로 만들었다.그는 여인숙에서 외출하지 않고 이틀 동안 폐관 수련하였다.이틀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현우는 막 솟아오른 아침 햇살을 바라보며 연심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마음속에는 온통 아름과 솔이 생각뿐이었다.벌써 그녀들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한시라도 빨리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우해미를 구하고 관련된 일을 해결하고 나서 현우는 중영으로 돌아갈 예정이다.신약문은 공가연과 최명에게 맡기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연심부에서 눈에 핏발이 서지 않는 한 신약문은 안전할 것이다.도중에 사람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다.모두 연심부로 달려가 소부주 정진의 결혼을 하객이다.그중에는 청첩장을 받은 거물도 있고 초대를 받지 못한 졸개도 있다.모두 연심부를 등에 업고 이득을 좀 볼까 하는 마음에 온 것이다.사람 마음이라는 게 본래 이렇다.이상하게 여길 필요는 전혀 없다.연심부가 있는 곳은 하나의 성이다.이 도시는 그리 크지 않지만 방호 등급은 매우 높다.대재앙을 겪고 나서 폐허로 변했지만, 곧 정리되어 다시 우뚝 솟은 건물을 지었다.정자와 누각, 붉은 벽과 푸른 기와, 인조 산과 흐르는 물이 어울려져 아름답기 그지없다.호성 대진은 계속 열린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이는 시시각각 많은 무석을 소모해야 한다.이로부터 연심부의 재물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다.대재앙이 일어나기 전에 4부 중에서 연심부는 꼴찌였다.실력도 세력도 다른 3부보다 못했다.그러나 이제 연심부는 엄연히 성국의 최강 세력이 되었다.그 공로는 정진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연심부는 일찍이 계획이 있었고 내포는 헤아릴 수 없이 깊었다.암암리에 정신력으로 장악한 세력이 매우 많았다.참혹하게 큰 타격을 입고 나서 정진은 신속하게 연심부 사물을 인수하여 전에 정신력으로 장악했던 무자들을 모두 모았다.이 무자들은 대재앙 속에서 적지 않게 죽었지만, 살아남은 이들도 많았다.무자들은 정진의 부름을 받고
붉은 천이 펄럭이고 오색기가 나부끼고 있다.초롱이 흔들리는 가운데 은은한 향기가 가득하다.정진의 결혼식까지 아직 몇 시간이 남았지만, 하객들로 장내는 북적거렸다.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광장을 가득 채웠다.대략 수만 명이나 있다.그들의 화제는 거의 이번 재난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그 외에도 새로 부상한 일부 종문과 세가, 그 밖에 진천궁, 4부7전 13족 등 오래된 세력에 대한 탄식, 성국 제군의 행방, 삶과 죽음에 대한 추측 등이었다.주위에는 연심부의 제자들이 둘러서서 통일된 붉은 복식을 입고 가지런히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연심부의 주요 인물은 한 명도 등장하지 않았다.신분과 지위가 초연한 많은 거물은 내전으로 초청되어 휴식을 취하고 기다리고 있다.현우가 지금 변장한 신분으로는 자연히 내전에 들어갈 자격이 없다.그는 광장에 서서 닥치는 대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이리저리 이야기를 들어보았다.누군가가 그의 신분을 물으면 그는 그 장로의 신분을 보여주었다.신분이 높지도 낮지도 않자, 사람들은 별로 개의치 않았다.지위가 너무 낮은 사람이 여기에 나타나거나 지위가 너무 높으면 모두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되는데, 중간쯤에 있는 사람은 오히려 주목을 끌지 못하게 된다.마치 한 반의 평범한 학생들과 같다.담임 선생님을 제외하고 담당 선생님은 이런 평범한 학생을 기억하기 어려워한다.“신약문 4대 의존께서 오셨습니다.”시끌벅적한 가운데 저력 있는 우렁찬 소리로 울려 퍼졌다.사람들은 잇달아 고개를 들어 보았는데, 신약문 왕의존, 유의존, 노의존 및 공가연 공의존이 다가왔다.그들은 쉬지 않고 바로 내전으로 인도되었다.사람들은 또 의논이 분분하기 시작했다.신약문이 과연 지위가 초연하고 전승이 유구하며 대재앙을 겪고도 여전히 보통이 아니라고 찬탄을 금치 못했다.어떤 의존이라도 나타나면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다.비위를 맞추려는 사람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같은 등급의 강자들보다 인기가 많다.필경 이런 최고 의존들과 관계를 잘 맺으면 관건이
둥-광장에서는 수만 명의 하객들이 큰 소리로 이야기하거나 소곤소곤 속삭이고 있었다.이때, 북소리가 갑자기 진동하여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그러자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이때 누군가가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흰 수염에 흰머리 공중에 둥둥 떠 있는 채로 신선처럼 강림했다.“연마 장로, 뵈옵소서!”사람들은 잇달아 인사를 올렸다.이 사람은 연마라고 불리며 연심부의 핵심 고위층 중 한 명이다.연심부에는 부주 외에 5대 장로가 있다.연선, 연령, 연마, 연신, 연불.그러나 5대 장로와 부주는 모두 성국 제군에 의해 보천 대진에 징집되었다.연심부 부주인 정진의 아버지는 다행히 살아남았지만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쳤다.5대 장로 중 이 연마 장로를 제외하고 모두 불행을 당했다.연마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실제로 연체 무자이기 때문이다.연심부의 정신 수련과는 반 푼의 관계도 없다.그가 연체 무자로 연심부에 가입한 지 이미 300년이 되었다.온몸의 단련된 솜씨는 헤아릴 수 없이 깊어 하늘이 무너져도 그는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연체 공법을 연마하여 높은 경지까지 수련하여 그 힘은 대단하다.연마 장로는 정신 수련을 전혀 모른다.심지어 기운 수련조차 한쪽에 내팽개치고 연체에 집중하였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다.또한 실력 손상은 보천 대진에서 살아남은 다른 진아경 강자보다 훨씬 가볍다.지금은 볼에 금이 간 것을 제외하고는 그가 어떤 손실을 보았는지 거의 알 수 없다.“여러분, 저는 연마라고 합니다. 먼저 저희 연심부 소부주의 결혼식을 빛내주러 오셔서 감사드립니다.”연마는 몸을 약간 숙이고 답례라도 하는 듯했다.그리고 우렁찬 소리로 외쳤다.“이제 곧 시작하게 되니 하객 여러분은 등선각으로 자리를 옮겨주시기를 바랍니다. 저희 소부주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등선각이란 바로 이 성지의 중심에 임시로 건설된 가장 높은 축대이다.당시 현우가 중영에서 결혼할 때의 그 축대보다 훨씬 높다.현우는 그때 기껏해야 10층
멀리서 또 다른 연화대가 바람을 가로지르며 다가왔다.연화대에는 두 사람이 서 있다.바로 우해미과 공가연이다.공가연은 수수한 색채의 단아한 긴 치마로 사람들에게 온화하고 귀한 느낌을 주었다.우해미는 혼수 복을 입은 채 절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경탄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일어났다.만약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온다면 아마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신랑은 연심부 소부주로 동년배를 훨씬 뛰어넘은 타고난 천재라고 불릴 우는 빛이 나는 인물이다.신부는 우씨 가문의 천금이자 청우전 친전이며 신약문 제자로서 배경이 만만치 않다.모든 사람이 보기에 정진과 우해미는 천생연분이다.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고 경탄하는 선남선녀 커플이다.그러나 정진은 눈빛은 여전히 덤덤하다.우해미의 얼굴에도 그 어떠한 희색이 없다.이 결혼식은 좋은 결말을 가져올 수 없다.우해미와 공가연이 서 있는 연화대도 축대 근처에 오자 멈추게 되었다.우해미는 가볍게 날아올라 정진을 향해 서서히 다가갔다.그리고 공가연은 축대에 가장 가까운 공중 연화대에 무릎을 접고 앉았다.연화대에는 낮은 탁자가 있는데, 그 위에는 술과 음식들이 놓여 있다.음식은 고급 흉수의 몸에 있는 재료를 넣어 조리한 것이다.이는 일반인이 감히 바라지도 못하는 사치스러움이다.딱 한 입만 먹어도 기운이 많이 생길 수 있다.그러나 연화대에 앉아 있는 사람은 모두 신분이 낮은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히 이럴 때 먹고 마시지 않는다.그건 너무 경위에 없는 행동이고 연심부의 미움을 살 수 있다.그들은 모두 축대를 바라보며 성세의 결혼식을 기다리고 있다.많은 사람이 보는 가운데 우해미는 정진 앞에 이르렀다.두 사람은 눈을 마주 보았는데, 애정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너무 싫어하는 모습은 보이지 마세요. 누군가가 우리 결혼식을 망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들이 성공하기를 기대해 봐요.”정진이 우해미한테 말했다. 우해미는 이 말을 듣고 심장이 두근두근 뛰었다.그러나 정진의 능력이 사람의 마음을
‘독이 타 있어!’연화대에서 왕의존은 동공이 확대되었다.그는 저도 모르게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천요칠절!”천요칠절은 바로 이 독의 이름이다.몇 년 전에 성국에서 극악무도한 여 독사가 나왔다고 한다.이 사람은 독을 내리는 데 신이 들려 천하무쌍의 존재라고 할 수 있었다고 한다.그녀는 희노무상하여 걸핏하면 남의 목숨을 앗아갔었다.그리고 중독자는 자신이 중독된 것을 모르고 의사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했다.독이 발작할 때만 흔적이 슬며시 떠오른다.그러나 지금도 이미 때가 너무 늦었다.그 누구라도 지금, 이 국면을 만회하기 어렵다.한동안 이 여 독사는 공포의 대명사가 되었다.바람 소리와 학이 울부짖는 가운데 사람마다 염라처럼 그녀를 두려워했다.그때만 해도 이승천은 성국 제군이 아니었다.성국 제군은 포리의 아버지, 이태화였다.이태화는 지명수배를 내렸고 많은 강자를 끌어들였다.여 독사는 중상을 입고 도망쳤을 뿐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지 않았다.오히려 토벌에 참여한 강자들은 사상자가 막심하여 사람들을 탄식하게 했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여독사는 천요칠절로 도시 전체를 피바다로 만들었다.중독자는 온몸이 짓무르지만 쉽게 죽지 않고 자기 온몸이 고름으로 썩는 것을 지켜본 후에야 고통스럽게 눈을 감았다.극악무도 그 자체이다!신약문은 당시 치료에 나섰지만 천요칠절을 완전히 치료하기 어려웠다.결국 신약문 증조가 손을 써서 이 재난을 해소했다.그러나 당시 죽은 사람은 수십만 명에 달했다.생존자들은 모두 도망쳤고 이로써 원래 번화했던 도시는 귀신의 도시로 되어 수십 년 동안 아무도 감히 그 속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다.그러나 그 대재앙 이후로 여 독사는 종적을 감추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천요칠절도 그렇게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사라졌다.그리고 오늘 고운 빨간 빛이 떨어지면서 왕의존의 입에서 천요칠절 네 글자가 다시 나왔다.그때의 그 공포도 다시 찾아오게 되었다.울부짖는 소리가 하늘을 뒤흔들며 일어났다.귀신이 울부짖는 가운데 정진은
“죽여!”갑자기 나타난 강자들은 아래쪽의 혼란스러운 싸움을 향해 달려갔다.기운이 폭발하며 파도가 미친 듯이 휩쓸었다.영지호가 데려온 사람들은 실력이 많이 약하다.다만 인원수가 많고 또 갑자기 기습했기에 우세를 차지한 것이다.이제 강자들이 합류하여 사상자가 순식간에 심해졌다.선혈이 쏟아지고 시체가 사방으로 널려 있다.비명도 끊이지 않고 있다.정진은 그곳에 서서 꼼짝도 하지 않고 덤덤한 눈빛으로 경멸하듯 이 모든 것을 보고 있다.몇 명의 생사경 강자들이 영지호를 향해 포위 공격하러 갔다.그들은 모두 다른 종문의 무자였지만, 암암리에 이미 연심부를 신복했거나 직접 연심부에 의해 정신을 통제당 한 꼭두각시였다.영지호는 온몸에 죽음의 기운이 폭발하여 눈을 붉히며 포위 공격을 막아내고 폭음을 퍼부었다.“천요칠절의 독이 이미 도시 전체를 뒤덮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당장 도망쳐라!”이 말이 나오자, 모든 변화를 멍하니 지켜보던 사람들은 갑자기 정신을 차리며 도망치려고 했다.하지만 과연 순조롭게 도망갈 수나 있을까?도시 전체가 호성 대진에 의해 봉쇄되었고 정진의 동의 없이는 누구도 떠날 수 없다.실력이 아주 강하다면 호성 대진을 강제로 돌파할 수 있다.하지만 그런 강자가 몇 명이나 있을까?“소부주, 떠나게 해주십시오!”무자는 초조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고운 빨간 빛이 천천히 떨어지는 것을 보고 기운을 북받쳐도 흩어지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것을 보고 정진에게 소리쳤다.정진의 눈동자는 털끝만큼도 움직이지 않았고, 마치 듣지 못한 듯했다.“지금 이게 무슨 뜻입니까? 저희는 단지 초대받고 하객으로 온 겁니다. 저희는 이번 일과 그 어떠한 관계도 없습니다. 강제로 저희를 남겨 두려는 것입니까?”무자들은 모두 분노하기 시작했다.그리고 이것도 영지호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청첩장을 받고 온 사람은 신분과 지위가 매우 높은 각 세력의 고위층이거나 연심부와 관계가 좋은 종문 세가의 고위층이다.그들이 만약 사고가 나면 배후세력이 찾아와 설법하면 연
“연마 장로께 감사드립니다!”환호성이 여기저기서 일어났다.무자들은 흥분해 마지않았다.그들은 정말 이런 쓸데없는 일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 결혼식에 참가했을 뿐인데, 많은 변고가 발생할지는 상상하지도 못했다.이제 연로 덕분에 선택 문제를 하지 않아도 된다.그러고 나서 일어나서 이곳을 떠나려고 했다.“연마 장로! 감히 소부주를 죽이다니!”정진에 충성하던 사람들은 노발대발하며 영지호등을 뒤를 하고 분분히 연마 장로를 향해 돌진했다.연마 장로는 표정이 덤덤한 것이 하찮다는 듯이 웃었다.이 사람들은 달걀로 바위를 칠 뿐이다.“우리 철수하자! 연심부의 새로운 주인이 되셔서 감축드립니다!” 영지호는 크게 웃으며 명령을 내렸다.정진은 이미 죽었으니 더 이상 뒷걱정이 없다.연마 장로는 실력이 강하지만 사실 바보이다. 영지호는 연마 장로가 그에게 어떻게 할지 걱정하지 않는다.어차피 정혈 서약이 그를 도와주고 있으니 말이다.축대에서 우해미는 내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정말로 죽은 거야?’천하의 모든 것을 무시하고 모든 것을 장악했다고 교만 해하던 사람이 자기 사람 손에 죽을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옆에서 공가연도 탄식하며 우해미의 손을 잡고 말했다.“우리 그만 가자.”“정진이 죽은 것도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다. 앞으로 넌 그 어떠한 위협도 받지 않을 것이다.”“네.”우해미는 혼수를 벗어 안에 있는 자기 옷을 드러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공가연과 함께 떠내려갔다.윙-갑자기 윙윙거리는 소리가 진동했다.성 전체가 빛을 발하고 있다.하늘을 막고 가는 많은 무자들은 눈앞이 어두워지자, 동공이 흩어지기 시작하여 분분히 땅에 떨어졌다.한동안 풍덩거리는 소리가 끊이지 않아 많은 건물이 부서져 연기와 먼지가 사방에서 일어났다.이와 동시에 이미 흩어진 호성 대진이 다시 떠오르고 황토색이 흐르면서 짙은 무거운 느낌이 넘쳐났다.“뭐야?”“무슨 일이야? 왜 이러는 거야?”뿔뿔이 흩어진 무자들은 대경실색했다.“허…….”허공에 차가
화면은 이대로 고정된 것만 같았다.모두가 멍하니 이 장면을 보고 있다.피비린내 나는 전투는 모두 이로 인해 멈추었다.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같은 물음표가 떠오른다.‘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화신인가?’소문 속의 화신은 분신 하나만 분화시킬 수 있다.눈앞에 이렇게 많은 정진은 비록 옷차림은 다르지만, 모두 완전히 똑같다!그들 모두는 실제로 존재하고 있다.소문으로만 듣던 화신 공법으로는 할 수 없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죽어!”연마 장로는 이제 조금도 숨기지 않았다.진아경의 실력이 완전히 폭발하고 육신의 힘이 허공을 뒤흔들며 사람은 10배로 팽창하여 큰 거인이 되었다.그리고 수천 명의 정진을 향해 손을 쓰기 시작했다.주먹과 발에 정진은 분분히 시체도 남기지 못한 채 터져버렸다.그러나 정진은 반항도 하지 않고 연마를 싸늘하게 바라보기만 했다.이러한 눈빛에 연마는 오금이 저렸다.멍했던 무자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또 도망가려고 했다.그러나 호성 대진 아래서 그들은 도망갈 수 없다.“여러분, 같이 힘을 모아 한 곳을 공격하여 호성 대진을 깹시다!”한 명문사가 입을 열었고 호성 대진 어딘가에 명문을 찍었다.무자들은 분분히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모든 공격을 모아 그 명문의 낙인이 찍힌 곳으로 향했다.우르릉-호성 대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무자들은 전력을 다해 한 곳을 공격했다.비록 실력이 들쭉날쭉하지만, 사람이 많은 것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명문에 금이 간 것을 보고 사람들은 크게 기뻐했다.“몇 번 더 공격하면 호성 대진 깨뜨릴 수 있습니다!”“아아아아아…….”이때 비명이 간간이 울렸다.온 도시를 뒤덮은 천요칠절이 마침내 떨어졌다.어디에나 있는 고운 빨간 빛 속에서 실력이 낮은 무자들은 온몸이 짓무르기 시작했다.“어서! 공격해야 합니다!”무자들은 조급해하며 급히 호성 대진을 향해 진공을 개시했다.“모두 이곳에 남으시죠.”정진의 덤덤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성안에 일곱 가짓빛깔이 드러났다.성내의 일반인
서현우와 진아람은 빛줄기가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번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종적을 감췄다.다음 순간, 번산이 서현우의 머리로 돌아왔다.“무슨 일이 일어났어?”“내 여동생이 잡혔어.”“누구한테?”“몰라, 하지만 상대방이 단서를 남겼어...”반나절이 지난 후 번산이 갑자기 말했다.“이 방향은... 큰일이야, 수라곡이야!”“수라곡?”“그곳은 진정한 수라가 존재하는 곳이야, 수라 선조가 뼈를 묻은 땅이지!”“나는 수라 혈맥이고, 극락도 수라 혈맥인데, 설마 우리가 진정한 수라가 아닌 거야?”“우리 모두가 수라 선조의 혈맥을 전승하고 있잖아!”“설마 수라 선조가 죽지 않았단 말이야?”“죽었어, 하지만...”번산의 표정이 변화무쌍하게 바뀌면서 말했다.“알겠다. 너는 제물이야.”“제물?”서현우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면서, 자신이 노복의 힘에 침식된 후에 느꼈던 그 모든 것을 생각했다.“네 여동생은 너를 대신해서 제물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아. 너는 지금 정말 가려는 거야?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곳에서 죽어야 할 거야!”“당연히 네가 수라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여야 하지 않아?”“하지만 그건 수라 선조야... 수라 선조가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단을 남겼는지는 아무도 몰라. 나는 고사하고 역사상의 모든 수라를 포함해서 진짜 극락조차도, 수라곡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아...”서현우의 마음속에는 자신도 모르게 절망감이 생겨났다.‘설마 해결할 방법이 없단 말이야?’‘나영이나 내가 반드시 제물이 되야 하는 건가?’쾅!바로 그때, 멀리서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 소리가 울렸다.하늘에는 핏빛 빛줄기가 미친 듯이 퍼져나갔다.끝없는 핏빛은 하늘을 찌를 듯한 거인의 모습을 구축했다.몹시 화가 난 듯이 손을 뻗어서 전방의 허공을 움켜쥐었다.그리고 그 방향에서 핏빛의 형상이 허공을 갈랐다.눈 깜짝할 사이에 서현우 등과는 이미 백 리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나영아!”핏빛의 형상이 혼수상태에 빠진 나영이를 바로 품에 안는 모습을 보았다.
“누구야!”혈하신존의 부릅뜬 눈이 터질 듯했다.‘이렇게 많은 중견 역량들이 뜻밖에도 동시에 죽다니!’‘누가 이렇게 할 수 있어?’그리고 그 허황된 모습을 정확하게 보았을 때, 혈하신존은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극락 선조? 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어!”“극락 선조?”수많은 눈빛이 번산의 몸에 집중되었다.싸움도 멈추었다.몇 초가 지난 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수많은 사람들이 노도 같은 기세로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이 장면은 너무나 충격적이다!극락이라는 이름은 수만 년 동안 더없이 놀라운 이름으로, 전대미문의 인물이다!그와 같은 경지에 도달한 사람은 더 이상 없었다.극도 등 세 사람은 흥분해서 미친 듯이 날뛰었다.“위풍당당하신 선조님이시여!”이미 혈하신존 앞에 나타난 번산이 입을 열었다.“혈하성궁은 제명됐어.”“아니야!”혈하신존은 미친 듯이 소리쳤다.“네가 극락 선조일 리가 없어! 어떻게 천지의 규칙을 피할 수 있어? 그럴 리 없어!”“중요하지 않아.”번산이 큰 손으로 잡았다.혈하신존은 피하려고 했지만, 온 천지가 억지로 벗겨져서 피할 공간이 전혀 없다는 걸 발견했다.“안 돼!”혈하신존은 다시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털썩 무릎을 꿇었다.“극락 선조님, 살려주십시오, 제가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내놓겠습니다!”“너무 늦었어.”번산이 뻗었던 손을 꽉 쥐었다.피식...신의 경지 중기로 최강 전력으로 일컬어지던 혈하신존은 이렇게 허무하게 핏빛 안개로 사라졌다.모든 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멍하니 이 장면을 보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듯이 느꼈다.혈도는 그 자리에 선 채 벌벌 떨면서, 도망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천수 랭킹 1위?’‘이런 강자 앞에서는 여전히 한낱 벌레와 다르지 않아!’“노부는 살육을 많이 하고 싶지 않다. 항복한 사람은 죽이지 않겠다.”번산이 입을 열었다.응답하는 사람이 없었다.그러나 아무도 감히 반대하지 않았다.곧이어 혈하성궁 소속 무자들이 무릎을 꿇고 투항했다.남은 네 명의
“싸우면 싸우는 거야. 극락산은 분수도 모르고 날뛰는데, 마침 이 기회를 틈타 일거에 극락산을 멸망시켜야겠어. 극락이 수만 년의 신화를 이어왔는데, 오늘 끝내는 거야!”“그래, 싸우자! 극락산을 멸망시키면 마침 자원을 좀 더 차지할 수 있어!”혈하성궁 소속 사람들은 분분히 전쟁 준비를 했다.경사스러운의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멀찌감치 달아난 손님들은 긴장한 채 주목했다.‘이 싸움은 정말 시작될까?’‘극락산은 도대체 무슨 미친 짓이야?’“왔다, 왔어! 극락산이 진짜 왔어!”“맙소사... 정말 전쟁 보루야! 극락산 저 자들이 혈하성궁과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게 분명해!”결혼식에 참석했는데 전쟁을 목격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긴장과 격동 속에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는 물음표가 존재한다.‘도대체 왜?’사람들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도 도무지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그리고 이 스산한 긴장 속에서, 극락산의 전쟁 보루가 혈하성궁 밖에 도착했다.혈하성궁은 이미 방어진법으로 뒤덮여 있었다.혈하신존을 비롯한 혈하성궁의 고수들은 모두 대진 밖에 선 채 음산하고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극도! 오늘 네가 극락산에서 우리 혈하성궁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으면 끝장을 보겠어. 나 혈하가 너희 극락산을 멸망시킬 것을 맹세하겠어!” 혈하신존이 크게 외쳤다.소리가 천지를 진동했다.“설명? 무슨 설명을 해? 우리 극락산 직계 후손의 아내를 빼앗은 너희 혈하성궁에서 해명을 해야지!” 극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와...”떠들썩한 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었다.모두가 경악했다.‘혈도의 신부가 뜻밖에도 극락산 직계 후계자의 아내야? 이건 너무 엄청난데?’“X자식! 극도 네가 감히 이렇게 우리 혈하성궁을 욕보이다니, 정말 끝장을 보겠다는 거야?”혈하신존은 크게 노했다.혈도의 안색도 아주 좋지 않았다.자신은 영문도 모른 채 남의 아내를 뺏은 간악한 도적이 된 것이다.“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사람을 내놓든지 전쟁을 시작하든지 결정해!”“그럼 싸우자! 혈
모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명령은 이미 하달되었으니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모두 돌아가서 전쟁 준비를 했다.극락산의 분위기는 금세 무거워졌다.그리고 극락산에서 영혼의 수정석을 고가로 사들인다는 소식이 전해졌다.혈도의 혼례는 큰 행사다.56개 구역의 무수한 사람들이 이 성대한 혼사에 참석하기 위해서 전송진을 타고 왔다. 그 중에는 영혼의 수정석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비싼 값에 팔기 위해서든 극락산에 아부하기 위해서든 영혼의 수정석을 잇달아 보냈다.하나씩 잇달아 들어왔다.날이 밝기 전까지 모두 800여 개의 영혼의 수정석을 수집했다.성과는 만족스러웠다.물론 극락산에서 지불한 대가도 만만치 않았다.앞으로 5년간의 자원을 모두 썼다고 할 수 있다.하나라도 잘못된다면, 극락산은 무너질 것이다.그러나 극도 등 세 신존은 아무도 개의치 않았다.‘신의 경지 후기인 극락 선조님이 계셔.’‘모든 노력은 가치가 있어.’이 영혼의 수정석이라면 번산이 4, 5 번 손을 쓰기에 충분했다.신의 경지에 이르면, 전기 경지의 10명이 반드시 중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이 아니다. 또 중기 경지 10명이 후기 경지의 한 명을 이길수 있는 것도 아니다.‘혈하성궁이 아무리 강해도, 신의 경지 후기 한 명과 중기 3사람을 동시에 대처할 수는 없어!’‘이 실력이면 모든 걸 깔아뭉갤 수 있어!’해가 떴다.극락산에 모든 사람이 모이자 스산한 기운이 가득했다.호기심이 가득한 사람들을 향해서 극도가 손을 휘저었다.“오늘 이후, 더 이상 혈하성궁은 없다! 우리 극락산이 수라계 1위가 되는 거야! 극락 선조님의 눈부신 무적의 영광을 이어가자!”“무적! 무적!”많은 사람들이 분분히 맞장구를 쳤다.비록 이 늙은이가 술을 마시고 정신이 나갔는지 뭘 잘못 먹고 갑자기 이렇게 자신감이 생겼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자신들은 이미 극락산과 생사를 같이 하는 처지이기에 전혀 관여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그리고 급히 대전 뒤쪽의 벽에 걸려 있는 한 폭의 그림을 보았다.그림 속에는 천하를 오만하게 내려다보는 독보적인 패자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그... 극... 극락 선조님?”세 사람의 심장이 거세게 뛰었다.자신에게 환각이 생긴 게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그게 어떻게 가능해?’‘극락 선조는 수만 년의 인물이야. 그가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규칙의 제한을 벗어날 수는 없어. 절대 지금까지 살 수 없어!’“노부는 바로 극락이다. 육신을 버리고 영혼체로 존재하지. 시간의 규칙이 없는 곳에서 수만 년 동안 잠들어 있다가 이 아이에 의해 깨어나게 되었다.”위엄 있게 입을 연 번산의 모습은 완전히 극락과 똑같았다.그 자체가 극락의 악념의 화신이니, 이 세상에 번산보다 극락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극락 선조님을 뵙습니다!”삼대 신존이 잇달아 무릎을 꿇었다.“너희들이 아직도 나를 조상으로 여기는 거야?”“선조님, 화를 가라앉히시지요. 저희 못난 후손들 어떤 점 때문에 선조님께서 이렇게 화가 나셨는지 모르겠습니다.”세 사람은 안절부절 못하면서 물으면서, 마음속으로는 또 미친 듯이 기뻐했다.‘극락 선조님이 여전히 계신다면, 육신이 없더라도 신의 경지 후기인 영혼체는 현재 수라계의 모든 신의 경지 강자들을 쉽게 이길 수 있어.’‘혈하성궁은 개뿔!’‘극락산이 당연히 1위야!’“예전에 노부는 천하를 종횡무진 누비면서 천하무적이었어. 너희 못난 후손들은 오히려 극락산을 이렇게 쇠락한 모습으로 만들었고, 혈하성궁을 두려워하고 있지. 노부가 어떻게 화를 내지 않을 수 있겠어?”“선조님, 노여움을 푸세요!” 세 사람은 얼른 머리를 조아렸다.자신들은 억울했지만 감히 반박하지 못했다.필경 예전의 극락 선조는 정말 무적의 존재였다.한 시대를 짓눌러 버린 것이다그러나 후손들은 극락 선조의 휘황찬란했던 업적을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이 아이는 우리 극락산 사람이야. 이 아이의 아내 역시 우리 극락
계속해서 전송진을 통과하면서 반나절도 안 돼 수라계의 핵심 구역인 수라역에 도착했다.다른 곳과 다를 바 없이 핏빛이 천지를 뒤덮고 있었다.하지만 다른 곳에 비하면 번화한 지역이 한두 곳이 아니다.어떤 도시에도 큰 짐승이 대지 위에 포복하는 것과 같다. 왕래하는 무자는 가장 약한 자도 모두 생사경의 경지였다.생사경 이하의 사람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서현우는 깊은 시름에 빠진 채 극무 등을 따라 극락산으로 돌아왔다.극락산은 하나의 산맥으로, 주위의 네 개의 약간 낮은 산봉우리가 중간에 있는 아주 높은 산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네 개의 낮은 산은 극락산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제자, 내외문 제자들, 고위 지도층과 장로들, 그리고 극락산과 관계가 있거나 종속된 크고 작은 가문의 거주지이다.중간의 아주 높은 산봉우리는 직계 후계자만 거주할 수 있다.극락노조의 혈맥을 품고 있는 적통만 극락산에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이다.다른 사람들도 극락산에 올라갈 수는 있지만 오래 머무를 수는 없다.서현우의 출현은 극락산을 들끓게 했다.거의 모든 직계 자제들이 서현우를 보러 달려왔고, 궁금해하거나 불만을 내비치면서 서현우와 겨루면서 실력을 한 번 보고 싶어했다.특히 극상 등이 서현우에게 한 수만에 졌다는 소식을 듣자, 손이 근질거리면서 서현우에 대한 호기심은 더욱 넘치게 되었다.그러나 극무는 서현우를 데리고 다른 두 신급 강자들을 만나러 갔다.하얀 수염을 기른 노인은 극도라고 하고, 또 체구가 크고 우람한 남자는, 극전이라고 한다.서현우를 훑어보는 두 사람의 시선에는 호기심이 가득했다.“극락노조의 혈맥은 밖에서는 거의 전해지지 않았는데, 네가 혈맥을 이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구나. 앞으로 극락산에서 편히 살면서 잘 수련하도록 해라.” 두 사람은 서현우에게 매우 친절했다.아무래도 직계 혈맥이 너무 적기 때문이다서현우는 예를 갖추면서 물었다.“감히 두 신존에게 여쭙겠습니다. 혈도가 곧 결혼할 상대의 이름은 어떻게 됩니까?”극무는 갑자기 흥미를 느꼈
“일이 좀 늦어졌어요. 수확은 그런대로 괜찮았어요.”서현우가 얼버무리며 말했다.“그럼 됐어요.”홍세령은 고개를 끄덕였다.“곧 나갈 거예요. 준비하세요.”서현우도 알았다고 말했다.홍세령이 말한 준비가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지금은 갱도 세계의 통로가 닫히기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이 시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 걸 바라지 않았다. 만약 나가는 시간이 지체되어 이 안에서 말살된다면 너무 가치가 없는 일이다.하지만, 나간 뒤에는 확실하지가 않았다.아주 혼란스러운 싸움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예로부터 이처럼 재물 때문에 죽고 죽이는 싸움을 벌였다.윙...곧 문이 열렸다.거의 백만 명에 가까운 무자들이 몰려나왔다.서현우가 뒤를 돌아보니 빛줄기들이 잇달아 스쳐 지나갔다.그것은 신급의 강자들이다.그들의 눈빛에서 분노와 어쩔 수 없다는 기색이 드러났다.11층과 12층을 왔다갔다하면서 찾았다.거의 물샐틈없는 수색이었다.그러나 결국 만령광모의 흔적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어떻게 그들이 실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핥았다.‘만령광모가 내게 있다는 이 비밀을 끝까지 지켜야 해.’이번 갱도 세계로의 여정에서 최대 승자가 된 서현우가 환고광맥의 중심부로 돌아왔다.짧은 침묵 끝에 싸움이 시작되었다.신급의 강자들은 이에 대해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최고 세력의 대열에서도 감히 움직이는 사람이 없었다.주화입마된 자들이 예외적으로 이들을 건드렸지만, 모두 빨리 죽게 되었다.모두들 공중으로 솟아올라서 전쟁처럼 미친 듯이 싸우는 지면을 바라보며 무표정한 표정을 지었다.“가자, 이제 떠나야지.”극무가 담담하게 말했다.홍세령은 서현우를 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다.“시간이 있으면 다시 함께 탐험하도록 해요.”“그래요.” 서현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잘 지내세요.”“잘 지내세요, 아마도 곧 극락산에 갈 거예요.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안녕히 계세요.”서현우를 보고 또 홍세령을 보
“무슨 뜻이야?” 서현우의 안색이 변했다.“흥분하지 말고 내 말을 들어.”번산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육신이 없어. 일단 손을 써서 공간의 장벽을 열면 령혼체는 순식간에 공간의 역량에 의해 없어지게 돼.”“나한테 빙의하면 안 돼? 그때 극무를 속인 것처럼?” 서현우가 다급하게 말했다.번산이 말했다.“그때는 내 영혼의 힘이 약해서 너에게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지금은 안 돼. 너의 육신의 강도가 이미 내 영혼의 부착을 지탱하기에 부족해.”서현우의 얼굴은 더없이 일그러졌다.“설마 다른 방법이 없단 말이야?”“내가 한 신급의 강자에게 공간의 장벽을 열도록 강요할 수는 있어. 그러나 지구의 좌표를 확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야. 게다가 그 신급 강자가 너에게 열어준 것이 바로 지구의 공간 장벽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없어. 만약 어떤 험악한 곳으로 전송되면, 다시 지구의 좌표점을 찾는 것이 더없이 어려워질 거야.”‘사실 번산은 아주 보수적으로 말한 거야.’‘완전히 낯선 세상에서 길을 잃는다면, 지구의 좌표를 알아내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야.’‘게다가 그곳에 신급의 강자가 있는지, 수라계의 공간 장벽을 다시 뚫을 수 있는지도 확실치 않아.’‘불확실한 요소가 너무 많아.’‘억지로 강행한다면 목숨을 가지고 농담을 하는 거야.’“방법이 또 있어?” 침묵하던 서현우가 물었다.“그리고.”번산이 한숨을 내쉬었다.“내가 강제로 내가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은 깨달음을 너에게 주입할 수 있지만, 반드시 네가 나의 깨달음을 복제해서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야. 너는 사람마다 길이 다르고 깨달음이 다르며 신의 경지에 발을 들여놓는 방향도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해.”“게다가, 너의 바탕과 축적된 실력은 신급 경지와 비교해서, 아직 일정한 차이가 있어. 일단 실패하면, 결과는 네가 잘 알 거야.”서현우는 이를 악물었다.비록 가슴이 설렜지만, 그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나도 내 영혼의 힘을 없애
만령에게 감격한 번산이 웃었다.“고마워, 만령. 만약 네가 아니었다면 얼마나 오래 걸려야 이 정도로 회복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어.”“아빠 말을 들은 거예요.” 서현우의 곁으로 달려간 만령은 한 손을 안고서 의지하는 표정을 지었다.서현우는 만령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면서, 이 새로 얻은 딸에 대해서도 보호의 정이 더 많아졌다.번산은 활짝 웃으면서 이 장면을 보고 있었다.“얼마나 남았어?” 서현우가 번산에게 물었다.번산과 공생 계약이 있기에 서현우도 번산의 영혼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이 사실에 서현우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영혼의 수정석은 아주 드물고 얻기 어려워. 정말 밖에서 찾는다면 수라계 전체를 다 찾아도 천 개를 찾을 수 없을 거야.’‘이렇게 많은 양으로도 번산의 영혼체를 완전히 회복시키지 못했으니 정말 엄청난 거야.’‘그리고 신경 후기인 강자의 영혼체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어.’“지금 내 실력은 신의 경지에 막 들어갔다고 할 수 있어. 2천 개만 더 있으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 같아.”번산이 기대하는 말투로 말했다.서현우는 혀를 내둘렀다.‘말은 편하게 하네.’‘만약 만령이라는 만령광모의 존재가 없었다면, 번산은 평생 영혼체를 복구할 수 없었을 거야.’“완전히 복구되면 신의 경지 후기에 도달할 수 있어?”서현우가 물었다.“그래.”번산은 아주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그러나 내가 손을 대면 영혼의 힘을 소모하게 돼. 영혼의 수정석만 이를 보충할 수 있어.”서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했음을 표시했다.‘육신을 가지고 있는 무자는, 흡수하는 것이 정기든 혈악의 힘이든 모두 천지 사이에서 보충할 수 있어.’‘육신이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는 거지.‘그러나 번산은 영혼체야. 그에게 가장 적합한 악의 몸은 이미 부패하고 소멸되었어. 이 세상에는 아마도 누구의 몸도 지금의 번산을 수용할 수 없을 거야.’‘번산은 영혼체의 상태로만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야.’‘육신이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