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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꽉 막힌 길은 앞에 작은 충돌사고까지 나면서 교통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뚫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기어가듯이 조금씩 앞으로 전진하는 차를 보며 한소은도 조바심이 났다. 앞을 바라보니 아득하니 길게 줄 서 있는 차들이 보였다.

“기사님, 저 여기서 내릴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오이연에게 고개를 돌렸다.

“조급할 건 없어. 너는 차 타고 천천히 와. 나는 일단 내려서 이 길만 지나가고 다시 생각해 볼게.”

“차가 이렇게 많은데 위험하잖아!”

오이연이 걱정스럽게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괜찮아. 길이 먼 것도 아니고 내가 알아서 조심할게. 지금 안 가면 늦어.”

그녀는 전방을 힐끗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기억이 맞다면 근처에 호텔로 바로 갈 수 있는 골목길이 있었다. 그곳으로 걸어서 가는 게 더 빨랐다.

“그럼… 조심해야 해.”

오이연은 여전히 시름이 놓이지 않는지 석연치 않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한소은이 이미 결정을 내렸기에 더 만류할 수도 없었다.

차가 멈추자 한소은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길가로 뛰어갔다. 손에는 아까 그 박스가 들려 있었다. 이대로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가능한 빨리 호텔에 도착해야 했다.

기자회견장.

조용하던 현장은 다시 술렁이기 시작했다. 과일과 디저트로 배도 불렸고 시간은 일분일초 흐르고 있었다. 기다리다가 지친 사람들이 다시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 주인공은 어디 있죠? 계속 이렇게 미루기만 할 건가요?”

“맞습니다! 우리는 환아를 존중하고 믿었기에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저희를 가지고 놀면 안 되죠. 바보도 아니고. 지금 몇 신데 왜 아직도 안 오는 겁니까!”

“십분 더 기다려서 안 오면 철수하겠습니다!”

“맞아요! 그냥 앞에 나설 용기가 없는 거잖아요!”

날카로운 마이크 음이 이들의 소란을 잠재웠다. 모든 사람들의 눈길이 무대에 이끌렸다. 검은색 정장을 멋지게 차려입은 김서진이 천천히 무대로 걸어 올라왔다.

환아의 대표이자 강성을 쥐락펴락하는 존재의 등장에 모두가 입을 다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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