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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6화

차라리 아까 조향사가 말했던 것처럼 장난이라고 말했더라면 조금은 나았을 것이다. 저렇게 진지한 얼굴로 내가 한 말이 맞다고 인정해 버리면 기자들만 살판 난 거 아닌가?

‘멍청한 여자 맞네. 저런다고 기자들이 카리스마 있다고 칭찬 글이라도 써줄 줄 알았나?’

비서는 다시 상사에게 고개를 돌렸다. 김서진은 한소은을 제지할 마음이 전혀 없고 오로지 그녀만이 자신의 세상이라는 듯이 한소은만 바라보고 있었다.

‘미쳤어! 대표님도 미치고 다들 미쳤어!’

비서는 절망한 표정으로 천장을 바라보았다. 이 소란을 또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막막했다. 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이를 악물고 계속 진행하는 수밖에 없었다.

“한소은 씨, 그러니까 녹음 파일을 누군가가 악의를 품고 편집했다는 얘기입니까? 하지만 한소은 씨가 독을 넣었다고 한 얘기에서는 끊기는 부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부분만 편집된 건 아니라고 봅니다만.”

한 기자가 이의를 제기했다.

허를 찌르는 질문에도 한소은은 전혀 당황하지 않고 여유로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녹음 파일을 정말 반복 재생해서 들으셨네요. 솔직히 제가 그 말을 한 부분은 편집된 게 아닙니다. 이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간과하신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말은 쌍방 얘기를 다 들어봐야 한다는 말이 있죠. 가끔은 처한 상황에 따라 같은 말이 전혀 다른 뜻이 되기도 합니다.”

말을 마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뭘 할지 궁금했던 기자들은 목을 길게 빼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유성펜이 들려 있었다. 한소은은 뒤돌아서서 보드에 큼지막하게 글자를 적었다.

환아 관계자들도 궁금증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쓴 것은 단 한 글자였다.

독!

환아 측 사람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그녀는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비서는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환아라는 견고한 왕성이 한소은이라는 여자 때문에 무너져 버릴 것 같았다.

그녀는 원망 섞인 눈빛으로 김서진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화이트보드를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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