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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0화

사실 볼 필요도 없이 한소은은 그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이건 음모였고 음모를 뒷받침할 증거가 필요했을 뿐이다.

그녀는 서류를 뜯어보았다. 안에는 두 개의 감정 보고서가 들어 있었다. 하나는 외할아버지의 사인에 대한 감정 증명서였고, 만성 독극물로 인한 심부전으로 사망했다고 적혀 있었다. 다른 하나는 그녀의 향료에 대한 감정 보고서로 성분 및 함량 등이 붉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었고 심부전을 유발하는 만성 독소가 포함되어 있었다.

두 보고서를 합치면 한소은이 외할아버지를 살해했다는 증거였다.

보고서를 다 읽은 뒤 차 씨 가문의 장로들은 복잡한 표정으로 앞에 서 있는 여자를 쳐다보았다. 놀라움과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그들은 모두 이 외손녀를 본 적이 있었다. 부모님이 일찌감치 돌아가셔서 외할아버지께서 차 씨 가문으로 데려왔고 어렸을 때부터 차 씨 가문에서 자랐다.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외할아버지에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지?

“삼촌, 큰아버지는 한소은의 외할아버지인데 어떻게 독살할 수 있을까요? 그중에 어떤 오해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어딘가 잘못됐다던가?”

누군가 참지 못하고 의혹을 제기했다. 차성호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왜 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거예요? 청순하고 귀엽게 생겼다는 외모로 보고 판단하지 말아주세요.”

“무슨 조향을 배운다고 했는데 아버지가 동의하지 않으셔서 집을 나갔어요. 나중에는 누군가로 인해 외할아버지와 사이가 틀어졌고요. 제가 가문에서 쫓겨났다고요? 아예 관계를 끊은 것도 아닌데요. 난 너한테 묻고 싶어. 그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네가 돌아오자마자 왜 아버지께 이런 일이 생긴 거야? 네가 독을 넣지 않았는데 왜 아버지께 드린 향초에서 독이 나온 거야?”

“이 향초, 네가 직접 만든 거 아니야? 넌 분명 앙심을 품고 복수를 하려고 한 거야! 네 외할아버지께서 이렇게 잘해 주셨는데, 이렇게 오랫동안 너를 차 씨 가문에서 키웠는데. 만약 우리 아버지가 아니었다면 넌 이미 고아원에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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