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재!"차성호가 소리쳤다."2년 동안 가주의 증표를 쥐었다고 어른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하지 않으려는 거냐!""어르신의 사인을 명확하게 밝히기 전에 차 씨 집안의 가주는 누구인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그러자 차성재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말씀이 맞습니다! 할아버지의 죽음은 분명히 진상이 밝혀져야 합니다. 그러니…..."그가 옆에 있던 비서에게 고개를 끄덕이자 비서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고 옆으로 몸을 돌려 몇 마디를 했고, 어렴풋이 "네, 알겠습니다!"라는 소리만 들렸다.이어서 그가 차성재에게 말했다."곧 있으면 도착합니다, 3분 정도 남았습니다.""무슨 짓을 한 거냐?"차성호가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누가 오든 오늘은 차 씨 집안일이다! 차 씨 집안의 일은 차 씨 집안사람들이 해결해야지, 평가서도 다 있으니 아직도 발뺌을 하고 싶다면……""틀렸습니다!"차성재는 큰 소리로 그의 말을 끊으며 두 손을 뒤로 한 채 말했다."이건 차 씨 집안 내부의 일이 아닙니다! 할아버지의 사인이 분명하지 않고,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란 말입니다! 사람의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으니 차 씨 집안의 집주인으로서 저는 가장 공평하고 공정한 방법으로 가려내겠습니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밖에서는 날카로운 사이렌 소리가 울렸고, 이 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놀라기 시작했다.차성호와 차국동은 안색이 변했다."설마 경찰을 부른 게냐?!""그렇습니다! 할아버지가 정말로 독에 의해 죽은 건지, 어떻게 중독이 된 건지, 범인은 누구인지 경찰에서 조사하게 되면 분명히 밝혀질 겁니다!"차성재는 말을 하며 시선은 한소은에게로 향했고,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차성재와 한소은이 상의해서 결정한 일이었고, 차 씨 집안은 체면을 생각해야 하며 여론의 영향도 고려를 해야 하지만, 이것은 외할아버지의 죽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었다. 한소은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차성재는 물론 경찰도 보이지 않아 무슨 일이 생긴 줄만 알았다.
상황의 발전은 노형원과 윤설아의 예상 밖으로 흘러갔다. 차 씨 집안의 비화가 확산이 되면서 집안의 명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헤아릴 수 없다. 따라서 어떠한 사람의 시각으로 봐도 이 일은 내부에서 해결할 것만 같고 남들이 알 수 없도록 숨겨야 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경찰의 신고는 소성 전체는 물론 전국으로 이미 확신이 되어서 떠들썩해졌다. 언론은 이런 일에 대해 가장 잘 발굴하고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능숙했고, 게다가 차 씨 집안은 지금 혼란에 빠져 있으며 심지어 차 씨 집안의 회사에서도 적지 않은 파문이 일어났고, 몇 명의 고위층들은 이미 회담을 약정했다. 차 씨 집안사람들의 인심이 흉흉하며 밖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윤설아는 뉴스를 보며 컵에 담긴 와인을 한 모금 마시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혼란스러워질수록 그녀는 빈틈을 타서 들어갈 기회가 많아지고,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물론,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건 집안의 일이었다. 쾅!사무실 문이 열렸고, 목소리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었으며 그녀는 당황하지 않고 TV를 끈 뒤 술잔을 내려놓고 쳐다보았다. 윤소겸이 요란스럽게 들어오며 불만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누나, 여기서 TV나 보고 와인 마실 여유가 있어? 자기 밑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난리가 났는지 알기나 하는 거냐고!"그는 윤설아를 보자마자 거침없이 비난을 퍼부었고, 마치 자신을 회사의 주인처럼 여기는 듯했다. 하지만 윤설아는 화를 내지 않고 빙그레 웃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왜 그래? 그 사람들이 또 무슨 짓을 해서 너를 이렇게 화나게 한 거야?" "그 사람들은 내가 이 프로젝트의 총책임자이자 지점장인 걸 알기나 하는 거야? 왜 다들 그 노 씨 말만 들으면서 일을 하는 거지? 이 회사는 도대체 윤 씨 거야, 노 씨 거야?!"그의 얼굴에 분노가 가득 찬 걸 보니, 노형원이 그에게 쓴맛을 보여준 것 같았다. 윤설아는 속으로 은근히 체념을 하며 생각했다, 이 회사는 당연히 윤 씨의 것이지만 너는 아직
그가 사생아로 몇 년을 밖에서 살아온 것도 쉽지 않았고, 어머니가 그에게 주입한 것도 미래에 반드시 윤 씨 집안에 들어가 사업을 물려받아야 된다는 것이었다. 상업 분야의 이론 지식을 많이 배웠지만, 결국 실천한 적이 없고, 지금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았으니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의 마음가짐을 윤설아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네 말도 맞는다고 생각해. 하지만 노형원 부장도 나름대로 생각이 있어. 그는 이 분야에서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볼 수 없는 부분을 그 사람이 볼 수 있단 말이지." 하지만 그녀가 이렇게 말을 하니 윤소겸은 더욱 화가 날 뿐이었다. 하지만 운초겸이 그렇게 말하니 더 화가 났지."우리가 볼 수 없는 부분을 그 사람이 어떻게 본다는 말이야! 내가 보기에 그 사람은 고의로 나를 적대시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그 사람은 내가 사장 자리에 앉는 것을 전혀 받아들이지 않고 있어!"그는 테이블을 힘껏 두드리며 말했다."누나! 난 정말 이해가 안 돼, 누나는 왜 그 사람을 그렇게 신경 쓰는 거지? 그 사람이 이 울타리 안에서 얼마나 악명 높은지 누나는 모르는 거야? 그 사람은 도대체 어떻게 누나를 속여서 이 자리까지 오른 거야?"그의 말 뜻은 윤설아가 그에게 속았다는 것이었고, 그녀는 일어나서 얼굴빛을 바꾸며 말했다."소겸아, 그 말은 좀 지나친 것 같네. 노형원 부장이 예전에 실수를 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건 이미 다 지나간 일이야. 잘못을 안 저지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하지만 부인할 수 없는 점은 그가 이 분야에서 경험과 안목이 있다는 사실이야.""하지만……""이렇게 하자, 일단 화내지 말고 내가 그 사람이랑 얘기를 해 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볼게. 그리고 네 생각대로 해달라고 설득도 할 거야."그녀는 한 손을 그의 어깨에 얹고 살짝 눌렀다."정말이야?!"그녀가 자신의 편에 서며 그의 생각대로 하기를 원한다고 말을 하자, 윤소겸은 순간 기뻐서 벌떡 일어섰다."이 바보야, 우리는 한 가족인데 내가 널
얼마 지나지 않아 윤설아의 사무실 문이 다시 열렸고, 이번에는 노형원이 들어왔다. 그는 들어서자마자 탁자 위에 놓인 아직 치우지 않은 컵 두 개를 보고는 말을 꺼냈다."동생이 또 일러바치러 온 거야?""항상 그런 식이지 뭐, 걔는 이미 죽었어!"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내 다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아니면 네가 죽거나.""하하하……"노형원은 전혀 개의치 않아 하고 웃으며 말했다."너희 집 영감님이 그를 애지중지하시니 그럴 일은 없을 거야. 내가 죽는 일은 더더욱 없을 거고……""됐어, 진지한 얘기 좀 해! 소겸이가 국제적으로 최고의 조향사를 부르겠다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했어."그녀는 정색을 하며 1초 만에 본론으로 돌아갔다. "넌 윤소겸이 정말로 최고의 조향사를 초대해서, 또 최고의 향수를 만들고 성과를 내서 네 자리를 빼앗을까 봐 두렵지 않은 거야?"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의자를 당겨 맞은편 자리에 앉았고, 두 다리를 아무렇게나 꼬고는 이어서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갑을 꺼내 느릿느릿 한 개비를 뽑아 불을 붙였다. 윤설아는 그의 동작을 막지 않고 무심코 말했다."네가 있는데 내가 그걸 걱정해야 해? 소겸이한테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고 얘기했어! 국제 최고의 조향사가 어디 그렇게 쉽게 초청할 수 있겠어, 예산 면에서 부족할 뿐만 아니라 설령 예산이 있다고 해도 초청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거잖아. 이 점은 네가 더 잘 알고 있지 않아?" "걔가 친구를 통해서 초청을 한다고 했지만, 국제 최고의 조향사들은 정말 많지 않고 가짜도 판을 치고 있는데 말이야. 전에 네 회사에서 일하던 그 사람 이름이……로젠이었나? 만약 나중에 프랑스에……"그녀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고, 노형원의 안색이 변한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아무튼 이 일은 네가 잘 처리하리라 믿어! 지금 윤소겸을 높이 추켜세우는 만큼 나중에는 그만큼 더 심하게 추락하겠지."그녀는 눈을 가늘게 뜨고 바보 같은 동생은 그녀의 위협 범위 안에 전혀
"아직 모든 게 완전히 결정되지 않았으니 그렇게 의기소침해하지 마."노형원은 고개를 흔들고 손을 들어 담뱃재를 털었다."차성호가 혼자 강산을 차지하려 온 게 아니라는 걸 잊지 마.""그가 데려온 소위 고무세가의 사람들을 말하는가?""그 사람이 데려온 소위 고대 무술 가문 사람들을 말하는 거야?" 윤설아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찬물을 끼얹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들어, 고대 무술 가문은 너무 과하게 전해졌어. 오랜 세월 동안 아무도 실제로 그들이 나서는 걸 본 적이 없고, 그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지 본 적도 없어. 내가 말참견한다고 생각하지 마, 너는 한소은이랑 그렇게 오랫동안 있었는데 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대단한 걸 본 적이 있기는 해?""......""그러니까, 옛날 고대 무술 가문은 정말로 대단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이 어느 시대인지 잊지 마, 그 사람들의 피와 살이 총포보다 더 강할 수 있을까? 만약 정말 전설처럼 대단하다면, 왜 차성호는 아직도 손을 안 쓴 거지? 경찰이 개입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었을까? 내가 보기엔……허세에 불과해!" 원래 그녀는 이런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모든 일이 잘 풀리면 당연히 기쁜 일이기 때문이다. 고대 무술 가문이 정말 그렇게 대단하든 아니든, 그녀와 별 상관이 없었고 어쨌든 그녀는 장사꾼이기에 그녀의 목표는 먼저 윤 씨 집안을 점령한 다음, 강성은 물론 전국의 시장을 점령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노형원은 아직도 차성호가 데려온 이른바 "고대 무술 가문" 사람을 들먹이고 있으니, 그녀는 찬물을 끼얹지 않을 수 없었다. 사람은 역시 정신을 똑바로 차리는 게 좋다. 하지만 노형원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대답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녀의 생각을 묵인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그는 확실히 한소은의 대단함을 본 적이 있다.그때의 포위 기습에서 그녀는 혼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상대할 수 있었고, 그 이후로 그는 그녀에 대해 한층 거리낌이 생겼다. 고대 무술 가문
USB를 챙겨서 돌아온 노형원은 반복적으로 재생했다.음성 파일을 통해 차성호와 그가 만나던 날 한소은이 현장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게다가 그녀는 그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 그만 바보처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노형원은 갑자기 등 뒤에 식은땀이 났다.자신은 어두운 곳에 숨어 있고 한소은은 밝은 곳에 있어서 자신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그의 뒤를 칠 준비를 하고 있었을 줄이야!‘이거 참… 조심해야겠군.’그래도 그나마 안심이 되는 건, 한소은이 그와 차성호의 거래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아직 차씨 어르신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파일을 반복해서 재생하던 노형원은 갑자기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 한소은은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차성호를 ‘중독’ 상태로 만든 걸까?영상이 없는 음성 파일이었기에 소리를 듣고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차성호의 반응을 보면 중독됬거나 한소은의 함정에 빠진 것이 틀림없었다. 한소은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조향 과정에서 언제든지 아무도 모르게 독극물을 집어넣을 수 있다고 했다.그게 사실이라면 그녀는 정말 무서운 존재였다.노형원 자신은 조향사가 아니지만 이 업계에서 오랜 시간 몸담은 사람이었고 아는 조향사가 한소은뿐이 아니었다. 그도 자주 실험실에 탐방을 갔지만 조향 과정에 무색무취의 독극물을 넣어 냄새만 맡으면 중독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다.이게 과연 사실일까?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하지만 가능성이 있든 없든, 잘만 이용하면 그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조향사가 마음만 먹으면 독극물을 넣은 향수를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 세간은 충격에 빠질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한소은을 위험인물로 몰아갈 것이고 그에게는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이 사실이 가짜라고 해도 사람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앞으로 아무도 그녀가 만든 향수를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밤새 고민한 노형원은 자
사실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해결하기엔 꽤 골치 아픈 일일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을 지체하지도 않았을 터.“경찰 조사를 받은 거, 차씨 가문 이미지에 타격이 좀 있을 거야.”한소은은 창밖에 시선을 고정한 채,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그 어떤 것도 할아버지보다 중요하지 않아.”단호한 대답이었다.일을 크게 만들면 회사 이미지에 타격이 크겠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는 것이 두 사람의 공통된 입장이었다.말수가 적고 표현에 서툰 차성재였기에 대화는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 안에 고요가 다시 찾아왔다.차는 어느새 저택에 도착했다. 며칠간의 풍파를 겪으면서 집안 분위기가 많이 어수선했다. 어딘가 모를 음침한 분위기가 저택을 둘러싸고 있었다.“뭔가 이상해!”이상함을 느낀 한소은은 경계 태세를 취하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뭔가 주변에서 이상한 기운이 느껴졌다.저택이 평소에도 조용하고 제자들도 각자 조용히 지냈지만 오늘따라 어딘가 모를 불쾌감이 느껴졌다. 무공을 수련한 사람들의 예민한 촉이라고 할까.주변에 적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은 압박감이 느껴졌다.그녀가 느낀 점을 차성재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그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고 담담하게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이때, 바람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그의 뒤쪽에서 달려들었다.한 사람이 아니라 두 사람이었다. 둘은 차성재와 한소은의 뒤에서 그들을 기습했다.아주 신속한 동작이었지만 차성재와 한소은에게는 느리게만 느껴졌다. 두 사람은 가볍게 적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에 돌입했다.차성재는 가볍게 몸을 날려 적의 뒤로 가서 손으로 상대의 목덜미를 내리쳤다. 그러고는 상대의 팔목을 비틀어 제압하고 차갑게 물었다.“너희 누구야!”두 사람의 앞에 무릎을 꿇은 기습자들은 말이 없었다. 차성재는 한소은과 눈빛을 교환하고 동시에 손을 들어 둘을 기절시켰다.하지만 주변의 압박감은 사라지기는커녕 더욱 무거워지고 있었다.짝짝짝!어딘가에서 손뼉을 치는 소리가 들리더니 안에서 차성호가
차성호가 손짓을 하자 주변에 잠복하고 있던 그의 부하들이 우르르 뛰쳐나와 차성재와 한소은을 포위했다.한소은은 본능적으로 고개를 숙여 기습을 피한 뒤, 돌려차기로 측면에서 공격해 오는 자의 배를 걷어찼다. 그러고는 가볍게 주먹을 휘둘러 후방에 있는 적의 머리를 가격했다. 그녀의 주변에는 벌써 세네 명의 사내가 쓰러져 있었다.고개를 돌려 보니 차성재도 놈들과 격투를 벌이고 있었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더 많은 적들이 몰려오고 있었다.한소은에 비하면 실력이 많이 떨어지는 자들이었지만 차씨 가문 제자들과 비하면 꽤 수준 높은 실력자들이었다. 무공의 수련도가 높은 건 아니지만 모두가 두 사람을 죽일 각오로 덤벼들고 있었다.차씨 가문은 대대로 무술을 연마했지만 무인의 덕을 우선시했기에 권법과 수련의 근본은 방어와 반격이 위주였다. 하지만 그들을 공격하는 자들은 하나하나가 잔인했으며 약점만 골라서 공격했다. 이런 살벌한 기세는 한소은도 처음이었다.어려서부터 외할아버지 옆에서 무공을 수련했지만 접촉한 사람이라고는 차씨 가문 제자들이 전부였다. 그리고 평화주의 사회에서 그녀가 진짜 무술 실력으로 누군가를 제압할 일은 거의 없었다.저번에 노형원의 기습이 그녀에게는 첫 번째 반격이었다.적 몇 명을 때려눕힌 그녀는 차성재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 역시 방어와 격퇴를 위주로 하다 보니 아직은 별 위험이 없어 보였지만 눈에 띄게 지쳐 있었다.‘이대로는 가망이 없어!’만약 이들을 제대로 쓰러뜨리지 않으면 이 싸움은 언제까지 갈지 알 수 없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은 체력적으로 불리해진다!결심을 굳힌 한소은은 날아오는 주먹을 피하지 않고 손으로 받아냈다. 상대가 중심을 못잡고 비틀거리는 사이, 한소은은 기를 운용하여 상대의 팔목을 꺾어버렸다.우드득!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상대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하지만 한소은은 봐주지 않고 그의 팔을 끝까지 비틀어 제압한 뒤, 발을 들어 그의 아킬레스건을 힘껏 걷어찼다. 또 한번의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상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