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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1화

USB를 챙겨서 돌아온 노형원은 반복적으로 재생했다.

음성 파일을 통해 차성호와 그가 만나던 날 한소은이 현장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이 명확해졌다. 게다가 그녀는 그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다. 그만 바보처럼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노형원은 갑자기 등 뒤에 식은땀이 났다.

자신은 어두운 곳에 숨어 있고 한소은은 밝은 곳에 있어서 자신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녀가 그의 뒤를 칠 준비를 하고 있었을 줄이야!

‘이거 참… 조심해야겠군.’

그래도 그나마 안심이 되는 건, 한소은이 그와 차성호의 거래에 대해 아는 게 많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아직 차씨 어르신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파일을 반복해서 재생하던 노형원은 갑자기 놀라서 눈을 부릅떴다. 한소은은 도대체 무슨 방법으로 차성호를 ‘중독’ 상태로 만든 걸까?

영상이 없는 음성 파일이었기에 소리를 듣고 추측할 수밖에 없었다. 차성호의 반응을 보면 중독됬거나 한소은의 함정에 빠진 것이 틀림없었다. 한소은의 얘기를 들어보면 그녀가 마음만 먹으면 조향 과정에서 언제든지 아무도 모르게 독극물을 집어넣을 수 있다고 했다.

그게 사실이라면 그녀는 정말 무서운 존재였다.

노형원 자신은 조향사가 아니지만 이 업계에서 오랜 시간 몸담은 사람이었고 아는 조향사가 한소은뿐이 아니었다. 그도 자주 실험실에 탐방을 갔지만 조향 과정에 무색무취의 독극물을 넣어 냄새만 맡으면 중독되게 할 수 있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다.

이게 과연 사실일까?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하지?

하지만 가능성이 있든 없든, 잘만 이용하면 그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조향사가 마음만 먹으면 독극물을 넣은 향수를 제작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 세간은 충격에 빠질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한소은을 위험인물로 몰아갈 것이고 그에게는 복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이 사실이 가짜라고 해도 사람들의 불안감을 조성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앞으로 아무도 그녀가 만든 향수를 사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밤새 고민한 노형원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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